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107화 세리아가 질투했던 이유
* * *
우우웅.
“하아으으응! 끄으읏!”
세리아는 로터가 진동할 때마다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잠깐……. 조금만 더…….”
그녀는 진동을 더 잘 느끼기 위해서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녀가 애를 써도.
애태우는 진동은 세리아가 원하는 만큼의 만족을 주지 않았다.
“아아……. 하으으읏.”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갈 거 같은데…….”
세리아는 자신의 성감대에 달린 수많은 로터들을 보았다.
위치를 바꾸고 싶어도 그것마저 불가능했다.
팔은 묶여 있었고, 다리는 벌려진 채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가 움직일 수 있는 건 오로지 허리 뿐.
‘갈 거 같아.’
허리가 위 아래로 튕기려고 할 때였다.
윙…….
로터가 작동을 정지했다.
“아, 아니……. 왜 갑자기 꺼지는 거야.”
세리아가 넋이 나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조금만 더 하면 갈 수 있을 텐데.
아주 조금만 더 하면…….
세리아는 모리스가 한 말이 떠올랐다.
이건 벌이라는 것.
방치 플레이.
처음에는 그녀를 기분 좋게 하려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아아, 주인님…….”
그녀는 애달프게 모리스를 불렀다.
멀리 있어 들리지 않을 모리스에게 말이다.
“죄송해요. 주인님…….”
간절히 빌던 세리아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세리아가 진정된 걸 확인한 로터가 다시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
“잘 끝났나?”
나는 눈앞에 선 로널드 백작에게 물었다.
“현재 병력을 전부 수도 근처에 배치시키고 있습니다. 수도에 있는 귀족들의 병력을 각 성벽에 배치시켰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표정인데?”
“예.”
로널드 백작이 한숨을 내쉬었다.
“귀족파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합니다. 아시다시피 망그레브 후작도 슬슬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부의 적이 무섭다는 거군?”
“그렇습니다.”
외부에 남은 제국 정규군의 숫자도 상당했다.
이대로라면 적들이 몰려왔을 때.
귀족파의 귀족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을까?
불가능할 거다.
“귀족파 내부 단합을 노리시는 거라면…….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잠시 말을 가다듬은 로널드가 말을 이었다.
“황제가 저 상태라는 걸 안다면 반발할 귀족들이 꽤 많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뒤에서 칼이 들어온다?”
“맞습니다.”
“마음을 돌릴 방법이 아예 없진 않다.”
“그게 뭡니까?”
로널드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황제의 도발로 시작한 전쟁.
모리스를 따르고 그의 능력에 대해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그라도.
지금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다는 건 알았다.
반란으로 마법부의 힘은 쓰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귀족파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정규군은 솔라리온 공작을 중심으로 황성으로 오고 있었으며.
그들이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은 한정적이었다.
‘그런데 귀족들을 돌릴 수 가 있다고?’
모리스가 한 쪽 구석에서 회의를 지켜보던 머스크를 보았다.
황성 내부 정리를 위해 남아 있던 지크프리트 가문의 기사 머스크.
“설마?”
“머스크, 지크프리트 공작은 어떻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나?”
“말을 나눌 수 있는지 물어보는 거다.”
“……그건 가능하다.”
“지크프리트 공작을 만나야겠다.”
머스크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명령인가?”
“부탁이다. 그래도 공작가의 기사단장을 어찌 함부로 대할까.”
“……의외네.”
“그래서 가능한가?”
“아가씨 때문인가?”
세리아?
물론이지.
그녀의 신분 복귀가 아니고서야.
지크프리트가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잠시 머뭇거리던 머스크가 결심을 한듯 입을 열었다.
“알았습니다.”
***
“오늘따라 세리아 씨가 안 보이네요.”
에미르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
황성의 전투 이후, 에미르 역시 내 저택에서 머물고 있었다.
계속해서 투닥거리던 세리아가 보이지 않으니, 이상하게 여기는 거다.
“어디서 쉬고 있겠지.”
“그런가요? 하루 종일 안 보이던데.”
하루가 지났다.
병사들이 여기저기 바삐 움직였다.
내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수도 점점 늘어났다.
황제를 둬서 어떻게 했다더라니.
내가 뭔가를 했다더라니.
쓸데없는 개소리다.
물론.
‘황제에게 뭔가를 했다는 건 사실이지만.’
내가 굳이 밝힐 이유가 없는 루머였다.
‘지금쯤이면 잘 됐으려나.’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세리아를 독방에 가둔지 벌써 하루가 지났다.
그러는 동안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 했으나.
‘그러면 올바른 주인이 못 되지.’
나는 세리아가 갇혀있는 창고로 돌아갔다.
“흐윽, 흐으윽. 히끄윽. 하으으응!”
세리아가 침대 위에 묶여 부들거린 채로 떨고 있었다.
하루 동안 보내지 않고 애태운 방치 플레이.
계속 가지 못하고 가기 직전까지 쾌감을 자극했다.
밤새 자지 못한 듯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헐떡이고 있었다.
내가 들어온 걸 본 세리아의 눈동자가 돌아갔다.
“주인님……. 흐으읏!”
나를 보며 울먹이는 와중에도 로터가 부르르 떨었다.
“죄송해요. 잘못했, 하아아앙!”
세리아가 다시 한 번 쾌감에 몸을 떨었다.
그녀가 눈을 질끈 감았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세리아의 눈이 돌아가고 있다는 걸.
그녀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쾌감을 느끼면서도 절정에 가지 못해 애타는 모습이 거짓 없이 드러났다.
서큐버스에게 가지 못하는 쾌감이란.
아니, 인간에게도 그건 고문이었다.
“잘못했어요. 주인님…….”
나는 말없이 세리아를 내려보았다.
한참동안 내게 애원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충분히 반성했나?”
“네……. 그러니까 제발 풀어주세요. 다시는 까불지 않을게요.”
울먹이는 세리아의 눈을 마주보았다.
진심이었다.
“좋다. 반성을 했다면 굳이 더 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세리아의 팔다리를 묶은 줄을 풀었다.
그리고 마나 로터도 모두 없애려고 했다.
“자, 잠깐만요.”
세리아가 내 손을 잡았다.
“그, 그건 조금만 더…….”
“이걸로 되겠나?”
“예?”
“이걸로 갈 수 있겠냐고 물었다.”
도리도리.
세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상을 주겠다.”
“사, 상이요?”
채찍을 주었다면, 상을 줘야겠지.
내가 들어왔을 때까지 이 줄들을 스스로 풀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싫은가?”
“아뇨. 좋아요. 그런데 어떤 상을…….”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스르륵.
동시에 마나 로터가 사라졌고.
주위의 모습이 바뀌었다.
그녀와 내가 동시에 내 침실로 이동한 거다.
에미르를 목욕탕에 옮겼던 것과 같은 공간 이동 마법이었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리라.
세리아의 얼굴이 점점 밝아졌다.
“저는 좋아요!”
“그럼 뭘 해야 하는지 알겠지?”
“예.”
세리아가 풀린 다리로 일어서서 내게 다가왔다.
주륵.
마치 오줌을 지린 것처럼 세리아의 허벅지 안 쪽이 흥건했다.
저게 전부 애액.
축축하게 젖은 채로 세리아가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말없이 내 옷을 벗겼다.
능숙했다.
그러는 동안 단 한 마디도 뱉지 않았다.
먼저 재촉하지도 않았고.
박아달라며 엉덩이를 흔들지 않았다.
나는 세리아의 눈동자에 새겨진 하트를 보았다.
당장 박히고 싶은 것을 어떻게든 참는 것이 대견했다.
확실하게 잡혔다.
완벽한 세리아의 모습에 굳이 더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힘든가?”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지금은 솔직해도 된다. 벌이 아닌 상이니까.”
“……. 정말요?”
“설마 주인을 의심하는 것인가?”
“아니에요!”
세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참기……힘들어요.”
“나도 그렇다.”
세리아가 팬티까지 전부 다 벗겼을 때.
툭!
단단하게 발기된 자지가 튀어올라 무릎을 꿇고 있던 세리아의 얼굴을 때렸다.
세리아의 입가에 침이 고였다.
꿀꺽.
세리아는 마치 보물이라도 되는 듯 내 자지를 조심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 정성스러웠다.
자지를 부드럽게 감싸는 세리아의 애무에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푸하.”
나는 자지를 빠는 세리아의 얼굴을 밀었다.
이제는 내가 그녀를 애무하려는데.
“주인님, 이제 더 애태우지 말아주세요……. 이젠 더는 못 참겠어요. 애무 없어도 들어가니까…….”
세리아가 가슴으로 향하던 내 손을 잡고 자신의 보지에 댔다.
손가락 2개도 아무런 저항없이 들어갈 정도로 젖어 있었다.
“하아아앙…….”
얼마나 흥분해 있던 걸까.
손가락이 닿자마자 세리아는 풀어진 얼굴로 깊은 신음을 내질렀다.
“상을 주시는 거라면……. 지금 바로 넣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세리아가 나를 올려다 보며 눈을 똘망하게 빛냈다.
“제발요…….”
내가 대답이 없자, 애처롭게 말하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살랑살랑 흔드는 엉덩이를 꽉 쥐었다.
“그렇게도 박히고 싶은가?”
“네에……. 박아주세요.”
“박히고 싶으면 그만큼 정성을 보여야겠지?”
그 말에 세리아가 내게 붙으며 아양을 떨었다.
“제발 주인님의 이 늠름한 자지를 노예 보지에 박아주세요. 건방지게 주인님께 덤비던 노예에게 예절을 가르쳐주세요.”
“잘 말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짜악!
“하으읏!”
나는 세리아의 엉덩이를 때렸다.
그리고는 그녀를 침대로 밀었다.
강압적인 행동에도 세리아는 반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지가 박히기 좋은 자세를 골라 내게 어필했다.
“빨리……. 빨리…….”
세리아의 눈이 팔딱거리며 솟은 내 자지에 꽂힌 채 떨어지지 않았다.
이거야 원.
“내 노예인지, 자지 노예인지 알 수 없군.”
“전 주인님의 자지 노예에요. 주인님 자지 아니면 만족할 수가 없는 몸이니까요.”
나를 유혹하는 말에 입꼬리를 올리며 세리아의 보지에 자지를 박았다.
“하아아앙. 이거야……. 주인님, 너무 좋아요. 넣는 것만으로도 갈 거 같아요.”
세리아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쾌락에 뇌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있었다.
“끄으윽!”
넣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걸 알았다.
“괜찮은가?”
“예, 괘, 괜찮하아읏! 괜찮아요. 그러니까 조금 더…….”
세리아가 나를 안으며 말을 이었다.
“조금 더 해주세요.”
이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남자가 어디에 있을까.
나를 안는 세리아의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을 느끼며, 나는 허리를 움직였다.
처음에는 천천히.
“하읏, 하아아앙, 좋아요. 주인님…….”
그녀가 적응이 되었다 싶을 때부터는 조금씩 빠르게.
“하앗, 아아앙, 주인, 님, 빨라요……. 흐으읏, 하악, 하악.”
나는 그렇게 페이스를 올렸다.
세리아의 보지는 내 물건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부드럽게 미끌거렸으며, 남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감촉이었다.
“저를 성처리 도구처럼 쓰셔도, 하악, 하아, 좋아요. 주인님…….”
세리아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졌다.
나 역시 계속해서 자지를 감싸는 그녀의 몸을 탐했다.
“주인님, 안에……. 안에다가 싸주세요. 주인님의 아이를 임신하고 싶어요.”
흥분에 취한 세리아가 말을 내뱉었다.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거다.
나는 그런 그녀를 안았다.
끓어오르는 사정감을 끝까지 느끼며 세리아의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하아, 하아.”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주인님……. 더 범해주세요.”
내 손을 꼭 잡은 세리아가 말했다.
그녀는 여전히 욕구 불만이었다.
***
밤새 세리아와 사랑을 나눴다.
육체의 교감.
그녀의 몸에 얼마나 많은 정액을 쏟았는지 모르겠다.
얼굴에도 사정하고, 가슴에 자지가 파묻힌 채로 사정도 했다.
“주인님…….”
만족스러워 하는 미소를 짓던 세리아가 나를 보며 물었다.
“이거면 만족할 거 같아요.”
“만족한다니?”
“이제 에미르님이랑 결혼을 하셔도 저는 후회 없을 거 같아요.”
결혼? 후회?
“그게 무슨 말이지?”
“약혼녀이신 에미르님이랑 다시 사이가 좋아지셨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저는 없어져도…….”
“헛소리 하지 마라.”
“예?”
“누가 너보고 없어도 된다고 했지?”
설마 에미르인가?
그럴 말을 할 여자는 아니었는데.
“그게……. 제 생각이에요. 저번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만약 제가 다시 지크프리트가 된다면, 제가 있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테니까…….”
아아.
그거 때문인가.
황제가 박살낸 지크프리트를 내가 되찾아주기 때문에?
하녀로 내 옆에 있는 건 괜찮다.
귀족가에 하녀를 첩으로 두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크프리트의 공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어쩌면 여기에 있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불안했던 건가.’
최근 들어 세리아의 질투심이 유독 심해진 이유를 알 거 같았다.
평소에도 제국의 양대 미인이라며 칭송받던 두 사람이었다.
단순 라이벌 의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훨씬 심한 사이였던 건가.
나를 에미르에게서 뺏기면 어쩔까 불안해하던 차에 다시금 전 약혼녀인 에미르가 나와 가까워졌고.
그 불안은 점점 더 커졌던 걸 테지.
불안과 질투가 뒤섞여 내게 과하게 대시를 했던 것이고.
그게 지금에 다다른 거다.
피식.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런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게 귀여워서.
그리고 감히 내 옆을 떠나려는 모습이 건방져서.
나는 옆에 누운 세리아의 볼을 매만졌다.
“앞으로 내 옆을 떠날 생각은 죽어도 하지 마라. 절대로 보내줄 생각이 없으니.”
“하지만…….”
“네가 지크프리트 공녀가 되어도 내 옆을 떠나지 못할 거다. 떠나고 싶다고 울고불고 매달려도 그러지 않을 거다.”
“예?”
세리아의 눈이 커졌다.
“그, 그렇다는 건.”
“내가 떠나라고 말하기 전까진,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나는 세리아를 품에 안았다.
“걱정하지 마라.”
지금 내 다짐은 황제가 다시 권력을 찾으면 절대 이룰 수 없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니.
다시 황제가 복권하는 걸 막기 위해선 지크프리트 공작을 어떻게든 설득해야 한다고.
나는 세리아를 안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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