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25)

[제4장 새로운 노예조교] 

[1]

 귀가해서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왔을 때, 전화가 걸려 왔다. 

 카사쿠라는 시계를 보았다. 9시를 지나고 있었다. 수화기를 집어들고, 평소처럼 "예"라고 응답하니, 리호에게서였다. 

"히데히코씨, 지금 나올 수 있어요? "

"지금? 어딘데? "

 "록퐁기. 학생 시절부터의 친구들과 함께. 하지만, 걱정마요. 친구들은 여·자·니까"

 리호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괜찮다면, 히데히코씨도 함께 어떨까하고 생각해서……"

 카사쿠라는 망설였다. 하지만, 회사에서 돌아와서 1시간 정도 만에, 또 도심까지 나가는 것은 귀찮아져,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여자 친구라 안심했어. 근데, 모처럼이지만, 일을 갖고 조금 와서, 이제부터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거든. 다음 기회로 하지"

"그래요. 유감스럽지만 일이면 어쩔 수가 없죠. 알았어요. 여자끼리만 실컷 놀 게요"

"그렇게 해. 그보다 다음 만났을 때는 저번 이상으로 듬뿍 괴롭혀줄 태니까 각오해"

"그러언, 응 몰랏. 나, 히데히코씨가 사디스트라고는 생각도 못 해봤어요"

"나도 리호에게 그정도나 매져 끼가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그거언……히데히코씨 탓이에요"

"아아, 모두 내가 나쁜 거군"

 웃으며 말하고, 과음하지 말고 일찌감치 돌아가라고 충고하고 카사쿠라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로 리호의 요염한 목소리를 듣고, 토요일 밤이 뇌리에 떠올랐다. 배후위로 섹스하고 있을 때, 리사와의 텔레폰 플레이가 머리를 스친 카사쿠라가 손으로 때리자, 리호는 매우 흥분해서, 

"더어, 더 엉덩이를 때려줘어"

 라고 스스로 때려줄 것을 요구해 온 것이다. 

 그리고, 놀란 카사쿠라도 흥분해서 계속해서 때려대자, 깊이 느끼는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치고, 드디어 그때까지 본 적도 없는 도취의 색을 띤 얼굴을 들고, 리호 쪽에서 카사쿠라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어 온 것이었다. 

 그 때를 상기하고 빙긋하면서 카사쿠라는 생각했다. 

(그 리사라는 여자 덕택에, 이제부터 리호와 여러가지 자극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전화가 걸려 올까. 걸려 오면, 또, 참고가 될 플레이를 캐물어 두고 싶지만……) 

 리사에게서의 전화는 지난 주 금요일 이래 걸려 오지 않는다. 리호가 와 있을 때에 걸려 오면 잘못 걸린 전화인 척 할 생각이었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녀에게도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걸어 오지 않을 작정인가? 이번 걸려 오면, 또 설득해 보자. 리호를 닮은 타입이라면, 좋은 여자임에 틀림 없다. 어떻게 하더라도 만나 보고 싶다……) 

 카사쿠라는 초조해 하면서 10시를 기다렸다. 

 그러나 리사에게서의 전화는 없었다. 

(그것까지만으로 끝낼 생각인 것인가……) 

 보는척 마는척 텔레비전을 보면서 실망하고 있는데, 차임이 울렸다. 시계 바늘은 이미 11시 가까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런 시간에 누구지?  어쩌면 취한 리호가 밀어 닥쳐 온 것일지도. 그럼, 저번 이상의 플레이를 즐기자……)

 낙담하고 있었던 만큼 카사쿠라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현관에 나와서 도어를 열었다. 그 순간 깜짝 놀랐다. 놀란 나머지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인지, 그 치한 플레이로까지 발전한 직장 여성이 서 있었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요염한 미소를 띄우면서 고개를 까딱했다. 

"어째서 !?  어째서 네가 여기에 !? "

 완전히 낭패해서 카사쿠라는 말했다. 

"그보다 방에 들여 보내 주지 않겠어요?  안에서 얘기할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카사쿠라의 답변도 기다리지 않고 들어와, 방에 들어 간다. 놀라 낭패한 카사쿠라 쪽이 그 뒤를 따라 가니 멋대로 소파에 앉고, 방 안을 둘러보고, 우뚝 서있는 카사쿠라를 향해 웃기 시작했다. 

"미안합니다, 나 조금 취해서. 카사쿠라씨도 앉아 주세요"

 "너는 누구지?  무엇보다, 이건 무슨 일이지? "

 힐문을 발하면서 카사쿠라는 그녀 쪽을 향해서 옆에 걸터앉았다. 확실히 그녀는 대단히 술에 취해 있었다. 그 때문에 남자의 기호에 맞는 얼굴이 더욱 빛이 나고 있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자기소개 할게요. 나, 하나이 미키라고 합니다"

 그녀는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 자동차 메이커의 접수계를 하고 있고, 놀랍게도 카사쿠라가 치한 플레이를 체험시킨 H라는 남자는, 그녀의 상사라고 한다. 

"그것보다도 카사쿠라씨, '야마쿠라씨'라고 하는 쪽이, 나를 잘 아실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고개를 숙인 채 하나이 미키라는 여자가 의미심장하게 중얼대듯 말하는 것을 듣고, 카사쿠라는 또 한번 몹시 놀랐다. "야마쿠라"라는 가명을 알고 있는 여자는 한 사람밖에 없다! 

"그럼 네가, 그 전화의 !? "

"네, 리사는 나에요"

 놀라고 낭패한데다가, 그녀가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 못하고, 카사쿠라는 머리가 혼란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제대로 이야기해 줄래"

"처음에는 나, 이런 일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나이 미키의 이야기는, 카사쿠라를 놀라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악연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카사쿠라의 약혼자인 리호와 하나이 미키는 여대 시절부터 친구였다. 

 리호는 카사쿠라와 육체관계가 생긴 뒤, 카사쿠라가 SM플레이에 흥미를 가지게 하기 위해서, 미키에게 텔레폰 SM플레이를 계획해 주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그렇게 한 이유도 리호는 카사쿠라 이전에 사귀고 있었던 남자에게 조교되어서, 완전히 마조히스트의 기쁨을 철저히 가르쳐졌었기 때문이었다. 

 미키는 리호의 부탁을 수락했다. 그러나 폰 섹스를 경험한 적이 없었으므로, 곧바로 실행할 수는 없었다. 

 그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미키 안에서 카사쿠라에게 대한 흥미 같은 것이 고개를 쳐들어 왔다. 

 마조히스트의 기쁨을 철저히 가르쳐준 남자와 헤어져도 곧 또 다른 남자 -- 카사쿠라가 나타난 리호가, 연인이 없는 미키로서는 부럽고, 조금 질투가 났던 것이다. 

 카사쿠라에 대해서 왠만한 일은 미키 자신도, 리호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었다. 게다가 텔레폰 SM플레이를 부탁받았을 때, 그 직후에 리호와 카사쿠라는 데이트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그 찻집에서 미키는 스쳐 지나가는 카사쿠라의 얼굴도 보았다. 

 그래서 미키는 넌지시 카사쿠라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물색했다. 

 문자 그대로 접근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실행했다. 

 카사쿠라가 퇴근하는 것을 기다렸다가, 역의 플랫폼에서 카사쿠라에게 접근해, 함께 귀가 러시의 전철을 탄 것이다. 상황을 보아서 카사쿠라를 도발해 치한행위를 유혹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놀란 것은 미키 쪽이었다. 오히려 카사쿠라 쪽에서 치한행위를 꽤해 온 것이다. 

 미키는 당하는 채로 있으면서, 점점 놀랐다. 정교한 촉감도 그렇고, 태연자약한 느낌도 그렇고, 아무리 봐도 카사쿠라는 이번이 첫 치한체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랬다. 카사쿠라에게서 받은 편지를 읽은 미키는, 그 이후, 치한 플레이에 응해서 그 자극을 즐기게 되었다. 

 그리고 카사쿠라에게 전화해서 텔레폰 SM플레이도 즐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 미키는 카사쿠라에게 전화로도 얘기한 대로, 그를 연인과 같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전에, 회사에서 귀가하는 카사쿠라의 뒤를 밟아서 맨션 앞까지 왔고, 그대로 방을 방문해서, 모든 것을 터놓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만은 단념했다.

 그런데 오늘밤, 리호와 만나고, 그녀에게서 카사쿠라와 SM플레이를 했다고 들었다. 

 물론 카사쿠라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미키의 역할이었지만, 내심은 카사쿠라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분 쪽이 강해져 오고 있었던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기쁜듯이 카사쿠라와의 플레이 모습을 이야기하는 리호를 보고 있자니 더 이상 배겨낼 수 없어져, 그녀와 헤어진 뒤 카사쿠라의 방에 밀어 닥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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