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68화 모리스에게 발버둥치는 세리아는 아직 긍지를 잃지 않은 처녀처럼 보였다.
* * *
황제는 이전히 거울 너머 방에 들어갔다.
이곳에선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방이었다.
황제가 들어간 걸 확인한 나는 세리아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잘 연기하길 바란다.
황제가 모르기에 이번 조교는 100퍼센트 연기가 들어가야만 했다.
완벽하게 조교가 되었으나, 자신의 정조만큼은 지키려는 과거의 공녀 세리아.
그리고 그런 그녀를 자비 없이 범하는 나.
걱정되는 건 하나였다.
세리아의 연기력이 얼마나 황제를 속일 수 있는가.
세리아는 나만 보이게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큼은 하지 않으리라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세리아가 나를 쏘아보며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결혼하지 않은 영애를 덮치는 건 사람이 아닌 짐승이나 하는 짓입니다.”
“본인이 귀족이 아니라는 걸 인정한 거 아니었나?”
“그것과는 다, 다릅니다!”
세리아가 내 눈을 피했다.
‘허.’
모든 것을 잃고 바닥까지 추락한 귀족 영애처럼 보였다.
만약 연기라는 걸 미리 알지 않았다면, 나 역시도 속았을 표정 연기였다.
‘대단하군.’
나는 손가락을 들어 마법을 시전했다.
허공에 맺힌 마나가 움직이며 세리아의 손을 묶었다.
“꺄악!”
손을 묶인 세리아가 버둥거리며 저항했다.
“이러지 마세요!”
“내가 말했던 것 같은데. 네년은 이제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걸레같은 년이라고.”
“당신 같은 사람은 정말로…….”
그녀는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끝까지 말하게.”
“쓰레기야.”
한 마디 한 마디를 짓씹듯 말했다.
말하는 세리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자신에게 들이닥친 미래를 받아들이면서도 끝까지 저항하려는 의지가 가득 담긴 눈빛.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연기였다.
“그 말이 내겐 참으로 달콤하게 들리는군. 지금까지 고문을 당하면서 앙앙거리던 자신이 떠오르지 않았던 건가?”
나는 강제로 그녀를 밀쳤다.
“꺄아악!”
부드러운 침대에 풀썩 쓰러진 세리아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강제로 그녀의 입을 맞췄다.
까득!
“크읏!”
입술을 찌르는 따끔한 통증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입에서 피비린 맛이 느껴졌다.
강제로 키스 당했던 세리아가 내 입술을 세게 깨문 거다.
나는 입술에서 흐르는 피를 닦았다.
“정말이지. 건방지기 짝이 없군.”
진심으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잔뜩 저항하는 세리아.
연기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워낙 생생한 연기에 [성적가학성]이 절로 채워졌다.
두근두근.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내 심장은 평소보다 훨씬 더 격렬하게 뛰었다.
세리아가 보이는 연기에 눈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당신이 아무리 입에 담기도 어려운 짓을 했어도, 인간의 대우는 지켜줄 거라 생각…….”
나는 손을 들어 세리아의 뺨을 때렸다.
짜악!
“끄윽!”
“건방지다. 감히 귀족에게 입을 놀리다니. 그런 예의를 차리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맞은 뺨이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허나 나를 보는 눈빛에는 보다 더 힘이 들어갔다.
“고블린만도 못한…….”
“마음껏 욕하라. 허나 그게 네년의 정조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꾼.”
“그렇다면 차라리 스스로 벗게 해줘요. 귀족으로 마지막 긍지라도…….”
“내가 지금껏 네게 그 긍지라는 걸 대우해줬던 적이 있던가?”
몇 번이나 조교하면서 그녀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든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황제 앞에서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역시 그녀 스스로 옷을 벗을 수 없을 거다.
나는 세리아의 옷을 찢었다.
그녀 전용으로 만든, 몸의 굴곡이 드러나는 메이드 복.
가슴을 가린 옷이 찢어지며 하얀 가슴이 모습을 드러냈다.
“감히 내게 상처를 입힌 만큼, 네년에게 벌을 내리겠다.”
주위의 마나가 모여 반투명한 로터가 만들어졌다.
세리아를 몇 번이고 괴롭혔던 마나 로터였다.
“그, 그건…….”
“네가 이걸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군.”
나는 마나 로터를 세리아의 툭 튀어나온 유두에 달았다.
“벌써 이렇게 단단해지다니, 앞으로 당할 짓을 떠올리니 흥분한 건가?”
“아니에요. 전 당신 처럼 쓰레기 같은 인간에게 질 정도로 나약하지 않아요.”
“네년의 보지는 아니라고 말하는 거 같은데?”
나는 벌써 젖어서 애액으로 빛나고 있는 보지를 쓸며 말했다.
“그, 그건……. 아흣!”
세리아가 몸을 흔들었다.
지금까지 받았던 조교로 민감해진 몸이 주는 쾌감에 견디지 못한 근육이 제멋대로 떨어댔다.
“아랫입은 솔직하군.”
세리아가 나를 노려보며 외쳤다.
“지크프리트는……. 절대 지지 않아요.”
“허. 그 가문을 입에 담다니, 제정신이 아니구나.”
“나는 지크프리트의 영애 세…….”
나는 말을 이으려는 세리아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뚫린 입이라고 제멋대로 떠드는구나.”
“읍읍!”
“그 이름, 모두 잊도록 만들어주지.”
나는 세리아의 입을 막고 나머지 옷을 모두 찢었다.
마법으로 만들어낸 윈드커터로 세리아의 옷만을 갈랐다.
벌써 자극된 세리아의 클리와 보지가 새빨갛게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참으로 민망하지 않은가? 입으로는 귀족의 긍지를 외치면서 아래로는 남자의 자지를 받기 위해서 보지가 벌름벌름 거린다는 게.”
“읍읍!”
세리아가 고개를 이리저리 저으며 소리쳐 보지만, 어디에도 닿지 못했다.
“저항하지 마라. 네년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니.”
“으읍!”
나는 세리아의 목에 손을 갖다 대며 옷을 벗었다.
평소보다 훨씬 더 검붉어진 자지가 팽팽하게 터지기 직전이었다.
놀랐다.
아랫도리가 계속 아팠는데, 이 정도로 단단하게 발기됐을 줄이야.
평소보다 훨씬 더 크게 부푼 상태였다.
내 자지를 본 세리아의 눈이 커졌다.
그녀 역시 진심으로 놀란 눈초리였다.
“더 흥분되시나 봐요?”
세리아가 나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표정은 표독스러웠으나, 목소리는 꿀과 같이 달콤했다.
“이렇게 저항하는 걸 좋아하시나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깊은 곳에서부터 뭔가 알 수 없는 감각이 치밀어 올랐다.
이 여자를 남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나를 올려다보는 이 표정을, 목소리를 뺏기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단순히 내게 하사되어서가 아니었다.
그것보다 더 상위의 감각이었다.
처음이었다.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가지고 싶다는 감각은.
만약 세리아가 다른 남자의 아래에서 이런 표정을 지으며 유혹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 자지가 위아래로 펄떡거리는 걸 본 세리아의 표정이 의미심장했다.
그러나 곧 미간을 찌푸렸다.
“짐승 새끼도 이런 짓은 안 합니……. 끄읍!”
저항하며 외치는 세리아의 뺨을 내리쳤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억지로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쑤셔 넣었다.
“끄으윽…….”
세리아의 몸이 부르르 떨었다.
표정과 정신은 나를 거부하나, 이미 조교된 몸은 그녀의 의지를 거부했다.
자지가 보지에 들어가자, 처녀혈이 아래로 흘렀다.
황후의 몸을 치료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세리아의 처녀막도 복구했다.
처녀막이 찢어지는 통증에 세리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끄으윽.”
짓눌린 신음을 내뱉는 세리아의 얼굴은 한껏 구겨진 상태였다.
그녀는 몰아치는 쾌감을 견디려는 듯 온몸에 힘을 주었다.
발가락 끝까지 힘이 들어가 오므려졌다.
자지를 끝까지 삽입하자, 세리아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죽여 버릴 거야……. 당신을 저주할 거고,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 꺼허억!”
저주의 말을 내뱉는 세리아를 무시하며 허리를 흔들었다.
내 자지가 질의 끝을 자극하가 세리아가 고개를 젖히며 비명을 질렀다.
해일과도 같은 거대한 쾌감의 파도가 그녀를 덮쳤고, 민감해진 그녀의 몸은 내 물건을 견디기엔 너무나도 연약했다.
“끄윽, 흐으응, 흐으으읍.”
세리아가 손가락을 입에 물고 신음을 꾹 참았다.
허나 저항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안다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 볼 뿐이었다.
“죽여 버릴 거야. 죽, 여 버릴 거야.”
내게 저주의 말을 뱉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세리아를 품에 안고 자지를 깊숙히 넣었다.
“허어억!”
세리아가 숨을 들이마시며 내 몸을 안았다.
갑자기 찾아온 절정에 일어난 반사적인 반응이었다.
“이, 이건 반칙이잖아요…….”
“유지해라.”
“하지만 이건…….”
방금까지 유지했던 연기가 끊어지며 세리아의 맨얼굴이 드러났다.
내게 깊숙이 안긴 탓에 황제는 볼 수 없는 각도였다.
“끄으윽!”
깊은 오르가즘을 느낀 세리아가 몸을 부르르 떨며 내게 더욱 안겼다.
그녀는 내게 몸을 떨어트리지 못한 채로, 다시 한 번 나를 증오하는 말을 던졌다.
“당신흘, 절태호, 용허하이, 앙겠어어윽!”
당신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도 제대로 내뱉지 못할 정도로 힘이 풀렸다.
세리아가 오르가즘을 느낀 것이 열 번을 넘겼을 때.
그녀는 그저 짐승처럼 헐떡일 뿐이었다.
나는 반쯤 넋이 나간 세리아의 안에 지금껏 참았던 정액을 싸질렀다.
꿀럭, 꿀럭.
자지가 세차게 꿈틀거리며 정액을 내뿜었다.
그럴 때마다, 세리아가 흠칫흠칫 떨었다.
나는 축 늘어진 채 헐떡이는 세리아를 버려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어렵사리 침대에 너부러진 메이드 복을 손에 쥐었다.
어렵게 자신의 몸을 가린 그녀는 적개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쓰레기보다도 못, 한 히읏, 남자……. 당신도 결국……. 황제랑 똑같아요.”
세리아는 절정의 여운에 꿈틀거리면서도 말을 끝까지 내뱉었다.
짝짝짝.
뒤에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정말, 환상적이야. 크크크, 정말로 환상적이었어.”
이미 한 번 뺀 듯, 눈이 풀린 황제였다.
방금까지 분노로 가득했던 그의 표정에는 더 없이 자애로운 미소가 남아 있었다.
“정말……. 자네는 내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신하야.”
황제는 멍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만족한 황제는 세리아에 대한 처벌 없이 황궁으로 돌아갔다.
“만족하셨나요?”
떨리는 몸으로 황제가 가는 걸 배웅한 세리아가 물었다.
“그런 거 같다.”
“류클리드 말고, 주인님이요.”
“뭐?”
“평소보다 다르던데요? 더 민감해진 거 같고, 더……. 격렬했어요.”
방금 나눴던 섹스를 떠올리는 세리아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나중에도 해드릴게요.”
“뭘 말이지?”
“그거요.”
세리아가 내게 몸을 기울였다.
“억지로 저항하는 공작 영애 연기.”
내게 짓는 그녀의 웃음은 마치 몽마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
황제가 떠난 그날 밤.
에밀리가 찾아왔다.
“황제가 왔다면서!”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세실리아는!”
“이대로 와도 괜찮은가?”
“당연하지. 마법부에서 파는 최고의 은신 마법을 사고 왔으니까. 아무도 몰라. 너 빼고는.”
“내가 만든 은신 마법을 얘기하는 거군.”
“맞아.”
“하지만 스파이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저택에는 없잖아. 있어도 네가 그냥 뒀을 리는 없겠지.”
역시나 똑똑한 여자였다.
“세실리아는 어디 있어? 아니, 어떻게 됐어?”
“안에 있다. 직접 확인하도록.”
나는 회복실 안을 가리켰다.
그 안에는 세실리아가 멍한 눈으로 허공을 올려보고 있었다.
“뉴……클이느?”
황제의 이름을 부르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