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 44화 로터를 채운 채로 노팬티로 수도를 걷는 건 무슨 기분일까?
* * *
저택으로 돌아온 나는 일어나 있는 세리아를 보았다.
“일어났나?”
“예, 보살펴주신 덕분에요.”
나는 고개를 숙이는 세리아의 몸을 살폈다.
특별히 이상이 보이는 곳은 없었다.
다른 마나의 흐름이라던가, 빙의의 부작용 같은 것들 말이다.
“괜찮은가?”
“예.”
“쓰러지기 전 마지막 기억은 나나?”
“그…….”
세리아가 대답을 않고 머뭇거렸다.
“말해라.”
“주, 주인님께서 제 안에 사정하셨을 때, 제가 느껴서 그……. 절정했다는 것까지만 기억납니다.”
“그런가.”
그녀가 정확히 왜 빙의 당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섹스로 절정에 도달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거다.
“역시 그렇군.”
그렇다는 건.
절정을 막는다.
그게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이었다.
막는 방법 또한 간단했다.
세리아의 음문에 절정 방지 주문을 새기는 것.
그거 하나면 어느 정도는 해결될 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세리아가 절정에 가까운 쾌감을 느껴야 한다.’
음문에 새로운 주문을 새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
“앞으로는 계속 조교를 진행할 거다.”
“예?”
갑작스러운 선언에 세리아가 눈을 깜빡거리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지, 진심이세요?”
“물론이다.”
세리아는 쾌감에 참고 익숙해지는 것.
나는 세리아가 지닌 마나에 익숙해지는 것.
이를 위해 할 거다.
아니, 해야만 했다.
“왜……요?”
“그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가?”
“기억나요.”
“그래서 절정을 억제하는 주술을 네게 새길 거다.”
“그런 마법 필요 없어요.”
“자신 있나?”
“예.”
“그렇다면. 만약 견디지 못할 경우엔 나대로 하면 되겠지?”
“예.”
“그 의견 받아들이도록 하지.”
그렇게 자신감이 있다면, 들어줄 만 했다.
허나.
나를 이겨야겠지.
“감사합니다.”
“네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군.”
“그런데 오늘 바로 하실 건가요?”
“그래야겠지.”
뭐든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으니.
“휴우, 어떤 것든 가능해요. 견딜 수 있어요.”
세리아가 두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런가?”
그녀도 이것저것 경험이 많았다.
뭐가 됐든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으리라.
허나.
오늘의 조교는 지금까지의 것과 다르리라.
“너 역시 마나에 민감하더군.”
“마나에 민감하다니요?”
“그러니, 테스트를 해보겠다.”
마나가 민감한 그녀를 위한 선물이었다.
나는 손가락을 튕겨 마나로 작은 원형 도구를 만들었다.
엄지손가락만한 작은 로터.
과거 최유준의 기억을 떠올려 만들었다.
여러 영상에서 꼭 한 번씩은 나오는 물건이었다.
서큐버스가 마나에 민감하다는 걸 안 뒤로 머릿속에 구상했다.
여러 가지 테스트를 위해서 말이다.
원래는 딜도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경험 많은 서큐버스도 딜도를 못 견뎠지.’
세리아는 당연할 거다.
아마도, 몇 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겠지.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로터는 딜도보다 훨씬 출력이 약하게 마들었으니.
그녀를 애태울 수 있을 터였다.
나는 마나로 총 3개의 로터를 만들었다.
“이게 무엇인가요?”
“옷 안에 이걸 차고 나와라.”
“예?”
“젖꼭지 두 곳과 클리에 고정시키고, 속옷은 전부 벗도록.”
약간의 접착 마법을 곁들인 물건이었다.
“속옷을 전부 벗으라고요?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시려고요?”
“지금까지 잘 견딘 네게 선물을 주려고 한다.”
“선물이요?”
“오늘은 외출을 할 예정이다. 너와 나 단둘이.”
그녀는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빨리 갈아입고 와라.”
결국, 세리아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 방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세리아가 주춤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후우, 후우.”
세리아의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낯선 자극에 몸이 떨렸다.
우우웅.
낮은 진동음이 미세하게 들렸다.
한참 집중해서 들어야만 들을 수 있는 낮은 소리였다.
“어, 어디를 가시려고 이런 차림을 요청하신 건가요?”
“어디로 가냐고? 지크프리트 공작에게 갈 거다.”
공작이 화를 낼 얼굴이 눈에 훤히 보이는군.
내 말에 세리아의 눈이 커졌다.
“그, 그게 무슨?”
“네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게 서, 선물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말을 마친 세리아가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마, 마차를 타고 가십니까?”
“아니, 걸어갈 거다.”
세리아의 표정이 볼만했다.
나는 세리아의 몸을 살폈다.
메이드 복을 입은 세리아.
겉으로 보면 평범한 메이드 복이지만, 안에는 속옷을 입지 않은 채였다.
거기다가 젖꼭지에 매단 로터 때문에 그 부분이 도드라져 보이니, 그녀는 허리를 제대로 피지 못했다.
아마 허리를 쫙 핀다면, 젖꼭지에 매단 로터가 부각될 것이다. 클리는 치마 때문에 가려지겠지만, 괜찮다.
세리아는 엉거주춤, 허리를 약간 숙인 상태였다.
“정말……. 악취미시네요.”
그녀가 이를 앙다물며 나를 노려봤다.
“그런 표정은 오랜만에 보여주는군. 똑바로 허리를 피거라. 네 각선미를 보고 싶다.”
주위 눈치를 보던 세리아가 어렵게 허리를 폈다.
젖꼭지 부분에 로터의 모양대로 톡 튀어나왔다.
그 모습이 볼만했다.
3군데의 성감대를 동시에 공략하는 로터 3개.
저 로터가 오늘 하루종일 세리아를 괴롭힐 것이다.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네가 쾌감을 견디고 멀쩡하게 버틴다면, 내 패배를 인정하지.”
“제가 이길 수 없도록 하시려는 군요.”
“당연하지.”
“설마 이 꼴로……. 아, 버지를 뵈라는 건가요?”
“아버지라니, 말은 바로 해라. 내가 편하게 대해준다고 해서 그대까지 편하라는 건 아니니.”
“죄송합니다.”
세리아가 허리를 숙였다.
그녀는 신분이 처형된 여자.
작위도 가족도 남아있지 않았다.
“지크프리트 공작이 그대를 보면 아주 기뻐할 거다.”
동시에 나를 증오하겠지.
“그럼 가지. 간만에 바깥구경을 해야 할 거 같으니.”
나는 세리아를 데리고 움직였다.
“주인님, 마차를 타지 않으십니까?”
세바요스가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그래. 천천히 가겠다.”
“다녀오십쇼.”
“그래.”
나는 걸어서 밖으로 나갔다.
세리아가 내 한 걸음 뒤에서 따라 걸었다.
“세리아.”
“예.”
“내 옆으로 와라. 오늘만큼은 어깨를 맞대고 걷고 싶구나.”
“아, 네.”
세리아가 내 옆에 서서 걸었다.
그리고 우리는 걸어갔다.
저택을 지나쳐, 사람들이 많은 거리로 향했다.
시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와 세리아에게 꽂혔다.
“저기 봐. 마법부 장관님 아니야?”
“이야, 잘 생기셨네.”
“키도 훤칠한 것이, 크으. 진짜 다 가지신 분이야.”
최연소 마법부 장관.
마법의 천재.
기타 등등.
나를 수식하는 칭호는 차고 많았다.
황제의 떠오르는 오른팔.
적어도 수도에 사는 시민이라면 내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거기다가.
“옆에 있는 여자는……. 그?”
“이 사람아 입 조심해.”
“어이쿠.”
“에그그, 불쌍하구먼.”
“완전 개처럼 다뤄진다던데.”
세리아 역시 시민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였다.
과거 제국의 꽃.
지금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비운의 여인.
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는 둥.
끊임없이 괴롭힘을 받고 있다는 둥.
그녀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다.
대부분은 맞는 소문이었다.
가슴이 찔리는군.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는 내게 닿지 않았다.
내 귀에는.
우우웅.
로터의 미세한 진동소리만이 또렷하게 들렸다.
세리아가 입술을 깨물고 손으로 치맛자락을 붙잡았다.
그녀는 꼭지가 보일 까봐 허리를 묘하게 숙였다.
굳이 지적하지는 않았다.
로터를 매단 모습이 옷 위로 비치는 건 오로지 나만의 것이었다.
다른 이들이 보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허나 내 옆에서 허리를 숙이며 걷는 그녀의 모습.
거기에 살짝 눈가에 눈물까지 맺히는 모습은, 시민들의 동정을 사기엔 충분했다.
아마, 다른 이들은 불쾌함과 치욕에 분노에 떨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어떤 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애해서 우는 거라 떠들어댈지도 모르겠군.
허나 그녀는 수치 때문에 저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른 시민들의 목소리 따윈 귀에 들리지 않으리라.
자신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한심하고 부끄러운 꼴로 있다는 사실만이 머리에 가득할 거다.
‘어디까지 버티나 볼까?’
나는 웃음을 삼키며 세리아를 살폈다.
세리아는 몸을 덜덜 떨었다.
로터의 움직임에 따라서 히끅, 나오려는 신음도 꾹 참았다.
“끄윽, 윽.”
그녀는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그럴 때마다 주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혹시 그녀의 수치스러운 꼴은 아는 걸까.
얼굴이 터질 듯 새빨개졌다.
그러다보니, 더 느끼는 기분마저 들었다.
‘질 수 없어.’
모리스에게 조교되어 민감해진 몸이 벌벌 떨었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부끄러운 자신을 보는 거 같았다.
‘정말 저들이 내 꼴을 알고 있는 거라면?’
무서워졌다.
파르르 몸이 떨렸다.
귀족이었던 자신. 저들 위에 늘 군림했던 자신이 이렇게 수치스러운 꼴로 밖에서 조교당하는 걸 이들이 안다면.
저들은 무슨 생각 할까.
평생 밖은 나가지도 못할 거다.
저잣거리에 늘 얘기가 나올 거다.
모든 걸 잃고, 수치마저 잊어버린 여자라고.
그 생각 또한 오래 가지 못했다.
세리아의 젖꼭지와 클리에 매단 요사스러운 물건이 자꾸만 진동하며 그녀를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몸을 꿈틀거렸다.
몰아치는 쾌감을 어떻게든 줄여보려고 이리저리 몸을 배배꼬아도, 변함없었다.
그 물건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세리아의 약점을 찾아냈다.
로터라고 했던가.
이런 것까지 개발하다니.
모리스 드미트리, 정말 무서운 남자였다.
내기의 승리와 패배에 있어서는 확고한 남자였다.
이번 내기도 그가 이길 거라 확신하고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이길 거다.
이길 수 있다.
‘버틸만 해.’
끔찍할 정도로 달콤하고 진득한 쾌감이었으나.
견딜 수 있었다.
그녀의 아랫도리가 젖어서 투명한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주륵, 흘렀지만.
견딜 수 있었다.
가지 않을 수 있다.
세리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힘든가?”
모리스가 옆에서 속삭였다.
“힘들고 무섭다면 내게 기대도 좋다. 그 정도는 허락해주지.”
유혹이었다.
세리아의 의지가 약해지도록 전하는 유혹.
그러나.
그의 몸이.
가슴이.
팔뚝이.
모두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기댈 수 있다면 기대고 싶었고, 의지할 수 있다면 의지하고 싶었다.
옆에서 기대서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만큼은 멀어져야만 했다.
“그만하세요. 저는 버틸 수 있으니까요.”
눈길이 자꾸만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눈을 질끈 감았다.
눈가에 맺혔던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다시금 안타까운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렸다.
세리아는 이제 걸음을 걸을 때 움찔거렸다.
아마 걸을 때마다 신발에서 전해지는 진동에도 몸이 움찔거리고 있는 거겠지.
흐윽!
“저기 잠깐만요.”
“무슨 일이지?”
“화장실을 가면 안 될까요?”
세리아가 내 소매를 잡아 물었다.
의외의 상황이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오줌이라.
“정말 가고 싶으냐?”
“예.”
“오줌인가? 아니면 참을 수 없어서인가? 예전에도 애액을 내뿜지 않았던가?”
“…….”
“쉽게 대답을 못하는군.”
“오줌이 맞아요!”
지지 않으려는 자세 때문일까?
세리아의 말투가 공격적으로 느껴졌다.
말을 뱉고도 부끄러운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런가?”
공포에 질린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왜일까.
조금은 그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확실히 바뀌었군.’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조금은 달라진 느낌이었다.
세리아는 자신의 뱉은 말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원래라면 눈치도 보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모리스를 바라보았다.
이 남자가 자신을 바꿨다.
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절대적인 위치에 선 그는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아래에 있는 이들을 지배하려는 그 모습.
한때 세리아가 황제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이런 모습 때문이었다.
고고한 위치에서 내려 올 생각을 하지 않는 압도적인 위압감에 반했었다.
황제는 늘 떠받들기만 하는 사람들 속에서 유일하게 그녀를 평등하게 봐줬었기에.
모셔야 할 공녀가 아닌, 한 사람으로 말이다.
그래서 구애했다.
그리고 그 사랑의 표현이 잘못되었다는 걸 느낀 건 많은 것이 뒤틀린 후였다.
그리고 비슷한 모습을 모리스에게서 보았다.
아니, 그녀가 황제를 보며 느꼈던 위압감보다 훨씬 더 거대한 존재감을 말이다.
순간, 세리아의 표정이 풀어졌다.
‘정신 차려. 정말로 정신 차리라고.’
짜악!
볼을 때린 그녀는 입술을 다물었다.
“곧 있으면 화장실이 나오니 그 때 허락하지.”
화장실이 있다는 말에 세리아는 힘을 내며 걸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멀어지고 인적이 드문 공원.
나는 주위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뒤, 세리아에게 말했다.
“다 왔군.”
“화장실은 어디에 있나요?”
“여기 있잖은가?”
나는 공원의 거리를 가리켰다.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은 거리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제국의 청소부들이 노력한 덕이다.
“여기서 보라. 익숙하지 않은가?”
“……너무하셔요.”
“그대에게 친절하길 바라는가?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최대의 친절이다. 너를 위한 화장실을 찾는 것 말이다.”
얼마나 많은 마법이 지금 동원되는지 그녀는 모를 거다.
반경 5백 미터 안에 사람을 감지하는 탐지 마법.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사일런스와 냄새를 차단하기 위한 클린즈까지.
생각보다 애를 많이 쓰고 있었다.
“편히 볼일을 봐라. 싫다면, 이대로 지크프리트 저택까지 가도록 하지. 얼마 남지 않았다. 10분이면 될 거다.”
“못된 사람.”
세리아는 내게만 간신히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는 살금살금 걸어가 치마를 살짝 들췄다.
속옷을 입지 않아, 그녀의 맨살이 드러났다.
나는 그녀의 아랫도리를 보았다.
클리에 매달린 마나 로터가 웅웅, 떨었다.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는지 세리아의 클리가 한계까지 부풀어 올랐다.
저 상태인데도 참을 수 있다는 것.
조금은 감탄했다.
“보지 마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으나, 결국 세리아는 참지 못하고 그대로 볼일을 보았다.
적당히 그 모습을 본 나는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행위가 중요한 것.
물이 흐르는 소리가 귀를 울렸다.
“이만 가지.”
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옆에서 그녀와 발을 맞춰 걸을 뿐이었다.
이제 사람이 줄어서일까.
세리아의 반응이 조금은 밋밋해졌다.
그런 우리의 눈앞에, 경사진 계단이 나타났다.
마지막 관문.
사실상 이곳을 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먼저 올라가라.”
“여길……요? 치마가 짧아서 아래에서 다 보일 거예요.”
“내가 막아주겠다. 그 안은 나 밖에 볼 수 없을 거다. 그게 아니라면 설마, 노출을 이제 즐기는 건가?”
더 얘기해서 이득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지.
세리아가 양 손으로 아래를 가리며 천천히 올라갔다.
나는 그녀의 몇 걸음 뒤에서 따라 걸었다.
아슬아슬 치마를 가리는 그녀의 손이 필사적이었다.
대놓고 보이는 것보다, 필사적으로 숨겼을 때 가끔씩 드러나는 것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지금이 딱 그럴 때였다.
세리아는 치마 안을 보이지 않기 위해 치마를 내리거나 손으로 가리는 등, 노력했으나.
손가락 틈새로 그 안이 조금씩 보였다.
애액으로 빛나는 균열.
투명한 액이 타고 흐르는 허벅지.
햇빛에 반사되는 밝은 피부까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천천히 걸을 뿐이었다.
자꾸만 가리려고 하는 세리아를 감상하면서 말이다.
“남이 볼까봐 긴장되는 건가? 꽤나 액이 많이 흐르는군.”
“…….”
“그대는 참으로 변태로군.”
“주인님이 이렇게 만드셨잖아요.”
세리아가 뒤를 돌아 쏘아보았다.
“글쎄, 그게 내가 만든 것이라 그런 건가? 그대의 본성이라고는 생각 안 하나?”
세리아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계단을 넘어, 우리는 무사히 지크프리트 저택의 앞까지 도착했다.
움찔움찔 떨면서도 결국 끝까지 무사히 왔다.
“의지가 대단하군. 칭찬하고 싶을 정도야.”
그리고 저택의 경비병과 눈이 마주쳤다.
“누구……. 어?”
경비병의 눈이 커졌다.
나를 보고 동시에 세리아를 보았다.
둘이 같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겠지.
“그, 그, 그.”
“지크프리트 공작을 불러라. 모리스 드미트리가 왔다고 알리고.”
“알겠습니다!”
경비병의 눈이 옆으로 가기에 말했다.
“감히 내 하녀를 바라보려고 하는가? 내가 그 눈깔을 뽑아준다면 지크프리트가 좋아하겠군.”
“죄송합니다!”
경비병이 바짝 얼어붙었다.
세리아는 경비병을 바라보지도 못했다.
“공작님께서 바로 나오신다고 하십니다.”
나는 멀리 보이는 지크프리트 공작을 보았다.
그는 다급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