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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악녀를 조교하게 되었다-29화 (29/174)

〈 29화 〉 28화 황제 왈, 홍련대의 보지 비빔이 일품이라지?

* * *

건강하게 태운 갈색의 피부, 검은 머리를 짧게 친 홍련의 대장, 루이스는 황제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왕이면 나중에 나오겠나? 머저리 같은 귀족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말이야.”

“마법부 장관에게 보냈던 첩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냥 넘어가기엔 흥미로운 얘기였다.

모리스 드미트리라.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왔다.

‘내가 보낸 첩자를 어떻게 놀렸을지 궁금하군.’

죽였나?

아니면 끔찍한 고문으로 정신 이상자로 만들었나?

그것도 아니라면, 마법으로 완전히 세뇌시켜서 나와 홍련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했나?

뭐가 됐든 황제를 만족시켜 줄 거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무슨 일이지?”

기대감을 품으며 물었다.

“순조롭게 저택에 녹아들었다고 합니다. 감시에 성공했으며 조만간 추가 보고를 올리겠다고 합니다.”

“순.조.롭.다?”

황제의 미간이 일그러지고, 푸른 눈동자엔 살기가 돋았다.

“감히 짐에게 장난을 치는 것이냐?”

루이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어찌 태양 앞에서 거짓을 고하리까. 제대로 들으셨습니다.”

“모리스를 상대로 감시에 성공했다?”

“그렇습니다.”

잠시 살기어린 눈빛으로 루이스를 노려보던 황제가 입을 다물었다.

“이상하군. 이상해.”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리스 드미트리는 대륙 최고의 마법사다. 그런 그가 고작 스파이 하나의 침입을 눈치 채지 못했다?”

황제의 눈매가 점점 초승달 모양으로 변화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나?”

“…….”

루이스는 대답하지 못했다.

황제의 말이 일부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제국 최고의 전투 마법사.

전투에 특화되어 있다고는 하나, 마법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가능합니다.”

그녀가 보낸 대원은 그만큼 유능한 여자였다.

어느 유혹에도 견딜 수 있으며.

어떤 고문에도 버틸 수 있는 그런 유능한 대원이었다.

“루이스.”

“예, 황제 폐하.”

“홍련의 암살자들은 언제나 그대에게 충성을 다 하나?”

“그러합니다.”

“만약 해당 대원이 배신을 저지른다면 네년은 어떤 식으로 교육을 하는가?”

“단 한 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특별한 훈련을 받고 본단의 수술과 정신교육을 받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입니다.”

“그런가?”

“예.”

“하긴, 자객들만의 비법이 있다고 했지. 그게 아마……. 어떤 여자도 홀릴 수 있다는 너의 비법이겠지?”

“……맞습니다.”

“여자들끼리 하는 섹스라. 재밌군.”

황제는 참을 수 없다는 얼굴로 웃고 있었다.

“대대로 이어진 홍련의 기술은 헛된 것인가 보군.”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침투한 대원이 배신하지 않았는지, 확인해보라는 뜻이네. 아주 중요하니까.”

“알겠습니다.”

황제는 자신의 앞에서 부복하는 루이스를 내려다보았다.

“홍련의 비밀이 여자들끼리 정을 나누는 것이라. 향간에선 그걸 보빔이라 부른다지?”

쯧.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자는 정복당해야 할 존재들이지. 누구 위에서 정복해야 할 사람이 아니야. 안 그런가?”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홍련의 대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여자도, 남자에게 안기면 아양을 떨게 될 거라는 뜻이다.”

황제는 홍련의 대장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루이스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홍련의 대장, 수많은 수술로 쾌감 신경을 제거했습니다. 물론 시체 같은 여자를 안기 원하신다면 제 몸을 드리겠습니다.”

“그런가?”

루이스는 자신을 보며 짓는 황제의 웃음이 어느 누구보다 사악하다는 걸 느꼈다.

“시체를 안는다라……. 한 번 쯤은 해보고 싶긴 했지.”

황제는 입술을 핥으며 루이스의 옷을 하나하나 벗겼다.

“허나, 네년은 아직 쓸모가 있으니 오늘은 시체 같은 몸을 안는 것으로 만족하도록 하지. 어디 그 여자들을 만족시켰던 기술을 내게도 보여봐라.”

알현실에서 루이스의 옷을 벗기고 그녀의 몸을 취하려는 황제의 손길은 어느 누구보다도 억세고 거칠었다.

배려라고는 하나 없는 행동에도 루이스는 움찔거리지 않았다.

“그건 알아둬라. 어떤 여자도 내 손에 들어오면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지. 그건 네년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녀는 그저 말없이 황제의 손길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

오랜만에 에미르가 찾아왔다.

달그락.

나는 잔을 내려놓았다.

“날씨가, 참 좋네요.”

에미르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백합 향기가 났다.

“그런가?”

나는 창 밖을 보았다.

쿠르릉!

비가 내리는데.

천둥까지 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굳이 토를 달진 않았다.

저 한 마디를 꺼내기 위해서 얼마나 고민했을지 눈에 보였으니까.

“향수를 뿌리고 왔나?”

분위기를 녹이고자, 그녀에게서 나는 백합향 향수에 대해 물었다.

“네, 모리스님께서 골라주신 향수입니다.”

“영애와 잘 어울린다.”

짧은 감상평을 끝으로 다시 차를 한 입 마셨다.

“그, 그래요?”

에미르의 귀가 빨개졌다.

그녀는 양 손으로 자신의 볼을 감쌌다.

나는 그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미리 마법을 걸어서 다행이야.’

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하라고 했던 이유.

정신계열 마법을 미리 걸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앞에서만 서면 자꾸만 자아가 뒤섞이는 거 같아, 일부러 정신강화 마법을 자신에게 걸었다.

만약 걸지 않았다면, 방금 에미르의 행동에 머리가 아찔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에미르는 그런 모리스의 마음을 전혀 모른 채로,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썼다.

‘어울린다고 하셨어.’

지금까지 모리스에게 다정한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향수집에서 자신이 직접 향수를 골라 주겠다고 말할 때를 제외하고 말이다.

‘잘 뿌리고 왔어.’

오랜만에 찾아온 모리스의 저택이었다.

롤랑에서 맺은 약속대로 미리 가겠다고 기별을 알렸다.

와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설레였던가.

‘오늘 드레스는 뭘 입지?’

‘어떤 귀걸이가 어울릴까?’

‘혹시 이런 색은 싫어하시지 않을까?’

수많은 고민과 고민의 반복이었다.

잠이 부족하면 피부가 갈라질까봐 전날에는 일부러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다.

‘역시 잘 한 거 같아.’

에미르는 만족스러웠다.

그 때.

“디저트를 가지고 왔습니다.”

세리아가 쟁반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왔다.

‘이 여우같은 여자만 아니었어도.’

에미르는 질투의 눈빛을 쏘아보냈다.

그녀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이 저택에서 했을 저 시녀가 얄미웠다.

‘같은 지붕 아래에서 자고, 같이 식사를 했을 거고, 매일 장관님의 아침에 일어난 모습도 봤을 거고, 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한밤의 모리스까지 이어졌다.

반투명한 실크 속옷을 입고, 우아하게 술잔을 기울이는 모리스의 모습.

그 장면을 생각하자마자, 에미르의 얼굴이 터질 듯이 달아올랐다.

그런 모리스가 자신에게 다가온다고 생각하면.

‘꺄아아!’

방금까지 세리아를 질투했다는 걸 까맣게 잊어버린 에미르는 비명을 속으로 삼켰다.

‘잠깐.’

그녀는 다시 세리아를 보았다.

‘이 여자는 전부 다 보고 있다는 거잖아.’

그러나 에미르가 아무리 세리아를 노려보아도, 세리아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자신은 진짜 하녀라는 듯이.

감히 귀족에게 대꾸도 불가하다는 듯이.

오히려 일부러 무시하는 것 같기도 했다.

원래 세리아였다면 벌써 쟁반을 엎고 난리가 났을 텐데.

그녀의 변한 모습에 놀란 건, 에미르였다.

‘이게 도대체.’

겉으로만 보면 완벽한 하녀의 자세를 갖추고 있었다.

모리스는 그런 세리아의 모습이 익숙한 듯이 태연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설마.’

방금 전까지 기분 좋은 상상을 했던 에미르는 가슴이 싸늘해지는 걸 느꼈다.

심장이 다른 의미로 세차게 뛰었다.

“모리스님.”

“묻고 싶은 것이 있나?”

“혹, 저 영애…… 아니, 하녀와 주무셨습니까?

모리스는 에미르가 가리키는 세리아를 바라보았다.

디저트를 차리던 세리아는 에미르의 말에 흠칫 놀라 손을 떨었다.

“중요한가?”

“예, 중요합니다.”

“만약 내가 저 하녀와 잤다고 말하면, 혼약을 그만 둘 생각인가?”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모리스님이 정부를 두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다만?”

“모리스님의 첫 경험이 제가 아니라는 것이 화가 날 뿐입니다.”

“그런가.”

“예.”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눈물이 가득한 눈빛으로 괜찮다고 말하면, 나보고 어찌하라는 건가.

이 몸은 그대가 우는 모습은 보기 싫은 모양이군.

에미르가 울상을 짓자마자, 가슴이 아렸다.

자꾸만 내가 아니게 되는 거 같은 마음에 분위기가 불편했다.

그렇다고 그녀를 내쫓을 수는 없었다.

나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자지 않았다는 걸로 하지.”

“그러……신가요?”

에미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아직 저희는 혼약을 맺은 사이가 아니니까요.”

“더 우울해지기 전에 주제를 다른 것으로 돌리지.”

나는 세리아가 챙긴 디저트를 먹으며 물었다.

“최근 다시 연무장에서 뛰기 시작해다고 들었네.”

“아, 들으셨나요?”

“이유가 있나?”

“그건.”

에미르가 세리아를 보았다.

평범한 정복보다 훨씬 몸매가 드러나는 세리아의 하녀복.

육감적이고 매끈한 세리아의 몸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영애 때에도 그녀의 외모와 매혹적인 몸은 유명했다.

그런 세리아의 몸에 비하면 에미르의 것은 조금은 부족했다.

‘분명히 나는 검술연습까지 하는데... 어째서 나보다 몸매가 더 좋은 거야.’

몸매 관리.

질투 때문이라고는 말하기 부끄러웠다.

“그냥, 강해지려고요.”

“강해진다. 설마 내 말 때문인가?”

“예?”

“롤랑에서 그대에게 했던 말 말이다.”

나약함을 숨기기 위해 억지로 만드는 화려함은 싫어한다는 말.

“자신을 단련하는 모습은 좋지만, 그대의 아름다움까지 해치면서까지 무리하진 말게.”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서 조금은 억지로 좋은 말을 건넸다.

내 말 때문에 운동을 하는 거라니.

‘조금은 자의식 과잉일지도.’

내 말을 듣던 에미르의 입꼬리가 슬슬 올라가기 시작했다.

“헤헤, 히힛. 흥.”

갑자기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

“왜 그러지?”

웃긴 포인트는 전혀 없는데.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제가 순간 품위가 없었죠? 그냥 저도 모르게 그 때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왔어요.”

에미르는 부채로 입을 가리며 표정을 관리했다.

‘어쩌면 좋아. 나보고 아름답대! 꺄아악!’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온 모리스의 말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모리스의 한 마디에 방금 전까지 화가 나고 시무룩해졌던 것들이 조금은 나아졌다.

“너무 무리하지 마라. 몸이 좋아 보이지 않는군.”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잠깐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저 모리스님, 괜찮다면 조만간 같이 놀러가지 않으시겠어요?”

“어딜 가고 싶은 건가?”

“저보다는 모리스님을 위해서에요. 최근에 일에만 하신다고 들었거든요.”

“생각은 해보지.”

“네.”

말하는 에미르의 표정은 상당히 밝았다.

그녀의 웃는 모습에 나는 마음이 녹는 걸 느꼈다.

‘무서운 사람이야.’

모리스에게 그녀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였다.

한 번 빠지면 벗어날 수 없는.

그렇기에 더욱 멀리해야 하는.

그러나 이번에도, 나는 똑부러지게 거절하지 못했다.

“그러지.”

***

“하악, 하악.”

끼익끼익.

두 여자가 완전히 발가벗은 채로 서로를 부둥켜안고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보지와 보지가 만나 질척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아, 대장님……. 좋아요. 기분이 너무 좋아요.”

“여기가 좋아? 아니면 여기?”

홍련의 대장, 루이스는 자신에게 몸을 맡긴 채로 헐떡이는 부하 대원의 푸른색 머리를 쓰다듬었다.

“거기가 좋아요. 대장님. 하아악!”

수분 가득한 비명을 지르던 부하가 몸을 떨었다.

“그걸로 충분해?”

“아, 아아…….”

부하 대원이 몸을 헐떡이며 침대 위에서 춤을 췄다.

루이스는 경련하는 부하 대원의 몸을 새빨간 혀로 정성스럽게 핥았다.

지금까지 이어진 행위로 몸을 가득 적신 땀의 맛이 짭짤했다.

목을 핥고, 쇄골을 지나 봉긋 튀어나온 가슴을 애무하던 루이스는.

“너는 여기가 약점이지?”

“하읏!”

선홍빛 젖꼭지를 정성스럽게 핥았다.

부하가 절정에 다다르기 직전.

그녀는 가슴에서 입을 뗐다.

“대……장님?”

“가고 싶으면 내가 어떻게 하라고 했지?”

“아아, 대장님.”

부하 대원의 눈에는 초점이 사라져 있었다.

이게 바로 홍련의 비술이었다.

그녀에게 매혹당하고 압도당한 여자에겐 오로지 그녀의 말에만 복종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비술.

오로지 여자를 상대로만 낼 수 있는 비법이었으며.

홍련의 핵심이었다.

“발, 을 핥으라고 하셨어요.”

“그래. 이제 네 차례야.”

부하 대원은 천천히 무릎을 꿇어 루이스의 발끝을 핥았다.

부하는 루이스의 몸을 핥으면서 손으로는 자신의 보지를 매만졌다.

“누가 함부로 만지라고 그랬지?”

“죄송합니다.”

“그래, 천천히.”

부하의 입이 루이스의 가장 은밀한 부위를 핥았다.

보지살에 숨겨진 작은 클리스토리를 핥으며 손으로는 루이스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천천히 쓸었다.

“좋아. 아주 좋아. 잘 하고 있어.”

“감사합니다. 대장님.”

부하의 정성스러운 애무에 루이스는 그녀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양 손으로 그녀의 젖꼭지를 세게 비틀었고.

“아악!”

부하는 고통과 함께 진한 쾌감을 느끼며, 절정에 다다랐다.

루이스는 절정의 파도에서 헤엄치는 부하를 껴안았다.

방금까지 따뜻하게, 동시에 엄하게 부하를 내려다보던 감정이 사라졌다.

“귀엽네.”

말과 달리, 루이스의 눈은 차가웠다.

쾌감신경이 모두 죽어버린 그녀는 부하의 간지러운 말과 부드러운 애무에도 전혀 쾌감을 느끼지 못했다.

홍련에게 이 모든 행위는 직업적인 소양이었고, 일이었다.

황제와의 행위도 똑같았다.

‘오히려 시체 같던 내 반응을 좋아했지.’

황제는 이해할 수 없는 남자였다.

‘홍련의 기술은 문제가 없어.’

혹시나 비술이 잘못됐을까 걱정했던 그녀는 안심했다.

곧 차가워진 눈동자로 창문 너머를 노려보았다.

루이스가 보고 있는 곳은.

모리스 드미트리의 저택이었다.

‘엘리스를 만나서 확인해봐야겠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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