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회장은 주원을 가운데 두고 몸을 기대고 자신들을 보며 조용히 웃고 있는 세명의 아들딸들이 이대일의 부적절한 관계지만 서로간의 모습이 너무 익숙하고 안정적이게 보였다.
삼각관계지만 너무 보기 좋고 저들이 정말 같이 사랑하고 있다는걸 새삼 느꼈다.
수정은 이렇게까지 깊은 관계까지는 미처 생각을 하고 있지가 않아서 너무나 의외였다. 미애를 처음 봤을때 속옷도 없이 유방과 보지를 부분을 가리고 서있던 모습도 새삼 기억나 손뼉을 짝 친다.
"아하! 그러니까! 우리가 정말 불청객이였네? 너희들 한테?"
"응! 언니! 하지만 이젠 괜찮아! 아빠도 생겼고! 언니도 하나 더 생겨서 좋아!"
"그래... 수정아. 나도 아빠하고 수정이 너도 너무 좋아진것 같아. 같은 입장으로서..."
감회장은 대충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명확한 관계를 정의해주니 정말 서로 간에 비밀을 함께 공유하고 친밀해진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하하하하! 그렇군 그런거였군.. 그래서 그랬던거야! 하하하하하!"
"우리 아빤 너무 뜬금이 없는것 같아.. 그런데 아빠!"
"응? 왜 우리 귀여운 딸?"
미애가 얄궃은 미소를 지은채 감회장을 보며 장난스럽게 묻는다.
"언니 가슴 만지니 좋았어?"
"어머! 얘!! 그걸 말하면 어떻해!"
미애의 앙큼한 표정과 말에 주원을 뺀 모두가 화들짝 놀라 주원을 흘끔대며 마구 눈치를 본다.
"악! 아빠! 미영이 가슴은 왜 만진거야! 너무 속상해! 주원아 화내지 않을꺼지? 그럴꺼지? 내가 빌께! 응? 뭐하면 내가슴 딱 한번만 만지게 해줄께! 그러니 우리 아빠를 용서해줘! 응?"
"허어.. 수정아 이 아빠가 빌면 빌었지 네가 왜 비냐? 아들아.. 이 아빠가 정말 미영인지 몰랐다.. 정말이다. 술이 웬수지 웬수.."
"키힉.. 아빠는 우리 언니인줄 알았으면서도 한참을 안고 있었잖아!"
"허억! 미애야.. 제발 아빠 편좀 들어줘. 새로 생긴 아빠를 죽일 셈이냐?"
"흐흐흐흐. 괜찮습니다 아.버.지."
주원도 이제 진짜 가족처럼 스스럼이 없어진 모두의 모습에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말소리에 장난기가 묻어 난다.
"허... 더 무섭네 더 무서워. 넌 왜 말과 행동이 항상 언밸런스냐?"
"킥. 아빠! 우리 오빠 엄청나게 쎄다? 저번 경유지에서 깡패들 삽심명이 싸우지도 않고 우리 오빠한테 쫄아서 형님형님하더니 그냥 도망을 갔어!!"
"허.. 하긴 처음 봤을때는 너무 무서운 녀석이긴 하더라만은.."
"맞아! 내 엄청난! 날라차기도 얼핏보고 기가 막히게 흘려 내는데! 장난이 아니더라!"
"수정아.. 이제 좀 괜찮은것 같네?"
주원이 침대에 올라오자 괜히 또 쫄아서 침대 한켠에 물러나 있던 수정이 회복세를 보인다.
"언니래도 언니라고 해!"
"푸훗.. 언니 이름값을 하시면 언니라 불러 드릴께요!"
"흘흘흘.. 그건 맞다. 이제 미영이가 큰언니 해라!"
"아빤! 왜 내편을 안들고 자꾸 미영이 편만 드는거얏! 나 그럼 아빠 배신한다!"
"허얼.. 내가 틀린말 한것도 아닌데.. 그리고 수정이 넌 동안이라 미영이가 더 언니같아 보이지."
"키힉.. 아빠! 이젠 우리 정말 가족 같이 사는거지? 그렇지?"
"하하! 그건 당연하지!! 이게 맞냐? 몇번 개그 프로를 안 봐서 말이다."
"푸훗.. 우리 아빠 너무 재미 있으세요."
"재밌긴 뭐가 재미있어! 엄청 못하고 썰렁한데.... 아빠! 나가! 우리 또 여자들끼리잘꺼야! 또 들어오면 바로 쫒아 낼꺼니 알아서 해!"
"저..저런.. 딸이 아니고 웬수다 웬수!"
그렇게 주원과 감회장은 세 여자들의 까칠함에 큰방에서 쫒겨났다.
"크흠.. 아들아.. 쫒겨난 남정네들끼리 한잔 더 하자."
"또 딸들 덥치실려구요?"
주원과 감회장은 정말 술한잔을 같이한후인지 말투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주원의 표정과 말에 장난기가 묻어 나기 시작하자 감회장도 익살이 살아나며 즐거운분위기를 연출하려 한다.
"야 이 녀석아! 네가 날 여기에 버리고! 가니까 이런 일이 생겼잖아! 원래 술동지는 침대까지 책임지고 보내 주는거야! 넌 그런 기본예의도 모르냐? 크흠! 한잔따라 봐라.
이젠 부자간에 이야기를 많이 하자. 네 녀석이 대꾸도 시원찮게 하니까 나만 퍼마신게 아니냐!"
"술은 똑같이 마셨습니다만.. 그렇다고 해드리죠..."
"넌 어떻게 아버지에게 한번을 안져주냐? 가족끼린 그리하면 안돼! 녀석아!"
"하하하.. 그런가요.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래그래.. 널 보니 웬지 든든하니 내가 당장 죽어도 아무 걱정이 없을것도 같다!"
감회장은 주원을 알아갈수록 마음에 들었다. 정말 사랑했었던 첫째 마누라한테서 아들을 보고 싶었지만 딸만 하나 낳아 주고 저세상으로 가버린 애처가 자신의 소망을 들어 주고자 아들감을 자신에게 보내준것만 같았다.
마침 슬슬 자신의 후계를 고민하고 있었고 딸은 아직도 철이 없는지라 그저 평범하게 고민없이 살게 해주고 싶었던터에 주원이 갑자기 나타나자 마음속으로 꿍꿍이를 진즉부터 굴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마음에 쏙 드는 미영과 미애가 덤으로 따라오기에 더욱 그런것도 없진 않았다.
"녀석.. 능력도 좋지. 두 여자를 동시에 사귀는건 문제가 있을수도 있겠다만은.. 크흠..
웬지 부럽군..."
"흐음... 아버지. 사실은 저희들은 모두 친남매입니다. 예전에 말씀드린건 가명입니다. 사정이 있어 거짓으로 말씀드린점 사죄드립니다."
사실 감회장도 친가족정도는 되어야 보여질 세명의 친근한 행동에 어느정도 의심을 하고는 있었다. 게다가 새 딸들의 이름이 '미영, 미애'인데다가 고운 눈매가 닮은 구석이 있어 친자매일수도 있을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단지 자매를 동시에 사귀고 있는 주원의 사정을 이해하려고 했을뿐이다.
"뭐어? 정말이냐? 야! 이녀석아! 아무리 그래도 미애는 너무 일찍...... 휴우.. 너희도 무언가 사정이 있겠지.. 한잔 줘봐라.."
감회장은 자신의 사정도 다 들통나서 여전히 새 아들딸들을 보기가 부끄럽기만한터에 놀랍지만 피차일반이라 웬지 기꺼운 기분에 주원의 사정도 자세히 알고 싶어져또 애주가 답게 주거니 받거니 한다.
"사실.. 저는... 미래에서 왔습니다."
"그래그래.. 너 같이 별난 놈은 미래에서 튀어 나오지 않.... 뭐라? 너 미치기도 하냐?"
주원이 들었던 잔도 내려놓고 자세를 곧게 하고 감회장의 눈을 똑바로 보고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자 감회장이 머리를 마구 흔들며 고개를 젖는다.
"허어.. 이건 꿈인가... 꿈이니까 저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도 멀쩡하게 보이는 거겠지? 이 녀석아! 꼭 안 믿는다는게 아니라 오히려 째깍 믿는게 이상한게 아니냐!"
"그렇지요. 사실 저도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믿지 않을 말이지요. 저도 가끔요즘 간혹 호접지몽을 꾸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드니까요...."
감회장은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양주를 원샷을 하는 주원의 얼굴을 차분히 본다. 비록 하루동안이지만 거의 모든 행동을 되새겨 봐도 눈앞의 아무리 높게 봐줘도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때에 맞는 행동이 아니였다.
"허어.. 세상에 이런일이.. 내가 워낙 사람을 많이 다스리고 만나봐서 거짓말은 잘구별하는편인데.. 크흠... 진짜냐?"
"진짭니다."
분명하고 단호한 주원의 말과 표정에 감회장도 신중한 표정으로 말을 한다.
"그래.. 아들말이니 믿기지 않아도 믿어 볼려고 노력은 해야지.. 한가지 물어 보자.
혹시 내 미래에.. 아니아니! 음.. 요즘에 내가 추진하고 있는 회사 개발품을 아냐?"
"알지요. 플래쉬 메모리와 디지탈 카메라 아닙니까? 그리고 중국에 전기,전자계열사현지공장 진출을 계획하고 계시지요."
"허.... 그건 우리 회사의 사활을 걸고 핵심 개발진이 지금도 개발중인건데.. 아직은 기술이 부족해서 진척이 지지부진 하지만 극비로 취급되는건데. 현지공장도 그렇고..
진짠가 보구나.. 너 정말.. 끝내주는 녀석이구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전 생애에선 빌빌 거렸으니까요. 가족들도 엉망이 되구요."
주원은 갑자기 입안에 쓴맛이 돌아 양주를 한잔 따라 벌컥 마신다.
"가만가만.. 흐음.. 알것 같구나.. 너도 근친이 된 이유를.. 커허.. 미래에서 왔다니...
그럼 타임머신 타고 왔냐? 그거!! 나한테 넘겨라! 우리 마누라 살려서 데려오게!"
"없습니다."
주원의 기대와 상반된 대답에 무릎을 탁치며 아쉬운 기색의 감회장이였다.
"뭐? 부셔졌어? 고장난거라도 연구해보면 우리 회사의 유수한 박사들이 고칠 수 있을지 모르잖아?"
"그런 기계로 넘어 온게 아니라 정신만 넘어와서 그렇습니다."
"허얼.... 아깝네.. 그런데 미래엔 정말 타임머신이 있냐? 있을리가 없을텐데.."
"그렇습니다. 있을리가 없지요. 만약 있다면 진즉에 세상이 엉망이 될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럼그럼.. 그렇게 되고 말고.. 그런데 넌 어떻게 넘어왔냐? 원래 있던 너는?"
"정신만 넘어 왔다니깐요."
"아아아! 그러니까. 미래에 살던 네가 현재에 살고 있는 네게 덮어 쒸운게로군.. 그런거군.. 허어.. 신기하다. 신기해.. 너같은 녀석이 있을 줄이야..."
"저도 믿기지 않지만.. 죽었다 깨어보니.. 어려진채 과거로 돌아와 있더군요...."
"뭐? 죽었어? 헐.. 나보다 경험이 많은 녀석이였군. 대단한놈이 맞았던게야. 그래서 내가 이길수가 없었던게지.. 처음부터 불공평한 싸움이였어.. 젠장.. 가만가만!!"
감회장은 눈 앞에 신기한 녀석이 어째서 아무나 모르는 자신의 별장을 찾아 왔고 이곳에 의도치 않게 출현을 하게 된것이 갑자기 감이 오기 시작했다.
"하하하.. 정말 대단하시군요. 맞습니다. 저는 일부러 여기를 찾아 온겁니다. 회장님을 만나기 위해서죠."
"대단하긴! 죽었다 살아온 너보다야 못하지. 크흠.. 그런데 넌 왜 죽었냐? 사고로?
늙어서?"
"......."
주원은 감회장에게 자신이 예전 생애에서 가족의 복수를 위해 그랬다고는 하지만 수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마..인것을 말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며 술만 연거푸 마셔대자 감회장이 그런 주원을 걱정스레 바라본다.
"뭐.. 말하기 힘든일이라면 안 해줘도 된다.. 크흠...."
"자살을... 했습니다."
"뭐어? 야! 이 녀석아! 아무리 그래도 자살은 왜 하냐? 쪽 팔리게! 에잉!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술이나 먹자! 건배!"
"아니야! 우리 오빠 그런 쪽팔리는 일로 자살한게 아니야! 아빠!"
놀랍고 신기하기만한 주원의 말에 집중하고 그 속사정을 유추해보던 감회장은 갑자기 빽하며 외친 미애의 말에 화들짝 놀라 큰방쪽을 보니 미애가 울상으로 눈물을 흘리며 서 있다.
"허어... 미애야.. 안 자냐? 시간도 늦었는데?"
"히잉! 아빠! 우리 오빠 너무 불쌍하게 죽었단 말이야! 흐흑!흐어어어엉! 아아아아아아앙!!"
미애가 서럽게 울어대자 수정이 큰방에서 자지도 않고 또 서로 가정사를 이야기하며 미영과 수다를 떨다가 급하게 거실쪽으로 달려와 미애를 안아 달래며 외친다.
"미애야. 울지마.. 뚝! 아빠! 왜 애를 또 울려! 아빠 정말 왜 그랫!"
"허어.. 내가 뭘.... 어쨌다고.."
감회장도 미애에게 말 한번 잘못했다고 미움을 받자 속상하고 심란한데 딸까지 그러자 더욱 기분이 안좋았다.
미애가 울음을 겨우 그치고 다가와 오빠의 옆에 붙어 앉는다.
"우리 오빠... 우리들 복수 해주느라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경찰에 쫒기다가 죽었데... 우리 때문에.. 흐윽.."
"뭐어? 복수? 허어 그렇게 된건가.. 그래서... 크으.. 자아! 돌아온 어벤져를 위해 한 잔 하자!"
"......"
주원이 감회장의 잔을 주고 받아 쭉 들이키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렇습니다. 예전 생애에서의 전.. 살인마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또 우리 가족들을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 없이.. 없애 버릴겁니다."
주원의 진지한 표정과 잠시 번뜩이는 안광에 모두가 소름이 돋는것을 느낀다.
"크험. 그럼그럼!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들을 건드리면 박살을 내 줘야지! 수고했다.
자! 건배!"
'찡!'
감회장은 어째서 나이나 외모와는 다르게 단지 눈빛만으로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이유를 알만해져 주원을 측은하게 바라보며 술을 마신다.
"아들아... 이젠 내가 도와줄께! 네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내가 보호해주마! 걱정을 붙들어 두려무나!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아빠아.. 고마워....."
"하하하. 우리 매애를 건드리는 놈은 이젠 내가 먼저 박살을 내주지! 하하하하하!"
감회장은 미애의 미움이 풀어지자 기분이 좋아져 화통하게 웃는다. 그런 감회장을 모두가 바라보며 웃음을 짓는다.
"참! 아빠아빠!"
"응? 왜? 예쁜 딸?"
"아빠는 어떻게 수정이 언니랑 사귀게 됐어?"
"......."
감회장이 미애의 곤란한 질문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자 미애가 울상을 한다.
"히잉... 우린 다 이야기 해줬는데에..."
"큼.. 미애야.. 너도 오빠를 사랑하니까 이해할꺼라 믿고 이야기 해주마!"
"응!응! 너무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