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8화 〉 127화 Dday 정리단계, 세실리아
* * *
그녀가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는 하고 있는 것인가.
듣고 놀랐다.
세리아, 에미르, 백설 그리고 다른 여자들과 관계를 가져봤지만, 그 누구와도 애널만큼은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약간의 거부감.
그리고 굳이 애널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먼저 제의한 적도 없었고.
그런 얘기가 오가지도 않았다.
그런데.
‘먼저 얘기를 할 줄이야.’
백설은 자지가 노는 분신을 보았기 때문에 꺼낸 말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미 한계인데.’
만약 애널에 넣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참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거절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얘기를 듣고 나니 흥미가 생기기도 했다.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예전에 사용했던 사정을 막아주는 마법.
정확히는 사정하는 요도를 틀어막는 마법을 자지에 걸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남자로서 자존심이 걸린 일이었다.
“익숙하지 않을 테니 천천히 움직이겠다.”
“예…….”
백설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미끌거리는 젤을 발랐다.
이왕 애널을 할 거라면 분신보다는 본체인 내가 먼저 경험하는 것이 좋으리라.
‘이게 뭐라고.’
자꾸만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까.
마치 첫경험을 하는 숫총각이 된 기분이었다.
새로운, 미지에 대한 탐험.
“후우.”
백설이 앞으로 엎어진 채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하얀 머리가 찰랑거렸다.
“어서…….”
턱을 쓸은 나는 백설의 엉덩이를 잡았다.
손으로 잡은 그녀의 엉덩이는 따뜻했다.
나는 백설의 애널에 자지를 넣었다.
“흐읍…….”
보지와 비슷하면서 묘하게 다른 감촉이 느껴졌다.
자지가 들어갈 때마다 백설의 몸이 수축되며 자지를 조였다.
자지를 감싸는 따뜻한 감각에 나는 힘이 풀리는 걸 느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내 분신이 비어있는 백설의 보지에 자지를 넣는 순간.
아찔할 정도의 쾌감이 머리를 관통했다.
자지와 머리가 지독한 쾌감에 지배되는 기분이었다.
“크윽!”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하으읏, 모, 모리스님 너무 굵어요옷.”
백설의 애타는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신음에 교성.
나직하게 울리는 숨소리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하아, 하아.”
나는 내 분신이 부르르 떠는 걸 보았다.
사정에 가까워졌다.
녀석은 사정하지 못하는 분신일 뿐.
그 말은.
‘사정은 없이 몸이 민감해진다는 것.’
동시에 민감해진 쾌감은 내 몸을 괴롭힐 거라는 뜻이었다.
“하아, 하아! 모, 모리스님! 저를 마구 다뤄주세요. 모리스님이라면……. 모리스님이라면 제 모든 걸 다 드릴 수 있어욧!”
백설이 헐떡거리며 외쳐댔다.
짜악!
“응흐읏!”
애절하게 외치는 백설의 말에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녀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그에 맞춰 백설이 몸을 떨었다.
꽉 조이는 그녀의 조임에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에 다시 백설이 반응하는 악순환.
“크으윽!”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분신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에 맞춰서 자지가 점점 더 민감해졌다.
자지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손으로 분신의 자지를 훑던 백설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하아, 하아, 원하실 때 사정하셔도 돼요.”
말하는 백설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몇 번이고 오르가즘을 느낀 걸까.
눈동자에 초점이 맞지 않았다.
그녀 역시 한계로 보였다.
“빨리. 빨리요…….”
백설이 재촉했다.
나는 자지에 걸었던 마법을 풀었다.
그리고 몇 번 허리를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으윽!”
나는 백설의 애널에 그대로 사정했다.
내 사정과 동시에 분신이 사라졌다.
“하악, 하악.”
백설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눈이 뒤로 뒤집어져 있었다.
그런 백설의 엉덩이에서 새하얀 백탁액이 흘러내렸다.
나는 간헐적으로 떠는 백설의 배를 쓸었다.
“흐으읏.”
내가 배를 쓸 때마다 백설이 신음을 내뱉었다.
나는 그런 백설을 보며 물었다.
“좋았는가?”
몸을 크게 떨던 백설이 침대 위를 기며 내 몸에 올라탔다.
“아직…….”
그녀가 얼굴을 내 아랫도리에 파묻었다.
“우옹해요.”(부족해요)
그러고는 자지를 입에 물며 말했다.
그 모습에.
다시 한 번 자지가 솟았다.
***
다시 업무를 위해 현장으로 돌아왔다.
“그럼 저는 가보겠사옵니다.”
백설은 아무렇지 않은 척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고개를 숙이는 자세와 모습이 완벽했다.
태연하게 걸어갔지만, 갑옷이 몸에 쓸릴 때마다 몸을 움찔움찔거렸다.
거기다가.
‘자기가 스스로 애널 플러그를 막아달라고 할 줄이야.’
나는 나오기 직전에 일을 떠올렸다.
정액이 벌어진 틈새에서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백설이 내게 말했다.
“막아주세요.”
“자지로 말인가?”
“저도 그러고 싶지만, 해야 할 일이 많잖아요.”
그러고는 백설이 내게 뭔가를 내밀었다.
보석이 박힌 애널 플러그였다.
“허, 오늘따라 적극적이군.”
“그만큼 참았으니까요.”
맞다.
백설은 태연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엉덩이에 내 정액을 가득 담은 채, 애널 플래그를 꽂고 돌아가는 중이었다.
대담하다.
그게 내가 가진 생각이었다.
‘들키면 부하들에게 어떤 얘기를 들으려고.’
물론 들킬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백설을 돌려보내고 다시 전장으로 복귀했다.
“빨리 빨리 움직여!”
“뭐해?”
“어이, 거기는 적당히 해.”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백설과 꽤 오랫동안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수도는 바쁘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직 정리되려면 꽤 오래 걸릴 모양이었다.
그때였다.
“주인님, 재밌으셨나요?”
세리아였다.
그녀는 뾰루퉁한 상태에서 볼을 부풀렸다.
“서운해요.”
“뭐가 말이지?”
“저도 전공을 세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백설 씨만큼은 아니지만…….”
세리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백설 씨가 제일 전공을 많이 세웠다는 건 알지만, 저도 열심히 했다구요.”
“나도 안다. 네가 없었다면 솔라리온을 사로잡지 못했겠지.”
“그런데 왜…….”
“그래서 서운하나?”
“예…….”
세리아가 나를 올려다 보았다.
“저는 상을 안 주시나요?”
나는 가만히 그녀를 마주보았다.
나랑 눈이 마주친 세리아가 내 시선을 피했다.
시선을 피한 세리아의 얼굴이 붉었다.
그런 세리아의 이마를 들췄다.
이마가 뜨거웠다.
그런 세리아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쪽.
“오늘은 이걸로 참아주게. 앞으로 처리할 일이 워낙 많으니까.”
나는 세리아를 보며 싱긋 웃었다.
“이건……. 반칙이에요.”
“부족한 건가?”
“부족하긴 한데…….”
“그럼 용서 못하는 건가?”
“그것도 아니긴 한데.”
헤벌쭉.
세리아의 얼굴 근육이 풀어졌다.
입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표정으로는 전부 용서한 얼굴이었다.
“솔직하지 못하군.”
“지, 진짜 용서 못했거든요?”
“입꼬리부터 내리고 말하시지.”
“아, 아니 이건!”
세리아가 얼굴을 가렸다.
가리고 있는 와중에도 입꼬리가 히죽거렸다.
“용서한 걸로 알지.”
“자, 잠깐만요! 저 아직 화 안 풀렸다니깐요…….”
그러나 세리아는 더 쫓아오지 않았다.
가봤자 나를 설득할 수 없음을 알았기에.
“저, 저도 절대 안 질 거라고요!”
뭐에 지지 않는다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알았다.”
나는 손을 흔들며 자리로 돌아갔다.
“모리스님! 어디 가셨습니까?”
로널드가 상기된 얼굴로 외쳤다.
“성공적인 전투입니다!”
“고생 많았다.”
“고생이라니요! 저는 그저 성문을 지켰을 뿐입니다! 진짜 고생은 동문을 지키기 분투한 병사들과 솔라리온을 사로잡은 장관님이 하셨죠! 핫핫핫!”
로널드가 배에 힘을 준 채로 웃었다.
“믿으라고 하지 않았나.”
“정말이지……. 장관님은…….”
아직도 승리에 취한 듯 중얼거렸다.
그럴 법도 한 것이.
10배의 전력을 상대로 승리한 전투였다.
귀족파와 황제파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전투이기도 했다.
이번에 패배했다면 귀족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테니까.
“훈련도 잘 되어 있는데다가 민간인에게 해를 가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인식이 좋지 않지만, 이를 좋게 만드는 방법은 충분하니까요.”
로널드가 크루이 족의 병사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야만족은 어떻게 사용하실 생각을 하신 겁니까.”
“내게 있지 않았나.”
나는 멀리서 크루이 족을 통솔하는 백설을 보았다.
“아.”
그 말에 눈치 챈 로널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어찌할 셈입니까. 우리에게 도움을 줬지만, 그래도 야만족입니다. 백성들의 인식도 좋지 않고 반발하는 귀족들도 있을 겁니다.”
“흠, 일단은 공을 인정해 북쪽 일부 땅을 개간하도록 넘길 예정이다. 그들이 정착하고 제국의 관습에 적응되면 크루이 족을 제국민으로 올리는 것도 생각해봐야겠지.”
반발은 있겠지만, 막을 방법은 충분했다.
“알겠습니다. 장관님께선 계획이 있으시겠죠.”
평소라면 한 번은 부정했을 로널드였다.
그 역시 제국민 아니던가.
북부 크루이 족과 적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법 한데도, 반박하지 않았다.
그만큼 깊은 신뢰가 생긴 거다.
“고맙군.”
“그들에겐 도움 받은 것이 있으니까요.”
좋은 현상이다.
최소한 귀족파 내부에선 크루이 족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생길 테니까.
한창 로널드와 앞으로의 계획을 나눌 때였다.
“이봐, 모리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전투 마지막에 합류한 골드상단의 상단주, 에밀리였다.
그녀의 뒤에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세실리아가 서 있었다.
“오랜만이군.”
“반……가워요. 장관님.”
과거 내가 읽었던 로맨스 소설의 여자 주인공, 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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