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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악녀를 조교하게 되었다-87화 (87/174)

〈 87화 〉 86화 세리아의 변신 마법(2)

* * *

드웨인이 에미르를 배웅하는 동안.

세리아는 그가 건넸던 책을 펼쳤다.

책을 읽는 건 그녀의 취향이 아니었지만, 마법을 위해서 꼭 해야 한다면 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변신 마법의 이해 : 저자 릴리스.

‘릴리스라면…….’

그녀의 생물학적인 어머니, 서큐버스 초월체였던 그 여자였다.

‘그 여자가 만든 마법서야?’

믿기지가 않았다.

모리스가 세리아에게 릴리스의 마법서를 내밀 줄은 몰랐으니까.

“여기에 있는 변신 마법을 해낸다면, 주인님께 마법을 배울 수 있다고?”

세리아는 그녀의 눈앞에서 수련을 받던 에미르를 떠올렸다.

일부러 주인님을 노리고 야한 속옷까지 챙겨온 여자.

위험한 상대였다.

그런 여자에게 주인님이 넘어가지 않기 위해선 세리아 역시 모리스의 시간을 얻어야만 했다.

사라락.

세리아는 마른 침을 삼키며 마법책의 첫 페이지를 펼쳤다.

“어?”

그녀가 책을 펼침과 동시에 빛이 새어나왔다.

보라색 빛이 페이지를 펼친 세리아의 손을 타고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를 이해하기도 전에 빛은 끝없이 그녀의 몸을 타고 올라왔다.

세리아는 책에 적힌 마법의 이론이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오는 걸 생생하게 느꼈다.

‘이, 이게 대체?’

지식 전승.

릴리스와 흡사한 파장의 마나를 가진 세리아에게 책이 반응한 거다.

마법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그녀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세리아였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떻게 마법을 써야할지 알 거 같아.’

그녀의 머리에 떠오르는 지식대로라면 충분히 모리스를 유혹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처음 해보는 거지만 그래도…….”

마법은 처음이었지만, 세리아는 자신이 있었다.

그녀는 주문을 되뇌었다.

머릿속에 모리스를 유혹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떠올렸다.

‘주인님은 어떤 걸 좋아하실까?’

물에 젖은 자신의 모습?

아니면 망사 스타킹?

그게 아니라면 구속된 모습을 좋아하실까?

주문이 완성되는 동안, 수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첫 주문이었다.

주문을 되뇌이는 내내 신중에 신중을 가했다.

그러나.

“어, 어?”

마법 주문을 외우는 세리아는 마나의 흐름이 이상해졌음을 눈치챘다.

그녀를 중심으로 보랏빛 마나가 소용돌이치듯 휘몰아쳤다.

‘책에선 이런 내용이 없었는데?’

첫 주문이라 생기는 미숙함.

그리고 일반인을 아득히 초월하는 세리아의 마나량.

이론으론 완벽하다고 믿은 그녀의 자만심까지.

여러 상황이 겹쳐서 만들어진 이변이었다.

퍼어엉!

“꺄아아아악!”

세리아는 자신의 몸이 바뀌었다는 걸 느꼈다.

머리 위에 달린 귀와 엉덩이에 달린 고양이 꼬리.

거기에.

“이게 무슨 일이냥…….”

그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이상한 말투.

세리아는 갑자기 수인으로 변한 자신의 몸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이런 건 계획에 없었는데.

거울에 비친 세리아의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어, 어떻게 바꿔야 하는 거냥.”

기초밖에 모르는 세리아가 할 수 있는 건 따로 없었다.

그때였다.

“세리아! 괜찮은가?”

쾅!

모리스가 문을 거칠게 열며 들어왔다.

급하게 달려온 걸까.

그는 숨을 몰아쉬며 세리아를 보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주인님, 이거 이상하다냥. 없어지지 않다냥.”

모리스의 눈이 커졌다.

그는 진심으로 당황스러워 하고 있었다.

세리아의 앞에선 줄곧 평정심을 가지던 모리스였다.

그런 그가 짓는 당황한 표정에.

세리아는 본능적으로 이게 통했다는 걸 깨달았다.

“주인님,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냥.”

***

“그러니까 책의 지식이 멋대로 머릿속에 들어와서 바로 한 거다?”

“그렇다냥! 그런데 갑자기 고양이 수인이 되었다냥!”

“흐음.”

책은 아마 세리아의 몸에 남아있던 릴리스의 마나에 반응한 걸 거다.

책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올라갈 거라 생각했는데.

‘내용을 전부 흡수했다라.’

역시 초월체라는 건가.

예상 외였다.

그녀를 가르치는 방식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전에.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갑자기 고양이 수인으로 변한 세리아.

처음 하는 변신마법이라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거다.

마법이 실패하는 건 늘 있는 일이다.

오히려 완전히 고양이로 변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흠.”

나는 고양이 귀와 꼬리가 생긴 세리아를 보았다.

방금 전까진 당황스러워 하던 그녀였는데.

금세 적응하고는 귀와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였다.

‘미치겠군.’

나는 그런 세리아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고양이 꼬리에 귀라니.

저렇게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니.

이 세계에 빙의하기 전, 최유준으로 살았을 때.

귀여운 고양이 영상들은 내 마음을 녹여주던 몇 안 되는 안식처 중 하나였다.

모리스에 빙의하고 고양이를 거의 키우지 못했던 건.

끊임없이 몰아치는 일과 사건 때문이었다.

그렇게 반 강제로 보지 못했던 고양이였다.

그런 고양이 귀와 꼬리가.

제국 제일의 미녀라고 불렸던 세리아에 달려 있다는 것.

볼 때마다 아찔했다.

방심하면 혹 하고 넘어갈까봐, 시선을 피했다.

그런 내 기색을 느낀 걸까?

“그런데 주인님, 이 모습이 마음에 드냥?”

나와 눈이 마주친 세리아가 의자에서 일어나 네발로 기어왔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귀를 쫑긋쫑긋거리던 그녀는 손을 고양이 발처럼 가볍게 쥐더니 얼굴에 대고 까딱거렸다.

“야옹~.”

고양이 영혼이라도 깃든 건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미치겠다. 정말로.

네발로 기어오던 세리아가 내 손등을 핥았다.

까끌까끌했다.

몇 차례 손등을 핥은 세리아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를 보는 그녀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하는데도 안 할 거예요?’

나와 눈을 마주치자, 세리아의 귀가 쫑긋거렸다.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쫑긋거리는 세리아의 귀를 잡았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다.

보들보들한 털이 손끝을 스치며 묘한 감각을 주었다.

“꺄아앙.”

내가 귀를 잡고 꼼지락거리자, 세리아가 몸을 움찔거렸다.

그러면서도 내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귀를 잡고 머리를 쓰다듬는 내 손에 얼굴과 볼을 비볐다.

마치 진짜 고양이 수인이라도 된 것처럼.

“귀엽군.”

“냥?”

부끄러워 몸을 떠는 세리아의 고양이 같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세리아가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보았다.

장난기 어린 고양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세리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입술이 뒤집어진 3자처럼 만들어졌다.

“이렇게 하는 게 귀엽다냥?”

세리아가 고양이처럼 양손을 쥐고 흔들었다.

“그래. 귀엽다.”

이미 내뱉은 말. 되돌릴 수는 없었다.

차라리 인정하는 게 나았다.

“정말로 귀엽군.”

나는 그렇게 말하며 세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끄러운 듯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여기에 앉겠나?”

“냐, 냥?”

나는 내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렸다.

“고양이를 여기에 앉혀보고 싶은데.”

그러자, 세리아가 미끄러지듯 내 허벅지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내 허벅지 위에 앉아, 나와 얼굴을 마주보는 자세로 앉았다.

나는 그런 세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리아가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서로 시선을 교차한 나와 그녀는 키스를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고양이의 촉감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시선을 교차한 순간, 나도 모르게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을 수 없었다.

까끌까끌한 세리아의 혀가 입 안에 느껴졌다.

변신하기 전과는 또 다른 촉감에 나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입을 맞추던 세리아의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졌다.

“키스가 좋냥?”

얼마나 키스를 이어갔을까.

“주인님, 뭐가 자꾸 엉덩이를 찌른다냥.”

그것이 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단단하게 선 내 물건이 세리아의 엉덩이를 찌르고 있었다.

“기분 좋게 해주겠다냥.”

내 허벅지에서 내려온 세리아가 바지를 벗겼다.

뜨겁고 단단하게 굳은 물건이 툭, 하고 튀어나와 공기와 맞닿았다.

“내 혀, 기분 좋을 거다냥.”

헤실헤실 웃던 세리아가 고양이 혀로 내 자지를 핥았다.

부드러우면서도 까끌까끌한 혀가 내 물건을 거칠게 자극했다.

‘이건, 조금 위험한데.’

여러 가지 의미로 위험했다.

정신을 놓으면 금방 사정할 거 같은 감각에 몸을 떨었다.

“후우, 잠깐만…….”

허나 세리아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가 변신을 하면서 방 안을 가득 채웠던 매혹향에 세리아 스스로도 취한 상태였다.

한 번 리미트가 해제된 순간, 그녀의 욕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휴릅!

“으응, 이헤 조흔거양?”

세리아가 자지를 빨며 말하는 탓에, 혀가 이리저리 움직였다.

“자, 잠깐…….”

마치 정액을 쥐어짜려는 것 같은 세리아의 입 기술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마법을 깨우치면서 본능적으로 그녀 안에 잠재되어 있던 서큐버스의 힘이 깨어난 거라도 한 걸까.

나는 끓어오르는 사정감을 참기 위해 하체 근육을 수축시켰다.

“세리아, 이건 너무…….”

그녀를 말리기 위해서 마법을 쓰려고 했으나.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정확히는.

마법을 쓰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머리를 어지럽히는 매혹향과, 자지를 물고 있는 세리아의 입이 자꾸만 내 집중을 방해했다.

“세리아! 크읏!”

끝내.

나는 참지 못하고 세리아의 입 안에 사정했다.

예상 못한 이른 사정에 세리아 역시 당황한 듯 눈을 질끈 감았다.

내 자지가 맥박치며 정액을 내뿜을 때마다, 세리아의 입이 꿈틀거렸다.

본능적인 움직임이리라.

“허억, 허억.”

정액을 입으로 받은 그녀가 입을 오물거렸다.

“으음.”

꿀꺽.

“베에에.”

세리아가 혀를 내밀었다.

정액을 다 삼켜 깔끔했다.

“기분이 좋은가 보군.”

“주인님이 좋아하는 거 같아서 그렇다냥.”

“훌륭한 마음가짐이다.”

“그런데…….”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올려다보던 세리아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오늘은 조교 안 해주는 거냥?”

아래에서 나를 올려다보기 위해 큰 눈동자를 반짝거리는 세리아를 보았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변한 그녀를 보고 설레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아니, 오히려 너무 설레여서 문제였다.

가슴을 간질거리게 만드는 감각에 세리아를 제대로 마주보기가 어려웠다.

매혹향…….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게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스스로 조교를 해주기 청하는 세리아를 보는 순간, 심장을 들끓는 흥분이 치솟았다.

허나 참아야 한다.

지금 그녀와 몸을 섞는다면, 이성을 잃어버릴지도 모를 거 같았기에.

어쩌면 나는 괴물을 깨운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은 여기까…….”

세리아를 고양이 수인으로 만든 변신 주문을 해제하려는 내게.

“지금이라면 진짜로 짐승 같은 섹스도 좋다냥.”

세리아가 엉덩이와 꼬리를 부드럽게 흔들며 아양을 떨었다.

그 한 마디가 쐐기였다.

뚝!

순간, 나는 내 머릿속에서 뭔가가 끊어지는 걸 느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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