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2화 〉 외전 8화 제인, 관음의 초월자
* * *
음,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하아, 하아……. 모리스니임! 장관니이임!! 너무 좋아요! 하아, 흐으응! 저를 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주세요옷!!”
나는 마법부 장관 사무실 책상에 내 사진을 박은 커다란 액자를 세운 채, 내 의자에 앉아 다리를 쩍 벌린 채로 자위를 하는 비서를 봤을 때.
그것이 오르가즘을 절정으로 느끼는 때라면.
거기에 자신의 관음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둔 방을 활짝 열어놓은 채라면.
그 방에 내 사진이 가득했다는 게 보인다면.
상사로서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을까?
꺼지라고?
아니면 헛기침으로 주위를 환기시킬까?
더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말리는 것도 방법일 것이고.
못 본 척 뒤로 돌아나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 가장 괜찮은 아이디어는 역시.
‘알아차리지 못하게 몰래 나가는 거겠지.’
몰래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는데.
문을 여는 순간, 오르가즘을 느끼던 제인과 눈이 딱 마주쳤다.
“어, 어? 어?”
제인이 다리를 쩍 벌린 채 나를 보았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녀는 벌린 다리를 가리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책상에 놓인 내 사진 때문에 벌어진 다리로 보이는 그녀의 부끄러운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다행이 맞는 건가?
하필이면 그 걸 가린 게 제복을 입은 내 사진이었는걸?
“자, 자, 장관님?”
제인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몇 번이고 나와 액자에 걸어둔 사진을 반복해서 보았다.
현실과 꿈속에서 헤맨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녀는 애액으로 젖어있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아악!”
현실이다. 지독한 현실이었다.
그것을 자각한 제인의 얼굴이.
그 무엇보다 새빨개졌다.
“꺄아아악!”
비명은 한 타임 늦게.
이럴 줄 알았다.
나는 미리 사무실에 침묵마법을 걸어두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소리가 사무실에서 들렸다는 소문이 들렸다간,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테니까.
“자, 진정해라.”
“어, 어떻게 여, 여기에 계세요? 분명 제 눈에는 북방에 계시는 걸로 보였는데…….”
그녀는 지금 혼란 상태였다.
북방 국경선에 있어야 할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그래.
그러겠지.
이건 내 실수였다.
모두의 눈을 속이기 위해 분신 마법으로 북방에 내 분신을 보냈다.
지속시간 일주일짜리 분신.
아마 백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분신이었다.
문제는.
‘제인의 관찰의 눈도 거기에 속을 줄은 몰랐다.’
지금 그녀가 보는 건 내 분신이었다.
“하아, 내가 너무 안일했구나.”
“아, 어……. 으으…….”
내 목소리를 들은 제인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으으…….”
“얼굴을 가리기 전에 다리부터 오므리는 것이 낫지 않겠나?”
“아!”
제인이 황급하게 다리를 오므렸다.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일 거다.
많이 부끄럽겠지.
이럴 때는 아무렇지 않은 척…….
“오랫동안 한 곳에 갇혀있으면 스트레스가 많겠지.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야말로 워라밸을 챙길 수 있는 방법 아니겠는가?”
실패한 걸까.
제인의 얼굴이 더욱 더 빨개졌다.
“나는 부하 직원의 취미에 그리 냉담한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적당한 욕구 분출은…….”
“그, 그만하세요.”
아무래도 역효과인 거 같았다.
“크흠, 오늘은 조금 쉬겠는가? 아무래도 피곤하다보면 이런 일도 생기기 마련이지.”
“초월체는 며칠 자지 않아도 멀쩡하다는 거 아시잖아요.”
그녀는 얼굴을 들지 못했다.
계속 고개를 아래로 박은 채로 내 말에 대꾸했다.
평소에 보이는 그 특유의 활기참이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부끄러움에 가려진 거겠지.
나는 제인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오, 오지 마세요!”
나는 그 말을 무시하고 다가갔다.
이대로 계속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지, 지금은 안 돼요!”
떨리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외쳤지만, 나는 그녀의 바로 옆에 도달할 때까지 발을 멈추지 않았다.
조수로 흠뻑 젖은 내 책상과 의자는 엉망이었다.
심지어 일부 서류에는 그녀의 조수가 튄 흔적이 남아 있었다.
“…….”
제인은 그녀가 만든 참사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일단 씻는 게 좋겠다. 조금은 진정을 하고 얘기를…….”
그때, 제인이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장관님.”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반짝반짝 눈빛이 나를 마주했다.
수치심으로 일그러졌던 얼굴이 부끄러움과 흥분으로 다시 한 번 변했다.
“여, 여기까지 보셨으면서 왜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너는 오랫동안 마탑에만 갇혀 있었기 때문에…….”
“장관님도 아시잖아요. 제가 지금껏 어떻게 지내왔는지. 이렇게 관음하면서 자위했던 건 장관님이 유일해요.”
나를 보는 그녀의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강한 수치심으로 인해 흔들리는 감정에 이성을 잃고 폭주하는 거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저만 부끄러운 꼴 보이게 하지 말아주세요. 장관님도 보여주세요.”
제인은 허둥지둥거리며 팔을 뻗어 내 바지를 쥐었다.
나는 내 바지를 내리려는 제인의 손을 막았다.
“제인.”
“자, 장관님……. 이러지 마세요! 그냥 한 번만 보여주면 되잖아요. 그런 서로 부끄러운 기억이 되고, 저만 부끄럽지 않아도 되니까…….”
“솔직히 말해다오.”
“……뭐를요?”
“언제부터 나를 보며 자위했던 거지?”
“…….”
“알고 있었다. 아홉 번째 서클이 생긴 뒤부터 네가 나를 보며 자위하고 있었다는 걸 계속 봤었다.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겠군.”
“그, 그걸 다 봤다고요? 제, 제가 뭘 했는지?”
제인이 입을 쩍 벌렸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럴 거다.
나도 처음에 보고 믿지 못했으니까.
“그래.”
제인이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간 자신이 한 짓을 떠올렸을 거다.
몰래 나를 관음하는 것을 시작으로, 관음하며 자위를 하는 행위들, 내 이름을 부르고 내게 범해달라며 애걸하는 모습들.
거기다가 자위 중에 내게 전화하는 것까지.
“그, 그럼 그것도 보신 거예요?”
“그래. 전화하는 모습도 봤다.”
“끄윽!”
머리가 아찔해졌는지, 그녀는 입을 꾹 닫았다.
“그러니 솔직하게 말한다면, 네 마음에 보답하겠다. 적어도 내 옆에서 묵묵하게 일해 준 비서는 내가 챙겨줘야지 않겠나?”
“……그 말은…….”
“언제부터 자위를 했던 거지?”
“자위는, 세리아와 처음 밤을 지냈다는 걸 들은 뒤부터였습니다……. 하지만 장관님을 좋아했던 건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였다고요.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었는데,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당황한 그녀는 속사포 랩을 내뱉는 것처럼 말을 뱉어냈다.
“비서에서 쫓아내진 말라고?”
“예……. 염치없는 말이겠지만…….”
“내가 왜 능력 있는 부하를 내 손으로 내쳐야 하는 거지?”
“하지만 저는…….”
“부끄러운 꼴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이유는 너무 약하지 않나 싶군. 그리고 그런 건…….”
나는 윗옷을 벗었다.
“나 역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해결되는 거 아닌가?”
“어멋!”
내가 옷을 벗자, 제인이 눈을 가렸다.
“왜 이럴 때는 보지 않으려고 하는 거지? 봐라. 네가 가장 원하던 내 맨몸을 봐도 좋다.”
“…….”
그 말에 제인이 천천히 눈을 떴다.
몇 번이나 부끄러워하던 그녀는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내 몸을 주저 않고 볼 수 있었다.
“하아, 하악……. 장관님의 가슴…….”
그녀는 마치 이 장면을 평생 소장할 것처럼 눈을 빛냈다.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건가?”
“예?”
“분명 상이라고 했다.”
“……그, 그럼?”
“네가 느꼈던 수치심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내 몸을 만지고 느껴도 좋다.”
꿀꺽.
제인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선명했다.
“그, 그러면 장관님…….”
제인이 몸을 꼬며 나를 보았다.
“저, 저도 덮쳐주세요. 다른 부인들 처럼요.”
“그걸 원하나?”
“예……. 주인님께 안기고 싶어요.”
“그렇게 원한다면.”
나는 제인을 품에 안았다.
뜨겁게 달아오른 제인의 귀를 이로 가볍게 물었다.
“하으읏!”
제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이래도 되는 건가요?”
“영웅호색이라는 말이 있다. 잘 나가는 남자는 여자를 밝힌다고 하지.”
“…….”
“제인, 네 잘못은 없다. 너무 일을 잘 하는 부하를 둔 내 잘못이지. 그러니 걱정 말고 지금 상황을 느껴라.”
나는 제인의 볼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그녀의 옷을 거칠게 벗겼다.
우드득!
셔츠를 잠그고 있던 단추가 사방으로 튀었다.
“멋져요. 장관님…….”
제인은 그런 나를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오히려 즐겼다.
내가 그녀를 덮치는 것을.
그녀의 몸을 탐하고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원한 모습이었다.
“아, 장관님……. 제가 그토록 사랑한 장관님.”
탐스러운 가슴이 흔들거렸다.
그녀의 몸은 이미 남자를 받아낼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굳이 전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달아오른 제인이었지만.
나는 마치 유리인형을 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손끝으로 제인의 몸을 훑었다.
그러자 제인의 허리가 위로 올라갔다.
“애태우지 마시고 어서…….”
제인이 엉덩이를 흔들며 재촉했다.
“원한다면…….”
나는 이미 오르가즘을 느껴 조수와 애액으로 범벅이 된 제인의 처녀 보지에 자지를 넣었다.
넣기가 무섭게 쑤욱, 들어갔다.
“하으으응! 장관니이임!”
매번 손가락으로 괴롭히던 제인의 보지에 첫 자지가 들어갔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제인의 허리가 둥실거리며 떴다.
“끄으으극! 너, 너무 커…요오옷!”
제인이 팔을 허공에 휘저었다.
허공에 떠다니던 그녀의 팔이 내 목을 감싸쥐었고, 그대로 나를 껴안았다.
“하아, 하으앗! 장관님, 자지가 너무 좋아요…….”
“그렇게 좋은가?”
“예, 늘 바라고 바랐던 상황이었어요. 장관님이 저를 덮치고 제 보지에 자지 박아주시는 거, 늘 상상만 하고 하지 못했는데…….”
“덮쳐지는 걸 상상하면서 자위했었나?”
“네헤……. 장관님이 거칠게 제 옷을 벗기고 상사 책상에서 자위나 하는 변태 같은 년이라고 욕하면서 마법으로 저를 묶으면서 강제로 덮치는 걸 상상하면서 자위했었어요.”
활기찬 가운데 언제나 칼 같이 스케줄을 정리하던 제인은 사라졌다.
철두철미한 비서는 지금 내 아래에서 자지에 박히기만을 갈구하는 변태 같은 암캐가 되어 있었다.
“또 무엇을 상상했지?”
나는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깊게 박으며 물었다.
“장관님의 부인이 사무실에 찾아왔을 때, 책상 밑에서 장관님의 자지를 빠는 제 모습도 상상했었어요. 장관님은 참지 못하고 제 얼굴에 사정하는 것도요…….”
한 번 폭주한 제인의 고백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녀는 자신의 성벽을 내게 고백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녀에겐 이미 브레이크란 없었다.
“장관님, 불륜으로 따먹는 정갈한 비서의 처녀 보지 맛이 어때요?”
“좋다. 정말 맛있군.”
“하으읏!”
그 말 한 마디로도 좋았던 걸까.
제인의 보지가 꽉 조였다.
“이런 말 한 마디에도 반응하는 것이냐?”
“하, 하지만…….”
그래.
방금 전까지 처녀였다는 걸 자꾸만 잊었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개인적인 욕망 때문에 말이다.
“정말 변태 같은 년이로군. 아내를 가진 유부남과 관계를 맺는 것이 그렇게 좋으냐?”
“하으읏, 그, 그런 말을 하시면…….”
나는 제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속박 마법을 시전했다.
속박 마법으로 인해, 제인의 팔 다리가 꽁꽁 묶였다.
두 팔은 머리 위로 묶여버렸고, 양 다리는 각 방향에서 쏘아진 마법 로프로 인해 칭칭 묶여 쩍 벌어졌다.
그야말로 강제로 취할 수 있는 가장 야한 자세였다.
“오늘 제인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욕망을 여기서 쏟아내게 만들어주겠다.”
나를 보는 제인의 눈에 하트가 새겨진 건 기분 탓일까?
“범해주세요. 다시는 장관님의 자지를 잊지 못하게 범해주세요오옷! 유부남 자지를 원하는 변태 같은 처녀를 장관남의 자지밖에 모르는 치녀로 만들어주세요오옷!”
나는 자신의 욕망을 외치며 절정에 이르는 제인의 보지에 정액을 뿜었다.
***
“주인님, 계신가요?”
세리아는 오랜만에 마탑에 찾아왔다.
그냥 뭔가 찜찜한 마음에 굳이 오지 않아도 되는 마탑에 온 거다.
‘누군가 주인님을 노리고 있어.’
서큐버스이자, 부인의 감이었다.
그녀의 손엔 방금 만든 샌드위치가 있었다.
문을 연, 세리아의 눈엔.
“음, 세리아?”
집무실의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모리스가 보였다.
모리스 드미트리, 그녀의 주인님이자 남편.
늘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리스.
오늘도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모리스의 모습을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도 열심이시네요.”
“그래……. 마법부 장관의 일은, 놓칠 수 없으니까.”
“그런가요?”
이상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 자신의 말에 대답하는 모리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주인님?”
“왜, 그러지?”
“오늘따라 상태가 이상하시네요?”
세리아의 목소리는 날카롭게 벼려진 칼과 같았다.
“이상하다. 뭐 때문이지?”
“그냥, 제 서큐버스의 감이 말하고 있어요. 뭔가 굉장히 불쾌한 냄새가 나네요.”
세리아의 코가 움찔 거렸다.
“굉장히 야한 냄새가……. 주인님에게서 느껴져요. 다른 여자의 향기…….”
세리아는 주위를 살피며 모리스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러고 보니, 그 여자는 어디에 있죠?”
“누굴, 말하는 거지?”
“그 여자요. 주인님의 옆에서 함께 일하는 비서.”
그녀는 모리스의 책상을 넘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저를 말하시는 건가요?”
그때, 제인이 책상 옆에서 일어섰다.
“죄송합니다. 백작 부인, 방금 서류를 떨어트려서 그것을 줍느라.”
세리아는 가늘게 뜬 눈으로 제인을 보았다.
“서류를 떨어트렸다아?”
“예, 그렇습니다.”
“헌데 왜 이리 얼굴이 상기가 되어 있는 거죠?”
빨간 머리만큼이나 붉어진 얼굴.
살짝 흐트러진 셔츠.
그리고 헐떡이는 숨까지.
“서류를 줍기 위해서 얼굴을 너무 내렸나 봅니다. 피가 쏠려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믿을 거 같나요?”
불꽃이 튀었다.
“자, 거기까지.”
나는 당장이라도 폭발하려는 세리아를 막아 세웠다.
“주인님 이건 확실하게…….”
나는 제인을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폭발할 거 같은 세리아의 입에 키스했다.
“읍읍!”
방금까지 화가 가득했던 세리아의 손에 힘이 쭉 빠졌다.
“일을 열심히 한 부하 직원에게 준 선물이었다. 너무 마음 쓰지 마라. 오늘은 집에 돌아가면 그대에게 선물을 주겠다. 이보다 훨씬 더 큰 선물을 말이다.”
“하지만…….”
“주인님께 대들 생각인가? 그럼 더 혹독한 벌을 줄 수밖에 없는데.”
“……비겁해요.”
“그럼 벌을 받는 것이 싫은가?”
세리아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따 저택에서 보도록 하지.”
“지금 이 분노가 풀리려면 그냥 하는 걸로는 부족할 거예요.”
세리아가 쌍심지를 켰다.
단단히 나를 쥐어짜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물론이다.”
여전히 화를 풀지 못한 세리아가 사무실을 떠나 저택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집에 돌아가면 꽤나 시달리겠지.
“다음 스케줄은 뭐가 남았지?”
“마법부 간부회의, 치안부 정기 회의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재무장관님과의 미팅도 저녁에 잡혀 있었습니다만, 장관님의 북부 순찰로 인해 딜레이 시킨 상태입니다. 다들 캔슬된 줄 알고 있을 텐데 괜찮을까요?”
옷을 고쳐 입은 제인이 리스트를 읊었다.
정갈한 모습으로 보고하는 제인이었지만, 그녀의 몽롱한 눈동자와 상기된 얼굴은 아까 있던 행위의 흥분이 여전함을 알렸다.
“어제 스케줄을 읊고 있네만?”
“아, 죄송합니다. 오늘은……. 일정이 남아있지 않네요.”
당황해 하며 다시 보고하는 제인의 허벅지 사이로 애액이 흘러내렸다.
“아직 집으로 돌아가기엔 시간이 조금 남지 않았나?”
내 말에 제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훗날, 이 일로 세리아와 제인이 마탑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싸웠다는 건 비밀로 붙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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