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화 〉 87화 고양이 수인 세리아. 냥냥냥냥
* * *
어디서부터였을까.
세리아를 보며 두근거렸던 것이.
처음 폭발음이 들렸을 때는 당혹스러움이었다.
혹시 다쳤을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다음은 안도였다.
마음이 풀어진 그 짧은 사이.
고양이 수인으로 변신한 세리아가 눈앞에 있었다.
아마 그 때부터였을 거다.
세리아에게 주도권을 넘긴 것은.
매혹향 때문이라며 스스로를 부정했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나는 알고 있었다.
“꺄아앙!”
내가 그녀를 강하게 껴안자, 세리아가 아양을 부리며 비명을 질렀다.
“주인님, 이러면…….”
세리아가 나를 올려다보며 주저했다.
“너무 좋다냥.”
변신 때문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진 걸까.
세리아가 내 몸을 꽉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세리아의 가슴이 내 몸에 닿았다.
나는 그녀의 옷을 거칠게 벗겼다.
“주, 주인님……. 남은 메이드복은 이게 마지막이다냥.”
“상관없다. 옷은 새로 맞추면 되고.”
메이드 복이 없다면 다른 옷을 주면 되니까.
부우욱!
나는 옷을 거칠게 찢어발겼다.
가슴과 보지를 가리고 있는 얇은 속옷마저도 모두 벗겼다.
“꺄앙!”
남자를 유혹하는 세리아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세리아의 옷을 벗긴 뒤, 그녀의 맨살을 빨았다.
붉은 키스마크가 세리아의 쇄골에 새겨졌다.
“주인님, 그렇게 내 몸이 좋은 거냥?”
“그래. 좋다.”
한 손에 움켜잡아도 전부 들어가지 않는 그 큰 가슴이 좋다.
그러면서도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라인도 좋다.
매끈한 엉덩이와 피부마저도 좋다.
“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다.”
나는 세리아의 젖가슴을 빨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좋은 듯 입가를 씰룩거리고 있었고.
예상하지 못한 듯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으며.
검은 고양이 귀는 쫑긋쫑긋 세차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그렇구냥. 주인님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냥.”
세리아는 끝내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이번엔 내가 해주겠다냥.”
얼굴이 붉어진 세리아가 나를 소파에 밀쳤다.
나는 뒤로 넘어지며 소파를 펼쳐, 침대 모양으로 만들었다.
우두둑!
비싼 소파가 부서지는 참극을 낳았지만, 뭐 어떤가.
‘새로 사면 그만이다.’
나를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탄 세리아가 고양이 혀로 내 가슴을 핥았다.
마치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의 털을 골라주는 것처럼.
그녀는 정성스럽게 내 몸을 구석구석 핥았다.
까끌거리는 묘한 감각.
그러나 그보다 더 나를 자극시킨 건.
세리아가 혀로 애무할 때마다 닿지 않을 듯 닿는 그녀의 가슴이었다.
그녀가 이를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내게 깊은 에로스를 남겼다.
세리아는 모르겠지.
세리아의 입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옆구리를 간지럽히던 그녀의 혓바닥이 조금씩 내려가.
츄릅.
사타구니까지 도달했다.
“주인님 자지가 벌써 이렇게 섰다냥.”
세리아가 손가락으로 귀두 끝을 툭, 튕겼다.
확실히 변신을 하는 순간부터 성격까지 살짝 달라진 것이 분명했다.
그게 시작 신호였다.
자지가 단단하게, 쿠퍼액까지 흘리는 걸 확인한 세리아가 내 위에 올라탔다.
내 자지가 그녀의 안을 비집고 들어갔다.
이미 한참 전에 젖어 있었는 듯, 내 자지는 너무나 쉽게 들어갔다.
구불구불.
이전에 맛보았던 세리아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이었다.
‘잠깐 이건…….’
근육과 주름까지 변신 마법의 영향으로 바뀐 것일까.
“하아앙.”
찔꺽.
자지에 찔린 세리아가 몸을 바르르 떨었다.
가벼운 오르가즘을 느낀 그녀가 내 가슴에 손을 얹고 기승위 상태로 허리를 흔들었다.
저택에 머물면서 몇 번이고 몸을 섞었던 그녀였다.
내가 어떤 자세를 좋아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는 세리아.
그녀는 허리를 튕기듯 위아래로 움직이며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내가 이렇게 내려 보는 건 처음이지 않냥?”
묘하게 건방진 말투였다.
오늘은 넘어가자.
그녀 역시 원하는 건 아닐 테니까.
“그래서 좋은가?”
세리아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됐다.”
나와 세리아는 입을 맞췄다.
세리아의 혀가 내 아랫입술을 살짝 훑었다.
‘능숙해졌군.’
무서울 정도로.
여자의 체력이 많이 필요 하는 기승위여서였을까?
아무리 세리아라도 계속 하는 건 무리인 모양이었다.
그녀의 움직임이 조금씩 굼떠졌다.
“자세를 바꾸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꿨다.
“뒤에서 박아 달라냥.”
세리아가 꼬리를 살랑 흔들며 네 발로 엎드렸다.
요청하는 것에 받아주는 것이 신사 아니겠는가.
나는 세리아의 뒤에 섰다.
찰랑거리는 백금발의 머리카락과 대비되는 검은 귀와 꼬리가 인상적이었다.
세리아의 뒷태를 보는 순간, 이미 한계까지 커졌다고 생각했던 물건이 팔딱거렸다.
자지를 삽입하자.
“하아, 주인님 너무 크다냥.”
세리아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짜악!
“끼야아앙!”
내게 무방비하게 등을 보이는 세리아의 알몸.
그걸 본 직후, 정신이 확 돌아왔다.
주도권이 내게 쥐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런 세리아의 엉덩이를 내려쳤다.
엉덩이에 빨간 손자국이 새겨졌다.
“이제 봐주는 건 없을 거다.”
허리를 깊숙이 세리아의 안에 집어넣었다.
“히이익! 흐윽!”
수도 없이 세리아를 보내고 울렸던 자지가 피스톤 운동을 반복했다.
세리아의 보지가 내게서 정액을 짜내려고 안달을 냈지만, 쉽게 가줄 생각은 없었다.
“하앗, 흐응! 자, 잠깐만 너무 깊……다냥!!”
퍽퍽!
살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퍼졌다.
사정감이 올라올 때마다 마나로 정관을 막았다.
계속해서 발기를 유지한 채로, 세리아의 보지에 자지를 박았다.
“끄윽, 윽! 꺼억!”
방금 전까지 상황을 즐기며 신음을 내던 세리아는. 어느새 소파에 얼굴을 쳐박고는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내며 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몇 번이나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걸 확인한 뒤.
나는 세리아의 자궁 안에 지금껏 참아왔던 정액을 쏟아 부었다.
사정과 동시에 세리아를 뒤에서 꽉 껴안았다.
“하아, 하아.”
지독한 탈진감이 온몸을 감쌌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소파에 엎어진 세리아를 보았다.
보지에서 정액이 뚝, 하고 떨어졌다.
그녀는 입에서 흐르는 침과 눈물을 닦을 정신도 없어 보였다.
“괜찮은가?”
“하아, 하아……. 추, 충분히 여…유롭다냥.”
자존심일까.
아니면 변신하면서 나왔던 성격 탓일까.
눈꺼풀에 경련이 날 정도로 몸을 떨면서도 그녀는 여유를 잃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그런가? 아직 할 수 있다는 뜻이로군.”
클린즈 마법으로 세리아의 보지를 닦아낸 나는 다시 발딱 선 자리를 세리아의 보지에 갖다 댔다.
“자, 잠깐! 그 말은 취, 취소다냥!!”
세리아가 다급하게 손을 뻗어 나를 막아보려고 했으나.
격렬한 섹스에 허리가 빠져서 제대로 서지도 못한 세리아였다.
“고양이는 꼬리가 예민하다던데.”
나는 세리아의 꼬리를 손에 쥐었다.
“히야야악!”
고양이의 하악질 같은 소리와 함께.
세리아의 꼬리털부터 등의 솜털까지 모두 쭈뼛쭈뼛 섰다.
“맞군.”
확실한 약점을 찾은 나는 세리아의 꼬리를 잡고 거칠게 박았다.
조교?
오늘은 그런 것 따위 전부 잊었다.
아니.
애초에 황제의 영향력이 떨어진 지금, 내가 그녀를 황제가 원하는 모양대로 조교할 필요가 있을까?
허나 그런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꼬리를 잡은 뒤로 훨씬 더 흥분해버린 세리아가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으니까.
‘쾌감에 대한 회복이 늘었다.’
마치 그녀 안에 넣었던 정액이 에너지가 되었다는 듯 말이다.
“더, 더……. 더! 격하게 해줘라냐양!”
그날 드미트리의 저택엔 한 마리 고양이가 울부짖는 신음이 밤새 울려 퍼졌다.
***
“하아, 하아.”
세리아의 가슴이 위아래로 달싹거렸다.
여전히 고양이 귀와 꼬리는 남아있는 채였다.
분위기에 휩쓸려 섹스를 하긴 했지만.
‘이 변신을 풀어야 할 텐데.’
나는 기진맥진한 채로 누워있던 세리아의 몸을 살폈다.
‘몸에 이상은 없군.’
다행이었다.
무리한 변신과 잘못 시전된 마법으로 어떻게 되나 싶었는데.
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아마 마법을 해주한다면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나는 잠시 세리아의 이마에 손가락을 댄 뒤, 몸을 스캔했다.
‘원래대로 돌리는 건 어렵지 않겠어.’
초월체였던 릴리스의 마법이라고 해도 기초 중의 기초 마법이었다.
내가 충분히 원래대로 돌릴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이었다.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기절했던 세리아가 부스스 눈을 떴다.
서른.
세리아가 오르가즘을 느낀 횟수였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었다.
그녀가 서른 번째 절정을 느낀 뒤부터는 따로 세질 않았으니까.
“주인님……?”
“일어났나?”
“혹시 나 또 기절한 거냥?”
“그래. 아주 좋아 죽어서 기절했다.”
“부끄럽다냥.”
세리아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나 실실 올라가는 입꼬리는 숨길 수 없었다.
“아, 주인님, 좋았다냥?”
“……그래.”
“헤헤, 그러면 나중에도 이 변신 자주 써먹어야겠다냥.”
“그러지 마라.”
“왜 그루냥?”
그땐 정말 참을 수 없을 거 같다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그냥 하지 마라.”
“하지만 좋아하지 않았냥?”
“그건 다른 이야기다. 어차피 내 과제 때문에 시작한 마법이잖은가? 하지 말라면 하지 마라.”
“헤헤헤. 진짜 좋은 거구냥.”
“너를 원래대로 돌릴 방법을 찾고 있으니 방해하지 마라.”
나는 정신을 집중하고 세리아의 몸을 다시 한 번 마나로 스캔했다.
이상한 지점을 찾고 그걸 원래대로 맞출 생각이었다.
그럼 자연스럽게 세리아는 원래 모습을 찾으리라.
“저기, 주인님.”
세리아가 내게 몸을 기울였다.
“움직이지 마라. 집중하고 있으니까.”
“나 통과한 거냥?”
“뭐?”
“변신 마법으로 주인님 유혹하면 마법 가르쳐준다고 하지 않았냥.”
나는 감았던 눈을 떠 세리아를 바라봤다.
그녀가 선물을 기대하는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
세리아에게 마법을 가르치는 것이.
옳은 선택이길 바란다.
“그래. 통과했다.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헤헤, 그럴 줄 알았다냥! 나는 제국 최고 마법사의 우수 메이드니까냥!”
그와 동시에 나는 세리아를 변신시킨 마법적 요소를 찾아냈다.
그녀의 몸에 남은 마나 변환지점을 다시 원래대로 돌렸고.
솟았던 고양이의 귀와 꼬리가 자취를 감췄다.
변신이 풀린 세리아는.
“……주인님, 방금 제가 한 말들은 다 잊어주세요.”
라며 눈을 피했다.
“모레 에미르와 수련을 받는 동안, 마법을 배울 거다. 단단히 각오하도록.”
세리아는 집중해야 간신히 보일 정도로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