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 126화 Dday 백설의 선물
* * *
“약속이라…….”
백설이 나와 맺은 약속은 하나밖에 없었다.
하룻밤.
수도에 도착하기 전에도 백설이 몇 번이고 함께 밤을 보내길 원했다.
그러나 일이 쌓여있었기에.
백설의 부탁을 몇 번이고 거절했다.
대부분은 황제 문제 때문이었다.
그의 조교를 최우선으로 했었으니까.
갑옷을 입은 백설이 몸을 배배 꼬았다.
“설마 잊으신 겁니까?”
백설의 표정에 균열이 생겼다.
나는 그런 백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찌 잊겠는가. 나를 위해 이렇게 힘 써준 이와의 약속을.”
백설은 이번 전투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이번 작전은 그녀의 기병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전략이었다.
그 기병대가 없었다면 오히려 동문이 뚫리고 내성까지 함락당했으리라.
그러니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됐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지만.’
나는 고개를 들어 수도를 정비하고 있는 병사들을 보았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제 몫을 확실히 해줄 거다.
나는 백설의 어깨를 감았다.
그녀의 단단한 갑옷이 손에 감겼다.
“자리를 옮기지.”
“예.”
그 때 나는 보지 못했다.
백설과 함께 가는 내 뒷모습을 보는 세리아와 에미르의 질투 어린 눈빛들을.
그리고 백설이 두 여자를 돌아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는 것도.
***
백설은 모리스와 함께 드미트리 저택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정식으로 초대받아 오는 건 처음이었던가.”
“예.”
“감회가 새롭겠군.”
얼마 만에 오는 곳인지.
이곳을 떠난 지 고작 몇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체감 상 일 년은 더 지난 기분이었다.
‘많은 일이 있었지.’
이곳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부족장이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였던’ 사람을 부족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크루이 족에 새로운 질서를 성립했다.
그리고 모리스와 함께 남진.
크루이 족이 몇 백년간 넘지 못했던 거대한 장벽을 모리스와 함께 몇 주 만에 돌파했다.
장벽의 남쪽에 부족민들을 위한 새로운 거주지를 설립하고 제국민에 대한 약탈을 최대한 막았다.
새로운 질서는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 겁니다!
백설의 말을 부족민들이 모두 따라줬다.
일부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녀는 결과로 증명했다.
숙원이었던 장벽돌파.
따뜻한 땅.
의심했던 이들도 모두 그녀를 따랐다.
그렇게 크루이 족은 장벽 너머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모리스의 말대로 병사를 더 이끌었다.
제국민을 약탈하려는 부하들을 막았다.
백설이 보여준 결과는 모리스가 없어도 부족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쥐어주었다.
백설은 이 모든 것이 전부 모리스의 힘 덕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부족장도 장벽 남쪽으로도 오지 못했을 테니까.
‘역시 이분 밖에 없어.’
크루이족을 포함해 이 대륙 전체를 지배할 사람 말이다.
백설은 이제 그런 남자에게.
자신의 전부를 줄 생각이었다.
그녀의 몸 뿐 아니라 그녀가 가진 모든 권한까지.
“모리스님…….”
백설은 갑옷도 벗지 않은 채 모리스에게 몸을 밀착시켰다.
“오늘 저를 마음대로 다뤄주세요.”
말하는 백설의 목소리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기다렸나.”
“예. 오늘만을 기다렸어요.”
“그렇다면 만족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겠군.”
모리스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 시선에서 이유 모를 압박감이 느껴졌다.
자신의 몸을 하나하나 훑어보는 모리스의 눈빛.
그 눈빛에는 거부할 수 없는 어떠한 마력이 느껴졌다.
만약 이곳이 침실이 아닌 대전이었다면 그녀는 벌써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박았으리라.
꿀꺽.
이 남자가 자신을 정복할 거라는 상상에.
두근두근.
그녀는 심장의 떨림을 느꼈다.
“하아, 하아.”
같이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점점 거칠어지고.
몸이 계속해서 달아올랐다.
“내가 벗겨주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모리스의 눈이 빛났다.
백설이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몸을 가렸다.
옷을 다 입고 있음에도 마치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그대가 직접 벗을 텐가?”
백설은 자기도 모르게 제 손으로 옷을 벗을 뻔 했다.
그러나 곧 정신을 부여잡고 모리스를 올려다보았다.
지금 그녀는 상을 받는 입장이었다.
전공을 쌓은 보상으로 마땅히 받는 상 말이다.
아주 조금은 욕심을 낼 수 있는 거 아닌가.
‘옷을 벗는 나를 관찰하듯 봐주는 것도 좋지만.’
그녀를 위해 옷을 벗겨주는 모리스가 보고 싶었다.
언제나 그녀가 유혹하기 위해서 항상 먼저 그를 위해 벗었으니까.
“……벗, 겨주세요.”
“벗겨 달라?”
“예. 마법 말고 손으로 벗겨주세요.”
“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
모리스가 한 걸음 다가갔다.
“조금 서툴러도 이해바라지. 크루이 갑옷을 벗기는 건 처음이라.”
백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익.
모리스의 두꺼운 손이 백설의 갑옷을 벗겼다.
가죽과 가죽을 연결한 끈이 스르륵 풀렸다.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그의 손은 막힘없이 흘렀다.
철퍽.
두꺼운 가죽 갑옷이 중력에 의해 바닥에 떨어졌다.
모리스가 갑옷을 벗기는 순간 백설은 생각했다.
‘내가 오늘 무슨 속옷을 입었지?’
분명 보기 좋은 속옷을 골랐다.
크루이 전통 속옷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것.
그런데.
‘나 땀 흘렸잖아.’
북부 전통 갑옷.
그 중에서도 부족장을 의미하는 갑옷은 다른 물건들보다 훨씬 두꺼웠다.
거기에 적을 죽이기 위해 쉬지도 않고 움직였다.
이제 막 전투가 끝이 났다.
땀이 식은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씻지도 못했다.
땀 냄새 날 텐데.
날까?
모리스의 표정은 태연했다.
안 나나?
‘안 날 리가 없지.’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괜찮아.
이미 후회하긴 늦었다.
‘의도한 척 하자.’
갑옷이 벗겨지며 백설의 옷이 벗겨졌다.
방금 전까지 뜨겁게 달아올라 있던. 두꺼운 갑옷에 꽁꽁 싸매져 있던 그녀의 몸이 드러났다.
마치 숙성된 것처럼 농익은 여자의 냄새가 피어올랐다.
백설은 보았다.
옷을 벗기는 모리스의 아랫도리가 크게 부풀어 있는 것을.
“상을 원했었지?”
모리스가 물었다.
“예.”
“네가 원하는 상을 주겠다. 지금까지 참고 참았던 네 욕구를 전부 풀 수 있게끔.”
말을 마친 모리스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와 동시에.
모리스와 똑같이 생긴 모리스가 옆에 나타났다.
“어……?”
백설은 갑자기 늘어난 모리스를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수도까지 도달한다면 상을 준다고 하지 않았나? 이게 오늘 너를 위해 준비한 상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튕겼다.
3명의 모리스가 그녀를 동시에 내려 보고 있었다.
“원하는대로 할 수 있을 거다.”
“지금까지 고생한 백설을 위한 상이다.”
“사양하지 말고 마음껏 즐기도록.”
쿵.
백설은 자신의 아래가 욱신거리는 걸 느꼈다.
그리고 3명의 모리스가 동시에 백설에게 달라붙었다.
그들은 각자 한 명 씩 백설에게 달라붙었다.
모리스의 본체는 백설과 입맞춤을 나눴고.
다른 한 명은 가슴을 가린 속옷을.
마지막 모리스는 백설의 팬티를 벗겼다.
잔뜩 젖은 팬티를 벗기자, 애액이 늘어졌다.
그녀의 팬티를 적신 건 땀이 아닌 애액이었던 거다.
복제된 모리스의 서른 개의 손가락이 동시에 백설의 몸 이곳저곳을 더듬었다.
“하읏, 으으읏!”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백설의 몸이 꿈틀거렸다.
한 달이 넘게 참아왔던 욕정이었다.
밤이 외로워 혼자 위로를 할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부족했다.
그런데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 몸을 더듬자.
쉽게 참지 못하고.
“꺄으으읏……!”
절정하고 실금해버렸다.
백설의 보지에서 투명한 액이 흩뿌렸다.
오줌이 아닌, 시오후키.
백설이 허리를 높이 들었다.
온 몸의 근육이 수축되며 부르르 떨렸다.
“하아, 하아.”
백설은 모리스를 보았다.
완전히 벗은 그 역시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백설을 보고 있었다.
분신들 모두 물건을 빨딱 세우고 있었다.
“모리스님…….”
백설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손을 들었다.
“와주세요.”
***
견디기 힘들었다.
분신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3개의 감각이 동시에 느껴지는 건 생각보다 참기 어려웠다.
키스를 하는 중간에 가슴을 만지는 촉감과 팬티를 벗겼을 때의 시각이 보였다.
‘정신이 나갈 거 같군.’
침착함을 가장하고 있지만, 당장이라도 사정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앗, 하아앗! 흐아아앗!”
내 본체의 자지는 백설의 보지에 박고 있었고.
“으읍, 흐으읍.”
그리고 첫 번째 분신은 백설의 입에 자지를 물렸다.
두 번째 분신은 백설의 가슴에 자지를 비볐다.
백설을 위해 내가 선사하는 선물이었다.
‘서비스는 확실히 해야지.’
3개의 자지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분신이 입에 넣었던 자지를 빼는 순간.
“하아아.”
백설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몽롱한 얼굴로 본체인 나를 마주보았다.
아직 조금 부족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마치 최면에 걸린 듯, 몽롱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부족하지 않으세요? 가슴에만 비비는 건 부족할 텐데.”
“음?”
“부끄럽긴 하지만…….”
백설이 자신의 엉덩이를 잡았다.
“여기도……. 좋아요. 혹시 몰라 준비도 해놨어요.”
잠깐.
애널을 하라고?
진심인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