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25)

제6화

아픔을 느낀다.

사실은 존재하는데 공허(空虛)와 같은.

공허한데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은.

그런 아픔.

꺾어진 손가락에서의 아픔도, 생손톱을 벗겨진 손가락 끝에서 오는 아픔도 아니다.

이 전신으로 느끼고 있는 그것은―――

―――공기.

극한의 긴장감에 의해, 떨릴 정도로 긴장된 공기가, 나의 전신을 찌르고 있다.

나는 움직일 수 없다.

양팔은 억눌리고 등에는 체중이 100킬로를 쉽사리 넘을 남자가 짓누르고 있다.

만족하게 호흡도 할 수 없어, 눈도 희릿하게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상태에서도, 결코 눈앞의 적, 호우죠 아오이로부터 눈을 떼지 않았다.

아오이는, 그런 나를 견딜 수 없다는 느낌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후후, 대단한 눈으로 저를 쏘아보는군요, 그렇게 타치바나 선생님이 소중하나요?」

그렇게 말하며, 아오이는 케이코를 바라본다, 그녀의 능력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케이코를.

케이코는 공허한 표정으로, 오른손에 커터 나이프를 쥐고 그 자리에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런 아오이를 노려보면서, 나는 훗 웃었다.

그리고, 희미한 웃음을 띄우면서, 아오이에게 답했다.

「아오이……소중하다든가 소중하지 않다든가……그런 말에 앞서 너에게 가르쳐줄 것이 있다」

아오이가 케이코로부터 나에게로 시선을 되돌린다.

「나는……아무래도 참을 수 없는 것이 2개 있다」

가만히 나의 말을 경청하는 아오이.

그 얼굴로부터 웃음은 사라지고 있다.

「……하나는 타인이 나를 거론하는 것」

두근두근 격렬하게 맥동하는 심장이 나를 자극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끼익, 억눌린 목을 무리하게 올린다.

그리고 나는 한자 한자 씹어 삼키듯이 아오이에게 말했다.

「나의 소유물을, 타인이 마음대로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아오이는, 미동도 않고, 다만 나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

「소중하냐고? 아아, 소중함, 그 녀석은 나의 소중한『도구』이니까, 케이코도, 아카네도, 소중하고 소중한『나의 물건』이다」

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

아오이가 바뀌었다.

표정은 변함없다, 바뀐 것은 기척(氣配).

딱부러지게 나를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아오이의 곁에 있는 누구라도 관계없이 꿰뚫을 것 같은 기척.

이것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살기(殺氣)―――

뚝!뚝! 턱에서 땀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렇게까지 타인에게 압도된 기억은 없다.

「그렇…습니까……」

완전히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웅얼거리는 것 같은 아오이의 목소리.

아무래도, 아오이가 나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것처럼, 지금의 나의 말도, 아오이의 역린을 건드린 것 같다.

아오이가 웃는다, 그 웃음은, 방금전까지의 어딘가 남을 무시하는 것 같은, 마음이 깃들지 않았다고 하는 느낌의 웃음은 아니다.

분명하게 그것은, 광기에 사로잡힌 것 같은―――

하하……

그런 아오이를 보며, 나도 마음속으로 웃었다.

그런가, 아오이, 나도 미쳐버렸듯, 너에게 있어서의 금구(禁句)는 녀석에게

재미있군……그렇다면, 이성이 끊어진 사람끼리, 철저히 싸워보자.

먼저 움직인 것은 아오이.

나는 아오이가 조종하는, 나의 등을 짓누르고 있던 녀석에게, 억지로 일으켜 세워졌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한 손으로, 뒤로 머리를 강한 힘으로 끌어당겨졌다.

「크윽……」

나의 두개(頭蓋)가 삐걱거린다.

아오이는 계속해 나머지의 2명도 조종한다.

방금전과 같이, 나는 그 2명에게 팔을 휘감겨 움직이지 않게 고정되었다.

나의 신체는, 마치 십자가에라도 매달린 것 같은 자세가 된다.

그런 나를, 아오이는 방금전의 광기에 물든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고 응시했다.

「그렇습니까……그렇게 소중합니까, 그렇다면 감사해 두세요」

찰칵찰칵찰칵, 이라고 하는 소리를, 나의 오른쪽 귀가 파악했다.

조종된 케이코가, 커터 나이프의 칼날을 밀어내는 소리.

「타치바나 선생님은, 그 얘들과는 달리, 신체는 아무것도 만지지 않고, 두뇌도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신체의 전달신경(傳達神經)을 빼앗아, 강제로 움직이고 있을 뿐입니다」

킥킥, 아오이가 웃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타치바나 선생님이 제정신인 채……스스로의 손으로 선배를 상처입히게 합니다, 일생 후회하도록―――」

그리고, 조종된 케이코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손에 가지고 있던 커터 나이프를 양손에 쥔 채로.

조금씩 나에게 걸어오는 케이코, 그 움직임은 어딘가 어색하다.

그렇게해서 케이코는 나의 앞에 우뚝 선다.

그 눈은 정말로 뇌를 파괴되어 있지 않은 것인지 의심하고 싶어질 정도로, 의식의 빛이 보이지 않았다.

아오이가 실을 조종하는 손가락 끝을 휘저었다, 거기에 아울러 케이코의 커터 나이프를 쥔 손이 천천히 떠올랐다.

오싹한 감촉이, 전신에 전해진다.

케이코가 쥐고 있는 그 칼날이, 살며시 나의 목덜미에 대어졌던 것이다.

나는 움직일 수가 없다.

신체를 억눌리고 있는 것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 무리하게 움직이면 케이코가 가진 커터 나이프가 경동맥을 싹둑 잘라버리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태를 보며, 아오이가 희미하게 웃었다.

「안됩니다, 타치바나 선생님, 그런 곳을 자르면 선배가 죽어버립니다」

주룩, 나의 목덜미로부터 따뜻한 것이 흐르는 감촉.

케이코가 쥐고 있는 커터 나이프가, 나의 목을 얇게 찢은 것 같다.

「선생님, 한다면 손발쪽입니다, 선배를 움직일 수 없는……인형상으로 만들어 줍니다」

자세히 보자 케이코의 손이 떨리고 있다, 그 진동(振動)으로 나의 목은 찢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런가, 케이코……너도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그 떨리는 손가락 끝을 보며, 옥상에서의 케이코와의 교감을 회상했다.

나는 케이코에게, 내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있으면 그 이후론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하하, 웃기는군, 뭐가, 마음대로 해라, 냐

나는 마음속으로 자조(自嘲)한다.

이런 빚만 떠안겨 주었지, 마음대로 하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지 않은가, 자기만족은 대충 해두라고.

나는 아오이를 노려보았다.

……기다려라, 이제 곧 너의 그 여유 넘치는 표정, 공포에 휩싸이도록 바꿔줄테니!

하지만 아오이는 그런 나의 시선을 깨끗이 무시하며, 케이코를 조종한다.

아오이가 손가락 끝을 내린다, 그러자 거기에 대응하듯, 케이코가 쥐고 있는 커터 나이프도 나의 목덜미에서 떨어져 천천히 내려갔다.

그리고, 케이코가 어색하게 칼날을 반회전시키며, 그대로 칼날을 위로 향해 커터 나이프를 나의 오른쪽 겨드랑이 밑에 밀어넣었다.

「후후……그곳엔 팔의 신경군이 집중되어 있지요, 그곳을 쭉 그으면, 이제 두번 다시 선배는 오른손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스윽, 케이코가 쥐고있는 커터 나이프의 칼날이 나의 겨드랑이 밑에 파고든다.

확실히 그대로 나이프의 칼날을 당기면, 아오이가 말한 것처럼 나의 오른팔은 이제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잘못하면 상완동맥조차 찢어져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따끔하게 겨드랑이 밑에 아픔이 치달린다.

아오이가 천천히 손가락을 쑥 내민다, 마치 나를 가리키듯.

그리고 그 얼굴에서, 어느새 저 광기에 물든 미소는 사라지고 있었다.

더 이상 없을 진지함으로, 미혹(迷惑)이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오이―――

「선배……」

온화하게 울려퍼지는 아오이의 목소리.

주위의 모든 소리가 사라져가고, 오직 아오이의 목소리만이 들려온다.

「줄곧 당신만을 보고 있었습니다……」

빨려들어갈 것 같은 아오이의 눈망울.

「처음 보았을 때부터……당신을 좋아했습니다……」

신비한 아름다움을 되찾은 아오이의 얼굴.

바라보는 사람 모두를 매혹하는, 나무랄 곳이 없는 아오이의 얼굴.

「나만의 것이……되어주세요……」

하지만, 그 얼굴를 어떻게 봐도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내 눈의 착각인가.

천천히, 아오이의 실이 빛을 늘려간다.

거기에 맞추어 케이코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나를 손에 넣고 싶었던 아오이―――

나를 독차지하고 싶었던 아오이―――

그걸 위해서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서……철저한 사전준비를 해 나에게 임한 아오이―――

하지만―――

굳이, 너의 패인(敗因)을 말한다면.

그 필요이상의 용의주도야.

케이코를 나와 너의 싸움에 끌어들인 일일 것이다!

나는 케이코를 곧게 내려다본다, 그리고 꾸밈없이, 마치 일상의 회화라도 하는 것 같은 침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케이코」

이 장소에서, 내가 처음으로 말한 케이코의 이름.

그 순간―――

바들바들, 케이코의 신체가 크게 떨렸다.

「아…아……」

부들부들 신체를 경련시키는 케이코.

그 모습을 본 아오이가, 어? 라고 하는 경호성을 내었다.

그런 아오이를 무시하며, 나는 케이코에게 말을 건넨다.

「케이코……너는 나의 것이다」

케이코의 손이 떨린다.

그 탓으로 나이프가 나의 겨드랑이 밑에 파고들어 육신을 찢었다.

선혈이 치솟는다.

「우…아……」

커터 나이프를 탄 나의 피가, 케이코의 손에 흐르고 떨어진다.

그 순간 케이코의 눈동자로부터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도…아……」

케이코의 목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푸른 실의 능력을 뿌리치고, 자력(自力)으로 움직이려고 하는 케이코, 그런 케이코의 모습을, 아오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아오이를 무시하며, 나는 케이코에게 말을 이어갔다.

「뭐야 케이코, 나에게 부탁이 있는가? 그렇다면 분명하게 말해봐라」

나는, 억눌리고 있는 신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코에게 접근하려고, 억지로 신체를 앞으로 내밀었다.

상처가 깊어져, 흐르는 피의 양이 많아진다.

케이코의 손이 나의 피로 물들어간다.

「도……와, 주…」

그리고 나는, 일부러 초조한 것처럼, 큰 소리로 외쳤다.

「너도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미적거리지말고, 분명한 큰 소리로 외쳐!」 

「도와줘요!」

목의 안쪽으로부터, 피를 토해내는 것처럼 외쳐진 케이코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울려퍼진 순간, 음악실내의 공기가 바뀐다.

그것은 격앙의 색깔.

발작을 일으킨 것 같은, 아오이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싫어어엇, 안돼엣, 당신은 선배를 상처입히지 않으면 안돼, 당신은 선배에게 미움받지 않으면 안돼엣!」

부웅, 오른팔을 휘두르는 아오이.

그 순간 케이코의 신체가 크게 떨린다.

「아아」

몸부림치는 케이코.

그 케이코로 연결된 푸른 실이, 지금까지 없을정도의 강한 광채를 빛내고 있었다.

그래, 마치―――

그 이외의 실은, 모두 잊어버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했던대로 진행되지 않으니, 이성을 잃고, 발작을 일으켜 넋을 잃는다……

그러니까―――

나는, 케이코 너머로 아오이를 응시한다.

「너는, 꼬마라고 불리는거다!」

내가 큰 목소리로 외친 선언에, 신체를 움찔거리는 아오이.

「생각해봐라! 너의 인형이 몇명인지―――」

나는 웃는다, 지금의 이 순간, 형세가 단번에 역전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듯이.

「인형이 몇명이냐고」

아, 라고 중얼거리는 아오이.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 순간, 2개의 물체가 공중을 날았다.

고속으로, 나를 향하는 2개의 비행물체.

그것은 인간.

이상할 정도로 근육이 융기한 인간.

그래, 그것은―――

내가 조종하는 동급생, 그를 칠판으로 억누르고 있던 아오이가 조종하는 2명의 남자였다.

아오이의 힘이, 모두 케이코 혼자에게 집중된 순간, 나머지의 5명은 허수아비와 다름없게 되었다.

나는, 그런 찬스를 놓칠 남자가 아니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 자신이 조종하는 동급생에게 이미지를 보냈다.

그리고 그 녀석의 신체를 억누르고 있던 2명을 풀어버리고, 그 2명을, 나의 팔을 누르고 있는 2명을 노려 던지도록 명령한 것이다.

투웅, 이라고 하는 중량감 있는 경질고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울린다.

내가 조종하는 녀석이 던진 2명이, 조금의 오차도 없이, 나의 팔을 억누르고 있던 2명에 직격했다.

나의 팔을 억제하고 있던 그 놈들은 후방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그대로 4명이 뭉쳐 음악실의 벽에 격렬하게 격돌했다.

교실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충격이 질주했다.

다음 순간, 쿠궁하는 굉음이 울리며, 4명이 마루에 떨어졌다.

4명은 겹겹이 쌓이도록 넘어진 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런 전말(顚末)에는 눈도 주지 않고, 해방된 오른팔을 움직여, 케이코가 새긴 상처의 상태를 확인했다.

……좋아, 팔을 움직이는데 지장은 없다.

나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머지 1명, 뒤로부터 나의 머리를 움켜잡고 있던 남자의 팔을 잡았다.

왼손은 손가락이 부러져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이놈도 허수아비와 다름없다, 나의 머리를 덥석 움켜쥐고 있는 그 손에게 힘이 전혀 들어가있지 않아, 한손만으로 간단하게 풀어버릴 수 있다.

나는 그 녀석의 손가락을 2, 3개 붙잡아 오른손으로 꽉 쥐며, 그 손을 억지로 나의 머리로부터 당겨 풀었다.

그리고 나는, 그 손을 놓으며, 그대로 팔을 전방으로 뻗어, 눈앞에 있는 케이코의 머리를 잡아, 억지로 내리눌려 상체를 숙이도록 나에게 끌어당겼다.

나도 그에 맞춰 상체를 구부렸다.

다음 순간.

최후의 물체가 나의 머리 위를 통과했다.

그것은 내가 조종하는 동급생 본인.

나는 그 녀석을, 나의 뒤로 막대기처럼 서있는 남자를 향해 돌격시켰다.

퉁―이라고 하는 둔한 소리가 울린다.

나는 그 녀석이 통과하는 찰나, 그 녀석에게 박고 있던 실을 뽑아냈다.

……고맙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너

2명은 그대로, 얽히며 공중을 날아, 격렬한 소리를 내며 벽에 격돌했다.

쿠쿵, 이라는 소리가 나며 남자녀석들은 붕괴된다.

거기에는 이미 신체를 움직이지 않는, 6명의 인간의 산(山)이 완성되었다.

나는, 아오이가 조종하는 남자 모두를 처리하고 나자, 케이코를 끌어당겨,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그대로 케이코의 머리를 잡고 있는 손을 놓으며, 이번에는 그 손으로 케이코의 숨통을 덥석 움켜쥐었다.

불끈, 나는 그 팔에 힘을 집중한다.

아직, 아오이의 지배화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케이코, 그런데도 괴로운 듯한 신음소리가 울렸다.

팔랑팔랑, 나의 눈앞에 실이 춤춘다.

그것은, 아오이가 케이코에 박은 푸른 실.

나는 오른손으로 케이코의 숨통을 움켜쥐면서, 왼손으로 그 실을 붙잡았다.

꽉 쥔 순간, 꺾어진 새끼손가락으로부터 격통이 치달린다.

하지만, 그런 것은 관계없다.

……언제까지…『나의 물건』에 이런 것을 박고 있을거냐!

나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외치며, 억지로 그 실을, 케이코의 목덜미로부터 뽑아냈다.

그 순간, 케이코의 신체가 떨린다.

그리고, 완전히 자유롭게 된 신체로, 필사적으로 나에게 외쳤다.

「주인님! 주인님!」

그렁그렁 눈물을 흘리며, 지금까지 부를 수 없었던 것을 되찾은듯 나를 계속해서 부르는 케이코.

하지만, 이 케이코의 목소리가, 지금까지 아연해 일의 경과를 지켜보고 있던 아오이를 제정신에게 돌아오게 한 것 같다.

실을 발출하고 있는 집게손가락을 올리는 아오이.

그 신체는 분노의 오오라를 휘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용서하지 않아……절대로 용서하지 않을테니까!」

아오이의 실이 빛을 되찾는다, 실은 아직, 5명에게 연결된 채 그대로다.

나의 후방으로부터, 무엇인가 물체가 움직이는 기척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빨리 움직인다.

바보자식, 내가 한번 잡은 흐름을 그렇게 간단하게 놓칠 것 같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가!

나는, 케이코를 잡고 있는 오른팔을 뿌리친다.

휙, 케이코가 마루에 쓰러진다.

하지만 나는 그런 케이코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아오이를 향해 일직선으로 돌진한다.

그리고 눈앞에 흩어져 있는 것.

방금전 아오이가 조종하고 있던 남자녀석들이 내동댕이쳐, 무작위로 흩어져 있던, 이 음악실의 의자를, 혼신이 힘을 집중해, 어떤 망설임도 없게 걷어차버렸다.

다리에 격통이 치달린다.

나무와 철파이프의 덩어리인 의자를, 얇은 실내화만을 신었을 뿐인 다리로 걷어찼다, 발톱이 하나, 둘, 갈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은 상관없다, 이것으로 결말을 지어준다!

내가 찬 의자, 그것은 공중을 날은다.

아오이의 머리 위, 그 바로 위의 천정에 직격해, 거기에 있던 형광등을 깨부수었다.

의자는, 그대로 튕겨나, 아오이의 후방으로 떨어져간다.

하지만, 산산히 분쇄된 형광등은, 그대로 아오이에게로 쏟아졌다.

「꺄아아아」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아버리는 아오이.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형광등의 파편을 손으로 뿌리치려고 했다.

하, 바보같은, 그런 일을 하면―――

「아―――」

아오이에게 떨어진 형광등 2개분량의 유리파편, 그것은, 그것을 뿌리치려는 아오이의 손바닥을 찢어버렸다.

그 순간 사라진다.

지금까지 나를 몹시도 괴롭히고 있었던.

타인의 육체에 간섭해,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아오이의 푸른 실이!

……여려 아오이……

……손가락을 부러트리고 생손톱이 벗겨져도 나는 실을 없애지 않았어……

……거기에 비교하면……

―――너는 너무 여리다!

나는 마루를 찬다.

그리고, 거듭해 책상 위에서 한번 더 도약해서, 그대로 아오이와의 거리를 단숨에 줄이고 착지했다.

「―――」

아오이가 깜짝 놀란 얼굴을 한다, 그리고, 한 손으로 피가 흐르고 있는 손바닥을 누르면서, 실을 발출할 것처럼 나로 향해 그 손가락을 들었다.

뭐야?

나에게 실을 직접 사용하려고?

그렇지 않으면, 또 뒤의 녀석들을 부리려?

하지만―――

「아……」

아오이의 손가락 끝이 얼어붙은 것처럼 멈춘다.

이제, 한발 늦었다!

지금 이 음악실의, 나를 중심으로 한 모든 인간의 위치관계.

나의, 아득히 후방에는, 나와 아오이가 조종하고 있던 6명의 남자.

그 조금 앞에 케이코.

그리고, 눈 앞에 아오이.

이렇게 일직선으로 줄지어 있다.

그리고……그 나와 아오이의 사이를 가로막은 것.

광휘에 가득찬 것.

그것은……

아오이의 손가락 끝이 떨린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오이의…모든 능력을 봉한다―――

붉은―――벽!

나와 아오이를 가로막은 것.

그것은 내가 아카네로부터 빼앗은 능력.

견고한, 외부로부터의 실의 힘을 절대무비(絶對無比)하게 차단하는 힘.

붉은 벽―――

문자 그대로, 벽과 같이 음악실의 공간일면을 횡단하고 있다.

처음부터, 실을 사용하고 있던 상태에서는, 이 능력은 전혀 의미가 없다.

이 벽은, 실을 통과시키지 않다고 하는 일에 있어서는 절대무비하지만, 실 그 자체를 절단하는 능력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오이는 그저 사소한 아픔에 굴복해 실을 풀어버렸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모든 인간을 나의 후방에 위치하게 만들고 벽을 발생시킨다.

아오이는 그 모든 인형과 분단되어 완전한 고립상태가 되었다.

이제―――아오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한걸음 앞으로 나갔다.

거기에 아울러, 내가 만들어내는 붉은 벽이 아오이를 향해 앞으로 다가갔다.

「아……」

아오이는 그 자리에 주저않는다. 이제 더이상 어떻게도 할 수 없다.

카강,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린다.

그것은, 내가 만들어내는 붉은 벽과 아오이의 신체를 감싸고 있는 푸른 베일이 맞부딛치는 소리.

서로 부딪치는 나의 능력과 아오이의 능력.

하지만, 그 2개의 성질은 전혀 달랐다.

비유한다면, 내가 만들어 내는 벽은, 두꺼운 아크릴판.

거대한, 수족관과 같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떤 압력을 가해도 비뚤어지지도 않는 견고한 아크릴판이다.

그에 대한 아오이의 베일은.

나는, 신체를 아오이에 접근한다.

아오이의 베일이 찌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리보테(ハリボテ)에도 못 미친다…… 

만지면 패이고, 젖으면 깨져버리는, 빈약한 종이풍선 같은 것이다.

찌직! 균열이 퍼졌다.

「싫어, 그만둬!」

무서워하듯이 머리를 감싸안아 외치는 아오이.

그런 아오이를 향해, 나는 냉정한 소리로 말했다.

「한마디만, 너에게 말해주지」

머리를 움켜쥐어 떨고 있는 아오이를 내려다본다.

이미 그 얼굴에, 조금전까지 나를 압도하고 있던 박력은 흔적도 없었다.

「너 같은 것보다, 아카네 쪽이……휠씬 더 상대하기 힘들었다」

내가 그 말을 내뱉자, 아오이는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싫어어, 듣고 싶지 않아, 선배의 입에서, 아카네짱의 일따위 듣고 싶지 않아!」

발광(發狂)한 것처럼 귀를 누르고 고개를 내젓는 아오이.

그것을 보며, 아아 그런가……라고 나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해했다.

이 녀석은 원래………아카네에 대한 컴플렉스의 뭉탱이같은 것이었다.

아카네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 필요이상으로 아오이를 감싸려고 한 아카네의 모습이.

그래, 그 정도의 우등생에게, 그토록 과보호로 보살핌을 받아서 그 존재가 꺼림칙하게 되었나.

이 녀석이 미친 이유도……실의 힘에 매료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실의 마력은 그저 계기.

아마 그 최대의 이유는―――

내가 아오이보다, 아카네에게 먼저 손을 뻗친 것.

그것을 아오이가 목격해버린 것―――

조금전 같이……내가 아카네를 거론하자, 격렬히 반응한 것처럼.

나는 최후의 한걸음을 내디딘다.

안심해라……나는 너와 아카네를 차별하지 않아……

똑같은, 나의 노예로서.

아오이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순간, 아오이의 베일이, 비명을 지르며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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