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달빛에 비춰지며 떠오르는 하얀연기.
아스라이 감도는 오일의 냄새.
나무에 머문 맹금류가, 흥미로운 듯 그 사태를 주시한다.
남자에게서 끙끙거리는 신음성이 났다.
남자는 아스팔트에 달라붙은 얼굴을 열심히 들어올리려 한다.
운전석에서부터 신체가 반동강 나 내던져진 남자의 눈에 비치는 것은, 자신의 하반신을 뭉개고 있는 자동차의 잔해와 아득한 상공으로 찢겨진 가드레일이었다.
엔진오일 투성이가 되어 있던 남자의 백의는, 이윽고 자신의 피(血)로 물들어간다.
오일이 흐르고, 가솔린이 흐르는 가운데, 남자의 눈앞에서는 부서진 전기계통의 기기(機器)가 불꽃을 올리고 있다.
분하다!
지금부터,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을……
남자는 이를 악물며, 품에 있는 것을 꺼냈다.
그것은 돌(石)이었다.
보라색의 그것은, 직경 약 4, 5센치의 타원형에, 루비와 같은 광채를 빛내고 있었다.
남자는 그것을 꽉 쥔다.
―――누군가의 손에 넘겨질거라면 차라리
남자는 혼신이 힘을 집중하고 그 돌을, 눈앞의, 가드레일 저편으로 펼쳐진 벼랑에 던져버렸다.
돌은 포물선을 그리며, 벼랑으로 낙하한다.
컁, 이라고 하는 금속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돌은 벼랑의 곳곳에 부딪치면서 구르고 굴려서 떨어져 갔다.
맹금류가 그 자리를 단념한 듯 나무로부터 날아오른다.
그리고, 거기에 뒤따르듯이, 폭발음이 고개의 첩첩산중에 메아리쳤다………
집의 공기에 온기가 없다, 내가 나오면 이 집은 황량한 무인도가 된다.
나는『미카게』라고 쓰여진 맨션의 문을 닫아 열쇠를 잠근다.
아버지는 미국에, 어머니도 그곳에 따라갔다.
꼬마 무렵부터 묘하게 어른스러워서인가, 부모님은 특별히 신경쓸 것도 없다는 듯 나를 일본에 남겨두고 갔다.
겨울의 추위가 가슴에 사무치는 것 같은 센티멘탈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아, 혼자서 청소하기에는 너무 넓은데, 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려고 했지만 곧 단념했다, 2대 있는 엘리베이터는 양쪽 모두 최하층에 멈춰있어, 이 상황이라면 계단을 내려가는 편이 빠르다.
나는 학생가방을 어깨에 메고, 블레이저 코트를 여미며 맨션의 5층에서 계단을 단번에 뛰어내려왔다.
본명은『미카게 히로키』
도내의 고교에 다닌며, 약간 우수한 부류에 들어가겠지만, 결국엔 보통 고교생.
그래, 그것이, 타인이 생각하고 있는 나의 프로필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기자신에 대해 깨닫고 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마음속의 어둠(闇).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것은, 타인의 그것보다 더 음침하고, 더 어둡다는 걸.
고교생의 평균신장보다 약간 더 건장한 신체가 경쾌하게 뛰어 지상층까지 내려왔지만, 이 정도로 숨찬 기색은 없다.
지금의 생활 그 자체에 불만은 없다.
그저 무감각하게 지내는, 매우 보통의 학창생활을, 다만 흐르는 대로 보내고 있을 뿐이다.
최근, 그 무기력한 사고 탓인지, 마음속 칠흑의 어둠을 억누를 수 없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때때로 충동적인 행동에 휩싸이는 일도 있다.
다행히 폭팔 그 일보 직전에서 간신히 멈추고는 있지만………
나는 우체통에 아무것도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면서, 학교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통학시간은 도보로 약 20분 정도다.
내가 다니는 길은 학교에 다니는 많은 인간들이 사용하는 길이다.
그러나 나 이외에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학생은 없다.
내가 타인과의 접촉을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이 다니는 것보다도 빨리 등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나는 학교에서는 우등생과 같은 일면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것은 거짓의 가면이다.
할 수 있다면 자신을 속이는 시간은 짧은 편이 좋다, 자신을 속이면 속일수록 마음은 피곤하다고나 할까.
그런, 거짓의 가면을 쓸 필요가 없는 지금 상태로…… 그렇게 나는 생각한다.
무엇인가 나의 욕망을 채울 것은 없는가……
나의 마음속 어둠을 만족시키는 일은 없는 것일까……
그리고,
그런 나의 사고가 그것을 요구했을까,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나를 요구했을까―――
나는 이 때, 무의식 중에, 평상시라면 취하지 않는 행동을 취했다.
이렇게 말해도 그렇게 과장된 일은 아닌, 다만 언제나 길의 좌측을 걷고 있던 것을, 우측으로 바꾸었을 뿐이다.
그러나, 언제나 좌측을 걷는 것은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길은 강의 양측면에 만들어져 있지만, 강이라고 말해도 시궁창이라고 하는 표현이 올바를 강이기 때문에, 이 길을 걸을 때는 언제나 강의 반대측이라고 하는 것이 이 길을 사용하는 사람의 상식이었다.
왜 그런 행동을 취한 것일까,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 때의 나를 향해, 무엇인가 한줄기 빛이 발한 것은 확실했다.
……뭐지?
나는 빛이 온 방향을 바라본다.
강을 가로지르는 10m정도의 다리, 그것을 지탱하는 지주의 대안측.
거기에, 무엇인가 보라색을 빛내는 것이 걸려 있었다.
평상시엔, 그 정도의 물건이라면 무시하지만, 그 빛남이 너무 선명하여 나는 마치 매료된 듯, 그 빛의 출처로 걸어갔다.
나는 다리의 대안측에 건너가, 다리의 철골을 붙잡으며 수면 근처까지 내려간다.
어떤 운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움직임은 자신있는 편이다.
본래 이 강은, 적당한 넓이는 있지만, 깊이는 거의 없다.
그 때문인지 강에는 다양한 쓰레기―――비닐봉투나 공기가 빠진 볼, 부서진 자전거따위가 흘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 떠돌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쓰레기들을 디딤돌로 해, 목적의 장소까지 접근했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것이 발하는 빛은 강하고, 선명해졌다.
눈여겨 보면, 그것은, 어디에선가 떨어졌을 것이나 나뭇가지에 걸려 그 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매혹적인 보라색의 빛깔을 발하는 돌.
나는 그것을 줍는다.
가만히 손대자, 일순간 빛이 강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볍게 털어 곧 바로 그것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 다시 철골을 잡아, 다리를 올라갔다.
나는 근처의 공원으로 달렸다.
공원에 도착하자 수도를 찾아, 주머니로부터 돌을 꺼내 그것을 씻었다.
공원에 사람이 있으면 보기 좋은 관경은 아닐거라 생각했지만, 과연 이 등교시간에 아이들이 놀고 있을리도 없고, 또 부랑자의 모습도 보이질 않아, 이 공원에 있는 것은 나 혼자였다.
돌을 물들였던 더러움이 사라질수록, 그 광채는 한층 더 늘어난다.
나는 그 돌을 태양에 가렸다.
직경이 5센치는 될것 같은 보라색의 광석.
보라색에 물든 태양광은, 신비롭기도 재앙를 부를 것처럼도 보였다.
상처 1개 없는 그 표면의 매끄러움과 투명감은, 결코 흔히 있는 금속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초엔 유리구슬일까하고 의심했지만, 분명히 중량이 다르다, 그리고 표면온도도 플라스틱과 같은 수지류와도 다른 것이었다.
혹시 이것은 상당한 값어치의 보물(寶物)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직감했다.
이것을 돈으로 바꾸면………
물론 지금의 생활이 돈으로부터 부자유스런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으로부터 송금은 충분히 되고 있다.
그러나……만약 보통학생으로선 손에 넣을 수 없는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지금의 싫증에 젖은 생활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마음에 깃들인 어둠을 채울 수 있는 사건이 생길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의식해 비추고 있던 돌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그 때였다.
「우와아앗!」
나는 무심코 큰 소리를 냈다.
지금까지 다만 차가울 뿐이었던 돌이, 돌연 열을 가졌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새빨갛게 달아오른 철의 덩어리를 잡고 있는 것 같은 감각이었다.
나는 무심코 돌에서 손을 떼었다.
가벼운 소리를 내며 지면에 떨어지는 돌.
그리고, 그 지면에 떨어진 돌을 보며, 나는 오싹했다.
돌이, 태양의 반사광과는 이질적인, 보라색의 오오라와 같은 빛을 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빛의 오오라는 천천히 돌의 주위를 감돈다.
나는 그 광경의 이상함에, 무심코 도망치려고 했다, 바로 그 때
돌연 돌에서 피식이라고 하는 소리가 났다고 생각한 그 때, 돌이 마치 야구의 경구(硬球)와 같은, 실을 뽑을 수 있는 덩어리처럼, 가느다란 섬유의 집합체로 돌변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빛과 함께 반응했다.
보라색의 빛나는 실이, 겹겹이 차례차례 겹쳐져 공중을 감돌았다.
나는 도망치는 것도 잊고 무심코, 그 태양광까지 거두어 들이고 난반사한 그 아름다움을,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
나는 숨을 들이마시는 그 고동이 전해질만큼 그것에 다가갔다.
보라빛의 실이 요동치고 있다.
「네가 나를 불렀는가―――? 」
내가 무심코 그것들의 빛의 다발에 손을 댄, 바로 그 순간―――
지금까지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버드나무가지와 같았던 실, 그 중의 한 개가, 뱀이 대가리를 들어 춤추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에, 돌연 맹스피드로 나에게 돌진해왔다.
「!」
나는 반사적으로 그 실로 향해 뻗어 있던 손을 거둬 방어자세를 취했다.
「큭」
그러나, 실은 그런것에 상관없다는 듯, 계속 돌진해 그대로 나의 오른쪽의 손바닥에 꽂혔다.
「우왓」
그리고 다음에 나를 덮친 감각이 전신에 소름 끼치게 했다, 실이 나의 손바닥에 꽂힌 후에도 진행을 멈추지 않고, 나의 체내로 돌진해왔던 것이다.
「―――――!」
그리고 다음 순간, 소리도 만족하게 낼 수 없을 만큼의 격통이 나를 덮쳤다.
마치 돌진해 오는 실이 나의 팔의 신경 그 모든 것을 불태우는 것 같은 그런 감각.
나는, 그 순간 비어 있던 왼손으로 실을 잡아 이끌었다.
그러나, 그 실의 가늘음과 강도 때문인지, 반대로 나의 왼손이 찢어졌다.
선혈이 방울져 떨어진다.
「…」
실은, 그 사이에도 자꾸자꾸 팔을 따라 침입해서, 격통이 더욱 더 격렬해진다.
그리고, 그 실이, 팔을 넘어 어깨를 넘어 목까지 왔을 때 나는 오싹했다.
『이 실은 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어떻게든 실을 뽑지 않으면, 이라고 생각한 나는 근처를 둘러본다, 방금전 돌을 씻은 수도가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 수도가에 실을 2, 3회 감고, 반대측을 다리로 밟아, 수도가에 실을 감은 채로 신체를 힘껏 뒤로 당겼다.
실이 팽팽히 당겨졌다.
그러나, 실은 멈추는 기색없이, 전혀 저항도 없다는 듯이 그대로, 변함없는 스피드로 나의 체내를 돌진한다.
나의 필사의 저항을 뒷전으로, 뺨의 근처까지 실이 온 것을 느꼈을 때일까, 피식이라고 하는 소리가 울리며, 그와 함께 와르르 무엇인가 큰 돌과 같은 구조물이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것과 동시에 나는 크게 뒤로 넘어졌다.
무려 실이 콘크리트의 수도가를 절단했던 것이다.
푸악, 격렬한 소리와 함께 물이 분수처럼 높게 치솟아, 위로부터 떨어지며 지면을 가로질러 나의 전신에 쏟아진다.
그런 와중에 나는 실이 자신의 뇌에 도달한 것을 실감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뜨겁다!
………이 뜨거움은 도대체 무엇일까?
전신을 불타는 것 같은 뜨거움에 싸여 있다.
나는, 스스로의 신체가 발하고 있는 심상치 않는 뜨거움과 그것을 식히듯이 쏟아지고 있는 물방울의 사이로 눈을 떴다.
몽롱해진 의식 가운데 신체를 일으킨다.
그것은 꿈이었는가?
순간 그렇게 생각한다, 저런 일이 현실에 일어날만한 이유가 없다.
그러나 나의 신체에,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 파괴된 수도가로부터 분출하는 물줄기와 나의 왼손에 실이 가로지른 열상(裂傷)이, 방금전의 일이 꿈은 아니었음을 웅변하고 있다.
살짝 시계를 보니, 내가 정신을 잃고 있던 것은 30분 정도였던 것 같다.
………학교에 가지 않으면
나는 곧바로 걸을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그렇게 생각해 학교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놀랄만한 일로, 방울져 떨어질 만큼 젖어 있던 제복(制服)이, 학교에 간신히 도착할 때까지의 불과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말라 버릴만큼, 그만큼의 열을 나의 신체는 발산하고 있던 것 같다.
그 열도, 지금은 이제, 다만 열정적인, 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레벨로 안정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그것에 상응하듯, 격렬한 두통이 나를 덮쳐 왔다.
나는 그런 머리를 누르면서 주위를 보았다.
지금, 나는 교실에 있다.
정확히 3교시가 끝나, 지금은 쉬는 시간이다.
나는 머리의 아픔에 참기 힘들어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평상시,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여러명이 나의 컨디션을 신경써, 걱정하듯 상태를 물어왔지만, 나는 그때마다 애매한 대답을 해, 신경쓰이지 않게 해달라며 쫓아버렸다.
그렇게 해서 나는 홀로 생각했다, 그 돌……실(糸)이라고 하는 편이 올바를까, 그것의 정체를 해명하게 위해.
나는 실이 꽂힌 오른쪽의 손바닥을 본다.
거기에는 상처의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
물론 체내에 실이 남아 있는 감각도, 그 신경을 다 불태울 것 같은 아픔도 없다.
하지만 욱신욱신 머리가 아파, 사고를 이어갈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때, 나에게 시비를 걸듯, 공격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바보 같은 웃음이 나의 고막을 꿰뚫었다.
나의 왼쪽옆의 자리에 앉는 여자아이가, 거기에 모인 그 친구들과 떠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얼굴을 새까맣게 태운, 아첨해도 품질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무리다.
아무래도 여자애들은 연예인의 스캔들 따위로 떠들고 있는 것 같다.
보통 상태에서조차 듣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질 것 같은 회화가, 소음이 두통을 더욱 심하게 몰아부쳤다.
게다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외의 2명이, 내쪽을 향하고 있어 온전히 그 소음이 내쪽으로 전달된다.
―――지잉
여자애들의 대화는 더욱 히트업한다.
―――입닥쳐라
나의 두통은 멈추지 않으며, 여자애들의 대화는, 나 이외의 평상시대로 행동하고 있는 인간들마저 의아스러운 얼굴을 할 만큼 커져간다.
―――입닥치지 않는다면
『지잉지잉지잉』
금속음이 나의 머릿속에 메아리쳐 울린다.
그리고 그 소리는, 두통도 잊을 정도의 큰 소리로 증폭된다.
『내가 입닥치게 해준다!』
그 순간이었다.
무엇인가, 머릿속에서 스윗치가 바뀌었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눈에 보이는 것, 모든 것이 보라색의 얇은 베일에 휩싸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교실의 모든 것이 보라색에 물든다.
책상도, 의자도, 칠판도, 인간도, 창 너머의 푸르른 하늘까지.
나는 무심코 신체를 일으켰다.
내 자신에게 일어난 이상한 감각이, 나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이다.
……뭐야…이것은?
보라색의 세계, 그것은 이상(異像)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풍경이였다
나는 어떻게든 냉정해질려고 노력했다.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이 세계를 한번 더 자세히 관찰해 보았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모든 것이 보라색에 물들어 있지만, 유심히 관찰해 보자, 인간에게만, 마치 바늘의 구멍과 같은, 아주 자그만한, 보라색에 물들지 않는 장소가 있었다.
그 수는 한 사람에 1개소, 장소는 거의 이마의 중심이었다.
여자들을 둘러보니, 여자들도 예외없이, 이마의 근처에 보라색에 물들지 않은 포인트가 있었다.
나는, 그 중에 한가운데의, 특히 시끄럽다고 생각한 여자애에게 의식을 집중한다.
그리고, 그 때였다.
『 ! 』
다음에 일어난 돌발사태가, 약간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하기 시작한 나의 사고를 재차 혼란(混亂)시켰다.
그 보라색의 세계에서…나의 눈앞에 저, 나를 괴롭힌 보라색으로 빛나는 실의 한줄기가, 요동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때의 공포가 떠올라, 반사적으로 신체를 움추렸다.
그러나, 그 실은 마치 나의 움직임에 동조하듯, 내쪽으로 움직여 왔다.
이것은―――
나는 한번 더 냉정하게 실을 바라본다, 특히 그 실의 출처(出所)를.
무려 그 실은, 나의 오른손, 중지로부터, 마치 식물(植物)이 성장한 것처럼 뻗어나와, 위로 향해 솟아오르고 있었다.
『욱신욱신』
다시 두통이 나를 덮쳤다.
나의 의식이 또 다시 뿌옇게 흐려진다.
시야가 좁아진다.
나의 눈에 비치는 것은, 요동치는 보라색의 실과 여자애의 이마의…마치 레이저 사이트에 조사(照射)된 것처럼 선명하게 떠오르는 보라색에 물들지 않은 포인트였다.
분명하지 않는 의식 가운데 그것이 하나로 연결된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의 중지로부터 빠져나와 있는 실이, 피잉이라는 소리를 내며, 고속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완만한 커브를 그리며, 여자애 이마의 포인트를 관통했다.
여자애의 몸이 일순간 흔들리며 그녀들의 대화가 정지한다.
그것과 동시에 나의 시야가 개이며, 보라색의 베일은 없어져 모든 것은 이전대로가 되었다.
그래, 나의 손가락 끝과 여자애의 이마가 보라색의 실로 연결되어 있는 것 이외에는.
「아아―, 미키 왜 그래?」
돌연 대화를 정지한 여자애가 이상했는지 3명 중 하나가 얘기했다.
「에…? 응, 별로 아무것도 아냐, 한순간 현기증이 났을 뿐…」
「현기증이라니, 너 그렇게 섬세했니―?」
「꺄하하하하」
변함없이 여자애들은 대화를 계속한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그런 일에는 흥미없다.
나는 실을 왼손으로 만져본다.
연결된 채로의 보라색의 실, 아무래도 이 실은 나만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나는 생각했다.
여기까지는, 분명히 말해 거의 무의식중에 일이 진행되었다, 지금부터 나는 무엇을 하면 되지?
나는 마음속으로 강하게 중얼거린다.
「이것은 도대체 뭐야」
그리고, 그것과 분명히 동시였다.
「어? 뭐가『이것은 도대체 뭐야』야?」
―――!?
「어, 뭐―?」
「아니, 지금 누군가 말하지 않았어?『뭐야』라고」
「말하지 않았어―, 너두 참 노망난거 아니야―?」
「아하하―, 맞아맞아, 이 애의 머리는 최초부터 노망들었잖아」
「앗핫하, 그래그래」
「잠깐―, 무슨 그런 심한 말을―, 정말로 들렸다니까―」
나는, 실을 한번 더 보았다.
실은 방금전보다 약간 더 빛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 마음의 소리가 전해졌어?
여자애를 보니, 여자애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또 다시 까탈스런 대화를 시작했다.
나는 팔꿈치를 책상에 꾀어, 그것을 버팀목으로 해서 손가락 끝을 여자애쪽으로 천천히 향했다.
……이번에는…좀 더 의식을 집중해서…강하게…
실이 보라색 휘광을 늘려간다.
「입닥쳐! 」
「꺄아아아아아」
돌연 여자애가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아 버렸다.
갑작스런 비명에 나머지 여자애들이 걱정하며, 말을 건다
「응, 괜찮아 미키」
「조…조금」
머리를 움켜 쥔 여자애는 당장 울어버릴 것 같다.
「소리가…, 목소리가 들려…」
「목소리?」
「대단히 큰 소리로『입닥쳐』라고…흐흑」
2명의 여자애가 어리둥절하며
「우리들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데?」
「흐흑 들린다말야!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큰 소리가!」
나는 더욱 큰 소리를 보내버린다.
「입닥치라고 말했잖아!」
「이야아아아앗」
마침내 여자애는 울기 시작했다
나머지의 2명이 울기 시작한 여자애를 달래려고 애썼지만, 잘되지않는 것 같다.
교실안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여기까지, 라고 생각하고 실을 뽑아 내려하자, 실은 내가 마음에 그린대로 움직였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여자애를 보며, 남은 2명은 어쩔 수 없이, 울고 있는 여자애를 교실의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책상 위에 엎드렸다.
이상하게도, 전신에 피로감은 있지만, 그 심한 두통이나, 머릿속을 울리는 금속음 등은 일절 없어지고 있었다.
나는 얼굴을 오른쪽으로 향하곤, 오른손의 중지를 조금 들어 의식을 집중하자, 실의 첨단(先端)이 뛰쳐나왔다.
실은 의식을 강하게 하고 있지 않은 지금, 방금전보다 약간 광채를 잃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이것이 나의 마음의 소리를 상대방에게 전하는 건가?
그리고……그것 밖에 할 수 없는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나의 마음의 소리가 상대방에게 전해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래, 예를 들어 반대로 상대방의 마음의 소리가 나에게 흘러 오는 것 같은 일은, 일절 없었다.
만약, 이것에 의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일이 타인에게 전해지는 것 만이 아니고, 상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다면, 그것은 협박의 재료라도 되겠지만……
「이래서야 일방통행(片道通行)의 실전화(絲電話)밖에 안되잖아…」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얼굴을 되돌려 엎드린다.
확실히 지금같이 사용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정신적 데미지를 줄 수는 있겠지만……
스케일에 맞게, 좀 더 대단한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했는데……뭐, 적당히 용도를 찾아내, 스트레스 해소의 도구로 쓸까.
나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보통, 용도는 어떻든, 이런 능력을 몸에 지니면, 이것저것 여러가지 시험해볼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이 실이, 나의 체내에 들어왔을 때의 그 고통이, 이 실에 대해서 혐오감을 자아내고 있는지, 그러한 기분이 전혀 들지않는다.
이윽고, 교실의 웅성거림이 잦아들고 수업종이 울린다.
4교시 수업개시를 알리는 차임이다.
차임이 다 울리는 것과 동시에 교사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4교시는 세계사다.
보통 세계사의 교원이라고 하면, 고전과 대등해, 나이를 먹은 정년직전의 노교사, 라고 하는 것이 시세지만, 우리학교는 달랐다
교단에 젊은 여자가 선다
타치바나 케이코(橘 景子), 대학을 졸업하고, 아직 2년째의 젊은 여교사다.
신장은, 별로 크진 않지만, 날씬하고 잘 빠진 다리에, D컵은 확실히 넘을 듯한 풍만한 가슴.
그리고 또한 어깨의 근처에서 가볍게 커트한 세미 롱의 흑발과 둥근 테두리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온화한 눈망울은, 그 동안(童顔)과 어울려 청순한 분위기를 연출해, 글래머한 육체와의 그 언밸런스함이 정말 말할 수 없는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또, 말투 또한,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탓인지,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어서, 남자는 물론, 여자에게도 비상한 인기를 끌고 있는 명물교사(名物敎師)다.
나 자신도, 이런 여자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하고 생각한 적도 있다.
클래스 위원장의 호령에 의해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이 시작되어 출석을 다 부르자, 타치바나 선생님은 출석부와 함께 가져온 종이다발을, 교탁 위에 떨어뜨렸다.
「그럼, 지금부터는…♡」
타치바나 선생님은 조금 심술궂은 얼굴을 하고 교실안을 둘러 본다.
「여러분의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불시(不時) 소테스트(小テスト)을 하겠어요」
교실안에 야유하는 소리가 넘쳐난다.
「네네네」
짝짝, 타치바나 선생님은 손뼉을 쳤다.
「여러 가지 말하고 싶은 것도 있겠지만, 이미 결정된 사실이예요」
톡톡, 교탁 위에서 소테스트의 다발을 맞추는 타치바나 선생님.
칫……
나는 마음속에서 혀를 찬다.
평상시라면, 테스트로 지루한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는만큼 환영하겠지만, 지금은 아침부터의 사건으로 몸이 불편해, 오직 기억력으로 승부하는 세계사의 테스트에 좋은 점수를 얻을 자신이 없다.
…그리고 이 이상한 능력 또한.
나는 자신의 오른손을 본다.
……잠깐만.
이 힘으로 테스트를 그만두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 또 방금전과 같이 시야를 보라색으로 바꿀 수 있을지 없을지 시험해 보았다.
머릿속에서 스윗치를 누른다.
요령을 깨달아, 스윗치 온이라고 하는 것보다 라이터등을『발화』하는 편이 이미지에 맞는다.
나의 눈앞의 경치가 순식간에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보라색의 세계에서 나는 타치바나 선생님에게 의식을 집중한다.
실을 박는 포인트가 재빠르게 떠오른다, 그 과정은 분명 방금전보다 빠르다.
나는 책상아래에서 살그머니 손가락 끝을 타치바나 선생님 쪽에 향했다.
그리고 손가락 끝에 의식을 집중해, 타치바나 선생님에게 실을 발사했다.
「가랏」
슈우, 소리를 내며 실은 지면에 아슬아슬하게, 내 앞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나가며 돌진한다.
그리고 교탁의 직전에서 상승하여 공중에서 커브를 그리며, 그대로 타치바나 선생님의 포인트를 꿰뚫었다.
「…」
타치바나 선생님은 조금 비틀거렸다.
나는 일말의 틈새도 없이 말을 보낸다.
「테스트를 멈춰! 」
그것을 들은 타치바나 선생님은 갑자기 얼굴을 고조시켰다.
「누구입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타치바나 선생님이 탕! 교탁을 두드린다.
「좋게 말할 때 멈춰!」
「적당히 해주세요, 누구입니까!」
클래스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방금전의, 클래스의 여자의 사건이 있던 탓인지, 반응이 빠르다.
「누가 뭐라고 말하든지 테스트는 실시합니다, 이것은 결정사항입니다」
타치바나 선생님은, 마치 토라진 것처럼, 소테스트의 종이를 각 열 마다의 인원수대로 나누기 시작했다.
……역시 안되는가.
나는 실망에 고개를 푹 숙이며, 그대로 책상에 엎드린다.
주위에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소리를 전한다―――인가.
나는 생각했다, 차라리 그 정도라면 상호교류 가능한 휴대폰 쪽이 훨씬 좋겠다, 그것 또한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고 소리를 전할수 있잖아.
이것은 이것대로, 그 나름대로 유효한 사용법도 있겠지만…내가 바라고 있던 것은 이런 일이 아닌바에야, 분명히 말해 무의미(無意味)하다.
타치바나 선생님이 각 열의 선두의 학생을 호출한다.
……무의미한가…무의미하다고 말하면 테스트라고 하는 것도 무의미해…
……다만 정해졌던 시기에, 어느 정도 정보량을 담을 수 있을까만의 확인이 아닌가.
……그런 후에 어느 정도 지식이 남는 거냐.
……테스트는 무의미함…….
그리고―――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그렇구나, 테스트는 무의미하구나」
타치바나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신체를 일으켰다.
거기에 이어서 교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타치바나 선생님은 계속한다.
「중요한 것은 테스트때만 지식을 담는 것이 아니지요」
―――이것은!
「중요한 것은, 그 후에도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을 몸에 각인시키는 것이군요」
그렇게 말해 타치바나 선생님은 나눠주려고 한 테스트 용지를 회수한다.
클래스의 웅성거림은, 기쁨, 이라고 하는 것보다 당황스러움에 가깝다.
그 때 나는, 타치바나 선생님에게 연결하고 있던 실을, 떼어내는 것을 잊고 있던 일을 알아차렸다.
……나의…테스트에 대한 이미지가 전해졌어?
아니, 그렇지 않아, 비록 이미지가 전해졌으나, 그것은 방금전의『소리』가 단지『사고』로 바뀌었을 뿐이다.
……혹시, 이미지가 전해질 뿐만 아니라, 그 이미지가, 선생님의 이미지를 침식(侵食)했다!
나는 실을 보자, 실은 뿌옇게 흐린 광채를 발하고 있다.
……시험해볼까.
나는 눈감고나서, 한번 더 이미지를 머리에 떠올린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강하게 타치바나 선생님의 이미지를 침식하는 것을 의식해서!
……그렇다, 확실히 테스트는 무의미하다.
「아……」
타치바나 선생님의 움직임이 멈추자, 나는 계속해 이미지를 보냈다.
……하지만, 테스트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그 후에 큰 양식이 될 것이다.
……좋아, 하지만, 지금 여기서 테스트를 하는 것은 멈추자.
……수업의 전반(前半)을 테스트를 위한 자습으로 하고, 마지막에 테스트를 하기로 하자.
나는 눈을 뜬다.
타치바나 선생님에게 연결되어 있는 실은, 내가 보기에도 놀라울 정도의 광채를 빛내고 있었다.
움직임이 멈추었던 타치바나 선생님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탕탕! 교탁을 두드렸다.
「역시 테스트는 합니다」
에엣―, 이라는 불평불만의 소리가 교실에 메아리친다
적당히 해라―, 라고 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다만, 불평이 많은 듯 해서, 30분만, 공부시간을 주겠어요」
―――생각했던 대로다!
그렇다면……이라고 생각해 더욱 이미지를 추가했다.
……이 테스트 용지는 시험전에 보여지면 안되니, 자신은 자습동안 이것을 직원실로 가져다두자.
「그러면, 자습을 개시합니다, 선생님은 직원실로 돌아가 있을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주세요」
타치바나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곤, 테스트 용지를 안고 교실에서 나갔다.
그와 동시에 웅성거리기 시작하는 교실.
자습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안도감인가, 그렇지 않으면 믿을 수 없는 행동을 취한 타치바나 선생님에 대한 의혹의 회화인가.
어쨌든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실을 응시한다, 그리고 웃었다.
지금의 나의 얼굴을, 평상시의 위선의 가면 밖에 모르는 놈이 보면, 악마(惡魔)에게 사로잡혔을지도,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니, 정말로 사로잡혔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정신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는, 보라색의 악마에.
실은 손가락 끝으로부터 술술 뻗어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타치바나 선생님의 이마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나는 일어섰다.
여러명이 나에게 이유를 물어 왔지만, 적당히 맞장구치곤, 타치바나 선생님을 쫓아 교실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