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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악녀를 조교하게 되었다-112화 (112/174)

〈 112화 〉 111화 세리아의 마사지

* * *

나는 세리아의 손에 이끌려 방으로 들어왔다.

침실.

화려한 베일이 걸려 있는 침대와 푹신한 소파가 있는.

내가 매일 쉬었던 그 방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셈이지?”

나는 자신 있게 소리치는 세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녀 역시 아무런 이유 없이 나를 끌고 온 것은 아닐 터였다.

“여기에 누우세요.”

세리아가 소파에 앉은 채 자신의 허벅지를 팡팡 쳤다.

“거기에 누우라고?”

“예.”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세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에는 솜털이 가득한 귀이개가 있었다.

“주인님의 피로회복을 위해 온 출장 피로 회복 서비스입니다.”

순한 미소를 지었다.

“알았다.”

나는 소파에 앉은 세리아의 허벅지에 머리를 벴다.

부드러운 감촉이 머리에 느껴졌다.

“흐으응.”

내가 머리를 베자, 세리아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주인님의 냄새가 너무 좋아요.”

옅은 신음을 내던 세리아의 가슴이 크게 한 번 들썩였다.

출렁이는 가슴이 실감나게 보였다.

“기억나세요? 주인님?”

“뭐가 말이지?”

“예전에 제가 모든 걸 잃고 힘들었을 때, 저를 치료해주셨던 거요.”

“알고 있다.”

“솔직히 당황스러웠어요. 저는 그날 처음을 잃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러지 않으셨죠. 제가 충분히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주셨잖아요.”

조교한 거지만.

본인은 좋아하는 것 같으니 말을 아꼈다.

“그랬나?”

“그 때 위로가 많이 됐어요. 그러니까…….”

나를 내려다보는 세리아의 얼굴이 붉었다.

“오늘은 제가 주인님을 회복시켜드릴게요. 그러니 저만 믿으세요.”

“알았다.”

“아, 그리고…….”

세리아가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쓸었다.

“이쪽을 보고 누우세요.”

세리아의 허벅지 안쪽을 보며 누웠다.

“왼쪽 귀부터 파드릴게요.”

그녀가 귀이개를 귓속에 넣었다.

사각사각.

귀이개가 귀를 파는 소리가 생생했다.

“귀이개에 매혹향을 실을 거예요. 조금 따가울지도 몰라요.”

세리아의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혔다.

매혹향을 실은 귀이개가 내 귀를 긁을 때마다 머릿속을 간질이는 느낌이 들었다.

스으윽.

머리부터 심장까지 긁는 것 같은 감각에 몸이 움찔거리며 떨었다.

“간지러우세요?”

“아니다.”

그녀는 말없이 귀를 긁었다.

부드럽게 내 몸을 긁는 귀이개.

이게 무슨 효과가 있나 싶었다.

그러나 딱 하나.

온몸에 들어간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최근 있던 여러 일로 인해 긴장된 몸이 흐물흐물 풀어졌다.

그러면서 내 몸에 스며드는 매혹향이.

전신에 퍼지는 걸 느꼈다.

‘이상하군.’

매혹향은 서큐버스가 먹잇감을 매혹하고 죽이기 위한 힘이었다.

그런 매혹향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몸을 감싸는 그녀의 힘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내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새로운 응용법을 찾은 건가.’

놀라웠다.

내가 알려준 것도 없었다.

스스로 알아냈다는 뜻.

그녀의 재능은 역시 확실했다.

“피곤하시다면 여기에 얼굴 묻으셔도 돼요.”

세리아가 가리킨 곳은 그녀의 허벅지 안 쪽.

더 깊숙한 공간.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부위였다.

“됐다.”

그럴만한 기운이 나지 않았다.

세리아의 향기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향기로웠으나.

몸이 안 좋기 때문인지 그럴 욕구가 솟지는 않았다.

“그런가요?”

그저 지금은.

사각사각.

내 전신을 긁는 세리아의 귀이개를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잠시 쉬고 싶군.”

“푹 쉬세요.”

세리아의 목소리와.

사각사각.

귀를 긁는 촉감이.

마치 자장가처럼 느껴졌다.

사각사각.

몸이 노곤해졌다.

나는 스르륵 눈이 감기는 것이 느껴졌다.

‘이상하군.’

잠이 오다니.

허나 그런 의문조차 들지 못할 정도로 나는 깊은 수마에 빠져들었다.

***

‘아. 주인님.’

세리아는 자신의 허벅지에 누워 잠에 빠진 모리스를 보았다.

새근새근.

참으로 멋있었다.

외모도 외모지만, 그가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세리아의 시선을 뺏었다.

분명 증오스러웠던 남자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이 남자를 좋아하게, 아니 사랑하게 된 걸까?

잘 모르겠다.

이 남자만이 자신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아니면 그녀를 휘어잡는 그 강한 힘 때문에?

확실한 건.

그의 존재감에 자신은 먹혀들었다는 거다.

가문도 포기하고 모든 것을 잃었지만 여전히 그녀가 살아있는 이유.

과거 사랑했던 제국의 황제, 류클리드마저 지하 감옥에 가둬버린 제국에서 제일 강한 남자.

그런 남자가 지금은 자신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대고 잠에 들었다.

‘아……. 하고 싶어.’

모리스에게서 풍기는 냄새에 몸이 발정했다.

아랫배가 욱신욱신거렸다.

‘참자……. 참아.’

세리아는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욕망에 몸을 배배 꼬았다.

서큐버스.

그녀들은 남자의 정기와 마나를 빨아먹고 살지만, 가장 최초의 서큐버스는 몽마였다.

꿈에 등장해서 먹잇감의 꿈을 먹는 존재.

그리고 그녀의 앞에 가장 맛있는 남자가 아무런 대비 없이 자고 있었다.

모리스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억눌렀던 몸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아, 하아.”

귀를 파는 그녀의 행동이 조금씩 격해졌다.

“으음.”

따끔한 걸까.

모리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움찔거렸다.

어쩜 인상 쓰는 것까지 이리 멋있는 걸까.

세리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정신 차려. 너는 주인님을 치료하려고 시작한 거잖아.’

다시금 정신을 다잡았다.

정신차리자.

치료다.

오로지 치료만을 위한 행위다.

그리고 세리아는.

모리스의 귀를 통해 불어넣었던 매혹향이 어느새 모리스의 전신에 퍼진 것을 느꼈다.

그녀는 모리스의 몸에 퍼진 매혹향을 심장에 위치한 서클에 모두 모았다.

약해진 모리스의 서클.

그녀는 천천히 자신의 매혹향을 이용해 모리스의 서클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남자의 정기를 빨아들이기 위해 강제로 물건을 발기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불끈불끈.

매혹향에 노출된 모리스의 서클이 힘을 되찾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돌아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진 핼쑥했던 모리스의 얼굴도 조금씩 펴졌다.

‘됐어.’

세리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인님께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우우웅.

세리아가 모리스를 치료하기 위해 심장에 모았던 매혹향이.

그녀도 모르게 하나의 비완전한 서클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9서클 마법을 쓸 수 있을 정도의 깨달음을 가졌던 모리스의 정신과 몸이.

수없이 노출되었던 매혹향을 마나로 인식해 새로운 서클을 만들었다는 것도.

그녀는 몰랐다.

대신 세리아의 눈에는.

바지 속에서 불끈거리는 모리스의 물건만이 보일 뿐이었다.

꿀꺽.

세리아는 바지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

좋은 꿈을 꾸었던 것 같다.

마음이 안정되는, 모처럼 마음 놓고 잠에 든 기분이었다.

세리아의 덕인가?

마사지의 효과가 엄청났다.

몸 또한 가벼웠다.

가슴을 짓눌렀던 서클의 압박 또한 가라앉았다.

‘강해졌다.’

서클이 단단해졌다.

억지로 메테오를 쓰면서 생겼던 부작용이 한순간에 나았다.

그리고.

‘음?’

나는 기존의 서클들 옆에 생긴 이질적인 서클을 느꼈다.

기존 서클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마나의 집약체.

‘9서클이 됐다고?’

불완전하지만 9서클이 생겼다.

“허…….”

이게 되는 일인가 싶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서클이 생겼다.

물론 당장 쓸 수 있을 정도의 크기는 아니었다.

이를 단련하고 연구해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크기였다.

그러나 생겼다는 것이 중요했다.

‘신기하군.’

마사지를 더 받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츄릅. 츄르릅.

낯익은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랫도리가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

축축하고 따뜻한 뭔가가 내 자지를 감싸고 있었다.

‘이건 뭐지?’

잠에서 깨어난 감각들이 뒤늦게 느껴졌고.

나는 눈을 떴다.

“뭐 하는 거지?”

“잉허 아혔어효?(일어 나셨어요?)”

세리아가 내 자지를 입에 문 채로 말했다.

그녀가 말할 때마다 혀와 입술이 자지를 자극했다.

“저번에도 그러더니 세리아 너는 내가 자고 있을 때 자지를 무는 걸 좋아하는군.”

나는 말을 더 이을 수 없었다.

“하히앙(하지만)”

자지를 입에 물고 말하는 세리아의 입의 촉감을 이기지 못하고.

뷰륫!

“크으윽!”

사정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건 처음이었다.

내가 이렇게 빨리 사정한다고?

나는 자지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대체……. 언제부터 자지를 입에 물고 있었지?”

내 질문에 세리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 그게요…….”

머뭇거리던 세리아.

“입으로 2번…….”

“그게 다인가?”

“가슴으로 3번…….”

“…….”

“섹스로 4번…….”

얼굴이 붉어진 세리아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그런데 치료하고 나니까 주인님 자지가 터질 듯이 불끈거려서 어쩔 수 없이…….”

터질 듯 불끈거렸다고?

“지금도 그러시잖아요.”

세리아가 내 자지를 가리켰다.

그녀가 가리킨 자지는.

벌떡 벌떡.

방금 전에 사정했다는 것도 잊은 듯 세차게 위아래로 펄떡거렸다.

이게 무슨 일이지?

“제 마사지에 부작용이 있었나봐요. 그……. 정력제처럼요.”

세리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해결하려면……. 역시 섹스밖에 없겠죠?”

말을 마친 세리아가 수줍은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헤헤헤. 죄송해요.”

“하아. 너는 정말이지.”

못 말리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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