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編 -2
하교길의 귀로.
토요일인 오늘은, 태양이 아직 머리위에서 빛나고 있다.
평상시와 다른 시간대.
평상시와 다른 귀로.
그러나, 무엇보다도 평상시와 다른 것은, 나란히도 동떨어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한 채로, 1명의 소녀가 나의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소녀가, 나에게 아슬아슬하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저기……정말로 나의 집에 가는 거야?」
나는, 뒤돌아 보지 않고 전방을 향한 채로, 그 소녀, 호우죠 아카네에게 대답했다.
「몇번이나 같은 말을 하게 하지마」
무정한 어조, 하지만 나는, 학교에서 이것을 아카네에게 통보했을 때의 일을 떠올리자, 지금도 무심결에 웃음을 터뜨려 버릴 것 같다.
그만큼 당황스런 모습을 아카네는 연출했다.
뭐, 현단계에서는 여러가지 의미로 복잡한 입장의 아카네다, 여러가지로 고민스런 일도 있을 것이다.
「……미사코상과도……만나는 거야?」
……피가 연결되지 않다고 해도, 자신의 모친에게 상을 붙여 부르는…건가
역시, 아오이가 말한대로, 아카네와 그녀의 모친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괴리가 있는 것 같다.
「무엇때문에 내가 너의 집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아카네는, 우… 라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오늘의 목적.
솔직히 첫번째 목적은, 아오이가 자랑스레 미인이라고 우기는, 그 모친의 품평(品定め)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대한 것이 있다, 그것은 현재 나의 집에 체류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집을 장기간 비우고 있는 아오이의 사정을, 그 가족이 의심않게 처리하는 일.
타이밍을 오인해, 잘못하면 경찰에 신고 될지도 모른다.
뭐, 가족이라고 해도, 부친은 변함없이 집을 떠나 있기 때문에, 모친뿐이지만.
「너만으로 어떻게든 해결 할 수 있다면 일부러 갈 필요도 없었겠지」
나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던 말을 내뱉었다.
「………」
아카네는 침묵을 유지했다.
그 모습을 보자, 이제 이 사건을 속이는 것은, 아카네의 거짓말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아카네는, 평상시에는 생도회 부회장이란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매우 웅변적이지만, 하나라도 마음에 꺼림칙한 일이 있으면, 순간 침묵해 버리는 타입의 인간이다.
그런 이유로, 현재 아카네의 집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지는, 어림잡아 짐작 할 수 있다.
「………」
나는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그 자리에서 멈춰선다.
「에?」
돌발적인 사태에 놀란 것처럼 아카네도 멈춰섰다.
나는 아카네를 향해 뒤돌아, 그대로 아무런 말없이 아카네를 응시했다.
「왜…왜 그래……」
아카네는 재차 이런 식으로 응시하는 것에 당황했는지,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회피했다.
그리고, 가끔 치켜 뜬 눈으로 나와 시선을 맞춘다.
……언제나의 아카네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아, 기다려」
'타닥' 뒤로부터 아카네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문득 머릿속에 스쳐간 꿈 속의 아카네.
흥하고 나는 웃었다.
……신경쓸 필욘 없다
이윽고, 눈앞에 아카네의 집이 나타났다.
그만큼 큰 것도 아니고, 위압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살고 있는 인간의 품성이 스며 나오는 집.
그것이 아카네의 집이었다.
철컥, 아카네가 검은 칠의 문을 연다.
「자아……들어오세요, 라고 하기엔 뭔가 이상한 기분인데……」
아카네는 나를 바라보며,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아카네로 보면, 나를 자택에 불러 들인다는 행위는, 여러가지 복잡한 의미를 내포한 것이겠지.
하지만, 그런 것은 나와는 상관없다, 나는 나대로, 내 자신의 목적을 완수할 뿐이다.
나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아카네를 뒤따라, 문을 빠져 나갔다.
자그마한 자갈이 깔린, 겨우 3미터정도의 길을 지나, 현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현관의 목제문을 아카네가 열었다.
집안에서 살짝 흘러나온 포푸리(ポプリ)¹의 냄새가 코끝을 간지른다.
「다녀왔습니다」
아카네로서는 약간 패기없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 집안에 울리자, 안쪽에서 슬리퍼를 신고서 걷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아카네의 의모(義母)---
복도의 안쪽에서 아카네의 모친, 호우죠 미사코가 얼굴을 내밀었다.
「어서오렴」
차분한 목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그 드러난 미사코의 자태를 보자, 나는 과연, 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아오이가 자랑스러워 할 만하다.
가볍게 웨이브 한 긴 머리카락을 뒤로 늘어트리고, 평상복에 에이프런.
화장은 한건지 안한건지 모를 레벨의, 분명히 평상시 집에서의 모습이라는 느낌이었지만, 그런데도……아니, 그러니까, 이 호우죠 미사코의 미모의 레벨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학원에서도 미인자매로 유명한 아카네와 아오이, 이 2명과 미사코는 피가 연결되진 않았지만, 그런데도 부모와 자식지간이라는 걸 의심하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아니……그렇지도 않은가.
부모와 자식지간이라고 하는 것보다 자매.
젊다.
젊게 보인다, 라고 하는 느낌이 아닌, 정말로 젊은 것이다, 어쩌면 30세을 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과연…이렇게 젊은 모친이라면, 아카네처럼 융통성 없는 성격의 녀석은 순순히 모친으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늦었네,……어머나? 그 쪽은?」
미사코가 나를 본다.
그 말을 받아, 아카네가 대답했다.
「아, 이 사람은---」
그렇게 말해 나를 소개하려고 한 아카네의 말이 멈춘다.
중지를 뼏어, 실을 사용하려는 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엣, 그런 갑자기」
아카네가 반사적으로 나의 행동을 제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상관치 않고 미사코를 향해, 실을 발출했다.
날아오르는 보라색의 실.
너울거리는 궤적을 그리며, 내가 발한 실은 미사코의 이마를 꿰뚫었다.
「앗」
미사코의 무릎이 휘청거린다.
나는 재빨리 정신을 간섭했다.
내가 행한 정신간섭, 그것은『내가 말하는 것은, 아무리 모순적이라 해도 모두 납득한다』라는 것이다.
이 실을 손에 넣고나서, 최초로 케이코에게 행한 정신조작과 닮아 있을지도 모르다.
그 본인의 성격적 특징을 상실시키지 않고 지시에 복종케하는데는 제일 손쉬운 방법이다.
나는 실을 뽑고, 치켜 든 손을 내리며, 아카네에게 눈짓을 해 말을 재촉했다.
나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해 있던 아카네였지만, 곧바로 회복해 미사코쪽을 향했다.
「에, 아아, 이 쪽은 내가 아는 사람으로, 같은 학년의 사람이야」
아카네의 그 말에, 조금 휘청거리고 있던 미사코는 깜짝 놀란 얼굴을 한다.
「어머나, 그래?」
미사코는 다시 나를 향해, 평가하는 것처럼 나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싱긋하고 붙임성이 있는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요, 빤히 봐 버려서, 아카네가 남자친구를 데려 오는 것은 처음이니까 아줌마 조금 놀라 버렸어요」
그 미소도 포함해, 역시 스스로 말했지만『아줌마』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여성이다.
「아, 저, 미사코상 그런 건 아니어서…」
내가 그런 걸 생각하고 있는데, 어쩐지 아카네가 당황한 것처럼 참견한다.
「이 사람은…미사코상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나의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아카네는 어쩐지 필요이상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그런 아카네의 모습을 웃는 얼굴로 응시하는 미사코, 역시 젊어도 모친이라는 건가.
하지만, 그런 미사코의 미소를 뿌리치는 것처럼, 아카네가 조금 히스테릭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이 사람은……아오이의 그이란말얏」
엣, 이라며 미사코가 놀란 얼굴을 한다.
나 자신도, 설마 아카네가 그런 것을 말해버릴진 몰랐지만, 우선 이 시츄에이션은 전부 아카네에게 맡겨 보기로 했다.
나는 침묵하며 아카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그래서……」
아카네는 어색한 것처럼 얼굴을 딴 데로 돌렸다.
「아오이가 걱정되었기 때문에…그래서……」
그 말을 듣자, 미사코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것과 동시에 나는 마음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카네, 이 나에게 그런 역할을 떠맡기려는 건가?
아카네의 말투로 볼 때, 아마 이 시추에이션은 내가 아카네의 집에 간다고 통보했을 때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일 것이다.
뭐 좋아, 우선 장단을 맞춰줄까.
「저, 아오이……, 아오이짱이 요즘 학교를 쭉 쉬고 있는 것 때문에……」
내가, 근심스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미사코는 조금 당황한 것 같은 얼굴을 한다.
「아…그래요……」
어색한 것처럼 나와 아카네를 교대로 살피는 미사코.
「저, 언제까지나 거기에 세워둘 수는 없으니까, 올라와 주지 않을래요?」
그리고, 나에게 집에 오르도록 재촉했다.
나는 한 마디 인사말를 중얼거리며, 현관에서 집으로 오른다.
거기에 아카네가 뒤따랐다.
미사코가 집의 안쪽, 아마도 거실이겠지만, 그 곳으로 사라지자 나는 아카네를 바라보았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 아카네가 어색한 얼굴을 한다.
「아…그……잘못됐어?」
이전과 변함없이 평상시엔 강한 어조로 나와 얘기하는 아카네.
하지만 결정적으로 바뀐 점이라고 하면, 이런 식으로, 가끔 나의 안색을 살피는 것 같은 기색을 보이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좋은 경향이다, 라고 나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얼굴을 거실 쪽으로 향했다.
……뭐 좋아, 우선 이 시추에이션 나름대로 즐겨볼까
「……아오이의 일입니다만……」
고급스런 다질링티²의 향기가 감도는 가운데, 미사코가 불쑥 중얼거렸다.
나는 그 후, 아카네과 함께 응접실에 안내되었다.
방안에는, 부친이 해외 고고학을 전공하고 있는 교수라는 증명같은 장식품……이라고 하는 것보다 전시품이라고 칭하는 것이 올바를 물건이 사방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방에 위화감을 조성할 정도의 존재감을 표출하고 있는 그랜드 피아노.
아마도, 아오이를 위해서 비치된 것이겠지.
나는 지금, 그런 응접실에 놓여져 있는 소파에 앉아있다.
위치관계는, 우측 옆에 아카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정면으로, 방금전의 모습에서 에이프런을 벗은 미사코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집안의 수치을 보이는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만……이것을 봐 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미사코는 나에게 봉투 한개를 내밀었다.
나는 미사코와 봉투를 1회 번갈아 살핀 후, 실례합니다라고 중얼거리고 그 봉투를 받았다.
봉투의 내용은, 아무래도 아오이가 가족에게 쓴 메모---로 가장한 편지였다.
나는 슬쩍 아카네를 힐끔거렸다.
그러자 아카네가 어색한 것처럼 나로부터 시선을 회피했다.
틀림없다, 이것은 아카네가 쓴 것이다.
나는 아카네가 어떤 수단을 사용해 이 미사코를 만류하고 있었는지를 만끽할 준비를 하고, 봉투안의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이런 것이었다.
지금까지 가족에게 응석만 부려 폐를 끼친 아오이, 그런 자신을 돌이켜보기 위해서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살아보고 싶다는 결심.
당분간 독신생활을 하는 친구와 함께 생활한다는 전문과, 반드시 돌아갈테니 걱정말라는 당부.
그런 내용이, 아마도 아오이의 필적을 모조했을 문체로, 쓰여 있었다.
과연, 이라고 나는 마음 속으로 감탄했다.
확실히 이것이라면 미사코는 일을 크게 떠벌릴 수 없다, 아오이가 자발적으로 집을 나간 것이고, 거기에 이런 일을 세상에 알리거나 하면, 방금전 스스로도 말했지만 가족들만 창피를 당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편지는 거짓말이 아니다.
실제 아오이는 지금,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고, 아는 사람이 독신으로 생활하고 있는 나의 집에서 체류하고 있으니까.
뭐, 확실히 이 이유라면 학교에 가지않는 점에서 모순이 생기지만……수정가능한 범위일 것이다.
나는 편지를 접고, 다시 아카네를 향한다.
아카네는 나로부터 얼굴을 외면한 그대로였다.
아카네는, 생활에 필요한 아오이의 짐을 아오이 자신이 꺼낸 것처럼 위장공작을 하거나 해서, 실수없이 처리했을 것이다.
……흥, 그렇다면 이 시추에이션을 고스란히 이용해 줄까
나는 다시 미사코를 향했다.
「미사코상……이라고 불러 괜찮습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갑자기 아득한 것처럼, 미사코의 눈이 흐려졌다.
방금전 베푼『내가 말하는 것은 모두 납득한다』라는 정신간섭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아……네, 괜찮아요」
나는 그런 미사코를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아오이는 저의 집에 있습니다」
「엣 ! ?」
놀란 것처럼 큰 소리를 지르는 미사코.
하지만, 그 이상으로 큰 소리를 지른 것은 아카네였다.
나는 아카네를 향해『입다물고 있어라』라고 눈짓했다.
욱, 하고 말문을 닫는 아카네, 나는 얼굴을 미사코에게 되돌렸다.
미사코는 아직도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실대로 말할까요?」
나는 의미심장하게 그렇게 말했다.
「사, 사실?」
예, 하고 수긍했다.
「아오이가 집을 나온 이유말입니다」
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 미사코가 숨을 집어 삼켰다.
그것과 동시에 아카네가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뭐야 아카네, 설마 여기서 내가 아오이를 능욕하기 위해서 집에 데리고 들어갔다고 말할거라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렇게까지 터무니없는 일을 떠벌리는 내가 아니야
흥이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이 서신에는 자신을 돌이켜보기 위해, 라고 쓰여 있습니다만……표면상의 이유예요, 사실은 여기에 쓸 수 없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미사코가 불안한 얼굴을 한다.
「그, 그것은 도대체……」
나는 미사코와 아카네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조금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미사코에게 말했다.
「미사코상…당신은 아무래도 이 아카네와, 부모와 자식으로써 그다지 원만하지 않는 것 같네요」
「엣」
미사코와 아카네가 맞춘 것처럼 경호성을 낸다.
2명의 심정적(心情的)으로는, 왜 그 일을, 이라고 하는 느낌일까.
야유을 담은 미소를 거두지 않고 나는 미사코에게 계속한다.
「그런 당신들을 차마 볼 수 없어서 아오이는 집을 나왔습니다, 집에 둘만이 되면 조금은 사이가 좋아지지 않을까 해서요」
나까지도 벌레가 스멀거리는 것 같은 변론(弁論)이라고 생각한다.
홈 드라마에서조차 그런 일을 하면, 서로가 매도하고 비난하는 일이 발생해, 사이가 좋아지기는 커녕 더욱 나빠지는 것이 다반사였다.
「아아……」
하지만, 나의 정신간섭의 효과 때문인가, 미사코는 나의 말을 믿어, 탈진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아오이짱이……」
「오늘 방문한 것도 아오이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입니다, 2명의 사이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확인해 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했지요」
나는 여기까지 말하고, 아카네를 향해 눈빛으로『지금부터 내가 하는 일에 일절 참견하지 말아라』라고 강압했다.
뭐라 말하진 못하고, 주인에게 야단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하는 아카네.
평소 그 나름대로 나에게 말대꾸를 잘하는 아카네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명령하면 거역할 수 없게 된다.
……자, 그러면 무대설정도 갖춰진 셈이니, 즐겨볼까나
「그리고…부탁받았지요, 만약 2명이 그대로라면, 내가 어떻게든 해달라고」
나는 소파에 앉은 채로, 무릎에 팔꿈치를 대어 턱을 괴는 행동을 취했다.
「어떻게든이라니……」
나는 대담한 웃음을 띄운다.
「제 생각입니다만……미사코상, 당신은 지나치게 프라이드가 높은 게 아닙니까?」
엣, 라고 미사코가 중얼거린다.
「아오이에게 들었습니다만……옛날에 미스 그랑프리에도 뽑혔다든가……그런 식의 프라이드로써, 이런 나이차가 얼마 안되는 아카네를, 제대로 된 딸로서 취급하지 않는 것 아닙니까?」
「그, 그런!」
미사코가 정색해 외친다.
확실히 미사코는 그런 것을 자랑하는 여자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체면보다 아오이를 걱정해 그 편지를 나에게 보여준 행동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제대로 된 모친으로써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이 여자는, 나의 말에 순종한다.
「그렇지요」
나는 고압적으로 그렇게, 미사코에게 단언했다.
마치 나의 의견을 강요하듯이.
「아……」
그러자, 아까전처럼, 미사코의 눈동자로부터 그 자신의 의사(意思)라는 것이 희릿해졌다.
그리고, 나의 기대(期待)대로 대답했다.
「그럴지도……모릅니다……」
크큭하고 나는 웃었다.
「그러니까……제가 그 프라이드를 부숴 주겠어요」
불안에 휩싸여 나를 응시하는 미사코.
그런 미사코에게 나는 명령을 내렸다.
「그럼 미사코상…입고 있는 옷를 모두 벗어 주세요」
「엣」
「그것이 제일 빠른 방법이니까요」
그런… 이라고 당황하는 미사코.
나는 주저하는 미사코를 응시해, 감정을 억제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에게 반항하나요?」
아…, 라고 미사코의 표정이 조금 멍해졌다.
「나의 말은 아오이의 말입니다, 모친실격(母親失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당신은 아오이의, 나의 말에 거역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요」
의식이 없는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는 미사코, 그대로 나에게 조종되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그렇습니다……저는 당신에게 반항할 수 없습니다」
나는 웃으면서 말한다.
「그럼 조금 전 내가 말한 것처럼, 입고 있는 옷을 전부 벗어 주실까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미사코는 일어서, 셔츠에 손을 대고 그것을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이미 망설임은 없다, 지금의 미사코에게 있어서는, 나의 말이, 그녀의 모든 언동(言動)을 결정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있던 아카네가, 나의 옆에서 고개를 떨군 채로 스커트를 꽈악 움켜잡았다.
역시 어떤 감정을 품고 있어도, 자신의 모친의 이런 모습를 보는데는 저항이 있는 걸까.
하지만, 나는 아카네를 이 장소에서 물릴 생각도, 이 미사코와 함께 희롱할 생각도 없다.
내가 미사코를 눈앞에서 희롱하는 걸 과시해, 아카네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를 즐기기 위해서다, 아오이를 이용해 그렇게 했을 때와는 또 다른 반응을 보여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툭, 미사코의 스커트가 바닥에 떨어진다.
완전히 속옷차림이 된 미사코.
나는 그것을 보자, 더욱 미사코를 유도(誘導)한다.
「속옷도 전부예요, 태어났을 때 그대로의 모습이 되어 주세요」
「부…부끄럽습니다」
약간 주저하는 목소리를 내는 미사코, 하지만 나는, 그런 미사코를 부채질하듯 재촉했다.
「그 부끄럽다는 기분을 깨부수지 않으면 안되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미사코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미사코는 속옷에 손을 대며, 부끄러운 듯 브라와 팬티를 벗어냈다.
툭, 하고 미사코의 손을 떠난 속옷이 마루에 떨어진다, 그러나 미사코는 얼굴을 붉히며 그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려버렸다.
그런 미사코를 보며, 나는 못마땅한 것처럼, 테이블을 손가락 끝으로 똑똑 두드리면서 말했다.
「안됩니다, 벗은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 모습을 저희들에게 보이므로써 의미가 있는 겁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사코는 머뭇머뭇거리며 손을 떼고, 그 손을 허리 뒤로 엇걸은 자세를 취해, 그 육체의 모든 것을 드러냈다.
나는 미사코의 신체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샅샅히 훝어보았다.
붉게 상기된 미사코의 육체.
케이코만큼 가슴이 크지도 않고, 아카네만큼 허리가 가늘지도 않다.
하지만, 그 신체는, 확실히 글래머의 부류에 들어가는 편으로, 성숙한 어른의 매력이 넘치고 있었다.
아마도, 아오이가 그대로 경험을 쌓아 해를 거듭해 가면 이런 육체가 될 것이다.
「아아……보고…계십니까?」
내가 아까 전에 말한『우리들에게 보이므로써 의미가 있다』라는 말을 철저히 믿어, 그 육체를 아낌없이 공개하는 미사코.
……흠, 이제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갈까
「그러면 미사코상, 인간으로서의 프라이드를 깨부수기 위해, 당신은 지금부터 인간이하의 동물이 됩니다」
엣, 이라고 경호성을 중얼거리는 미사코.
「미사코상, 당신은 지금부터 개(犬)가 됩니다」
「개, 개에?」
경악의 표정을 짓는 미사코.
그렇습니다, 라고 나는 계속한다.
「인간으로서의 프라이드를 버릴려면 그 이하의 존재가 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아아…라고 하며 미사코는 신체를 떨었다.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나는 강하게, 그 인식(認識)을 미사코에게 심는 것처럼 말했다.
미사코는 분명히 거부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말에는 거역할 수 없다.
「네……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서서히 미사코를 벼랑에 몰아세워 간다.
문자 그대로, 나의 명령이라면 뭐든지 듣는 암캐로 만들기 위해서.
나는 히죽 웃었다.
「그럼, 선언하세요, 당신은 저의 암캐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사코 흐리멍덩한 표정을 띄운다.
「네…미사코는 지금부터, 당신의 암캐가 됩니다……」
나는 만족스런 표정을 띄우며, 다음 행동에 착수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티 세트를 옆으로 치우고, 미사코에게 말했다.
「그럼 개면 개답게, 네 발로 엎드려 주실까요, 저희들에게 잘 보이도록, 이 테이블 위에」
탁탁, 나는 고급스런 목제의 테이블을 두드렸다.
「네……」
미사코는 망설임 없이, 내가 말한대로 테이블에 올라가, 넙죽 엎드렸다.
「이것으로……좋습니까?」
넙죽 엎드린 채, 나를 응시하는 미사코.
나의 눈앞에서, 풍만한 유방이 선정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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