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27)

* * * * * * * *

한참을 소리내어 울고 난 지혜의 양 볼에 눈물 자국이 남았다.

아름다운 여자나 추한 여자나 혹은 남자라도 눈물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는 얼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민수도 엄마의 그런 모습에 마음이 흔들림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조용히 다가가 안아 주고 싶은 충동이랄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지는 것이 건만 민수에게 있어 그 마음은 그리 쉽게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의 모든 것을 진정으로 안아 주고, 보듬어 주고 싶었건만 지금 민수는 그 자체에 혼란을 느꼈다.

"날 사랑하니?"

벽에 걸린 성모 마리아의 초상을 보고 있던 지혜가 말했다.

".........."

민수는 답하지 않았다. 아니 답할 수가 없었다. 엄마만 마음을 정하면 자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있기에 문제가 없을 거라 믿던 그였었지만, 민수는 자리를 이탈했었다. 아니 적어도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었다.

"질문이 우습지?"

"........."

"난 이제야 이해가 돼... 순간을 사랑한다며 말하던 이들이....."

".........."

"그들은... 알았던 거야. 내가 알기 훨씬 이전부터...."

지혜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모 마리아의 초상화 쪽으로 걸어가 액자를 매만졌다.

"풋~~~~~ 삶이 순간이라던데.... 결국 사람의 삶 전체를 사랑하는 거겠지만.... "

빈정거리듯 지혜는 말을 내 뱉었다.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

"제가 잘 못했어요. 제가 나빴어요."

"........"

울컥하는 마음에 민수가 말을 했지만, 지혜는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의미없는 시선을 아들에게 잠시 보내었을 뿐.

"나를 가지고 싶지 않니?"

"........?"

"그러고 싶어했잖아."

"........."

"너를 질책하는 것이 아냐. 그럴 이유도 없고..."

지혜는 다시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거실의 창가로 다가갔다. 투명한 창으로 밤을 힘겹게 물리치는 빛들이 보였다.

"나... 지금 편해.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엄마의 자궁 속에 어쩌다가 생겼을 그 때처럼 그냥 편해."

"........?"

"너를 아들로 그냥 사랑했고, 너를 남자로 그냥 사랑했어... 아무런 당위성 없는 거야. 그 냥 생긴 것일 뿐...."

"그렇지 않아요!!"

갑작스레 민수는 엄마의 말을 막으며 말했다. 하지만 말을 이을 만한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아 입만 벙긋거렸다. 친구인 상현이 했던 말이 떠오르며 뭔가 할 말이 있을 듯도 한데, 민수는 전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외려 친구의 말은 지금 엄마가 하는 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되는 듯 하였다. 분명 자신이 이해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닌 듯 한데....

"나 역시 너를 가지고 싶어...."

잠깐의 침묵을 깬 것은 지혜의 말이었다.

"너의 몸이 그리워. 이제 그런 내 마음이 전혀 혼란스럽지 않아. 너를 아들로서 사랑하는 내 마음도 전혀 동요되지 않고...."

"........."

"네가 나를 가졌듯, 나 역시 너를 가지고 싶어."

민수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지혜는 또박또박 분명하게 말을 했다. 그런 말을 하는 지혜의 눈은 진실했다.

그러나 그런 엄마의 눈을 민수는 마주 응시하지 못했다.

"싫으니?"

"........"

엄마의 시선을 피하던 민수는 고개를 숙였다. 그런 아들을 지혜는 여전히 동요됨 없이 바라보았다.

"나를 봐!!!!!"

"......?"

자신의 말에 아들이 고개를 들자 지혜는 아들의 시선을 강하게 잡고서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치마를 잡아 위로 천천히 올렸다.

발목까지 늘 내려와 있던 긴치마는 조금 씩 올라가며 그녀의 길고 하얀 다리를 노출시켜 갔다. 너무나 매끈한 정강이가 보이고, 무릎이 드러났다.

"피하지마....!!!"

시선을 돌리려는 아들에게 지혜는 소리치듯 말했다.

"그래서는 너의 의견을 내가 받아들일 수 없어!!"

".........."

"나의 의사를 묻지 않았던 너의 과거 행동을 기억한다면, 분명하게 응답해 주길 바래."

지혜의 눈은 이글거렸다.

분노로 인한 것인지, 욕정에 사로잡힌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강렬한 빛이 민수의 눈을 사로잡으며 압도했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엄마의 강렬한 시선에 민수는 머리와 시선을 엄마에게 고정시켰다.

"..........."

아들의 시선을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지혜는 다시 치마를 위로 올렸다.

무릎 위 뽀얀 허벅지가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왔다. 완벽한 각선미를 자랑이나 하려는 듯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도 탄력이 넘치는 하얀 다리.

조금씩 위로 올라가기만 하던 치마.

어느새 지혜의 허리까지 올라간 그 치마 아래로 그녀의 마지막 속옷이 보였고, 그 아래로 길고 멋진 다리가 뻗어 있었다.

"..........."

민수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렇지 않고서는 막히는 듯한 숨을 뚫을 수가 없었기에. 창 밖의 어둠과 어둠을 가르며 날아오는 도시의 야경. 그 것들을 배경으로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더 아름다운은 그녀의 하체에 어느 누군들 숨이 막히지 않으랴.

"........"

민수의 몸은 가늘게 떨렸다.

일어나는 욕정.

그 것은 한 순간의 꿈이라 애써 억누르고, 잠시나마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였던 것이 모두 착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남자로 하여금 여자의 노예로라도 되고 싶을 심정이 되게끔 하는 각선미와 눈이 뒤집히게 만들기에 충분한 마력이 숨어있는 여인의 비너스 언덕.

엄마라는 생각도, 그녀가 힘들어한다는 생각도...

지금 이 순간 민수는 모두 잊어버렸다.

어디 그 뿐이랴... 교회 십자가 아래, 수미의 곁에 앉아 속으로 했던 민수 자신의 간절한 기원도 다 잊어버렸다.

"대답을 듣고 싶어...."

지혜는 아들을 향해 다짐하듯 말했다.

"..........."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그가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으랴.

"나를 안아 주겠니?"

"........"

"너를 가지고 싶어."

성적 유혹이 가득한 지혜의 목소리에 민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다가가는 도중에도 그는 엄마의 드러난 하체에 눈을 떼지 않았다.

"나를 가져...."

자신의 바로 앞에 서있는 아들의 귀에 대고 지혜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 보다 더 강렬한 유혹이 어디 있으랴.

민수는 엄마의 몸을 자신의 양팔에 들고서 거실을 지나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것이니 자신의 방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리라.

발로 문을 걷어차듯 열고서 방으로 들어간 민수는 엄마를 침대에 내려놓자 마자 곧장 키스부터 하였다.

"읍........."

미처 키스 준비를 못했는지 지혜는 막히는 듯한 소리를 내었으나, 먼저 혀를 놀린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아들의 입 속에 침범하여 아들의 혀를 휘감고, 당겼다.

자신의 타액이 아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듯하면, 이내 아들의 타액이 자신의 입으로 흘러 들어왔다.

격렬한 키스 도중에도 지혜와 민수의 몸과 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스슥... 찌익......--

옷이 벗겨지고, 찢겨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둘의 옷은 하나 씩 그들의 몸을 떠나고 있었다. 민수나 지혜나 처음 있는 아주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상호 협력하는 첫 관계의 시작이었다.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장면...

"하............."

키스를 끝내고 정신없이 알몸이 된 그녀의 가슴을 아들이 손으로 부여잡고, 입으로 빨자 지혜의 입에서는 달뜬 소리가 흘렀다.

"아아..........."

유두를 손으로 비틀고, 이로 깨물고, 다시 손으로 유방 전체를 꽉 부여잡는 거친 애무 속에 지혜의 신음 소리는 조금 씩 커져만 갔다.

"으으음......아아........."

민수는 조금의 거리낌이 없이 몸이 시키는 대로, 어디에선가 보았던 대로 엄마의 몸 위에서 엄마의 몸을 탐하였다.

풍만한 가슴.

매끄러운 살결이 주는 여인의 감촉과 어릴 적 엄마의 향기가 묻어나는 체향에 취하였다.

"후~~~~~~~~"

민수는 뜨거운 숨을 엄마의 가슴에 그대로 뿜어내며 미친 듯이 얼굴을 엄마의 유방에 비비고 비볐다.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온 듯...

"으으음.........."

지혜 역시 잃어버린 보물을 찾기라도 한 듯 온 몸을 꿈틀거리며 아들의 몸에 자신의 몸을 마찰 시켰고, 손으로는 아들의 머리와 등을 강하게 어루만졌다.

"나를 가져.... 나는 너를 가질 거야...."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으며 지혜가 힘겹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의 한 손을 잡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아들의 손을 인도한 곳은 자신의 비밀스런 곳. 세상 모든 여인들이 가지고 있는 곳. 여인만이 가지고 있으며, 세상 모든 이들의 세상의 첫 관문으로 인도하였다.

"아......좋아........"

음부에 도달한 아들의 손이 자신의 음부 전체를 덮으며 꽉 잡자 지혜는 몸서리를 치며 말했다. 자신이 음부에서 발생하는 열기는 지혜 자신도 알 수 있었다.

"으으응........하악........"

민수가 지혜의 음부를 강하게 문지르며 압박하자 그녀의 입이 벌어지며 더 강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래.... 그렇게......"

지혜는 허리를 꿈틀대었다.

하지만, 자세의 불안정으로 인해 민수가 엄마의 음부에서 손을 놀리기에는 다소는 부자연스러웠기에 그는 엄마의 몸 옆으로 자신의 몸을 위치시켰다.

한층 편한 자세가 된 민수는 이제 본격적으로 엄마의 가슴과 음부를 탐하였다.

"으으음............아윽......."

몸을 꿈틀대던 지혜는 한 순간 몸을 경직시켰다.

생각지도 못했던 몸 속의 침입.

지혜는 잠시나마 자신의 몸 속에 들어온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여야만 했다. 그러나 이내 그 것은 알 수 있었다.

"시..싫어.... 손가락은......."

지혜는 몸을 뒤로 빼며 말했다.

"그 곳에서 손가락을 빼... 난 손가락을 원하지 않아...."

그러나 그런 엄마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수는 손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였다. 자칫하면 손톱으로 인해 질이 상처를 입을 수 있으나, 그런 것을 민수가 알리는 만무하였다. 그렇다고 지혜가 그 것을 걱정한 것은 더욱 아니었다.

단지 그녀는 자신의 몸 속에 받아들이고 싶은 것은 손가락이 아닌 남자의 성기였기에 거부하였던 것. 그 뿐이었다.

"으으으음.............."

아들이 강하게 손을 움직이자 지혜는 곧 거부의 몸짓을 끝내고는 아들의 그 행위에 맞추어 허리를 움직였다.

색다른 전율이 지혜의 몸을 휘감았다.

자위를 전혀 해 본적이 없는 그녀는 언젠가 책에서 보았던 여자의 자위의 글귀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런 글귀의 환상적인 표현을 지금 느끼기에는 그녀의 욕망이 너무나 컸다.

그녀는 음부에서 느껴지는 그런 가벼운 손의 움직임이 아니라, 무게가 있으며, 자신의 속을 꽉채워 주는 남자의 하체가 필요했다.

자신의 몸을 짓이기는 그런 남자의 힘이....

아들과 처음 관계를 가졌을 적에 그녀가 느꼈던, 그 힘과 충족감.

그때 이후로 그녀는 가끔 그 것을 떠올렸다. 아니 원했다. 그때에 느껴지던 남자의 힘에 의한 강한 충격을... 하지만, 세 번의 아들과의 관계에서 그런 남자의 힘을 느낀 것은 처음 관계 그때뿐이었었다.

"그... 그만해.... 몸으로.... 몸으로 해 줘......."

"몸으로......?"

엄마의 말에 민수가 반문하였다.

"그래... 몸으로... 너의 그 것으로........"

"........"

"어서......손은 싫어....."

지혜는 한 쪽 다리를 벌리며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당겼다.

민수는 엄마의 요구대로 엄마의 몸 위에 올랐다. 구체적으로 엄마가 원하는 행위 방식을 알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성기를 삽입해달라는 부분적인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어서......."

아들이 자신의 몸 위로 올라오자, 지혜는 양다리를 최대한 벌리면서 허리를 들어올렸다. 그것은 너무나 애절한 갈구였다.

"알았어요...."

민수는 자신의 성기를 손으로 잡고서 엄마의 몸 입구를 찾았다. 비록 어둠 속이라 보이지는 않았지만,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인해 그 곳을 찾기란 쉬웠다.

-스윽........_

"으음.........."

아들의 자신의 몸 속으로 뿌듯하게 들어오자 지혜는 깊은 신음을 내었다.

몸을 꽉 채우는 충족감.

지혜는 분명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느끼었다.

이제 남은 것은 강한 남자의 힘.

"박아줘.......!!"

"......."

"박으란 말이야..... 힘껏.... 힘껏......"

그러나 민수는 엄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엄마가 말하는 박으란 말이 의미하는 바를 민수로서는 알 수 없었다. 그가 아는 '박다'라는 말은 단순한 삽입의 의미였을 뿐, 지혜가 말하는 피스톤 운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박아....왜 가만히 있는 거니? 어서...."

지혜는 다소 짜증스런 음성으로 말하며 자신이 먼저 허리를 움직이며 말했다.

"박았잖아요...."

민수는 손으로 엄마의 히프를 잡으며 허리를 내리 눌러 깊이 자신의 성기가 들어가도록 하였다.

"그게 아니고....... 쑤시란 말이야...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계속해서........"

지혜는 자신의 히프를 잡은 아들의 손을 자신의 양 겨드랑이 사이에 위치시키며 아들의 행위를 재촉하였다.

"....!!"

그제 서야 민수는 엄마의 말을 이해하였다.

그리곤 곧장 행위에 돌입하였다.

"으음.......아악......."

민수는 허리를 뒤로 뺐다가 돌진시키고, 다시 반복하면서 강하게 엄마의 하체에 힘을 전하였다.

-탁.......탁......탁..........탁.......탁........--

-찍......쩍......찍.....--

엄마의 치골과 아들의 치골이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엄마의 음부와 아들의 성기가 결합되고 빠지는 소리가 방안을 메웠다.

그 소리는 지혜와 민수의 행위가 너무나 잘 조화를 이루면서 더욱 큰 소리를 내었다.

"아윽......흐윽.....아윽........헉......."

"헉.......헉....헉........"

"아....좋아....윽......너무 좋아....."

지혜는 자신의 겨드랑이 사이에 말뚝처럼 강하게 버티고 있는 아들의 팔을 손으로 잡고, 양다리로는 아들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는 아들의 행위에 따라 다리에 힘을 주고, 풀며 더욱 자극을 극대화 시켰다.

-탁.......탁........탁........-

-찍.......찍........찍.......-

"그렇게.... 그렇게.......아윽........"

"엄마......조..좋으세요?"

"응!"

네 번째 관계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정신적 몰입이 덜되어서 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일까? 지혜와 민수는 전과는 달리 충분한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

어째든 약간의 대화와 함께 둘의 행위는 계속되었다.

-쿵.......쿵......쿵......쿵.....-

-탁.....탁.......탁.......탁......-

민수의 힘이 강해서인지, 지혜는 어느새 침대의 끝에 있는 나무판자에 머리를 찧으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민수는 잠시 행위를 중단하고서는 엄마의 몸을 끌어내리고는 이번에는 손을 엄마의 어깨 위에 놓았다.

"더 강하게 할게요..."

"그래... 더 강하게 해줘"

"그럼 다리를 제 몸에서 떼 내어 옆으로 벌리세요.."

"알았어.. 그럼 잠깐만......"

아들의 말에 지혜는 아들의 몸을 감은 다리를 풀고는 양옆으로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 옆에 있던 베개를 자신의 엉덩이에 받혔다.

"되었어... 이제 해도 돼...."

"알았어요."

민수는 대답과 동시에 행위를 시작하였다.

행위에 익숙해져서 일까? 아니면 자신의 성기 길이에 자신감이 생겨서 일까? 민수의 행위는 이전 보다 커지고, 강해졌다.

"으윽.......윽......음........"

지혜의 신음은 보다 깊어졌고, 다리에 힘을 주며 허리를 놀렸다.

살과 살이 부딪히고, 충격에 몸이 울리고, 정신까지 흔들리는 듯했다.

"아윽..........윽......윽........"

"헉......헉.......헉.........."

-탁.......탁.......탁........탁-

신음소리와 거친 호흡소리, 살이 부딪히는 소리만 방안에 남았고, 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어느 덧 방안을 후덥지근하게 만들었다.

행위가 격렬해질수록 둘의 하체에서는 퍼지는 열기는 어느 덧 강렬한 충동으로 번졌다.

이제 막을 수 없는 뜨거움만 남았다.

이제 지혜와 민수는 눈을 감고서 자신의 몸 속에 있는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을 기다렸다. 곧 그 폭탄이 터질 것임은 둘 다 알고 있었다.

"헉......."

"흑........"

절정의 폭발을 순식간에 둘을 덮쳤다.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하고, 비오는 듯한 온 몸은 경직되었고, 서로의 몸을 으깨지도록 강하게 안았다. 너무나 강하게 안아서인지 강렬한 몸의 떨림이 내 것인지, 상대방의 것인지 서로는 알지 못했다.

"하악......학.....학.....학....."

"후........후........"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서로의 몸이 떨어진 것은 절정의 순간이 지나간 잠시 후였다. 그러나 둘의 반응은 세 번째 관계 때처럼 서로 이질적이었다.

지혜는 절정의 여운을 아직도 느끼는지 눈을 감고서 만족스런 얼굴로 있었고, 민수는 그런 엄마의 곁에서 허무감을 짙게 느끼었다.

".........."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미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백지장 처럼 하얀 수미의 얼굴과 그녀의 흰 목에 걸린 은으로 만들어진 십자가 목걸이가 자꾸만 민수의 뇌리에 형상화되었다.

그것은 깊은 수치감이었다.

피할 길 없는 수치감.....

어느새 고른 숨을 내쉬고 있는 지혜의 곁에서 민수도 그런 수치감과 허무감을 느끼며 의식이 희미해져갔다.

동식이 보경의 집을 나섰을 때 시계는 막 9시를 넘기고 있었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보경과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동식은 계단을 내려와 차로 향했다. 친구가 살아있을 때 그 때와 같았다. 단지 다른 것이라면, 친구의 목소리만 들리지 않을 뿐...

-부르릉.....-

싸늘하게 식은 차에 시동이 경쾌하게 걸렸다.

차 속이 너무나 추워서 미리 시동을 걸어놓지 않은 것이 조금은 후회가 되었지만, 어쩔 수 있으랴.

동식은 입김으로 손을 녹이곤, 핸들을 잡았다.

거리에는 아직 많은 사람들과 차량이 즐비했다. 겨울의 한파가 몰아치는 날이건만, 도시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인 듯 했다.

-딸칵......-

동식은 음악을 틀었다.

흘러간 팝송이 차안을 메웠다. 음악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가끔 들을 때면 그는 흘러간 팝송을 즐겨들었다. 물론, 회사 생활을 하면서 타인들의 정서를 알기 위해서, 또는 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각 장르의 음악을 듣고, 기억하였지만, 이렇게 회사 차량이 아닌 자신의 차량을 이용할 때면 그는 늘 옛 팝송을 들었다.

"음...음...음....."

동식의 입에서 가락을 맞추는 음이 들렸다.

기분이 좋은 날.

보경의 집에서 보낸 2시간은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처음 친구의 아내인 보경의 몸을 가졌을 때, 생각했던 것이 그대로 들어맞기라도 한 듯한 시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마치 그들의 오랜 가족인 듯한 시간을 그들과 함께 보낸 동식으로선 커다란 하나의 고민이 사라진 날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없다.

보경과 그녀의 아이들, 그리고 자신의 관계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도 않았다. 아니 굳이 말한다면,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

차는 나는 듯이 도로를 미끄러져 갔다.

20년 무사고의 베테랑 운전사의 실력이 한 층 더 발휘되는 듯 하고, 차도 주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성능을 100% 다 내는 듯하였다.

"음.....음....움~~~~.........."

이런 기분이 몇 년 만이던가?

기분 탓인지, 동식의 집은 시시각각 가까워졌다.

너무나 가까운 거리. 분명 차로 족히 40분은 달려야 하는 거리건만, 동식은 집이 너무 가까운 곳에 있다고 느꼈다.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자신의 집이 분명하게 눈에 띠었다.

기분 좋은 날.

고민거리 하나가 해결이 되었듯, 근래 힘이 없는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기 위함이었다. 그저 느낌으로 아내의 기분이 풀렸을 것만 같았다.

설령 변함이 없더라도 무슨 상관이 있으랴.

동식은 장미꽃 100송이를 들고서 승강기를 탔다. 승강기 내부에 꽃향기가 가득 찼고, 그에 따라 동식의 기분은 한층 가벼워졌다.

때론, 사람의 마음만큼 간사한 것도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니 오늘 초저녁까지만 해도 무거웠던 마음이 겨우 친구의 아내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즐거워지니 말이다.

"풋~~~~~~~"

동식의 입에서는 가벼운 실소가 흘렀다.

-딩동.............-

차임벨을 누르고 동식은 아내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렸다. 문이 열리면 꽃을 그녀의 얼굴께로 들이대는 낯간지러운 장면을 떠올리며... 그러나 문은 열릴 기색이 없었고, 몇 번 더 벨을 눌렀으나 아파트 내부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

순간, 동식의 얼굴은 굳어졌다.

하나의 직감. 십 수년 전, 그때처럼 조용하기만 한 반응에 동식은 뭔지 모를 불길한 기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근래 계속 굳어져 있던 아내를 떠올리며, 동식은 다급하게 열쇠로 아파트 문을 열었다.

"여보~~~~~~~!"

동식은 아내를 부르며 거실을 둘러보고, 안방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거실, 안방, 주방, 아내의 컴퓨터가 놓여있는 서재 그 어디에도 아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동식의 뇌리에 병원으로 실려 가는 아내의 영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옆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들의 모습도...

"....."

망측한 생각에 동식은 머리를 흔들었지만, 그 생각은 쉽게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동식은 다급하게 다시 현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자신의 신발을 동식의 눈에 아내의 신발과 아들의 신발이 보였다.

그들이 집을 나갔다면, 그 신발이 있을 리 만무하였다.

의아한 생각이 들면서도 동식은 아들의 방 쪽으로 다가갔다.

"민수야~~!"

문을 약하게 두드리며, 아들을 부른 동식은 그 문을 열었다.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로 동식은 아들의 방에 거의 들어간 적이 없었다. 아니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어........!!!!!!!!!!!"

문을 열자마자 동식의 입에선 짧은 신음 같은 소리가 났을 뿐. 그는 조각상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못 박혔다.

희멀건 남녀의 육체.

1인용 침대에는 그 남녀의 육체가 한 치의 틈도 없이 꽉 채우고 있었다.

그들이 자신의 아들과 아내라는 것을 알기에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거실의 빛에 분명하게 보이는 아들의 얼굴과 아내의 얼굴.... 너무나 익숙한 그 얼굴들. 집에서는 실물로, 자신의 사무실에서는 작은 액자 속에서 늘 보았던 그 얼굴을 어찌 쉽게 알아보지 않으랴.

"..........!!!"

동식은 머리 어딘가가 쾅~~~~하고 터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충격 때문에 마음이 마취가 되었는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화가 나는 것도, 허탈하다는 것도.....

그 무엇도 마음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무엇을 하였는지 그들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방안의 공기에서 느낄 수 있는 남녀의 몸 섞은 냄새는 말보다 더 정확하게 그들의 행위를 알려주었다.

--탈칵......--

멍한 표정으로 동식은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잠시 서있었다. 어떻게 하여야 할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어떻게 몸을 섞게 되었는지 그 이유 같은 것은 궁금하지도,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 그 것이 문제였을 뿐.

"..........."

동식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째든 이 자리를 벗어나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동식은 아파트를 나와 문을 닫았다. 소리나지 않게 조용히 문을 다시 잠그고, 천천히 동식은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뚜벅......뚜벅......--

계단을 하나 하나 내려갈 적마다 구둣발 소리가 났다. 그 것은 그가 지금 낼 수 있는 소리의 전부였고, 그의 존재를 알리는 유일한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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