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5/177)

잔혹동화 (2)

시종일관 여유 있던 황 경태의 미소가 어느덧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소파에 쓰러져 가쁜 숨을 쉬고 있는 은비의 얼굴만을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하아......미치겠네!”

황 경태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은비가 고개를 돌려 그런 황 경태를 바라봤다. 은비의 표정 또한 황 경태의 그것과 같아 보였다.

황 경태가 은색으로 반짝이는 하이힐 샌들을 신은 은비의 발목을 잡고는 천천히 소파 아래쪽으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은비의 몸은 넓은 소파에 가지런히 누워버린 자세로 변했다.

황 경태가 이미 부풀어 올라 터질 듯한 팬티를 벗었다. 그러자 그의 검붉은 물건이 천정을 향해 빳빳하게 서있는 게 보였다. 

은비가 희미한 눈으로 그것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은비의 벌어진 입에서 전보다 더 뜨거운 숨소리가 들렸다.

황 경태가 소파에 누워 있는 은비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해. 니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게 만들어 줄 테니....”

황 경태의 물건이 허옇게 젖어 있는 은비의 속살에 닿아 조금씩 파고 들어갔다. 

“아.........아흑.....”

빳빳하게 서있는 그의 물건의 은비의 검은 수풀 속으로 완전히 사라질 때 즈음 은비는 또 다시 뜨거운 신음을 토해냈다.

“으아.....으....아.....”

자신의 엉덩이를 천천히 움직이던 황 경태의 입에서도 은비와 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너...너는 정말.....너 같은 년은 처음이야.....으하....”

황 경태가 은비의 두 발목을 높이 잡아들고는 조금이라도 더 깊게 자신을 물건을 쑤셔 넣기 위해 노력하고 하고 있었다. 

은비의 길고 늘씬한 다리가 완벽하게 벌어졌을 때.......황 경태는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 아! 아...아흑.....”

황 경태의 몸이 은비의 치골에 닿을 때마다 질퍽한 소리가 들렸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은비의 벌어진 입에서 큰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은비는 가냘픈 두 손으로 소파를 꼭 쥐어 잡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들어 자신의 몸속에 빠르게 드나드는 황 경태 굵은 물건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아..하아...어때? 좋아? 좋지? 치우하고 할 때보다 더 좋아?”

황 경태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비쳤다. 

잠시 후 황 경태의 상체가 소파에 누워 헐떡이던 은비의 몸을 덮었다. 그의 손은 은비의 한쪽 가슴을 거칠게 쥐어 잡기를 반복했고. 그의 입술과 혀는 은비의 목덜미와 귓불, 그리고 붉은 립스틱이 지워진 입술에 머물러 게걸스럽게 빨고 있었다. 

은비는 뱀처럼 집요하게 날름거리는 황 경태의 굵은 혀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입술을 빨고 있는 그것을...분홍색 혀가 나와 반기듯 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뜨거운 숨소리와 신음소리가 뒤섞여 한동안 울렸다.

은비의 두 다리는 황 경태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듯 완벽한 자세로 벌어져 있었고, 그녀의 두 팔이 황 경태의 목덜미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황 경태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사람의 몸이 움직이는 것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빠르고.....강했다. 

“아.....아..아......아...아아앙.....”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절규와 같은 은비의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그때. 갑자기 황 경태가 은비의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가 소파에서 일어나 휘청거리며 급하게 은비의 얼굴로 다가갔다.

황 경태의 엉덩이에 은비의 얼굴이 오랫동안 가려져 있었다.

“흐아....흐아....흐아......으.....아.....”

단지 황 경태의 쉬어버린 거친 소리가 들렸고, 그의 엉덩이가 무엇인가 쥐어짜듯 팽팽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오른손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은비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황 경태가 드디어 움직였다. 그는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그럴 때마다 그의 어깨가 들썩였다.

황 경태의 물건은 여전히 발기가 풀리지 않아있었다. 그의 물건 끝에서 허연 정액이 흘러나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화면에 보이는 은비의 얼굴이 엉망이 되어있었다.

은비의 얼굴 전체가 황 경태의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은비가 입을 벌려 숨을 쉴 때도 입술 사이 묻어있는 정액이 거미줄처럼 길게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황 경태는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은 채 자신의 정액으로 엉망이 되어 버린 은비의 얼굴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승객을 찾습니다. 승객을 찾습니다. 항공편...........김 치우님. 김 치우님은 지금 즉시 탑승구로 오시기 바랍니다....다시 한 번 알립니다......]

활주로 전망대에 있던 스피커에서 나를 찾는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노트북 화면이 검게 변해있었다. 내 눈이 시큰거리고 따가웠다. 나는 오랫동안 눈을 깜빡이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두 번째 동영상을 실행했다

호텔룸에 보이는 창가가 밝게 변해있었다. 

소파에 은비가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은비는 샤워를 했는지 머리가 조금 젖어 있었고, 하얀 호텔 가운을 입고 있었다. 은비가 입고 있던 스커트와 블라우스. 속옷들이 소파 옆 테이블에 가지런히 정리된 채 놓여 있었다.

“침대에서 자라니까. 왜 그렇게 있어? 으음? 벌써 샤워했어?”

황 경태의 목소리가 들렸다. 구석에 있던 침대에서 그가 일어나 은비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몇 시간 자지도 못했잖아? 좀 쉬지 그래?”

황 경태의 손이 은비의 머리칼에 닿으려 하자 은비가 몸을 뒤로 틀었다.

“후훗.....”

“어제...어떻게.....어떻게...된 거예요?”

은비의 얼굴이 보였다. 샤워를 한 은비의 얼굴이 투명하게 빛나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은비의 물음에 황 경태는 말없이 테이블에 있던 담배를 꺼내 물었다. 잠시 후 그의 입에서 짙은 담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은비 씨. 기억 안 나? 그걸 몰라서 지금 묻는 거야? 우리 새벽에 여기서.......”

벌어진 황 경태의 입가에 하얀 치아가 드러나 보였다. 

“어제 은비 씨, 많이 취했어....그리고.....”

“그만 돌아가겠어요!”

황 경태의 말을 끊고 은비가 소파에서 일어났다. 은비에 눈에 눈물이 고여 있는 것 같았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갑자기 이렇게 쌀쌀 맞게 구니까. 씨팔...나도 기분이 더럽네.”

부드럽던 황 경태의 말투가 일순간에 변했다. 두려움이 느낀 것인지 은비의 몸이 조금 움츠려 들었다.

“술 취해서 엥기고, 몸 만져 줬더니 자지러지던 년이....너 생각 안나? 이 씨팔년아! 여기 소파에서 내 자지로 니 보지 쑤셔주니까 몇 번이나 느끼고 질질 싸재끼던 년이........이쁘고 맜있다고 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만 안 되겠네.” 

달아 오른 얼굴로 황 경태가 카메라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어제 그가 놓아두었던 작은 카메라를 집어 들고 다시 소파에 가서 앉았다.

잠시 후 카메라에서 소리가 들렸다.

[앙! 앙! 앙!.............으앙앙!!!]

황 경태는 비릿하게 웃으며 카메라 액정을 보고 있었다. 은비는 두 손을 얼굴에 감싸고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카메라에서 한참 동안 황 경태의 은비의 뜨거운 숨소리가 들려왔다.

“제발.....제발......”

은비가 바닥에 앉아 황 경태를 보며 애타게 외쳤다. 그러자 카메라에서 나던 그 참혹한 소리가 멈췄다.

“은비 씨. 잘 생각해봐요. 나하고 은비 씨만 입 다물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치우도 모를 거고....”

“내가.......어떻게 해야 돼요?”

“으하하...이제야 말이 좀 통하겠네요. 3일 후에 한국으로 가지요? 그전에 내가 은비 씨한테 연락할 때마다 밖으로 나와. 치우한테 들키지 말고....”

“흐으윽......”

은비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참아왔던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울지마....예쁜 얼굴 엉망이 되잖아.”

황 경태가 손으로 은비의 눈물을 천천히 훔치기 시작했다. 은비는 그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우리 새벽에 좋았잖아. 너도 즐겼고....나도 무척 니 몸이 마음에 들었어....지금 아침 8시가 넘었으니까. 새벽처럼 우리 한번 더 즐기고 호텔로 돌아가.......이리와....어제처럼 키스해봐”

은비는 한참 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단지 그녀의 어깨만이 이따금씩 떨리고 있었다.

“소파로 올라와. 어제처럼 맛있게 키스해봐. 내가 맘에 들도록....”

은비는 눈물을 훔치며 소파에 올라가 앉았다.

은비의 얼굴이 황 경태에 다가갔다. 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는지 그에게 다가가던 은비의 얼굴이 멈췄다.

“흐흡!!!”

황 경태가 멈춰있는 은비의 목덜미를 잡고 자신의 얼굴에 당겼다. 그러자 황 경태의 혀가 은비의 입술 사이로 파고들었다. 

은비의 입술이 서서히 열렸다. 또다시 질척이는 소리가 이어졌다. 

황 경태는 은비의 입술과 혀를 한참 동안 맛깔나게 빨아댔다.

황 경태는 은비의 몸을 감싸고 자신의 무릎에 올려놓았다. 그는 은비가 입고 있던 샤워가운을 급하게 풀어 헤쳤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은비의 상반신이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은비의 검은 숲도 함께 보였다.

“하악.....아파요......”

황 경태가 은비의 가슴을 터질 듯 쥐어 잡자 그의 입속에 박혀 있던 은비의 입술이 떨어져 나와 소리쳤다.

은비의 입술을 타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타액이 흘러내렸다. 

황 경태의 손이 은비의 안쪽 허벅지를 타고 올라 검은 숲을 파고들었다. 은비의 다리가 서서히 벌어졌다.

“아...아......아흑.....”

황 경태의 굵은 손가락이 은비의 속살을 비집고 들어갔다.

나는 끝나지 않은 그 동영상을 종료했다. 

그리고 한참을 고민하다 나는 남아있던 하나의 동영상을 실행했다.

어둠이 내린 거리였다.

하얀색 차 보닛이 보였다. 차에는 알 수 없는 태국 노래가 들렸다. 바로 앞에 은색 익숙한 승합차가 보였다.

황 경태의 승합차였다.

승합차가 어느 야외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야외 주차장은 나와 은비가 묵었던 호텔 주차장이었다.

승합차가 구석에 멈췄다.

하얀 보닛이 보이던 차도 승합차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멈췄다.

[개새끼가....뭐 하는 거야?]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굵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말을 한 남자는 고정되어 있던 카메라를 들고 황 경태의 승합차가 있는 곳을 비췄다. 

황 경태의 승합차에서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카메라가 호텔 입구 쪽을 향했다.

그곳에는.....

은비가 편한 원피스를 입고 걸어 나오고 있었다. 은비가 황 경태의 승합차를 발견하고 멈춰 섰다. 

주위를 둘러보던 은비는 급한 걸음으로 황 경태의 승합차에 가서 조수석 문을 열고 타려 했다. 하지만 은비는 차 안쪽을 한동안 보다 다시 조수석 문을 닫고.....차 뒷문을 열고 승합차 안으로 들어갔다.

운전석이 열렸다.

황 경태가 차에서 내려 뒷문에 올라타 문을 닫았다.

몇 분이 지났을까?

차가 천천히 흔들렸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차의 흔들림이 심해졌다.

심하게 요동치던 차의 움직임이 멈추고 몇 분 후 은비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은비의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다.

은비가 나온 문에서 황 경태가 따라 내렸다. 

황 경태가 웃으며 은비에게 무슨 말을 했다. 그의 팔이 은비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은비는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황 경태가 은비를 안았다. 은비는 가만히 있었다. 

황 경태의 손이 은비의 엉덩이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황 경태가 은비를 놓아 주자마자 은비는 급하게 호텔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라스트 콜, 라스트 콜, 아시아나 항공에서 승객을 찾습니다..................김 치우님...김 치우님........지금 곧 출발 게이트로........]

나를 애타게 찾는 방송이 수차례 반복되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4층 출국장으로 내려왔다.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출국장 밖으로 나와 비어 있는 노란 택시에 몸을 싫었다. 그러자 한가로이 담배를 피우던 태국 남자가 웃으며 달려와 운전석에 탔다.

“손님. 반갑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그의 신난 목소리가 들렸다.

“파타야!”

나는 막혀 있던 숨이 터져 나오듯 그에게 말했다.

웃고 있던 그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나를 보는 그의 표정이 점점 심각하게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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