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25)

제4화

이마로부터 전기(電氣)가 흐르는 것 같은, 그런 감각이 나를 덮친다.

그것은, 신체의 말초신경까지 도달해, 일순간 전신을 경직시켰다.

나는 휘청거리며 등뒤의 창샷시에 기대었다.

그런가, 실이 박힌 순간에는 이런 감각이 엄습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지금은 그렇게 느긋한 사고의 여유는 없다.

눈앞에 위치한 여자.

붉은 벽에 보호되고 있는, 호우죠 아카네.

나를 향해 가르킨, 그 손바닥의 붉은 실.

그리고, 그것은 강한 광채를 발산하며, 나의 이마에 연결되어 있다.

나의 뺨에 땀이 흐른다.

만약 이 실이, 나와 완전히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나는 케이코를 떠올려, 등골이 오싹해진다.

나는 이놈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린다.

그런 생각이 전신을 휘몰아쳤다.

나는 꽂힌 실을 뿌리치려고, 실을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나의 손은 호우죠의 붉은 실을, 마치 유령처럼, 거기에는 아무것도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처럼, 그대로 빠져나가 버렸다.

큭……

모든 물질을 통과하는 호우죠의 실, 그렇다는 건, 반대로 그 실을 붙잡을 수도 없다는 건가.

나는 이대로 이놈에게 정신을 조종되어 버리는가?

전신에서 차가운 땀이 분출한다.

호우죠는 여유를 과시하고 싶은가, 나를 응시하고 있을 뿐, 본격적인 행동에 착수하진 않는다.

나의 눈앞에서, 요동치는 붉은―――

붉은 실?

여기서 나는 문득 의문에 잠겼다.

실의 색(色), 실의 성질(性質), 그리고 그 붉은 벽(壁).

실을 손바닥으로 방출하는 건 차치하고, 이렇게까지 외형도 성능도 다른 것이,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해, 호우죠에게 미끼를 던져보기로 했다.

「……, 이것으로 나는, 너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리는 것인가」

나는 호우죠의 표정을 살핀다.

「꼭두각시?」

「아아, 정신에 간섭해, 네가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인형말이다」

호우죠는 조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래, 그것이 당신의 능력이로군요」

……역시, 그런가.

나는 생각한다.

호우죠의 대답 이면에는, 호우죠의 실의 능력은, 나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의 능력은 도대체?

호우죠가 웃는다.

「……나의 능력이 신경이 쓰이나요?」

그것은 대치하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별로 기분좋지 않을 섬뜩한 미소.

칫……

이미 나에게 더 이상의 수단은 남아있지 않다.

「그러면 가르쳐 드리죠…」

호우죠가 팔을 곧게 펼친다.

붉은 실의 광채가 더해진다.

그것과 동시에, 나의 머릿속에서, 줄곧 느끼고 있던 찌릿찌릿한 감각이 강해진다.

틀림없이, 이 감각은, 내 안의 실(糸) 자체가 느끼는 거다, 같은 실의 힘을 가지는 사람을.

「나의 능력은―――」

나의 이마으로부터 무엇인가가 흘러들어 온다.

다음 순간―――

「―――!」

나의 오른쪽 다리의 엄지발가락에, 표현할 수 없는 격렬한 둔통(鈍痛)이 습격했다.

마치 거대한 해머로, 발가락을 내리쳐 짓이긴 것 같은, 그런 감각

그것이 오른쪽 다리의, 엄지발가락에만 엄습했다.

피부를 헤치고, 뼈가 뚫고나와 피가 분출한다.

쿵, 나의 무릎이 접힌다.

나는 미처 참지 못하고 들어앉아, 오른쪽 다리를 감싸안았다.

「크…아……」

구토를 유발할 정도의 아픔이 전신에 몰아쳤다.

전신으로부터 비지땀이 흘러내린다.

나는 신체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른쪽 다리, 엄지발가락을 살핀다.

그러나―――

나의 오른쪽 발은 방금전 실내화를 벗어 던졌기 때문에, 양말은 신은 채였지만.

그 엄지발가락은……

특별히 이렇다 할 외상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나는 양말을 벗겨낸다.

그렇게 해서 확인해봐도, 다리는 격렬하게 경련하고 있지만, 정작 아픔을 느끼고 있는 엄지발가락은 평상시와 다름없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엄지발가락이 짓이겨지는 듯한 상황과는 동떨어져있다.

혹시……

나는 호우죠를 올려본다.

「1개 더……」

호우죠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이번에는 둘째발가락에 깨지는 듯한 감각이 덮쳐왔다.

「크흑」

나는 무심코, 발가락을 움켜 쥔 채로, 상체를 숙인다.

그러나, 그 움켜 쥔 발가릭은, 방금전에 확인한대로, 외상은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알았나요?」

호우죠가 자랑스럽게 웃는다.

그런가, 알았어, 이놈의 능력은…

나의 능력이 정신간섭(精神干涉)이라면……

「나의 능력은―――」

그래, 이놈의 능력은……

―――감각간섭(感覺干涉)

타인의 감각을 자유자재로 조종한다……

3번째의 발가락에의 충격(衝擊), 아니 감각이 엄습했다.

「―――!」

이미 탈진하듯 토해내는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

나는 신체를 둥글게 감싸며 넘어졌다.

아픔의 감각만이 주어진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말해 매우 위협적이다.

물리적으로는 가볍게 행할 수 없을 것 같은 아픔조차, 손쉽게 재현(再現)할 수가 있다.

전신이 경련한다, 너무나 격렬한 아픔 덕분에, 정신을 잃을 수조차 없다.

나는 비지땀이 끊임없이 흐르는 얼굴로 호우죠를 올려보았다.

「아프나요? 하지만 용서해주지 않아요, 그토록 찬스를 주었는데, 당신은 그것을 무시했으니까, 지금부터는 내가, 당신이 아무리 애원해도, 그것을 무시할 차례!」

희릿하게 호우죠가 웃는다.

「감각만의 아픔은 실제로 신체에게 주어진 통각(痛覺)과 달리 끝이 없어요, 미쳐버릴 수도 있으니 각오하세요」

호우죠의 업신여기는 것 같은 미소.

그것을 본 순간―――

『두근』

나의 심장이 울었다.

왠지 시야가 좁아져 간다

이…녀…셕……

나의 눈으로 비쳐진 것은, 붉은 벽 너머의 안전권(安全圈)에서, 자기보다도 확실하게 불리한 입장의 인간을 비웃고 있는 호우죠의 얼굴.

……나를……웃는가?

두근, 두근, 심장이 맥동한다.

……이 나를 비웃는가?

전신의 땀이 증발하는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진다.

……이 나를, 가지고 논다 말이지?

무엇인가, 머릿속의 스윗치가 켜지는 충격에 하얗게 탈색된다.

……용서못해 ……

나는 오른팔을 들어올려, 나의 머리 위에 위치한 창문을 난폭하게 열어제꼈다.

그렇게해서, 팔꿈치로 하여금 창턱에 기대, 샷시에 팔을 걸치듯 신체를 일으켰다.

4번째의 충격이 나의 오른쪽 다리를 덮친다.

무릎이 쿠웅 접힌다, 그러나, 나는 오른팔에 힘을 집중해, 신체를 일으켰다.

……용서못해 ……나는 이 여자를 절대로 용서못해 ……

신체를 지탱하는 오른팔이 떨린다.

호우죠가 나에게 주는 고통은 감소없이, 비록, 그 아픔의 감각이 몇개나 늘어나도, 최초로 나에게 가해진 자극은 사그라지지 않고, 나를 덮치고 있는 아픔은 모두, 지금 이 순간에도 발가락을 부수는 듯한, 그런 감각이다.

호우죠가 그 웃음을 멈추고, 그리고 무엇인가 나쁜 예감을 느낀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본다.

「기분 나쁘네요……왜 웃지요」

……웃고 있어? 내가?

나는, 자신의 얼굴을, 왼손으로 만져본다.

확실히 나는, 스스로도 자각(自覺)하지 못하고 웃고 있었다, 흐릿하게, 입가를 치켜 올리듯이.

그리고, 나는 이해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마음의 심처(深處)에서 충만히 끓어 오르기 시작한 고양감(高揚感).

두근, 심장이 울린다.

그래, 이것은 확실히 기쁨.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 여자에 대한 분노가, 타오르는 마그마와 같이 분출해온다.

이 감각―――

그것은 멈추지 않고, 마음의 심지로부터 자극한다.

그렇다, 나는 아직 이렇게도 감정을 드러낼 수가 있다!

심장의 동기(動機)는 더욱 더 강하고, 빨리 달린다.

나는 이렇게도, 타인을 미워할 수가 있다!

나의 얼굴이, 미소로 비뚤어져 가는 것을, 이번에는 분명히 감지할 수 있었다.

나의 마음은, 아직 이렇게도 떨릴 수가 있다!

꽝! 나는 아픔이 이어지는 다리를 마루에 두들겼다.

언제부터인가, 단 하나의 폭발적인 감정에, 모든 것을 맡겨 그 감정대로 행동한다고 하는 일은.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쭉 잊고 있던 쾌감.

나는 용서하지 않아, 이 여자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용서할 수 없어, 나는 절대로 너를 용서못해」

어느새 나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내뱉고 있었다.

호우죠의 실이 빛난다.

이번은 무릎에.

무릎의 관절이 부셔져 그 부수어진 뼈 마디마디가, 무릎을 휘젓는 것 같은 감각이, 나의 오른쪽 다리를 덮친다.

확실히, 미친듯한 격통이 치달아 오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아픔에는 굽히지 않는다.

이 나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호우죠에 대한 분노.

「용서못해 ……너는 케이코 같이 취급하지 않아, 미친듯한 치욕 속에서, 범해지고, 번민해라」

그렇다, 그렇게도 나는 아직, 케이코에 대해서는, 그 나름대로 배려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 녀석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나는 이 녀석을 철저하게 능욕한다.

나의 선언에 호우죠가, 마치 더러운 물건을 보는 것 같은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음란하네요……그렇게 그러한 일을 좋아하면, 당신에게 어울리는 결말을 주겠어요.」

호우죠는 웃는다.

「당신에게, 더 이상 없을 정도의 쾌감을 주겠어요, 그리고 당신의 사정(射精)이 멈추지 않게」

킥킥, 호우죠는 웃는다.

「나의 앞에서, 괴로울 정도의 쾌감에 번민하면서, 사정을 멈추지 않으며 죽어가는 것, 그 비참한 최후야말로 당신에게는 적격이지요」

호우죠는, 마치 무언가에 취하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다.

「해봐라……」

나는 호우죠를 도발한다.

「나도 너에게 주겠어, 네가 상상도 못했던 치욕을」

나는 팔의 힘에 의지하면서도, 양다리로 제대로 섰다.

「비록, 네가 울부짖어도, 용서를 구해도, 절대로 용서를 베풀지 않아, 차라리 미친버리는 것이 편해, 라고 말할 정도의 능욕을 끝없이 강제해준다!」

호우죠는 미간을 찌푸리며, 흥이라고 중얼거렸다.

「지금의 당신이, 어떻게 그것을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의 실은 이 벽을 절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박힌 실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주제에, 당신은 오로지 내가 베푸는 것을, 침을 흘리며 기다릴 수 밖에 없어요」

나는 히죽 웃는다.

어떻게……?

그런 것―――

나는, 벽에 의지하고 있던 신체를 가까스로 일으킨다.

「이미 결정되어 있지 않은가」

지금의 자신의 얼굴을 상상할 수 있다.

나는 반드시, 더 이상 없을 정도로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나는 미소를 띈 채로, 왼손을 들어올린다

그리고 경련하는 집게손가락으로, 호우죠를 가리켰다.

「네 눈앞의 존재를 사용해서!」

엣, 호우죠가 경호성을 내뱉으며, 눈의 초점이 나에게서 어긋났다.

나와 호우죠의 사이에 있는 것.

그것은 벽.

붉은, 실의 힘을 통과시키지 않는 강력무비한 벽.

그리고―――

그 벽 너머 저편, 호우죠측에 있는―――

「! !」

―――나의 실!

「어째서」

호우죠가, 휙 신체를 돌린다, 그리고 그대로 실의 출처를 찾았다.

나의 실은, 호우죠의 뒤, 방금전 내가 실내화를 내던져 부서진 교실의 유리의 창으로부터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교실의 안쪽에서는, 내가, 교실을 나오기 전에 의도적으로 열어둔 그라운드측의 창으로부터, 실이 아카네를 향해 성장하고 있다.

호우죠가 내가 위치한 방향을 응시한다.

내가, 신체를 지지하기 위해서 창턱에 팔꿈치를 걸치고 있다―――고 위장한 나의 오른손을.

그래, 나는, 신체를 지지하는 듯 연기하며, 오른손, 그 손가락 끝을 창밖으로 내밀고 실을 발출시켜, 그대로 학교의 외주(外周)를 돌아가, 호우죠의 배후까지 늘렸던 것이다.

「그런, 이렇게까지 길게 실을 늘릴 수 있다니!」

호우죠는, 실을 피해, 뒤쪽으로 도망쳤다.

나는 흥 코웃음친다.

「뭐야, 너의 실은 그렇게 늘릴 수 없나보지, 그럼 그것은『모든 물질을 통과한다』라는, 너의 실에 상응한 능력이겠지」

나는 실을 조종해, 호우죠를 뒤쫓는다.

나의 실은 아직도 성장한다.

호우죠는 그에 대응해, 나의 눈앞에 있던 붉은 벽을 풀어헤쳤다. 아마 침입해 온 나의 실에 대해서, 새롭게 벽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나의 최종목적이었다.

나는 웃는다.

바보같은, 그대로 벽을 계속 치고 있으면, 나는 여기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호우죠가, 벽을 풀어헤쳐, 새로운 벽을 만들어내려는 그 찰나.

나에게는 보였다.

지금까지 아무리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었던―――

호우죠의 이마에 실을 박는 포인트가!

호우죠가 새로운 벽을 친다.

그러나, 그것보다 한발 빠르게 나의 실이 날아오른다.

「나의 승리다!」

다음 순간, 나의 실이, 호우죠의 이마을 꿰뚫었다.

「아앗」

호우죠의 반응은, 실을 박힌 직후의 인간에게 반드시 나타나는 특징이다.

하지만, 호우죠는, 방금전 내가 한 것처럼, 나의 실을 뿌리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몸의 자세를 바로 세우자, 곧 바로 나를 가늠하고, 나에게 향해 오른손을 가리켰다.

나의 실을 어떻게든 하는 것보다도 먼저, 자신의 실로 나에게 치명상(致命傷)을 주려는 목적인가, 꽤나 좋은 판단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보다 빠르게 행동한다.

「움직이지마!」

내가 불어넣은 것은 소리(聲).

이미지를 준 것이 아니라, 가능한 큰 목소리로, 호우죠의 머릿속을 두들겼다.

「아악」

쿵하며 호우죠의 무릎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그대로 호우죠는 머리를 감싸며, 마루에 덜썩 무너져내렸다.

이것으로, 사람을 조종할 순 없지만, 데미지를 주는 건 이미 실증(實證)이 끝난 상태다.

게다가 이것은, 정신에 간섭하는 것보다도, 현격히 빠르게 실시할 수가 있다.

호우죠를 당분간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 그 틈에 나는 이미지를 보낸다.

나는, 호우죠의 심층심리(深層心理)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그 중에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그 인간 개인의, 금지사항(禁止事項)이라고 하는 부분에 새로운 이미지를 끼어들게 했다.

요점은『생리적(生理的)으로 받아 들이지 않는다』라는 부분을 맡고 있는 곳이다.

내가 호우죠의 그 부분에 끼어들게 한 것은『나에 대한 물리적 공격불가』라고 하는 이미지.

이렇게 하는 것에 의해, 호우죠는, 머리에서는 알고 있어도, 나를 공격할 수가 없는, 그러한 상태가 된다.

나는 웅크리고 앉는 호우죠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가볍게 호우죠를 걷어찬다.

찼다고 하는 것보다 다리로 어깨를 눌렀다고 하는 편이 표현적으로 올바를지도 모른다.

「아파…」

으응, 이라며 호우죠가 교실측의 벽에 등을 붙인다.

나는 호우죠를 내려다보며, 아직 나의 이마에 박힌 채로의 호우죠의 붉은 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이, 괜찮을까, 나에게 이런 짓을 하고 있어도」

호우죠는 나를 올려본다.

「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호우죠는 무엇인가 마음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것 같은 흔들림을 신체에 나타내면서, 나에게서 실을 회수했다.

나는 호우죠의 앞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호우죠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올렸다.

「싫엇, 손대지 말앗」

그렇게 외치며, 호우죠는 나에게 따귀를 때릴 것처럼, 팔을 휘두르려 했다, 그러나.

「우……」

호우죠의 손은, 그 상태로 굳어진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런 호우죠에게 웃어보였다.

「어떻게 된거야, 나를 때리지 않을 건가? 나는 보복할 생각은 없어」

「아, 알고 있어!」

다부지게 소리를 지르는 호우죠, 하지만, 그 치켜들었던 손은 일절 움직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 호우죠의 신체가 땀투성이가 되어간다, 아마도 식은땀일 것이다.

「크으……」

이윽고, 호우죠는 포기한 것처럼 치켜든 손을, 그대로 내렸다.

호우죠는, 단지 그것뿐이었는데, 어깨로 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당연한 일이다, 무리하게 나에게 공격을 가하려하자 호우죠의 전신이 거절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이것은 그 정도로 강렬한 것이다.

「저항하지 않는 것인가, 자아 그럼, 내가 좋아하는 걸 해주지」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호우죠의 제복(制服)의 윗도리를 걷어올려 거기에 왼손을 밀어넣었다.

「싫어, 그만둬」

호우죠는 나를 거절하듯, 전신을 바둥바둥거린다.

하지만, 나는 힘껏 호우죠를 억누르며, 그대로 브라 아래로 왼손을 밀어넣었다.

「싫어―엇」

호우죠의 유방이 나의 손바닥에 쏙 들어왔다.

케이코와 비교하면……아니, 보통 표준 사이즈일 호우죠의 동급생(同級生)들과 비교해도, 평균치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호우죠는 열심히 고개를 젓는다.

투명한 시에나(Siea)의 짧은 머리카락이, 뺨에 달라붙는다.

나는, 호우죠의 유두를, 집게손가락과 중지에 사이에 끼워 넣으며, 천천히 비비듯이 애무했다.

「그만둬―어」

호우죠는 전신이 끊어질 듯 경련한다.

이윽고 호우죠의 유두가 단단하게 경직되어 갔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말해,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자의 유두란,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민감히 반응하여, 욕정의 유무와 관계없이, 단단해지는 것이니까.

나는 호우죠로부터 천천히 손을 떼어낸다.

호우죠는 풀어헤쳐진 제복의 옷깃을 여미며, 나를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그, 쏘아보는 눈동자에서, 나를 거절(拒絶)하는 의사(意思)의 쇠약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나는 그런 호우죠를 보며, 무심코 웃음이 복받쳐온다.

……좋아 아카네, 네가 만약, 방금전의 일로 사타구니를 적셔버리는 음란한 암컷이었다면, 나는 속공(速攻)으로 케이코처럼 노예화(奴隷化) 시켰을 것이다.

나는 오른쪽 중지를 내민다.

아카네에게 연결되고 있는 실이, 보라색 휘광을 더해간다.

그리고 나는 아카네에게 이미지를 보냈다.

그것은, 비록 어떤 경우에도, 나에게는 굴복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미지.

아카네가 원래 강하게 가지고 있었을 그 이미지를, 무척 강력하게 대체했다.

움찔, 아카네의 신체가 떨린다.

그래, 너는 나에 굴종해선 안된다.

비록 나에게서, 거부할 수 없는, 그 육체를 녹이고 중독될 정도의 쾌락의 홍수에 휩쓸린다해도.

차라리, 모든 굴레를 내던져, 미쳐버리는 것이 몇배는 편할만큼, 치욕을 맛보는 거다.

결코 그 쾌락지옥(快樂地獄)에 몸을 바칠 수 없다.

쾌락에 빠지고 싶어도 빠질 수가 없다.

그런 괴로움이라고도 기쁨이라고도 생각되지 않는 세계에서, 번민하는 자태를 나에게 보여줌으로써, 너의 죄는 사해진다.

무엇보다, 그 죄가 언제 사해질지는, 나도 모르지만.

「우아·……」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강화했을 뿐이지만, 너무 강력한 이미지를 주었으므로, 아카네에게 상당한 부담이 가중된 것 같다.

그럼……

우선 지금은 이것으로 좋다.

다음은……

그 체내에 잠복하고 있는 폭탄(爆彈)을 처리하지 않으면.

나는, 창 밖으로부터 돌리고 있는 실을, 일단 아카네에게서 떼어내, 수중에 회수한다.

할 수 있으면 그 아카네의 감각간섭의 능력을, 강탈하고 싶지만.

만약, 나와 같다면, 보석의 결정으로 실의 힘은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꺼내지?

방금전에 한 것처럼, 아카네가 혐오하는 행위에『실의 능력을 체내에 가지는 것』이라는 것도 추가해볼까?

아카네는 나에게 실의 능력을 돌려주라고 말했다.

즉 이 실은, 나는 그 방식을 모르지만, 자유롭게 떼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를 주면, 아카네는 그 혐오감에 미처 참지 못하고, 스스로 실의 능력을 토해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헛다리라면?

만약, 자신의 의사로 실의 힘을 꺼낼 수 없다면?

아카네는 내가 준 이미지로부터 오는 혐오감으로 거절반응을 일으켜, 최악의 경우 미치고 망가질지도 모른다.

조금 위험한 내기인 것이다.

무언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나는, 무언가 힌트가 되는 것이 없을까, 내가 이 보라색 실을 취했을 때의 과거를 회상했다.

그 때는, 내가 전혀 의식하고 있지 않았는데, 실이 마음대로 나에게 파고들었지……

거기서 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잠깐, 실이 침입했을 때의 일을 생각해내는, 건가.

나는 히죽 웃으며, 아카네를 응시했다.

아카네는 변함없이, 양손으로 가슴팍을 가린 채로, 나를 마주 응시하고 있었다.

「자아 아카네, 그러면 내가, 너의 안에 있는 이물(異物)의 적출수술(摘出手術)을 해주지」

「무, 무엇을 할 생각이야 」

아카네는 그 자세인 채 뒤로 물러난다.

「걱정되나, 뭐 네가 나와 같은 느낌으로 실을 얻을 때 고통스러웠다면, 조금은 괴로운 사태에 직면할지도 모르지만」

아카네의 낯빛이 새파래진다.

「그렇게 무섭나, 하지만 이것이 제일 안전한 방법이다」

보라색의 실이 빛을 발한다.

나는 다시 아카네에게 실을 박았다.

「욱……」

그렇게해서 나는, 아카네 안에 존재하는, 어느 기억을 끌어낸다.

그래, 아카네가 그 실의 힘을 취했을 때의 기억을.

「그, 그만둬어……」

나는, 아카네에게, 그 때의 일을 선명히 떠올리게 했다, 그 때 맛본, 공포(恐怖), 괴로움(苦しみ), 감정(感情) 그렇게 아우르는 것들을 모두, 무엇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명확하게.

「아」

아카네의 신체가 크게 경련한다.

「싫어어, 들어오지 말아, 아파!」

아카네는 그렇게 외치면서 자신의 오른팔을 끌어안았다.

강렬한 기억의 재생으로 의해, 아카네는 그것이 일어났을 때의 현상을, 지금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다.

「아앗, 누군가 도와줘」

아카네는 오른쪽 어깨를 왼손으로 잡는다.

아무래도, 아카네도 나와 같이, 팔로부터 침입한 실이, 뇌로 향해 돌진했던 것 같다.

「무서워, 싫어어 」

아카네의 실은, 나의 실과 달리, 붙잡을 수가 없다.

어느 정도 저항할 방법이 있던 나의 경우보다, 그 공포는 더욱 심했을지도 모른다.

「아아」

아카네는 머리를 움켜쥔다, 그리고 푹 쓰러져 버렸다.

아무래도, 실을 취했을 때의 일을, 모두 생각해낸 것 같다.

그러면……지금부터가 본게임이다.

나는, 그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상기(想起)시켰다, 그 이미지가 육체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그리고 나는, 거기까지 떠올리게 한 기억을―――

단번에 역재생(逆再生)시켰다.

「아아앗」

아카네의 신체가 부들부들 떨린다.

그리고, 왼손으로 오른 팔을 내리눌렀다.

「아, 아, 아」

아카네의 오른 팔이 바들바들 떨린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자연스레 아카네의 오른손이 펼쳐진다.

「시, 싫어!」

다음 순간, 아카네의 오른쪽 손바닥이, 붉은 섬광을 추방했다.

「아아아아앗」

그리고, 아카네의 절규와 공명하며, 그 진홍의 광채를 휘날리는 붉은 실이 굉장한 기세로, 아카네의 오른쪽 손바닥으로부터 뛰쳐나왔다.

아카네의 수장(手掌)으로부터 뛰쳐나온 붉은 실은, 복도에 어지러이 난무(亂舞)한다.

그리고, 그 때, 나의 눈앞에서 춤추고 있던, 보라색의 실과 함께, 붉은 실은 겹겹이 겹치면서 떠돌기 시작했다.

석양도 가라앉아, 형광등의 빛이 메인이 되고 있던 이 복도에, 환상적인 붉은 빛의 바다가 펼쳐진다.

「아아」

아카네의 신체가 놀랍도록 떨린다.

아무래도 모든 실을 토해낸 것 같다.

실은 그대로 공중을 감돈다.

붉은 실은, 예전의, 보라색 실보다 약간 빠른 스피드로 공중을 감돌고 있다.

그런데, 이후에 이걸 어떻게 하지? 결정화(結晶化)가 되지는 않나?

나는,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그 상황을 바라본다.

아카네는, 실을 토해낸 피로 때문인지, 아니면 정신적인 쇼크 때문인지, 녹초가 되어 쓰러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 ?」

돌연 붉은 실이, 나의 보라색의 실에 결합되기 시작한 것이다.

보라색의 실도,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움직여서, 저절로 아카네의 이마에서 빠져나와 붉은 실과 얽혀, 마치 DNA의 염기배열과 같은 나선을 그렸다.

「앗」

그리고, 그대로, 붉은 실은, 나로 향해, 보라색의 실을 방출하고 있는 오른손 중지에 돌입해왔다.

큭, 충격이 덥쳐온다.

붉은 실은, 그 때와 완전히 같이, 오른팔의 내부를 침략해, 나의 뇌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나의 신체에 실이 있는 탓인지, 그 때처럼 온 신경을 불태우는 것 같은 고통은 없었다.

「하하, 아카네, 이 녀석은 너보다 내가, 주인으로 적격하다고 생각한 것 같구나」

그 모습을 지켜 본 아카네의 눈망울로부터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긴장의 실이 끊어졌는지,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이윽고 실이 나의 뇌에까지 도달했다.

전신을, 격렬하게 뒤흔드는 것 같은 충격이 치달렸다.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그에 부합할 만큼의 힘이, 신체의 밑바닥으로부터 끓어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더욱, 내 스스로는 의식하고 있지 않는데, 붉은 실의 사용법이 차례차례 머리에 떠올랐다.

붉은 벽을 형성하는 방법이나, 사람의 감각의 조종하는 방법까지.

나는, 쿵하며 등을 복도의 벽에 몸을 맡긴다.

그리고 그대로 질질 미끄러지며, 마루에 버티고 앉았다.

「하하하」

무심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지금, 나의 신체는, 더 이상 없을 정도의 충실감에 차오르고 있다.

나는 아카네를 바라본다.

아카네는 나의 반대측에서, 나와 같은 모습으로, 벽에 기대 정신을 잃고 있었다.

나는, 벽에 손을 기대면서 일어선다, 그리고, 아직 불안한 발걸음으로, 아카네를 향해 걸어갔다.

나는 아카네의 곁에 주저앉고선, 아카네의 턱에 손을 뻗어, 얼굴을 들어올렸다.

「응……」

괴로움에의 번민(煩悶)으로, 정신을 잃고 있는 그 가련한 자태는, 가슴이 저릴만큼 도착미(倒錯美)를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그런 악세사리가 필요없을 정도로, 원판이 뛰어나지만.

자아 그러면, 이라고 중얼거리며, 일어섰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휴대폰를 꺼냈다.

아무리 주위에 사람이 없다지만, 아카네와 시끄럽게 소란을 피웠다, 여기에서는 길게 머무르지 않는 편이 좋다.

나는, 휴대폰의 주소록에서 케이코의 번호를 찾아내, 전화를 걸었다.

확실히 그 녀석은, 자가용으로 이 학교에 출퇴근하고 있었다, 그것을 이용해주자.

시간적으로 봐도, 케이코가 아직 이 교내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높다.

휴대폰에서 호출음이 울리자, 케이코가 나온다.

역시 케이코는 아직 이 교내에 남아있다, 나는 언제라도 여기를 차로 빠져 나갈 수 있게 준비해 두도록 명령하고 나서, 이 녀석을 옮기는 심부름을 시키기 위해서 케이코를 이 장소에 호출하기로 했다.

의식불명(意識不明)의 아카네를, 나 혼자서 차까지 옮긴다면,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케이코의 교사라고 하는 직책을 이용해준다.

잠시후, 계단을 달려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틀림없이 케이코일 것이다, 아무래도 기특하게 뛰어오고 있는 것 같다.

완벽하게 길들여진 노예다.

나는 아카네을 내려다본다.

아카네, 그러면 지금부터, 너를, 너에게 있어 천국(天國)과 지옥(地獄)의 가림길이 될 나의 집에 정중히 초대해주지.

아카네는 아직도, 괴로운 듯한 표정으로 정신을 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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