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화 〉 117화 에미르와의 하룻밤, D4
* * *
나는 에미르의 옷을 벗겼다.
하늘하늘한 레이스가 달린 붉은색 속옷이 눈을 어지럽혔다.
“이런 색이 취향인가?”
“아, 아니에요. 그냥…….”
에미르가 내 눈을 피했다.
승부속옷인가.
내 눈을 피하며 말도 제대로 못한 채 얼굴을 붉히는 에미르가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볼에 키스를 했다.
“거기는 다치지 않았는데…….”
“여기도 아프지 않은가?”
내 입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목덜미에 강하게 키스를 할 때, 에미르가 내 머리를 붙잡았다.
“하아아…….”
분위기에 취한 듯.
별다른 자극도 없었고 성감대가 아니었음에도, 에미르는 달짝지근한 신음을 내뱉었다.
그녀의 얼굴과 몸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건 어둠 속에서 우리를 비추는 모닥불 때문일까.
알 수 없었다.
“하아, 하아, 모리스님.”
나를 보는 에미르의 눈이 불타올랐다.
거친 숨을 내뱉던 그녀가 내 아래에 깔린 채로 올려다 보았다.
“아직 입이 아픈 거 같아요.”
“에미르, 그대의 입은 좀처럼 낫지 않는군.”
에미르가 싱긋 웃었다.
나는 그런 에미르의 입을 맞췄다.
부드럽고 달콤한 감각이 입에서 전해졌다.
방금 마셨던 홍차의 달짝지근하면서도 씁쓸한 향이 맴돌았다.
나는 속옷 너머 전해지는 에미르의 부드러운 가슴을 손에 쥐었다.
“하앗, ”
부드러운 천 너머에 느껴지는 포근한 감각.
나는 속옷에 아름답게 감겨 있는 에미르의 가슴을 매만지며 에미르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화려한 드레스가 스르륵 떨어지며, 그녀의 탄탄한 몸매가 드러났다.
복부에 그려진 11자 모양의 근육.
얼마나 단련을 열심히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오늘도 단련을 잊지 않았나보군.”
나는 속옷만 남기고 전부 벗긴 에미르를 보았다.
장미처럼 붉고 아름다운 속옷 안에 에미르의 가장 아름답고 은밀한 부위가 있는 거다.
나는 에미르의 몸을 애무하며 팬티를 내렸다.
그 움직임에 맞춰 에미르가 허리를 들었다.
팬티가 한 번에 내려갔다.
“능숙하시네요.”
에미르의 말에 나는 말 없이 웃었다.
“……싫은가?”
“그건 아닌데……. 질투가 나서요.”
말을 마친 에미르가 얼굴을 가렸다.
나는 에미르의 알몸을 감상했다.
붉은 브라를 제외하곤 전부 벗은 그녀의 모습이 묘하게 흥분되었다.
에미르가 몸을 배배 꼬았다.
“이렇게 누워 있으니까. 부, 부끄럽네요.”
나를 가만히 올려보던 에미르가 얼굴을 가렸다.
거길 가리는 게 맞나?
부끄럽다면 다른 곳을 가려야 할 거 같은데.
허나 굳이 생각을 입에 담지는 않았다.
“서로 같이 벗어야죠.”
에미르가 내 옷자락을 잡았다.
순식간에 팬티만 남았다.
팬티 안에서 불끈거리는 물건을 보던 에미르는 노골적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벗겨주겠나?”
“아, 네…….”
팬티를 내리고 드러난 자지.
모습을 본 세리아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흥분……하셨네요.”
여유로운 척 억지로 웃었지만, 그녀의 눈은 여유롭지 않았다.
에미르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이, 이게 내 안에 들어오는 거지?’
몇 번이고 했던 모리스와의 섹스.
그러나 볼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는 크기와 굵기였다.
그리고 이 두꺼운 육봉은 늘 그녀를 만족시켜줬다.
처음 경험했을 때도 아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으니까.
츄릅, 륩.
모리스가 자지를 발딱 세운 채 에미르의 보지를 핥았다.
기분이 좋았다.
단순히 쾌감이 느껴지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좋아하는 남자가 자신을 위해 애를 쓴다는 것이 그녀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었다.
에미르 역시 모리스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하읍, 읍, 으음!”
커다란 크기에 턱이 빠질 것 같았다.
“조으힝아효?”(좋으신가요?)
입 안에서 자지가 움찔거리는 걸 보면 분명 좋은 것이 분명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서로 애무를 마친 두 남녀가 눈을 마주쳤다.
“여기 안이 화상 입은 것 같이 뜨거워요.”
에미르가 배를 쓰다듬었다.
“치료……해주실 거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리스는 자지가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곧장 에미르의 몸을 안았다.
“하앙, 흐아아앙! 너무 조, 좋아요! 모리스님!”
새빨간 속옷에 가려진 에미르의 가슴이 흔들렸다.
나는 한 마리의 미친 짐승처럼 에미르의 위에서 허리를 흔들었다.
에미르의 교성과 헐떡임.
“하아, 하아. 거, 거긴! 흐으읏!”
내 앞에서 다리를 벌린 에미르의 몸이 크게 떨렸다.
“하아앙! 흐읏, 히야아아앗!”
퍽! 퍽! 퍽!
“끄읏, 끄으응! 모,리스님……. 조금만 처, 천천히…….”
신음과 교성.
거의 내 몸에 안겨 뱉는 에미르의 신음소리가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나는 내 몸에 안긴 에미르의 몸을 껴안으며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적응이 됐는지, 천천히 허리를 돌리는 에미르.
조금씩 자신이 기분 좋은 곳을 찾으며 허리를 흔드는 에미르.
그녀는 내 위에 올라 타 손에 깍지를 끼며 위에서 허리를 흔들었다.
“하아, 하아.”
나는 강렬한 사정감을 느끼며 에미르를 꽉 껴안았다.
그녀의 안에 사정하며.
나와 에미르는 서로의 입을 맞췄다.
“여기 안이……뜨거워요.”
에미르가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더, 치료해주실 거죠?”
“그대만 원한다면.”
잠시 눈을 마주친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었고.
나는 몸을 들어 내 위에 올라탄 에미르를 안았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 해가 뜰 때까지 서로의 몸을 탐닉했다.
***
다음날 아침.
나는 옆에 누워있는 에미르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대단한 체력이었다.
역시 검사인가.
한 번 발동이 걸린 뒤로 한 번도 쉬지 않던 에미르.
그 강인했던 내 정력이 전부 빨리는 기분마저 들었다.
어쩌면 세리아보다 더한 성욕을 가진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쳤음에도 계속 할 정도로 사랑스러웠던 에미르였다.
아름답다.
나는 자고 있는 에미르를 보며 생각했다.
“으음, 모리스님…….”
곤히 자고 있던 에미르가 뒤척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싱긋 웃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어디 가시나요?”
에미르가 내 손을 꼬옥 잡았다.
그녀가 잠에 취한 채로 몸을 일으켰다.
스르륵.
그녀의 몸을 가리고 있던 부드러운 이불이 흘러내려 새하얀 몸매가 드러났다.
어제 있었던 격렬한 섹스의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선명하게 남아 있는 선명한 키스마크.
가슴과 쇄골, 그리고 목선까지.
심지어 배에도 빨간 키스마크가 남겨져 있었다.
“자 둬. 많이 피곤할 텐데.”
“모리스님은요?”
“처리할 일이 많다.”
나는 눈으 게슴츠레 뜬 에미르의 뺨을 쓸었다.
쪽.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 가리게. 티가 많이 나니까.”
나는 키스마크가 선명한 목을 톡톡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미르의 얼굴이 붉었다.
행복한 밤은 짧다.
이제 다시 아침.
성 밖에 있는 적들을 처리할 때였다.
***
“솔라리온은 뭐라던가?”
“장관께서 정한 일정에 회동을 갖자고 하네.”
“좋군.”
나는 내 앞에 서 있던 망그레브를 보며 작게 웃었다.
속셈이 훤히 보였다.
어떻게든 내부에서 성문을 열겠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우리 측은 뭘 협상 카드로 가져갈 거요?”
“황제의 직위 복권, 수도를 넘기는 것.”
“대신 요구할 것은?”
“귀족의 권리 상승 및 마탑의 독립. 자세한 건 로널드 백작이 쓰고 있네.”
“그런……가?”
물론.
절대로 이뤄질리 없는 협상이었다.
이들 역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고.
나 역시 다른 생각을 지녔다.
어찌 협상이 이뤄질까.
하지만 서로 말 없이 웃을 뿐이었다.
“그럼 가보겠소.”
“고생 많았네. 아, 그리고.”
나는 자리를 떠나려는 망그레브 후작에게 말했다.
“지크프리트 공작이 찾네. 한 번 찾아가보는 게 좋을 거야.”
“……알겠습니다.”
망그레브가 퇴장했다.
“지금부터 망그레브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하라.”
“알겠습니다.”
루이스가 곧장 사라졌다.
“하아, 과연 어떤 기발한 전략을 보여주려나.”
사실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망그레브가 보여줄 신박한 배신.
‘노리는 건 동문이겠지.’
동문이 열렸다고 착각하게 만든 뒤, 병력이 움직이는 타이밍을 이용해서 뒤를 친다.
그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가장 확실하지.’
동문만 열리지 않으면 서문, 남문, 심지어 북문까지 전부 다 열리더라도 막을 수 있었다.
‘동문을 노려줬으면 좋겠군.’
나는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내부 배신자에 대한 문제는 당장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문제는.
‘류클리드.’
지금 혼자 감옥에 갇혀있을 류클리드가 문제였다.
그가 제대로 마음이 꺾여야만 했다.
최소한 지금까지 그가 저질렀던 잘못을 반성해야겠지.
그게 전재되지 않는다면 산재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거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지하 감옥으로 향했다.
감옥 구석에 앉아 있던 류클리드.
그녀는 무릎을 껴안은 채로 얼굴을 파묻은 채였다.
내 걸음소리를 들은 걸까.
류클리드가 힘 없이 고개를 들었다.
멍한 눈빛의 류클리드의 눈이 내게 향했다.
한참 나를 보던 류클리드가 입을 열었다.
“뭐 때문에 왔어?”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된 꼬라지를 보고 비웃으러 왔나?”
“그런 건 아니다.”
“그럼? 같잖은 위로라도 들으면 혹시나 너한테 넘어갈까봐?”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럼 뭔데?”
나는 류클리드가 갇힌 감옥에 다가갔다.
“황제가 있기엔 너무 초라한 감옥이 아닌가 싶은데?”
“……허튼 수작 부리지 마.”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나? 우리 내기가 있었던 거 같은데?”
“4일 남았어. 지금은 없지만, 곧 올 거야. 솔라리온은.”
뿌드득!
류클리드가 이를 갈았다.
“그런가. 원한다면 이보다 좋은 방에 올려줄 수 있다.”
“무슨 짓을 하려고?”
“아무런 짓은 하지 않는다. 너에게 그런 걸 할 시기는 지났지.”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그래.”
“…….”
의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던 류클리드.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망설이고 있었다.
내가 순순히 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
나는 그런 상황에 쐐기를 박는 법을 알고 있었다.
덜컹! 끼이익!
나는 그녀를 가둔 철창 문을 열었다.
“나와라.”
“그, 그냥 다른 방에 보내준다고?”
“그래. 설마 거짓말을 할까?”
나는 한 걸음 물러났다.
주춤주춤, 머뭇거리던 류클리드가 내 눈치를 보며 일어났다.
“저, 정말이야?”
“그래.”
류클리드가 철창 밖으로 나왔다.
“따라와라. 네가 쉴 곳을 안내해주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
“지금 너는 귀족이 아니잖은가.”
“…….”
말없이 류클리드를 이끌고 저택 안을 걸었다.
류클리드를 위해 준비한 방이었다.
그녀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 방 안에는.
우우웅.
옅은 매혹향이 가득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