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75화 저택으로 돌아와서(2)
* * *
“이, 이게?”
벽에 낀 세리아가 몸을 버둥거렸다.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쳐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완벽하게 낀 탓도 있겠지만.
저 풍만한 엉덩이와 가슴이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없애버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벽에 낀 세리아의 가운을 들췄다.
“주, 주인님? 서, 설마....”
“이게 벌이다.”
벌이라는 벽 너머에 있는 세리아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가운을 들추자, 방금 목욕을 마쳐 매끄러운 엉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온기를 품은 엉덩이를 때렸다.
짜악!
“꺄악!”
깜짝 놀란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맞은 것이라 더 민감하겠지.
얼마나 놀랐는지, 몸 전체가 파르르 떨렸다.
“주, 주인님 그렇게 때리시면 소리가……. 다른 사람들이 들어요.”
“하녀들은 듣지 못할 거다. 그래봤자 세바스찬 정도밖에 못 들을 거다.”
“자, 잠깐만요.”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괴롭히고 다리를 자극했다.
“흐으으응……. 거, 거긴.”
허벅지 안쪽 사타구니와 가장 가까운 곳.
세리아가 가장 잘 느끼는 성감대를 손가락 끝으로 쓸었다.
‘그냥 쓰는 건 재미가 없으니.’
나는 뒤로 손을 뻗었다.
덜컹!
창문이 열리고.
창문 밖에서 부드러운 깃털이 날아왔다.
내가 업무할 때마다 늘 쓰던 깃펜이었다.
펜이 아닌, 깃털 부분으로 세리아의 성감대인 허벅지를 부드럽게 쓸었다.
부드러운 깃털이 세리아의 엉덩이를 자극했다.
“으, 읏! 이, 이건 조금 위험해요…….”
낯선 자극에 놀라 엉덩이가 움찔거렸다.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궁금했다.
웃나?
우나?
아니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을까?
“주, 주인님. 거긴... 하읏...”
다른 건 몰라도 잔뜩 흥분했다는 건 알겠다.
내가 얼마나 그녀의 성감대를 괴롭혔을까.
세리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주, 주인님. 그……. 사람이 오고 있어요.”
뚜벅뚜벅.
들린다.
뚜벅거리는 소리.
발걸음 소리를 들었을 때 이건.
세바스찬이었다.
“주인님, 아까 공원에서 쓰셨던……. 환각 마법…….”
“난 벌이라고 했다.”
“읏!”
“참고 버텨라.”
그녀에게 걸어 줄 생각은 없었다.
거기다 환각 마법은 세바스찬한텐 통하지 않는다.
발걸음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주, 주인님. 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그럴수록 초조한 세리아의 목소리 역시 더 절박해졌다.
아무리 세바스찬이라고 해도 벽 너머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황제 앞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연기를 잘 한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거다.
나는 세리아가 다급하거나 말거나, 성감대를 자극하는 것에 집중했다.
세바스찬의 구둣발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세리아의 몸은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나는 계속해서 깃펜으로 간지럽혔다.
자꾸만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니, 괴롭혀주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흐으윽! 자, 잠깐만요.”
허나 듣지 않았다.
발걸음 소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벽 너머의 세리아가 입술을 꾹 다물고 숨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어? 세리아 씨. 이게 무슨 꼴입니까.”
세바스찬의 정중하고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잠시 괴롭히는 걸 멈췄다.
“아, 지, 집사님.”
“설마 주인님께서 이렇게 하신 겁니까?”
“아, 예…….”
“흠, 또 무슨 잘못을 저지르셨길래.”
“그, 그게요…….”
차마 나를 덮치려다가 실패했다는 걸 말하지 못한 세리아.
“말하기 어려운 것인가 보군요.”
“하, 하하.”
대충 이해했다는 듯 세바스찬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인님께서 엄하고 무뚝뚝하시지만, 실제로 보면 굉장히 너그러우신 분이십니다.”
“아, 알고 있어요.”
“다행이군요. 세리아님도 느끼셨을 거라 믿습니다. 물론……. 잠자리를 함께하는 사람의 입장은 다를 수도 있죠.”
“그, 그럴 수도 이, 있죠.”
내가 건드리지 않고 있음에도 세리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의 발이 움찔거리며 배배 꼬였다.
지금 벽 너머의 그녀는 알몸이 아닌 가운 차림이었다.
얼마나 꽁꽁 싸맸던가.
내가 입혔으니 알고 있었다.
허나.
아래가 벗겨져 있고 방금 전까지 내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에 수치스러웠던 것이리라.
‘아니, 애타는 건가?’
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괴롭혀줬으면 하길 원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순간 욕망이 꿈틀댔다.
나는 깃펜을 집어던지고 세리아의 보지에 입을 댔다.
아직 남아있던 마사지 오일과 바디워시의 향이 코를 찔렀다.
깨뜻하게 씻은 그녀의 보지에서 벌써부터 진한 애액이 흐르고 있었다.
지치지도 않지.
혀를 넣자, 세리아의 몸이 반응했다.
“히익!”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건지 그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 있습니까?”
세바스찬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모, 모기가 있어서요.”
“저런. 모기라니. 이런 상황이면 골치 아프실 텐데요.”
“그, 그래서 놀랐어요. 죄송해요.”
“……. 잡아드릴까요?”
“아, 아뇨! 괘, 괜찮아요. 그……. 숙녀의 방이잖아요.”
말하는 내내 목소리가 떨렸다.
숨소리가 거칠어졌고.
촉촉하게 젖었다.
“아, 실례할 뻔 했군요. 죄송합니다.”
“괘, 괜찮아효오.”
“많이 힘드신 거 같네요. 얼굴이 붉습니다.”
“괜찮아요.”
“그렇습니까?”
내가 혀를 움직일 때마다 세리아의 엉덩이가 움찔거렸다.
“하으으응.”
“역시 많이 피곤해 보이십니다. 잠은 제대로 주무실 수 있겠습니까?”
충분히 적셨다고 생각한 나는.
자지를 꺼냈다.
그러고는 세리아의 안에 물건을 넣었다.
“꺄아악!”
“흠, 모기가 많은 모양이군요.”
“조, 조금 센……. 녀석인 거 가타효오.”
“흠, 그렇습니까? 정말 제가 잡아주지 않아도 괜찮으시겠어요?”
“예, 예……. 괘,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참, 주인님께선 어디 계십니까? 전해드려야 할 서류가 있어서.”
“그, 그게.”
세리아가 머뭇거렸다.
지금 벽 뒤에서 세리아의 보지에 자지를 박는 중이라고 말하진 못할 테니.
변명거리를 생각하고 있겠지.
“아, 아까 뒤, 뒷마당에 가셨어요.”
“뒷마당 말입니까?”
“예……. 이, 일이 이쓰시히이잇!”
세리아가 부르르 떨었다.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 근육이 바짝 수축했다.
발에 힘이 들어가 발뒷꿈치를 들었다.
그와 함께 엉덩이가 올라가 힘이 들어갔고, 보지의 조임이 단단해졌다.
‘호오?’
이거 괜찮은데?
나는 힘이 들어간 세리아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흐읏!!”
“또 모기인가요?”
“예에에.”
“여름의 끝이라 더 극성이군요.”
“그, 그러게요…….”
나는 세리아의 보지 깊숙한 곳에 물건을 박았다.
“끄으윽…….”
세리아가 억지로 신음을 삼키는 상황이 나를 흥분시켰다.
처음에는 가볍게 괴롭히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생생한 반응에 오히려 내가 진심이 되는 기분이었다.
허리를 흔들며 그녀의 엉덩이를 잡았다.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성적 가학성] 때문인걸까.
아닌 것 같다.
[성적 가학성]이 발동할 때면 내 의지와 반하는 욕망이 차오르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이런 상황이.
세리아를 괴롭히는 이 상황이 자꾸만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내가 자지를 박을 때마다 세리아의 발이 버둥거렸다.
물 밖의 모습은 우아하지만, 물속의 모습은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는 백조의 다리처럼 말이다.
“하아, 하아.”
“필요한 게 있으십니까?”
“아, 아뇨. 갠차나요. 가, 가주셔도 대요.”
“알았습니다. 혹 필요하시면 제 이름을 불러주십쇼. 언제든 도와드리러 오겠습니다.”
“예…….”
세바스찬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세리아가 손으로 입을 막는 목소리가 들렸다.
“자, 잠깐만요. 주인님……. 이거 위, 위험해요……. 정말로.”
세리아는 거의 흐느끼다시피 몸을 들썩거렸다.
“그러라고 하는 거다.”
나는 계속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세리아를 괴롭혔다.
그녀의 허리가 높이 올라갔다.
엉덩이가 올라가며 조금 더 박기 좋은 자세가 되었다.
입을 꽉 다물고 저항의 의지로 발만 버둥거렸다.
아무리 벗어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무력감이 세리아를 덮쳤다.
동시에 충만한 만족감 또한 그녀의 몸에 맴돌았다.
‘좋아.’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들키지 않을까 초조했던 감정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아니, 초조했던 감정 또한 그녀에겐 이미 흥분으로 작용했다.
허리에서부터 시작된 번쩍거리는 쾌감이 척추신경을 타고 세리아의 머리에 닿았다.
마치 머리 안에서 번개가 친 듯.
주위가 점멸되며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절정하며 달아올랐던 세리아의 뇌가 한계를 맞이해서 의식이 점점 흐려지는 거였다.
빛이 세리아의 주위를 감쌌고.
“끄으응익!”
세리아는 이를 악다물며 크게 떨었다.
동시에 그녀는 모리스의 정액이 그녀 안에서 맥박치는 것을 느꼈다.
‘아아.’
그가 진한 정액을 쏟아냈다.
세리아가 시오후키를 하며 뿜어지는 투명한 액이 바닥을 적셨다.
잠깐 경련을 일으킨 그녀의 몸이 축 늘어졌다.
“후우.”
타이밍이 좋았다.
사정을 함과 동시에 세리아가 절정했다.
몇 번이고 느끼는 거지만.
속궁합이 참 좋았다.
나는 잔경련을 일으키는 세리아의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다.
짝!
“흐응!”
그리고 옷매무새를 갖추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초점을 잃은 세리아의 입에서 침이 길게 늘어졌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나를 올려다보는 세리아의 눈이 몽롱했다.
“너무해요…….”
그러나 입은 웃고 있었다.
“네가 자초한 거다.”
내가 말하는 와중에도 그녀는 혀를 내밀며 자지를 빨았다.
세리아가 만족한 걸 확인한 나는 액체화를 시전했다.
그녀의 몸이 스르륵 바닥에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문 자지를 떼지 않았다.
요도에 남아있는 정액을 다 빨고 나서야, 그녀는 자지를 입에서 뗐다.
“이제 충분한가?”
“이젠 못해요…….”
“다행이군.”
나도 이제 막 한계가 오던 참이었다.
체력보단 마나.
마나 탈진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마에서 땀이 흘렀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그녀에게 약한 모습은 보일 수 없으니.
“들어가서 쉬도록.”
“예에…….”
세리아는 비틀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나는 낮게 숨을 내뱉었다.
몸이 휘청거렸다.
‘힘들군.’
마나 탈진은 오랜만이었다.
나는 벽에 몸을 기댄 채로 비틀거리며 방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푹 잘 것 같다.
***
“밤중에 격하게 하셨더라고요.”
세바스찬이 말했다.
“알고 있었나?”
“그런 표정을 짓는데 어찌 모르겠습니까. 허나 주의해주십시오. 제가 아니라 다른 하녀가 봤으면, 문을 열었을 겁니다.”
“상관없다. 기억을 지우면 그만이니.”
“그러지 않으실 거잖습니까.”
“이 얘기는 그만하지.”
“너무 흥에 빠지지 마십시오. 진심어린 충언입니다.”
“알았네.”
“그런데 에미르 영애의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소식?”
“성기사가 되려고 한다고 합니다.”
“성기사? 대체 왜?”
에미르가 성기사가 된다는 소식을 들은 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니, 정확히는 ‘모리스’의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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