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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악녀를 조교하게 되었다-18화 (18/174)

〈 18화 〉 17화 알몸산책(2)

* * *

보지에서 흘렀던 애액이 방금까지 그녀가 앉았던 자리를 적셨다.

“많이도 흘렸군. 내심 좋아했던 건가?”

“아...니야.”

이제 그녀의 목소리엔 확신이 없었다.

‘재밌네.’

갑작스러운 사고였다.

오히려 사고가 세리아의 성적 흥분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방금 전까지 굳게 저항하던 세리아의 눈빛에 힘이 풀어졌다.

“이제 이동하도록 하지. 아직 산책은 끝이 나지 않았으니까.”

나는 그녀를 이끌고 저택 밖을 나갔다.

그녀는 처음과 다르게 순순히 따라왔다.

처음의 부끄러움은 내려놓은 듯, 모습이었다.

이제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케어해줄 거 같다는 믿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체념한 걸지도.

‘슬슬 재미가 없군.’

차라리 강렬하게 저항하던 때가 더 좋았다.

힘들어도, 조교하는 재미가 있다랄까?

쐐기를 박기 위한 한 방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제 앞장설 수 있겠지?”

이번엔 그녀를 먼저 보냈다.

완전히 알몸이 된 세리아의 엉덩이가 내 앞에서 실룩거렸다.

허벅지 안쪽으로 끈적한 액체가 주르륵 흘렀다.

나는 그녀를 앞장세운 채로 때가 오기까지 기다렸다.

“읏…….”

세리아의 몸이 잘게 움찔거렸다.

때가 왔다.

“급한가?”

“아, 아니야.”

입술을 깨물고 얼굴을 붉히는데.

다리를 오므리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 보이는데.

아닌 척 하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다.

그래서 사람의 말로 대꾸하는 것도 용서했다.

“급하다면, 좋은 곳이 있는데.”

“……. 필요 없어.”

“글쎄, 곧 필요하다고 울부짖게 될 거다.”

나는 고양감이 느껴졌다.

심장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파르르 떨며 오줌을 참으려는 그녀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좋은 곳이 있다네.”

나는 마당 한 가운데에 있는 나무를 가리켰다.

“영역 표시하기 좋지 않나?”

“나, 나는…….”

얼굴이 시뻘게졌다.

“설마 길 위에 지릴 생각은 아니지?”

“…….”

“참고로 그대가 짐승처럼 영역 표시하는 걸 보고 들어갈 생각이다. 저택의 길에 지려서 동네방네 소문내는 걸 원한다면, 막지 않겠다.”

방금까지 전의를 상실했던 눈에서 다시 힘이 들어갔다.

아.

이래야지.

괴롭힐 맛이 나지.

[성적 가학성]이 다시금 발동했다.

아니, 이번에는 특성이 발동한 것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그녀를 괴롭히면서 나 스스로 즐거움을 느꼈다.

“앞장서.”

세리아는 마당 정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나무 앞에 섰다.

“강아지가 소변 누는 방법은 알겠지? 한 쪽 팔과 다리를 들어야지.”

“알아.”

“사람 말은 안 되지.”

“……. 멍.”

“좋아.”

세리아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녀의 보지에서 노란 물이 한 줄기 흘러내렸다.

오줌이 나무에 흐르며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나는 나무와 바닥을 적시는 오줌보단, 행위에 부끄러워하는 세리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부끄러운가?”

“멍.”

따뜻한 물이 방울져 흘렀다.

“주인이 되서 애완동물의 소변을 정리해줘야지.”

나는 손수건을 꺼내 세리아의 사타구니를 닦았다.

“멍…….”

“이거, 오줌 뿐 아니라 다른 것도 묻어 있군.”

세리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분해하면서도 마치 뭔가를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당연히.

나는 그 기대감을 채워주지 않을 생각이다.

약간의 결핍이.

그녀를 더 안달나게 만들 테니까.

“이제 들어가도록 하지.”

“어……?”

“설마 더 하고 싶은 건가? 아까 그리 싫다고 몸부림쳤던 거 같은데.”

“다, 당연하지.”

“좋다.”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개목걸이를 풀고 일전의 초커를 다시 채웠다.

“두 발로 서도 좋다.”

“알몸으로 돌아가라는…….”

“설마.”

나는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를 덮었다.

“들어가지.”

그녀를 이끌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

“와…….”

황제가 보낸 하녀, 붉은 머리 엘리스는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 어…….”

날 때부터 스파이로 키워지고 자란 그녀였다.

그녀 역시 여러 성지식을 배우고 자랐으나.

알몸 산책이라니.

그것도 사람이 아닌, 개처럼…….

‘모리스 드미트리, 엄청난 사람이었구나.’

사람의 인격을 대우하지 않는 참혹하고도 외설스러운 행위였다.

아무리 세리아가 신분처형을 당한 사람이라지만.

어찌 저런 망측한 짓을.

마지막으로 나무에 오줌을 지리는 모습을 보던 엘리스는 아랫배가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역시 고문의 마에스터.

‘만약 내가 저런 식으로 당한다면…….’

세리아처럼 당당하게 설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할 수 없었다.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흥분감에 몸을 한 차례 떨 때였다.

“이 밤중에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그녀의 귀를 간지럽히는 낮고 굵은 목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엘리스의 목이 삐그덕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허, 허억!”

모리스였다.

분명 방금 저택 안으로 들어갔는데.

어떻게?

그 전에,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엘리스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왜 그리 놀란 거지?”

“아, 자, 장관님?”

“마치 귀신이라도 본 얼굴이로군.”

“바,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감히 밖에 나왔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보낸 하녀가 맞군. 침입자인가 싶어 놀랐다.”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엘리스는 거의 절을 하듯 허리를 굽혔다.

“그런데 무엇을 보고 그리 놀란 것이지? 혹, 마당을 지나던 강아지라도 본 건가?”

꿀꺽.

엘리스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리스가 어떤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내 질문을 듣지 못했나?”

“저, 저는…….”

“천천히 대답하라. 밤은 기니.”

엘리스는 동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을 벗어날 말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알고 있었다.

자신이 그를 밤에 보고 있다는 걸 전부.

언제부터?

아마 황제가 하녀들을 소개할 때부터일 거다.

그의 눈빛이 좋지 않았으니까.

‘그냥 장관의 동향만 파악하라고 하셨는데.’

아무리 강한 마법사라도 기척을 숨길 수 있으리라 자신했는데.

들키고 말았다.

“대답이 늦는군?”

“아,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가?”

“예, 그렇습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예, 예.”

“난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지. 아까 세리아가 당한 것보다 더 심하게 당하고 싶은가?”

둘만이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이는 말에 확신했다.

이 남자는, 그녀가 스파이라는 걸 알고 있다.

엘리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사, 사실은!”

“사실은?”

“황제폐하께서 장관님의 작업 진행도를 궁금해 하셨습니다.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시는지도…….”

“조리방법을 알고 싶으시다는 건가?”

“…….”

엘리스는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리스를 보며 생각했다.

이 남자, 단단히 미쳤다.

“아쉽지만, 그건 알려드릴 수가 없지.”

“그, 그러신가요?”

“즉, 자네가 본 건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이라는 뜻이지.”

“흡!”

엘리스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어떤 얘기도 나오지 않겠지?”

“그, 그렇습니다.”

“혹여나 생기는 이야기들은 전부 떠도는 헛소문일 테고?”

“마, 맞습니다. 저는 밤눈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 밤눈이 어두우면 그럴 수 있지. 낮에 새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군.”

모리스가 엘리스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황제폐하께서 어떤 말을 하시면서 보냈는지 궁금하군.”

“아, 알겠습니다. 낮에 찾아뵙겠습니다.”

“기다리지.”

나는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는 하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그녀를 묶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괴롭힐까 했는데.

황제가 눈치 챌 것이 분명했다.

그보다는 그녀를 틍해 황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몇 배는 더 나았다.

왜 이 여자를 내게 보냈는지.

엘리스의 말처럼 고문 방법이 궁금한 걸 수도 있겠지만.

혹시 모르니.

***

“이게 그 물건인가?”

나는 저택까지 찾아온 베로니스를 보고 물었다.

“맞아. 당신이 의뢰했던, 성감대를 괴롭히는 성기구, 상하의 세트야. 상의는 가슴 하의는, 말 안 해도 알지? 네가 아니면 벗지 못하게 주문도 걸어놨어. 내가 건 마법이니 효과는 확실할 거야.”

“자네의 마법이야, 유능한 걸로 유명하지.”

베로니스가 물었다.

“그런데 이걸로 뭘 어떻게 하려고?”

“저번에 말하지 않았나? 세리아를 공략하기 위한 도구다.”

“흐응, 꽤 진심이구나?”

“물론이지.”

이쪽은 목숨이 달린 일이었다.

찰나의 순간에도 감정기복이 엄청난 황제의 명령이었다.

서투르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디자인은 괜찮군.”

배꼽을 드러내는 가죽 재질의 옷.

몸에 딱 붙는 라인이 인상적이었다.

“당신이 말한 것처럼 애태우기 전문이야.”

“잘 만들었군.”

“이제, 대금을 받고 싶은데?”

베로니스가 내 책상에 다가오며 몸을 배배 꼬았다.

“그렇게 좋았나?”

“마나에 민감한 존재에게 그런 정순한 마나로 만든……, 딜도를 쑤셔 박으면 아무도 못 견뎌. 아마 엘프도 마찬가지일 걸?”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생물 얘기는 됐다.”

“후후, 그 말 진심이야?”

“그래.”

“하긴, 뭐가 중요하겠어. 지금 내가 당신 때문에 발정났다는 게 중요하지.”

그때 그녀의 안을 휘저었떤 딜도를 생각한 걸까. 베로니스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졌다.

수많은 남자를 유혹하고, 특유의 색기로 여럿 귀족들을 파산시킨 팜므파탈 그 자체인 베로니스가.

나에게 안기려고 앙탈을 부렸다.

“후우, 대금은 치뤄야 하니까.”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마나를 뭉쳐 세 자루의 마나 딜도를 만들었다.

다양한 사이즈로 만들었다.

“구멍이란 구멍은 전부 범해주도록 하지.”

“하아, 날 범해줘. 개처럼 다뤄줘.”

베로니스의 눈에 하트가 보인 건, 어쩌면 기분탓일지도 모르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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