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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악녀를 조교하게 되었다-19화 (19/174)

〈 19화 〉 18화 유리꽃, 세리아

* * *

“아흑, 흐으윽.”

베로니스가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구멍이란 구멍은 전부 마나로 손수 제작한 딜도로 꽉 차 있었다.

나는 입에 물린 딜도 때문에 신음조차 제대로 내쉬지 못하는 베로니스를 뒤로 하고 정원 밖을 나섰다.

“하아.”

베로니스의 애액으로 더러워진 방을 오래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마나 딜도를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쓴 건 처음이었다.

류오스에서 베로니스를 괴롭힐 때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 하나만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용한 건.

안에 쏙 들어가는 에그.

구멍과 클리를 동시에 자극시키는 딜도.

애널안에 넣기 위해 디자인 된 애널 비즈 등.

사용한 물건의 가짓수만 수십 가지였다.

원래는 간단한 모양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더, 더 해주세요.”

발정 난 암캐처럼 엉덩이를 흔들며 요구해오는 그녀 덕에, 조금은 무리를 해버렸다.

2년이나 그녀와 거래를 해왔지만.

“이렇게까지 망가진 적은 처음이었지.”

뒷골목의 여왕.

남자들을 괴롭히는데 도가 튼 S 여왕님.

그녀의 수많은 별명 중 하나였다.

그런 여자가.

고작 딜도 하나에 엉덩이를 내밀고 유혹하는 꼴이란.

생각보다 볼만 했다.

질질 흘리는 모습이 천박했지만, 아름다운 건 사실이었으니까.

“재밌군.”

앞으로 그녀는 여러모로 쓰기 좋겠어.

이번에 마나 딜도를 만들고 유지하면서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

마나로 뭉쳐 실체화 된 물건. 그리고 그 물건을 여성의 안쪽을 희롱할 정도로 정밀하게 조정하는 것.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었다.

‘마법에 새로운 경지가 또 있음을 느꼈다.’

세밀한 컨트롤이 중요한 마법도 있다는 거지.

하나의 매직 미사일로 수많은 적을 거의 동시에 타격이 가능하다면?

효율적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이론일 뿐이지만.’

연습과 연구를 거듭하면, 나름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 같았다.

생각을 정리하며 산책을 거닐던 도중이었다.

“주인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지?”

“오늘 정원사에게 보고받은 내용인데, 엘프에게 선물 받은 세계수의 묘목에 누가 오줌을 뿌렸다고 합니다.”

“그런가?”

“소문이 퍼져나간다면 아마 선물을 해줬던 엘프 측에서 따지고 들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나는 잠시 턱을 쓸었다.

저택의 정중앙에 있는 거대한 나무.

1년 전, 엘프와 오크의 대 전쟁에서 승리를 치룬 엘프 측에서 내게 선물한 세계수의 가지였다.

1년 전만 해도 내 키보다 작은 묘목이었는데.

어느새 저택의 가장 거대한 나무가 되었다.

말로는 이 나무가 있으면 주위는 계속 축복을 받는다고 했는데 말이다.

‘내겐 저주만 뿌리는 거 같아서.’

조금은 괘씸한 생각이 들어 세리아를 통해 오줌을 싸질렀다.

생각해 봐라.

현 황제에게 압박당하고, 별 이상한 일들이 꼬이고 있지 않은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지.’

그래서 알몸 산책 때 세리아에게 시켰다.

‘개인적인 흥분은 덤이었지.’

평소라면 일을 잘 한 정원사에게 칭찬을 했겠으나, 아쉬운 일이다.

“세바스찬.”

“예, 주인님.”

“참으로 이상한 일이야.”

“뭐가 말씀이십니까?”

“간밤에 내가 세계수에 물을 줬네. 한동안 말라 있는 거 같아서 말이야. 그런데 오줌이라……. 오해가 있는 거 같군.”

나와 눈을 마주친 세바스찬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겠습니다. 확실히 얘기해두겠습니다.”

“고생하게.”

“아, 그리고 말입니다.”

“뭐지?”

“주인님께서 물을 주신 자리에 꽃이 한 송이 피었습니다. 확인해보시겠습니까?”

“꽃?”

“예, 세계수의 줄기에 맺힌 꽃입니다.”

“줄기에 꽂이 폈다고?”

“그렇습니다.”

호기심이 동했다.

세계수에 맺힌 꽃이라.

세계수의 가지에서 피는 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리꽃.

푸르게 빛나는 모습이 마치 유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세계수가 자연의 정순한 마나를 흡수하고 정제해야만 핀다는 엘프들의 보물.

손에 쥐는 것만으로 마법 재능이 없는 둔재가 마법 영재가 되는 전설의 물건이었다.

나는 곧바로 정원 한가운데에 있는 세계수의 묘목에 향했다.

거대한 나무 아래.

젖은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곳에는.

푸른 꽃이 한 송이 피어 있었다.

“놀랍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은은하게 남아있는 소변의 냄새 때문이 아니었다.

세계수에서 자란 저 푸른 꽃은.

“유리꽃이 피었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심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세계수의 묘목에서 유리꽃이 피었다.

이 나무가 정제할 마나가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즉.

세리아가 소변을 본 자리에서 유리꽃이 피었다는 건 우연이 아니라는 거다.

그녀의 몸에는 세계수의 묘목을 반응시킬 정도로 정순한 마나가 담겨있다는 뜻이었다.

동시에, 천재적인 마법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리 정순한 마나를 담고 있었다면, 당연히 나한테 느껴졌을 거다.

그러나 그녀의 몸을 직접 마사지했는데도 느끼지 못했다.

‘이게 대체?’

나는 한쪽 무릎을 꿇고 유리꽃의 농도를 확인했다.

쥐고 있는 마나의 양에 따라 발색이나 상태가 달라지는 보석이었다.

깨끗했다.

당장 엘프들에게 선물로 보낸다면, 왕족들에게 진상될 물건이었다.

“하, 기가 차는군.”

“주인님, 어떻게 할까요?”

“유리꽃은 내가 수거하겠다. 세바스찬, 자네는 세리아를 불러오게.”

“알겠습니다.”

지크프리트 공작은 모르고 있던 걸까?

몰랐을 가능성이 있었다.

내가 몰랐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만에 하나.

알고 있었다면?

그렇다면 지크프리트는 인간 이상의 마법적 존재들과 엮여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엘프, 요정.

아니면 드래곤이나 악마들 말이다.

‘지크프리트, 당신은 어디까지 손을 댔던 것이오?’

이 빌어먹을 로판 세계관에서, 내가 모르는 것들이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

“부르셨……습니까?”

세리아는 한결 순종족인 모습으로 고개를 숙였다.

어제 일이 그녀에겐 큰일이었을 거다.

여전히 내 마음에 차진 않았지만 말이다.

“궁금한 게 있어서 불렀다.”

“말씀하세요. 주, 인님.”

“대단한 건 아니다.”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테이블에 놓여있던 물건들이 전부 사라지고, 이불 한 겹이 테이블을 덮었다.

“이게 대체?”

“옷을 다 벗고 누워라.”

“예?”

“두 번 말하게 할 참이냐? 옷을 벗고 누우라고 했다.”

나는 테이블을 탁탁 내려쳤다.

“확인해 볼 것이 있다.”

다소 저항감을 가졌지만, 세리아는 결국 순순히 옷을 벗었다.

여기서 버텨봤자, 통하지 않을 거라고 깨달은 거겠지.

사라락.

메이드 복이 벗겨지고 세리아의 매끈한 알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테이블 위에 누웠다.

두 손으로 중요한 부위를 가리며 부끄러워했다.

“이제 시작할 테니, 손 내려라.”

나는 손가락 끝에 마나를 흘려보냈다.

“자, 잠깐만 이거 저번에 했던 그 마사지……에요?”

일전에 그녀에게 마사지를 해줬던 것이 기억이 난 걸까.

화들짝 놀라는 세리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그저 네 몸을 테스트하는 것 뿐이다.”

나는 반투명한 마나가 흐르는 두 손으로 세리아의 몸에 갖다 댔다.

부드러운 피부의 촉감이 손끝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는 그녀의 말랑거리는 복부를 매만지며 안으로 마나를 흘려보냈다.

“잠깐, 배는!”

마나를 흘려보내기가 무섭게.

“아읏!”

세리아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찔거렸다.

“얘, 얘기가 다르잖아! 이건……. 흐읏!”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세리아의 몸을 계속해서 어루만지며 마나를 계속해서 흘렸다.

허벅지 안쪽의 림프선을 만졌을 때.

“허억!”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세리아의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민감한 성감대에 마나를 흘려보낼수록 그녀의 애달픈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전부 마사지를 위한 것이 아닌.

마나 탐색이었다.

그녀의 몸이 마나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하는지.

거부반응을 하지는 않는지.

그녀의 몸에는 얼마나 많은 마나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나는 성실한 연구원의 자세를 유지하며 세리아의 몸을 만졌다.

마나를 직접적으로 흘리는 것이 그녀에게 깊은 성적 자극을 주고 있다는 것 또한 확인했다.

“이, 이제 그만……. 나, 안 돼. 어제도 그랬는데 오늘도 이러면…….”

세리아의 목소리의 수분기가 가득했다.

농염하게 사람을 유혹하는 목소리.

그녀답지 않게 묘한 색기를 지닌 말투로 흐느끼던 세리아가 내 옷자락을 붙잡으며 허리를 튕겼다.

“끄으윽!”

확실한 절정.

‘생각보다 반응이 좋군.’

오늘은 그녀를 고문하기 위해서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별다를 것 없는 테스트를 하려고 했는데.

‘이제야 알겠군.’

세리아의 반응을 모두 살핀 나는 마나를 거두며 손을 닦았다.

그녀는 마나에 민감한 몸이었다.

마치 마녀처럼 말이다.

마녀와 다른 것은 두 가지.

첫째는 그녀의 몸에 흐르는 마나의 흐름을 느낄 때마다 쾌감을 느꼈고.

두 번째는 자신의 느끼는 수치심과 쾌감, 그리고 고통을 고농축의 마나로 재구성한다는 점이다.

세리아가 절정에 치닫는 순간.

나는 보았다.

그녀의 자궁에 위치하는 자리에서 느껴지는 진한 마력의 파동을.

‘성적 쾌감도와 고통으로 느껴지는 에너지를 마나로 치환해서 자궁에 저장한다.’

인간의 몸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내가 알기로 마나를 자궁 안에 저장하는 놈들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서큐버스.’

그러나 그들마저도 자신의 쾌락을 마나로 치환하는 능력은 없었다.

이렇게 모인 마나는 어떻게 되느냐.

어떠한 조건을 통해서 배출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끄흐윽.”

세리아가 몸을 떨며 오줌과 애액을 뿜어냈다.

그리고 그녀가 뿜어내는 애액에는.

마나가 느껴졌다.

진하고 응축된 마나였지만, 집중하지 않고서는 마나의 존재를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교묘하게 감춰져 있었다.

‘내가 몰랐던 이유가 있었군.’

어떤 작용으로 감춰진 것인지는 자세한 연구가 필요했다.

나는 그녀가 뿌린 애액을 플라스크 병에 담았다.

‘전부 연구를 위해서다.’

투명하고 진득한 애액이 병 안에 담겼다.

나는 이불을 적신 채 테이블에 누워있는 세리아를 보았다.

이제야 납득이 됐다.

지금까지 그녀가 고통을 쉽게 견뎠던 이유.

여전히 높은 자긍심을 지켰던 이유.

단순히 그녀가 귀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거다.

‘넌 정체가 뭐지?’

나는 처음 세리아가 작품에 등장했을 때의 묘사를 떠올렸다.

­세리아 지크프리트, 제국 최고의 꽃. 가장 아름다운 인물을 꼽자면 그녀일 것이다. 그녀의 외모는 인간의 범주를 초월했다.

소설에서도 전부 세리아의 외모를 묘사할 뿐, 그녀의 출생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었다.

“연구할 필요가 있겠어.”

그녀의 출생이야 연구를 한다면 알아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황제는 왜 세리아에게 집착하는가.’

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만약 황제 역시 세리아의 몸상태를 알고 있었다면.

내게 그녀를 보낸 것이 단순히 고문을 잘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제국에서 가장 마나를 잘 다루는 마법사는 나니까.’

만약 정말 황제가 알고 있었다면.

‘당신은 세리아를 어쩔 셈이지?’

나는 저 멀리 태양궁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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