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 51화 사치와 향락의 도시 레이스 벨커스, 그곳에 위치한 엘프 창관에는....
* * *
나는 에미르의 상태를 보기 위해 솔라리온 저택에 다시 방문했다.
우우웅.
에미르의 몸에 회복 주문을 연달아 시전하며 상태를 확인했다.
숨소리도 안정적이고 혈색도 돌아왔다.
주기적으로 넣어주는 회복 마법 덕분이었다.
‘이 정도라면 다음 주 쯤에는 의식을 찾겠군.’
마음이 놓였다.
몸 상태를 확인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 더 에미르를 보고 싶다는 욕구가 계속 나를 괴롭혔다.
끼이익.
어렵게 발걸음을 떼었다.
“어떤가?”
문 밖으로 나가자, 솔라리온 공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좋습니다. 조만간 의식을 찾을 겁니다.”
“하아, 정말 고맙네. 솔라리온을 대표해서 감사 인사를 표하지. 자네 덕분에 딸아이의 안색이 많이 좋아졌네.”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담당 의료원도 새로 구했군요.”
“이번엔 최대한 능력 있는 놈들로 뽑았네. 결국 중요한 건 치료할 수 있느냐였으니.”
한참 웃던 공작이 표정을 바꾸며 물었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무엇을 말입니까?”
“요즘 중립파 애들의 움직임이 수상쩍다는 것 말이네. 혹시 아는 것이 있나?”
“글쎄요. 정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가?”
“예.”
솔라리온 공작이 턱을 쓸었다.
“어중이떠중이 중립파들이 아무리 모여 봤자 오합지졸이긴 하네만, 영 신경 쓰여서 말이지.”
“그렇습니까?”
“나는 장관도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오. 황제 폐하의 은총으로 장관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소? 제국의 최고 마법사답게 황제 폐하를 지지해줬으면 하네만?”
공작이 황제가 나를 마법부 장관으로 발탁한 일을 상기시켰다.
은혜를 얻었으니 그에 보답하라는 뜻이겠지.
허나, 황제의 목적을 모르는 게 아닌 나로서는 그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제 제국의 중심은 현 황제 폐하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오. 귀족파들이나 중립파들은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는 머저리들 뿐이지.”
제국의 중심이라.
나는 저택에 찾아왔던 황제의 모습을 떠올렸다.
상석에 앉아, 흥분한 얼굴로 세리아와 나를 보며 사정하던 황제.
일국의 황제이자, 한 작품의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추한 모습이었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허나 이걸 아는 건 오로지 나와 세리아 뿐.
다른 귀족들은 알 리가 없었다.
“그렇지요.”
나는 드러나는 감정을 숨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헌데 왜 우리 에미르와 혼약을 맺지 않는 것이오? 이제는 황제파의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소?”
이 얘기를 위해서였던 건가.
“혼약은 무거운 이야기입니다. 솔라리온 영애가 쓰러진 상황에서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얘기입니다.”
“아직도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는 건가?”
솔라리온이 드미트리 가문과의 혼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일을 말하는 거였다.
“그 때 일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네. 알다시피 귀족의 결혼은 가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거 잘 알지 않나.”
사람 좋은 미소.
저 미소 안에 얼마나 음흉한 속셈이 숨어 있는지 알고 있었다.
“이미 지난 일입니다. 그 일이 제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허허.”
낮게 웃던 솔라리온 공작이 내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우리 딸과 결혼해주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솔라리온의 가주인 내 부탁이야. 이렇게 부탁하는 건 자네가 처음일세.”
내 대답은 간단했다.
“죄송합니다.”
“크흠, 한 번 더 붙잡아보겠네.”
“제 대답은 같습니다.”
“이런, 혹 딸아이가 매력이 없나?”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없지는 않군. 그래 내 딸이니 당연하지. 매력은 있으나 거절을 한다라. 뭔가 다른 이유가 있나 보군. 혹 저택에서 그 여자들 때문인가? 첩을 두는 거야 암암리에 있는 일이니 상관은 없네만.”
“그 이유는 아닙니다.”
“그런가. 아쉽군. 좋은 사위를 얻을 수 있나 싶었는데 말이야.”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만약 나중에라도 생각이 바뀐다면, 얘기해주게.”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솔라리온이 몰락하지 않고서야, 내가 그녀에게 먼저 청혼하는 일은 없으리라.
오늘도 에미르를 잊기 위해 다시 한 번 백설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릴리스의 본거지를 찾기 위해 새로운 도시를 찾았다.
“네 집의 위치를 말해라.”
“여기가 제 집이에요. 멍.”
“네가 예전에 살던 집 말이다.”
“그건…….”
릴리스의 자백으로 그녀의 본거지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그곳은 바로 사치와 향락의 도시.
레이스 벨커스였다.
이곳의 지하 깊숙한 곳에 서큐버스 초월체였던 릴리스의 기지가 있다고 했다.
릴리스의 본거지를 찾는 이유.
세리아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출생의 비밀부터 능력에 대한 정보까지 모두.
처음에는 릴리스에게 들으려고 했지만, 그녀는 세리아의 절반이 초월체인 이유를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그녀가 말하지 않는다면 직접 찾아야겠지.
그래서 왔다.
나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폈다.
밤을 밝히는 화려한 조명들.
거리에선 반나체의 여자들이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도박과 섹스로 가득한 골목길에는 약에 취하고 여자에 취한 이들이 끝없이 깔려 있었다.
레이스 벨커스는 살인을 제외한 모든 것이 허용되는 도시였다.
제국법이 통하지 않은 유일한 제국 영토.
나는 토끼 귀를 단 바니걸 차림의 여자를 보았다.
카지노를 홍보하기 위해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꼬시는 여자들.
“사장님, 혹시 여기 오시지 않겠어요? 지금 들어오시면 특별 사은품도 드려요. 지금 들어오시면 메리가 특별히 서비스도 해드릴 수 있는데.”
바니걸 차림의 여자가 가슴을 가린 옷을 슬쩍 드러냈다.
새하얀 가슴과 분홍빛 젖꼭지가 은근슬쩍 보이는 것이 남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여자였다.
“나는 수인에게는 흥미가 없어서.”
나는 여자의 호객행위를 단칼에 거절했다.
“앗, 그런가요? 죄송해요.”
여자는 바로 다른 타겟을 찾으러 움직였다.
기본적으로 제국은 인간을 제외한 유사 인종을 적대시했다.
엘프, 수인, 드워프 거기에 오크까지.
관계를 맺는 인간이 있다면 법적으로 처벌까지 받았다.
제국 다른 도시에 유사 인종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이유였다.
허나 제국법이 통하지 않는 레이스 벨커스는 얘기가 달랐다.
수인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았고.
엘프가 있어도 죽이지 않는다.
오크가 보여도 그가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면 관용적인 정책을 펼쳤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엔 수많은 종족들이 살고 있었다.
방금처럼 토끼 귀를 가진 토끼 수인부터, 고양이 수인, 개 수인 등.
제국에서 볼 수 없는 유사 인종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내가 이곳을 찾은 건.
한 엘프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를 지나, 가장 화려한 동시에 거대한 건물 앞에 섰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건물 앞에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제국의 여러 귀족들이었다.
저 중엔 심지어 수인을 학살했던 장군도 섞여 있었다.
바람이 숨쉬는 곳.
빛나는 조명과 우아한 분위기.
품격 있는 식당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엘프들의 창관이었다.
“어서오세요.”
정복을 입은 채로 입구에서 손님을 안내하던 남자 엘프가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오랜만이군.”
“모, 모, 모리스 드미트리?”
“숲속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던 친구가 이런 곳에서 몸을 파는 모습을 보는 건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만……. 옛 친구의 얼굴이 이리 보니 반갑군.”
“대, 대장은 지금 없다.”
“설마 그런 거짓말에 내가 속을 거라 생각하는가?”
“크읏!”
나는 손가락을 튕겨 녀석이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려는 걸 막았다.
마나가 흐르며, 엘프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미안한데 말이다. 내게 무기를 드러낸 놈 중에서 살아남은 놈은 없어. 거기다…….”
나는 엘프의 귀에다가 대고 속삭였다.
“전쟁 자금을 모으기 위해 세운 창관의 이미지가 손상되면 아쉬운 쪽은 누가 될 지 생각하고 움직여라.”
말을 마친 나는 미련 없이 직원 엘프를 지나쳤다.
로비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천하의 마법부 장관도 엘프를 맛보고 싶은가 보군.”
“어머, 어떤 여자가 저 품에 안길까요?”
“엘프보다 보기 힘들다는 마법부 장관 아니에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다 몰려 있군.’
쉽게 볼 수 없는 엘프와 정을 나누기 위해 찾은 귀족들이었다.
나는 내 뒤에 꽂히는 시선들을 무시하며 사장실 문을 열었다.
“내가 분명 밥 먹을 땐 부르지…….”
사장실 중앙에서 푹 익은 돼지 다리를 뜯고 있던 엘프의 눈동자가 나에게 향했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엘프였다.
턱에 있는 찢어진 흉터마저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망가트리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오히려 야생미를 더했다.
“오랜만이군.”
“너, 너! 모리스 드미트리!”
“엘프들은 채식주의자 아니었나? 이 도시에 와서 변한 건 창관 뿐이 아니었군.”
심지어 고기 옆에는 위스키까지 놓여 있었다.
고기와 술을 좋아하는 엘프라.
“잘 싸우기 위해서는 육식은 꼭 필요한 식습관이라는 걸 알았……. 그것보다 왜 여기에 있는 거냐!”
“널 찾으러 왔다. 레밀리아.”
“분명 다시 오면 목을 따버린다고 했을 텐데.”
“딸 수 있으면 따보게. 그 전에 이 창관이 다 날아갈 테니.”
나를 잠시 노려보던 레밀리아가 크게 웃었다.
“크하하! 내가 진짜로 네 목을 따겠냐? 우리 엘프를 구해준 전쟁 영웅을 말이야!”
“그 말을 다른 엘프들이 듣는다면 슬퍼하겠군.”
“슬퍼하라지. 머저리들. 누구 덕에 엘프라는 종족이 살아남았는지도 모르고.”
레밀리아는 혀를 찼다.
1년 전에 있었던 엘프와 오크의 대 전쟁.
엘프가 승리했지만, 전쟁의 상처는 깊었다.
숲의 7할 이상이 불타올랐고, 세계수는 가까스로 지켰지만, 예전의 힘을 가지지 못했다.
엘프는 힘을 되찾을 방법이 필요했고, 그 방법은 새로운 전쟁영웅을 추대하는 것이다.
그들은 나를 전쟁영웅으로 추대하고 리더로 서길 원했으나, 나는 거절했다.
집으로 돌아가야 했으니까.
그것이 자존심 강한 엘프들에겐 큰 상처였고, 모욕이었다.
일부 극단적인 엘프들은 나를 죽이겠다고 선언까지 했으나.
감히 암살자를 보내지는 못했다.
감사의 표시로 세계수를 보냈지만, 엘프와 나의 관계는 그리 좋다고 볼 수 없었다.
레밀리아가 손에 쥔 돼지 다리를 한 입 크게 물었다.
“한 입 먹어볼래? 이 집 고기 꽤 맛있다. 돼지 앞다리를 8시간동안 푹 익힌 거라 입에서 살살 녹아.”
“필요 없다.”
“처음에는 오크들 뜯어 먹는 기분이라 거부감이 느껴졌는데, 맛이 아주 기가 막혀. 이제는 내 단골이 되었지.”
그녀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도움이 필요하다.”
“천하의 모리스 드미트리가 도움이 필요하다라. 꽤 어려운 일인가 봐?”
“어려운 일은 아니다만, 네가 있으면 몇 배는 수월해지니.”
“뭘 도와주면 되는데?”
“길 안내를 부탁하지.”
레이스 벨커스의 지하는 길고 복잡하다.
현지인의 안내가 필요했는데.
레밀리아는 이 일에 가장 적합한 여자였다.
눈이 밝고 귀가 좋으며, 길을 찾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만약 함정이 있다면 금방 찾아낼 수 있으리라.
“보수는?”
“천하의 엘프가 이젠 돈을 받고 움직이는가?”
“세상에는 자존심보다 중요한 게 많다는 걸 알았 거든.”
“엘프도 타락했군.”
“크크, 그럴지도 모르지.”
레밀리아가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계약금 300골드. 일을 마치면 1700골드를 더 얹어주지.”
“이야, 여기 에이스랑 세 번 뒹굴어도 남는 돈이네.”
“능력 있는 사장을 고용하는 거라면 그 정도는 써야겠지?”
“잘 아네.”
그녀는 내가 건넨 돈주머니를 받았다.
“계약 성립. 언제 시작하면 되지?”
“지금 바로.”
“좋아. 그럼 바로 이동하자고.”
레밀리아가 장비를 챙겼다.
생각보다 꽤, 믿음직스러웠다.
릴리스의 기지에 설치된 함정에 걸리기 전까진 말이다.
***
“갇, 갇힌 거 같은데?”
레밀리아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레밀리아의 안내를 받고 수월하게 목적지로 이동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릴리스의 지하 본거지를 찾아 들어갔는데.
기나긴 복도를 걷다가 마주한 첫 번째 방.
아무리 힘을 써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나는 문 위에 적힌 글자를 보았다.
“고대어로군. 혹시 아는 글자인가?”
“어, 기본적인 지식은 있어.”
“읽어줬으면 하는데.”
여러 마법을 배웠으나, 고대어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봐.”
레밀리아가 문 위에 적힌 글씨를 보며 천천히 읽었다.
“나갈 수 있다. 이 방은, 해야만…….”
더듬더듬 읽어가던 레밀리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뭘 하면 나갈 수 있다는 거지?”
“그, 그게 말이야.”
“빨리 말해줬으면 좋겠군. 혹시 해석을 못 하는 건가?”
“그, 그게……. 우리 돌아가는 게 어떨까? 차라리 다른 친구를 데리고…….”
“웃기는 소리 마라. 네가 먹은 300골드가 소화되지도 않았다. 거기다가 저길 봐라.”
나는 우리가 들어온 문을 가리켰다.
마찬가지로 닫긴 채로 열리지 않았다.
“돌아갈 수는 없다. 저 수수께끼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이곳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니까.”
레밀리아가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들리지도 않을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
“뭐라고 했나? 잘 들리지 않는군.”
“그, 그러니까…….”
“답답하군. 빨리 말해라. 속 터지기 전에.”
“……대딸…….”
“뭐?”
“이 방은 대딸을 해야만 나갈 수 있는 방이라고.”
레밀리아가 눈을 마주치지도 못한 상태로 소리쳤다.
대딸이라니.
빌어먹을 서큐버스의 본거지답군.
“그런가?”
나는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 했다.”
“자, 잠깐……. 설마 나한테 해달라는 건 아니지?”
나는 레밀리아의 말을 무시하고 마나를 모았다.
[파이어 버스터]
쾅!
내 손끝에서 나온 불꽃이 가로막은 문을 부쉈다.
레밀리아가 마법으로 뚫린 문을 벙찐 눈으로 보고는 내게 고개를 돌렸다.
“부, 부술 수 있었어? 근데 왜 말 안 했어?”
“네 능력을 시험해보려고. 고대어 정도는 알아야 쓸 만할 거 아닌가.”
“자, 잠깐만…….”
“부끄러워 하는 모습은 꽤 볼만 했다.”
나는 그녀를 지나쳐 뚫린 문으로 들어갔다.
“야, 모리스 이 오크 같은 새끼야!”
“그 말엔 오류가 있군. 오크는 나처럼 잘생기지 않았다.”
“어우, 짜증나.”
앞장서서 걷던 내 눈앞에 새로운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 스테이지인가?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간 내 눈엔.
“어라? 아까 그 글잔데?”
첫 번째 방과 똑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는 똑같은 모양의 방이 들어왔다.
“대딸을 해야만 나갈 수 있다…….”
레밀리아가 경악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이거 방법이 없겠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