소설리스트

24화 (24/177)

Metamorphosis (5)

내 입안에 레몬향이 가득했다.

정 수연의 적당하게 도톰한 입술이 오랫동안 나의 입술을 감싸고 오물거렸다. 그녀의 입술사이로 진한 타액이 흘러내려 나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마지막 남은 나의 정액. 한 방울까지 정성스럽게 입으로 받아내 삼켰던 정 수연의 입속은 금방 신선한 레몬 한 조각을 머금은 것처럼 상큼했다.

정 수연의 젖은 혀가 내 입술을 핥고 지나가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음.......”

정 수연의 뜨거운 탄식이 나에게 전혀 졌다.

서로의 타액이 뒤섞여 입술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내 몸 위에 포개어져있던 정 수연의 상체가 나의 가슴 위를 서서히 떠나고 있었다. 그러자 정 수연의 구멍에 발기된 내 물건이 잠시 닿았다 떨어졌다.

나를 내려다보는 정 수연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그리고....좀 전 그녀의 왼쪽 가슴을 잘근 잘근 씹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유두가 심하게 까져 붉은 상처가 보였고 유륜 주위가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아팠어요.....”

“네?”

“여기....너무 아팠어요.”

정 수연이 조심스레 한 손을 상처 난 가슴에 대다가 통증이 느껴졌는지 금세 떼어내며 말했다.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정 수연의 두 손이 나의 가슴 위를 집고서 자신의 엉덩이를 들어 올려, 발기된 내 물건 기둥에 자신의 꽃잎을 올려놓았다.

정 수연의 벌어진 꽃잎 날개가 내 물건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흠.....아.....”

정 수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엉덩이를 움직여 따뜻하게 젖은 자신의 날개 잎으로 발기된 내 기둥을 아래위로 천천히 쓰다듬었다.

“아....아....아....아음.....”

정 수연의 젖은 신음이 시작된 것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정 수연은 발기된 내 물건을 이용해 마치 자위를 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구멍에 삽입되지는 안았지만 조금 전 격렬했던 섹스와 같은 흥분이 내게 전해졌다.

“내가....내가....당신....도와줄게요......당신이 하라는.....대로...할게요.....아음......”

정 수연의 허리 움직임이 더욱 격렬해졌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하게 발기된 내 물건이 심한 통증을 느낄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인지 모를 진득한 물들이 정 수연의 꽃잎과 내 물건에 범벅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

머리맡에 있던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나는 간신히 손을 뻗어 스마트폰을 확인을 했다.

바로 그였다.

“아...아앙....아앙...어떡해.......아아.....”

이미 멈출 수 없게 된 것인지, 미친 듯이 움직이는 정 수연의 허리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저기....수연 씨 잠깐......만........”

내 손에 들려있던 스마트폰에서 멈추었던 진동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는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아..아...아...아.....아앙.....아앙........흐아앙....”

정 수연이 그대로 내 몸 위로 쓰러졌다. 그녀의 상체가 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다.

“하아....하아....하아.......”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가쁜 숨을 내쉬던 그녀의 숨소리가 조금씩 잦아들 때 즈음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하...하...하.....김 치우.....잘들어....”

그의 목소리가 너무 작게 들렸다. 일부러 목소리를 줄여 말하는 것 같았다.

“상황이......좀 안 좋아졌어.....”

“네? 무슨 일입니까?”

“길게 말할 시간 없어. 라용에.....있는 탐마 템플로 지금 당장 와줘. 나.....지금 갇혔어.....거기...탐마 템플 후문 건너편에 파란색 창고가 있어......거기에........이런....씨발.......”

전화는 그렇게 끊겨 버렸다. 나는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내 몸 위에 쓰러져 있던 정 수연이 초점 없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지금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다급한 내 말에 정 수연이 눈을 몇 번 깜빡이자 희미했던 눈동자가 다시 이전처럼 돌아오기 시작했다.

“네? 무슨 일인데요? 은비한테......”

“아니요..”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급하게 속옷과 바지를 찾았다. 정 수연의 몸에서 흘러나와 내 물건 주위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허연 물이 여전히 발기된 물건을 타고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이에요?”

“지금 라용에 가야 되요”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지금 라용에 가려면 어떻게.......아니 택시를 타면 거기까지 갑니까?”

내 물음에 침대에 쓰러져 있던 정 수연이 급히 몸을 일으켰다.

“잠깐만요. 치우 씨. 지금 이 시간에 거기는 왜 가세요? 무슨 일 있어요?”

“친구가.....친구가.....좀 다친 거 같아요. 그래서........참 그리고 탐마 템플이라고 압니까?”

“네? 거기는.....왜......”

정 수연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수연 씨. 다음에 이야기합시다. 지금 가봐야 해요.”

나는 옷을 입자마자 현관으로 향했다.

“치우 씨. 거기 내가 알아요....같이 가요.....”

정 수연이 침대에 걸쳐 않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정 수연의 차가 화려한 파타야 시내를 벗어나 인적이 드문 국도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정 수연의 얼굴은 호텔에서 출발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치우 씨. 잠시만 조용해 주세요.”

정 수연이 핸들에 달려 있던 핸즈프리를 조정하여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차의 스피커에서 오랫동안 발신음이 울렸다.

[응. 그래]

나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일시에 표정이 일그러졌다. 전화를 받은 사내는 황 경태였다.

[아....어디세요?]

[아직 라용이야. 무슨 일 있어?]

[아니요. 안 오셔서.......]

[뭐? 으하하하.....니가 웬일이야? 집에서는 나를 벌레 보듯이 하던 년이......왜? 또 하고 싶어? 며칠 혼자 지내니까 보지가 근질근질해? 하하하.....암캐 같은 년....]

황 경태는 술에 취해 있는 것 같았다. 발음이 조금씩 부자연스러웠다. 정 수연이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아니요. 언제 오시는지.....궁금해서요]

[내일 저녁쯤에는 갈 거야. 그건 그렇고 그날 경찰새끼들 한테 어떻게 한 거야? 으하하하....그 새끼들 너한테 완전 맛이 갔던데? 

너는 사내새끼 없이는 하루도 못사는 년이야. 너도 잘 알지? 너 생각나? 니가 파타야에 돌아와 다시 나를 찾아 왔던 날.....

그날 내 좆이 니 보지에 깊숙이 꼽힐 때 마다 방긋 방긋 웃으며 자지러지던 니 얼굴 기억나지? 너도 동영상을 봤잖아. 아침까지 몇 번을 니 보지에다 쌌는지 기억이 안나. 그런데 너는 쾡 한 얼굴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내 좆을 물고 빨았지......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이 좋아. 그래서 지금까지 너를 데리고 사는 거고.....하루만 기다려. 내일 가서 질질싸게 만들어 줄 테니까.]

전화는 그렇게 끊겨 버렸다.

운전대를 잡은 정 수연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뺨을 타고 투명하게 반짝이는 물방울 몇 개가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정신없이 달리던 정 수연의 차가 인적 없는 도로에 멈춰 섰다.

“여기서부터 걸어가야 해요. 멀지 않아요.”

“고맙습니다. 새벽에......조심해서 돌아가요.”

나는 급하게 차 문을 열어 이미 한 쪽 발이 밖을 내딛고 있었다.

“치우 씨. 잠깐요. 저...거기 창고 어딘지 알아요.....같이 가요. 제가 알려드릴게요.”

“네?”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가 말했던 파란색 창고를 정 수연이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런저런 것을 따질 시간이 없었다.

차에서 내리자 정 수연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나는 조용히 그녀를 따라갔다.

그가 말했던 사원 입구가 보이고 모퉁이를 돌자 100미터 정도 전방에 불을 밝힌 그 창고가 보였다. 

“수연 씨. 고마워요. 이제 돌아가요.”

앞서 가던 정 수연이 한번 뒤를 돌아 나를 보고는 이내 발걸음을 이어갔다.

“저기요. 수연 씨!”

정 수연은 대꾸가 없었다.

파란색 창고 앞에 도착하자 팽팽한 긴장감과 적막감이 동시에 감돌았다. 2층으로 된 창고에는 몇 군데 유리창을 통해 내부에 노란 불빛이 새어나왔다. 

“치우 씨. 잘 들으세요. 지금부터는 조용히 해야 되요. 아마도 친구 분이 여기에 있다면 창고 뒤쪽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 수연이 허리를 조금 숙이고는 조심스럽게 건물 뒤쪽으로 향했다. 나도 그 뒤를 따랐다.

건물 뒤에 도착하자 작은 나무문이 하나 보였다. 정 수연은 나무문에 감겨 있던 노끈을 능숙하게 풀었다. 처음 해보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정 수연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마치 내부에 누군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정 수연이 나를 보고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정 수연이 열린 문 속으로 들어갔다.

음식 저장소 같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각종 술이었다. 그것도 여러 종류의 위스키부터 와인까지 보였다. 맥주는 박스 채 쌓여 있었다. 

“여기가 어딥니까?”

내 물음에 정 수연은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내부에 작은 문들이 몇 개 보였다. 아마도 종류별로 음식을 저장하는 곳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그 중 붉은 페인트로 칠해져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문으로 다가갔다.

그때 내부에서 남자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치...치우 씨!!!”

다급한 정 수연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정 수연은 겁에 질린 듯 온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수연 씨......”

“숨어요. 빨리요. 빨리!!!”

정 수연이 나의 팔을 잡아 이끌고 구석에 있던 작은 문으로 밀어 넣고는 문을 닫았다.

웅성거리던 사내의 소리가 더욱 또렷하게 들려왔다.

“형님. 있어 봐요. 내가 정말 좋은 술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어.....뭐야?” 

나를 지옥으로 몰아넣었던 바로 그 목소리였다.

“어? 수연아. 니가........왜 여기 있어? 언제 왔어?”

“네....저기.....여기에 계실 거 같아서...........”

“으하하하......내가 말해잖아. 내일 간다고 그새를 못 참아?”

내 심장이 요통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밖에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나는 고개를 들어 닫혀있는 나무 문 위쪽에 나있는 홈을 통해 조심스레 밖을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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