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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악녀를 조교하게 되었다-106화 (106/174)

〈 106화 〉 105화 질투하는 세리아

* * *

공기가 뜨거웠다.

내 몸 또한 뜨거웠다.

겉으로는 침착함을 연기하고 있었지만.

나 역시 차오르는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후우.”

에미르가 침대에 누웠다.

그녀의 가슴이 중력에 이끌려 곡선을 그렸다.

조명 속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에미르의 몸매.

아름답고, 건강미가 넘쳤다.

나는 에미르의 몸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몸을 맞닿았다.

맥박 치는 자지가 에미르의 아랫도리에 닿는 순간.

“흐읏!”

에미르가 몸을 떨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그녀.

에미르의 아래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지만.

흥분과는 별개로 무섭고 불안할 거다.

맨정신으로는 처음일 테니까.

그렇기에, 내가 리드할 필요가 있었다.

“아프지 않을 거다. 만약 아프다면 말해라.”

애태울까 고민했으나.

이미 넘치는 애액으로 물침대가 흥건했다.

나는 입으로 에미르의 가슴을 빨았다.

조금이라도 그녀의 고통이 적어지기 위해서.

“하으읏.”

에미르의 허리가 살짝 들어올려졌을 때.

나는 자지를 에미르의 안에 넣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러면서 나를 쥐어짤 거 같은 에미르의 단련된 몸이 아찔했다.

미리 각오하지 않았다면 넣자마자 싸버릴 뻔 했다.

동정도 아니고.

리드해야 할 입장에서 그런 일은 수치였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에미르를 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괜찮은가?”

에미르가 수줍게 끄덕였다.

나는 말없이 에미르를 껴안았다.

그녀의 온기가 피부를 통해 느껴졌다.

내 등을 껴안은 에미르.

그녀의 표정이 점점 편안하게 가라앉았다.

‘따뜻해.’

에미르는 그녀의 안을 채운 모리스의 물건으로 깊은 충만감을 느꼈다.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달성감에 기분이 좋았다.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몸을 섞는 것은 결혼을 하고 평생의 연을 맺은 뒤에나 시작할 줄 알았다.

이렇게 먼저 시작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거라면.’

오히려 이제 알았다는 것이 아까웠다.

모리스가 주는 쾌감에 몸이 떨렸고, 그와 함께 시간을 나눈다는 것에 행복했다.

이전에 매혹향으로 느꼈던 것과는 다른 감각이었다.

어느 쪽이 더 좋냐면.

‘지금이야.’

에미르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그녀는 이것이 시작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움직이겠다.”

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부드럽게.

그리고 상냥하게.

움직이자, 에미르의 허리가 휘어졌다.

“끄으으읏.”

자신이 느낀다는 걸 숨기려고 하는 걸까.

에미르가 입술을 꾹 깨물고 허리를 튕겼다.

“힘든가?”

나는 손가락 끝으로 에미르의 배를 쓸어내리며 물었다.

“아뇨……. 좋아요. 헤헤. 흐으응.”

에미르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지를 쑤시자, 그녀의 얼굴이 움찔거렸다.

순간적인 쾌감에 못 이겨 근육이 제멋대로 춤을 추는 것이리라.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앗, 저기 모리스님. 이건, 잠깐.”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에미르가 놀라 외쳤다.

신음을 내면서 꿈틀거렸다.

“하읏, 하아앙…….”

“신음소리가 크군. 그리 좋은가.”

“흡!”

에미르는 입을 꾹 막았다.

“흐으음, 으읍! 흐으으읍……!”

아무리 입을 세게 막고 있어도, 그녀의 신음은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최대한 부드럽게 하고 있음에도 얼마 전까지 처녀였던 에미르가 견딜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견디기 힘들면 차라리 소리를 내는 것이 낫지 않겠나?”

에미르가 이제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고개를 도리질 쳤다.

“왜 그러지?”

“부, 흐읏, 부끄럽, 아응! 잖아요…….”

얼굴이 새빨개졌다.

“부끄럽다라.”

나는 한 손으로는 에미르의 허리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입을 막고 있는 그녀의 손을 치웠다.

그녀 또한 숙련된 검사였지만.

순수 근력으로는 나를 이기지 못했다.

갑자기 손을 치우자.

“앗!”

다급하게 손을 뻗었다.

“나는 그대의 부끄러운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모, 모리스흐으읏! 님…….”

“내가 짓궂은 건 이미 알고 있지 않았나?”

나는 에미르를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듣고 싶으니 마음껏 내. 에미르 그대가 길거리의 아낙네처럼 신음을 뱉는다고 싫어하진 않을 테니까.”

“하으으으응! 히아아앙!”

에미르는 기다렸다는 듯, 교태로운 신음을 내었다.

그 소리는 어느 악기보다 아름다웠다.

손까지 치워진 상태에서, 에미르는 더는 신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나는 에미르의 허리를 잡고 올려 세웠다.

에미르가 내 위에 올라탄 채로 서로 마주 앉은 자세가 되었다.

에미르의 가슴이 내 몸에 닿았다.

곧게 선 자지가 에미르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찔렀다.

‘아까보다 더 깊어…….’

자세를 바꾸자마자, 모리스의 자지가 에미르의 가장 깊숙한 곳에 닿았다.

가장 안에 닿는 감각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닿을 때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쾌감에 몸을 떨었다.

자궁 입구에 닿으면서 생기는 포르치오 오르가즘.

에미르가 느끼기엔 극한의 쾌감이었다.

그녀는 눈앞이 번쩍이는 걸 보았다.

반짝거리는 빛무리가 그녀와 모리스를 감쌌다.

“하아, 하악, 하악, 모, 모리스님? 저, 모, 몸이 이상해요.”

고개가 뒤로 젖혀졌고, 몸이 들썩거렸다.

그녀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눈동자가 돌아가는 것 같은 감각에 질끈, 눈을 감았다.

“나를 안으면 된다. 걱정마라. 내가 있으니까.”

나는 몸을 떨며 허우적거리는 에미르를 강하게 안았다.

순간적으로 몰아치는 강한 쾌감에 그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처음 느끼는 쾌감일 거다.

모든 것이 처음일 에미르를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

에미르가 나를 꽈악 안았다.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에미르.

어깨가 짜릿했다.

거듭된 절정에, 신음을 참기 위해 그녀도 모르게 내 어깨를 입으로 문 거다.

내 등을 감싼 그녀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에미르가 몸을 떠는 순간, 아린 통증이 일어났다.

잔뜩 힘이 들어간 그녀의 손톱이 내 등을 긁었다.

그러나 쾌감에 헐떡이는 에미르는 알아채지 못했다.

“하아, 하아, 하아아윽!”

에미르는 간헐적으로 몸을 떨다가 다시금 나를 안을 뿐.

나는 그런 에미르를 안으며 허리를 흔들었다.

저 깊숙한 곳.

참아왔던 사정감이 스르륵.

올라왔다.

나는 참지 않았다.

가장 깊숙하게.

그녀의 안에 사정하는 순간.

“끄으윽!”

에미르는 크게 몸을 떨었다.

온 몸에 전기가 통한 것처럼 짜릿했다.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잠들었다는 듯,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빛무리는 점점 더 커져 사방을 잠식했다.

그 세상에서 에미르는 혼자였다.

아무것도 없는 세상.

그녀의 귀에.

­안심해도 된다. 내가 옆에 있으니까. 그러니 지금 순간을 만끽해라. 내가 지켜주겠다.

모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감각이 느껴졌다.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는 모리스를 안고 있었고.

그 역시 그녀를 안고 있었다.

단 둘만 남아 있는 것처럼.

에미르는 전신에 통하는 쾌감을 느끼며, 모리스를 힘껏 껴안았다.

그리고 에미르는.

처음으로.

시오후키를 경험했다.

“으하으으응!”

촤아앗.

에미르의 애액이 내 몸을 적셨다.

***

“어땠나?”

섹스를 마친 나는 에미르의 몸을 정성스럽게 씻겼다.

그녀는 반쯤 지친 모습이었다.

몇 번이고 느꼈던 절정에 더는 섹스가 생각나지 않은 듯 보였다.

“……요.”

“잘 안 들린다.”

“좋았……어요.”

에미르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뱉었다.

고개를 푹 숙였다.

내게 등을 보인 그녀의 귀가 새빨개진 것이 보였다.

나는 부드럽게 에미르의 귀를 물었다.

“끼햐아앗!”

“귀엽구나.”

“그거 반칙이에요.”

“하하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오랜만에 나온 시원한 웃음이었다.

최근 마음을 놓을 일이 없었다.

황제와의 싸움.

내전.

귀족들 문제 등.

나도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단단히 조였던 긴장감이 확 풀어졌다.

에미르도 놀란 듯 뒤를 돌아 나와 눈을 마주쳤다.

동그란 눈이 인상 깊었다.

“모리스님이 그렇게 웃는 건 처음 봤어요.”

“그랬나?”

“예, 언제나 차가운 느낌이었잖아요.”

“……그랬었군.”

그녀와는 거리를 두기 위해 일부러 표정을 숨긴 적도 많았다.

“모리스님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는 거 같아요.”

“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잠시 침묵.

그녀의 몸을 씻기는 따뜻한 물줄기 소리만이.

쏴아아.

욕탕의 침묵을 갈랐다.

“괜찮은가?”

“뭐가 말인가요?”

“솔라리온과 싸움이 일어날 거다. 앞으로 더 많은 솔라리온 사람과 마주칠 텐데.”

“괜찮아요. 어차피 아니었어도 정략 결혼으로 떠날 가문이었는 걸요.”

해맑게 웃는 에미르.

괜히 죄책감이 드는 건 왜일까.

아무래도 그녀가 자신의 가문과 척을 지고 왔기 때문이겠지.

“미안하다.”

“미안하실 필요 없어요.”

에미르가 손사레를 쳤다.

허나 이대로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가문을 잃은 그녀.

어떻게든 다시 가문을 찾아주리라.

방법은 많았다.

전쟁에 승리해서 그녀만을 위한 가문을 만들어도 되고.

만약에 그녀가 바란다면…….

결혼 또한 생각할 수 있겠지.

물론, 아주 나중 일이었다.

***

지친 에미르를 재우고 복도를 나왔다.

어느새 밤이 깊었다.

어두운 수도.

아까까지 그리 큰 전투가 있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한 야경이 보였다.

이 모든 일이 다 끝난다면.

그 때는 아무런 걱정 없이 이 세계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도 이곳에서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이곳에 사는 여인들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내가 가진 것을 지키는.

먼저 떠오르는 건.

세리아, 에미르 그리고 백설이었다.

‘그런 삶도 의미가 있겠지.’

그때였다.

“아, 주인님!”

복도를 걷던 세리아와 마주쳤다.

나를 본 세리아가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찾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지?”

“그게요. 지금 큰일이 나서.”

“큰일?”

“예, 세바스찬님이 주인님을 찾아요.”

세바스찬이?

무슨 일이지?

그 역시 방금 전투를 치뤄 지친 상태일 거다.

어디 부상이라도 당한 건가?

나는 다급히 세바스찬의 방으로 향했다.

“거기가 아니에요. 이쪽이에요!”

그녀가 가리킨 곳은 창고였다.

창고라.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세리아보다 먼저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화려한 침대랑 조명이라.’

나는 세리아를 보았다.

그녀는 매혹향을 풀풀 풍기며 나를 노리고 있었다.

“치사해요. 저는 주인님이랑 같이 오래 행동하지도 못했는데. 단 둘이서만 하고…….”

질투가 느껴졌다.

세리아가 매혹향을 이용한 마법을 캐스팅했다.

질투인가.

많이 건방져졌군.

“그만하지. 오늘은 날이 아니다.”

“아뇨. 저도 해야겠어요. 주인님은 에미르님만 예뻐하시고…….”

“하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면 곤란하지.

하녀, 아니 노예가 감히 주인한테 대들다니.

버릇이 없어졌다.

그 뜻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거다.

“세리아.”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한없이 차가웠다.

목소리를 들은 그녀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날 정도로.

“언제부터 노예 년이 감히 주인님에게 대들게 되어 있었지?”

나는 살기를 품으며 그녀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그, 그게…….”

만약 세리아가 당장 나를 뿌리치려고 매혹향을 쓴다면 뿌리칠 수 있을 거다.

허나.

그녀는 감히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다시 묻겠다. 노예 년이 언제부터 주인님에게 대들었지?”

“주, 주인님?”

세리아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었다.

“대답해라.”

“아, 아…….”

눈을 마주친 세리아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오, 오지 마세요. 저, 저도 마법을 쓸 수 있어요.”

이미 저항의 의지를 잃은 세리아였다.

그 말에 힘이 있을 리가.

“그 마법을 누가 가르쳐줬는지 생각해라.”

“…….”

세리아는 말이 없었다.

그저 주저앉은 채 나를 올려다 볼 뿐.

“벗어라. 그리고 무릎을 꿇어라.”

세리아의 눈동자가 다시 한 번 흔들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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