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27)

5. 안찰(按察:자세히 조사하여 잘잘못을 밝힘)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는 언제나 사람과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적인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공적인 일에는 기준이 존재하여야 하고, 그 기준은 모든 사람들이 대체로 공감할 수 있어야만 한다.

행정은 그 기준에 따라 수행하고, 그 수행되는 일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을 위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란 특이하고 괴상한 존재들.

알면서도 행하지 않고, 알기에 기준을 악용하여 사람들을 울린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그런 특이한 사람들의 행적. 그러기에 행정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사람들을 감시한다.

견제와 균형.

그건 바보 같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사회의 원리.

사회란 반드시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만 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단 2명만 모여도 그 것은 작은 사회.

그 것도 사회라고, 타협이 필요하고, 기준이 필요하고, 신뢰가 필요하다. 필요조건은 모두 충족해야만 하는 웃기는 관계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3명이든, 100명이든, 1억이든, 60억이든....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다만, 사람의 수가 많아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복잡함에 현혹이 되어 사람들이 복잡함을 기준인 양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

원래 모르면 용감하다 하지 않던가.

[달라진 것은 없지 않은가......]

사무실에서 혼자 녹차를 마시고 있던 동식은 신문의 정치면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정치를 개편한다,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각종의 현학적인 문구들이 무척 우습게 보였다.

"......달라진 것은....... 없어. 그래........."

동식의 왼편 탁자에 놓인 분재에는 3월의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달라질 것도 없고........"

-딸그락......-

녹차 잔이 놓이면서 작은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동식은 책 한 권을 집어들었다. 판타지 추리물이란 문구가 쓰여진 책의 제목은 [새벽의 살인자 편]이었다.

출판과 동시에 베스트 셀러에 오른 책.

각종 언론 매체에 거론이 되어 더욱 불티나게 팔리는 책에 대한 관심은 이제 작가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을까 하는 것으로 몇몇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도 그런 질문을 종종 동식에게 장난 삼아 해 오는 이들도 있었다.

"풋~~~~~~~!"

책의 겉 표지를 보던 동식이 짧게 실소하였다.

작가 이지혜.

이제 아내는 유명한 작가였다.

"야... 너네 엄마 책 정말 재미있더라. 어제 그거 읽느라 밤을 꼴딱 넘겼다."

상현이 민수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니가 왠 일이야? 책을 무슨 벌레 보 듯 하는 놈이..."

동변이 상현의 말에 이죽거리며 말했다. 동변은 아직 아침에 상현이 장난 친 것에 대하여 골이 나있었다.

"하하... 동변이 너 아직도 삐졌냐?"

"삐진 거 아냐.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아이구... 요 귀여운 자식....."

"왜 또 그래.... 저리 갓!!!!!"

"호호.... 그만해... 상현아... 동변이가 불쌍하지도 않아?"

수미가 동변과 상현이 토닥거리는 것을 보며 말했다.

"오잉? 수미가 동변이 편을?"

상현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묘하게 말했다.

"동변아... 너 좋겠다. 잘 하면 너 소원 이루어질지도 몰라.......물론 내가 계속 괴롭혀야 겠 지만 말이야..."

"너... 그 말 그만 하랬지!!!!!!"

순간, 동변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상현에게 달려들었다.

"얼씨구... 이게 덤비네....."

상현은 동변을 살짝 피하며 머리를 가볍게 쳤다.

"너... 두고봐... 씩.......씩........"

"앗... 우리 아기 진짜 화났나 보다... 어쩌지?"

그러나 여전히 장난스런 표정을 감추지 않고 상현은 동변의 얼굴에서 수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왜 그렇게 날 보니?"

수미가 재밌다는 듯 말했다.

"왜 보긴... 아기 달랠 사람은 너 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그때였다.

"야.....이... 자식아..........!!!"

동변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상현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미 예측이나 한 듯 상현은 가볍게 동변을 피했다.

"앗... 미안... 미안... 다시는 안 그럴게....하하하......."

"씩.....씩........"

그러나 동변은 마음이 풀리지 않는 듯 상현은 계속 노려보았다.

"너랑 이제 절교야...!!!!!"

"또 절교냐? 와... 도대체 나 얼마나 너에게 더 절교를 당해야 되는 거니?"

"이번에는 진짜야...!!!!"

그렇게 말하고는 동변은 몸을 휙 돌려 옥상의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 동변은 보며 상현은 여전히 능글 거리며 웃고 있었다.

"야.. 너 왜 그래? 이번에 동변이 진짜 화난 것 같다."

민수가 상현을 보며 말했다.

"괜찮아... "

"괜찮은 게 아닌 것 같은데......"

수미도 거들었다.

"괜찮다니까... 저 녀석한테 또 오락에서 깨져주면 금방 풀리니까..."

"오락?"

"응... 어제 내가 저 녀석을 완전 박살을 냈거든. 그래서 어제부터 저 녀석 나한테 화나 있었어. 그러니까 걱정마......."

상현은 대수롭지 않은 듯 동변이 사라진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야.. 그나저나 너네 엄마 다음 글은 언제 나오는 거냐?"

"글세... 나두 잘 몰라."

"뭐 몰라? 한 집에 살면서 어떻게 몰라?"

"그러게....."

민수는 자신도 의아하다는 듯 상현과 같은 표정으로 마주 응시하였다.

"그래.. 민수야 알면 말해 줘. 나도 무척이나 궁금하거든."

수미가 상현을 거들었다.

"정말 몰라서 그래... 미안해.. "

"음...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러나 다음 글이 나오면 나한테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한다."

"알았어....."

민수는 상현을 보며 싱긋 웃었다.

"참.. 나 1반 애들하고 약속이 있는데... 그만 가봐야겠다."

상현은 그렇게 말하고는 민수와 수미의 대답도 듣지 않고 옥상을 내려갔다.

"저 애는 참 세상을 즐겁게 사는 것 같애."

상현이 사라진 쪽을 보며 수미가 말했다.

"그래.. 저 녀석 그렇지... 내가 부러워하는 녀석 중 하나야..."

"........."

"참... 너 오늘 아침에 무슨 약을 먹은 거야?"

"...응?.........."

"아침에 매점 근처를 지나다가 우연히 보았는데... 너 무슨 약을 먹는 것 같은데... 왜 또 감기니?"

민수는 저 번날 수미의 지독한 감기 몸살을 떠올리며 말했다.

"응......응!! 헤헤...... 감기가 날 사랑하나봐."

"하하... 별 말을 다 듣겠네. 어째든 건장 조심해야지..."

"그래야지..."

"........"

"그런데.. 들켰네."

"뭘?......"

"내가 약 먹는 모습을 너에게만은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

"너 저번에 엄청 무서웠거든."

"아... 그거야 네가 아프면서도 약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거지..."

"........."

민수의 말에 수미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나 어딘지 쓸쓸해 보이는 기운이 감돌았다. 그런 수미를 약간 이상하게 보다가 이내 민수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었다.

민수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집의 분위기는 냉랭하였다.

무겁게 가라앉은 부모님의 표정 속에서 민수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아니 터질 게 터졌다고 민수는 생각했다.

보름이라는 긴 출장을 다녀온 아버지가 돌아온 그 시점부터 집안 분위기는 어딘지 모르게 아주 어색하였었다. 전과 다름이 없는 생활이 이어져 갔지만, 대화는 극도로 줄어들었었다.

숨막힐 듯한 생활.

굳이 표현하자면 그랬었다.

"다녀왔습니다."

거실에 앉아 있는 아버지에게 민수가 인사를 하였다.

"그래.... 밥은 먹었니?"

전에 없던 다정한 말. 그러나 그 것은 하나의 폭풍전야라는 것을 민수가 모를 리 없었다.

"예.. 친구랑 학원 끝나고 사 먹었어요."

"그럼 이리로 와서 앉아라."

동식은 미소를 지으며 아들에게 말했다. 그런 아버지의 말에 따라 민수는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그 옆에 지혜가 담담한 표정으로 앉았다.

"오랜만에 가족이 이렇게 앉아 보는구나."

건너편에 앉은 아내와 아들을 번갈아 보며 동식이 웃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세요?"

"녀석... 뭐가 그리 급하다고...."

동식은 아들의 말에 피식 웃었다.

"예......?"

"아니다. 아무 것도... 다른 게 아니고... 엄마와 아빠는 떨어져 살기로 했다."

"..........."

예상했던 말이었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민수도 읽고 있던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는 못했어도... 아니 정확히 말한다면 민수는 물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혹여라도 자신과 엄마의 관계를 알고있을까 겁이 났다.

"어디로 가실 건가요?"

지혜가 말했다.

"걱정 마오. 갈 곳은 정해 놓았으니........"

언제부터인가 동식은 아내를 하대하지 않았다. 십 몇 년간을 하대하였던 그 습관이 일순간에 고쳐졌다.

"그리고, 내가 가져갈 짐은 여기에 표시해 놓았으니, 준비해 주시오. 몇 일 내로 사람들을 보내겠소."

동식은 아내에게 작은 쪽지를 건네었다.

그 것이 다였다.

이별은 그렇게 간단했다.

서로가 서로의 속마음을 물어보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다. 너무나 어이없는 이별에 만약 보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이 황당함을 느낄 것이다.

* * * * * *

"정말 괜찮으세요?"

보경이 동식의 가슴팍을 쓸어 내리며 말했다.

"괜찮아요."

"........."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니......"

"참고 살수는 없었던가요?"

"하하..........."

"왜 웃어요?"

"그러기에는 아직 내게 미련이 너무 많아요."

동식은 보경의 손을 잡았다.

"또한 참고 산다고 하여도, 당신 때문이라도 문제가 생겼을 지도 몰라요. 어쩌면 차라리 그렇게 된 것이 잘된 일인지도 모르죠."

".........."

동식의 말이 끝나자 보경은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

보경은 그 남자가 불쌍했다. 평생을 한 여자를 위해 살아왔지만, 그 여자에게서 끝내 마음을 얻지 못하고 그녀의 곁을 떠나야만 하는 남자가...

더구나 자신도 그 남자를 이용하고 있지 않던가.

보경은 동식의 가슴팍을 입으로 자극하였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동식의 성기를 손으로 잡았다. 아직 힘이 들어가지 않은 성기의 물컹한 감촉이 손바닥 전체에 느껴졌다.

"음........"

자신의 성기가 보경의 손에 의해 만져지자 동식은 낮은 탄성을 내었다. 누군가에 의해 성기가 만져진 일이 단 한번도 없던 동식은 어떤 감동마저 느꼈다. 아내였던 지혜도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었다.

동식의 가슴팍에 있던 보경의 머리는 이제 이불 속으로 사라져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

순간 동식은 몸을 경직시켰다.

자신의 성기에 느껴지는 강한 조임과 색다른 감촉. 보지 않아도 보경이 지금 자신이 성기를 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으음.........!!"

성기를 빨던 보경의 입이 이번에는 자신의 고환을 입에 머금자 동식은 낮은 신음을 내었다. 기분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간지러운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보경은 정성을 다해 동식의 성기와 고환을 입으로 애무하였다.

그러한 사이 동식의 성기는 점점 그 위용을 갖추어 가며 발기하였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잘생긴 성기.

보경은 동식의 그 발기된 성기의 귀두를 강하게 빨았다. 침과 성기의 끝에서 나온 묽은 액체가 번벅이 되어 성기는 전체가 미끈거렸다.

"이제 그만 해요..."

동식이 보경의 머리를 잡으며 말했다.

"제 입에 해도 돼요."

"아뇨.. 그러고 싶지 않아요."

동식은 보경의 몸을 끌어올리며 바닥에 눕히려 하였다.

"제가 위에서 해 드릴까요?"

"위에서요?"

"예.... 가만히 누워있으세요. 오늘은 제가 서비스 해 드릴게요."

동식이 멈칫거리자 보경은 재빨리 그를 다시 자리에 눕게 하고는 이불을 걷었다. 보경의 눈에 남자의 강해 보이는 몸이 보였다.

보경은 그 몸을 보며 주저함이 없이 그 위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직 음액이 충분히 나와 있지 않은 보경은 그냥 자신의 음부를 동식의 성기에 문지르기만 하였다.

"싫으면 그만 두세요?"

동식이 보경이 어색한 동작을 보며 말했다.

"싫으세요?"

보경이 반문하였다.

"저는 이상하게 좋은데요."

"저도 그래요. 그냥 처음 해보는 것이라서......."

보경은 허리를 움직이며 살짝 웃어 보였다.

"하하......"

"왜 웃으세요?"

"아내와 관계를 가질 때가 생각이 나서요."

".........?"

"아내는 목석 같은 여자죠. 관계를 아무리 가져도, 제가 아무리 애무를 하여도 반응이 전 혀 없었어요. 그냥 가만히 누워서 제가 하는대로 가만히 있을 뿐...."

"지혜씨 가요?"

보경은 잠시 행위를 중단하고 물었다.

"예......"

"그런데 어떻게........."

보경은 차마 동식의 아내와 그 아들의 관계를 말하지 못하였다.

"모르죠. 아마.. 목석 같았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도.... 아무 것도 모르니까 섹스에 의 미가 있지 않으니까 그렇게 했는지도....."

".........."

"그만 내려오세요."

보경이 가만히 있자 동식이 상체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그대로 있으세요."

".........."

"제가 해 드릴게요."

보경은 동식의 상체를 손으로 누르며 허리를 들었다. 그리고 손으로 동식의 성기를 잡고서 조금 음액으로 젖은 자신의 음부로 인도하였다.

허리를 낮추자 동식의 성기는 뿌듯하게 보경의 몸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만약 지혜씨가 아이를 가지면 어떻게 할건가요?"

"으음.......글쎄요..."

동식은 보경의 몸 속의 느낌을 추구하는 듯 깊이 숨을 들이켰다.

"우습죠... 난 이상하게 그게 가장 궁금하니 말이에요."

동식의 성기를 완전히 몸 속으로 받아들인 보경이 동식의 몸에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들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어쩌죠?"

동식이 엉뚱하게 반문하였다.

"글쎄요... 어쩌죠?"

보경이 몸을 숙여 동식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우리 결혼할까요?"

"아이들이 반발할지 몰라요."

"동식씨... 그렇게 둘러대지 않아도 돼요. 당신 지혜씨가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호적에 올 려 법적으로 인정받게 하려고 이혼하지 않은 게 아닌가요?"

"들켰네요..."

간단하게 말한 동식은 허리를 위로 들어올렸다.

"어머....."

"언제까지 이야기만 할 것은 아니죠?"

"후후.... 그건 아니죠. 하지만 이런 상태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색다르지 않아요?"

보경은 자신의 몸 속에 있는 동식의 성기를 꽉 잡았다.

"엇~~~~~~!"

"왜요?"

"어떻게 한 거죠?"

"뭐가요?"

"보경씨가 저를 잡은 듯 한데......"

"이거요?"

보경은 다시 한번 동식의 성기를 조였다.

"예......"

"어머... 이 것을 처음 경험하는 건가요?"

보경은 동식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여러 번 반복하여 동식의 성기를 조였다 풀었다 하였다. 분명 그 것은 동식으로선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섹스경험은 결혼 생활의 횟수만큼이나 많은 그였지만, 언제나 같은 사람, 같은 반응만을 경험한 그였다.

"기분이 좋은데요..."

동식은 눈은 감았다.

그리고 보경의 몸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조금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음미하였다. 기분 좋은 감촉과 조임.

동식은 왠지 보경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 느껴졌다.

"으음........"

사람을 무척이나 편하게 만드는 성격을 가진 여인.

그 것만으로도 사람이 그리웠던 동식에게 충분한 만남이건만, 이렇게 색다른 육체의 느낌을 주는 보경이 고마웠다.

보경은 한참을 그렇게 동식의 성기를 조였다 풀었다 하였다.

그러다 동식의 반응이 절정을 향해 가는 것을 보고서 보경은 허리를 움직여갔다. 어차피 오늘은 동식을 위하기로 작정한 이상 자신의 쾌감보다는 동식의 쾌감이 그녀에겐 중요하였다.

동식의 절정은 쉽게 찾아왔다.

홀가분한 마음 탓이었을까? 아님 몸과 정신이 지쳤기 때문일까? 동식은 미처 준비도 되지 않은 몸에 엄습한 절정의 여운을 멍하게 느끼고 있었다.

"당신 참 바보 같은 남자예요."

동식의 몸 위에 스러진 보경이 말했다.

"............"

"미안해요."

보경은 동식의 몸을 힘주어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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