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27)

* * * * * *

"민수는?"

식탁으로 다가오던 동식은 아내를 보며 말했다.

"학교에 갔어요."

국을 내려놓으며 지혜가 말했다.

"그 녀석 요즘 왜 이렇게 일찍 학교를 가는 거지?"

"주번이래요."

"흠... 그래도 그렇지 너무 이른게 아닌가?"

".............."

동식이 말과는 달리 그 얼굴에는 다소 흡족한 표정을 짓고있음을 알고는 지혜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동식은 굉장히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젊었을 적에는 하루에 5시간 이상 잠을 청한 적이 없었다. 이사가 된 지금도 그의 수면시간은 6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다만, 부하직원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기에 출근시간은 적절히 조정하여 다소 늦게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1시에 취침하여 아침 7시에 기상하는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아.. 내가 내일 출장 간다는 것을 말했던가?"

"아뇨..."

"내일 출장을 가게 되었어. 한 2틀 걸릴 것 같으니까 준비를 좀 해 놔."

"어디로 가세요?"

"제주도.. 갑자기 결정된 일이야. 굳이 내가 가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아무래도 1달 뒤에 외국출장을 가려면 미리 가보아야 할 것 같아서..."

"예...."

아침에 남편과 아들이 집을 나가면, 그때부터 저녁때까지는 완전히 지혜만의 시간이었다. 대인관계가 전무한 그녀의 집에 찾아오는 이는 없었다. 그녀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로는 정말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그녀가 아는 사람은 남편과 아들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두 남자들의 친구들 몇 명이 고작이었다.

그녀의 하루 일과는 아주 간결하였다.

아침식사 준비, 청소, 세탁, 찬거리 준비, 저녁식사 준비, 그리고 남편과의 잠자리.

16년간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는 일과였다.

[돌이킬 수는 없는 거니까....]

세탁기를 돌리고 나서 잠시 시간을 가진 지혜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세상. 그저 한 폭의 그림일 뿐.

"하................."

낮고 긴 한 숨.

긴 시간을 생각하여 얻은 결론이건만 그 결론마저 그녀 자신의 것은 아니란 생각에 지혜는 다시 밀려오는 답답함을 느껴야만 했다.

과거,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이 용기란 것을 알았지만 이제와 그 것을 알아낸 들 무슨 소용이랴. 지금 자신을 찾을 용기가 없는데...

껍데기만 남은 채로 이렇게 살아가며 누군가를 위해줄 수 있다면 그 것으로 만족하리라.

"야.. 너 요즘 무슨 일있냐?"

흑판 지우개를 털고 있는 민수의 어깨를 치며 말한 것은 같은 주번인 최상현였다. 상현와는 10년 친구였다. 이 지역으로 이사를 와서 제일 처음 사귄 친구. 세월의 깊이만큼 민수와는 잘 통하는 친구였다.

"무슨 말이야?"

"너 요즘들어 더 성실한 모범생이 된 듯해서 하는 말이야."

"........"

민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민수의 곁에서 상현은 벽에 몸을 기대었다.

"야.. 완벽한 모습이 좋은 것만은 아냐...."

"........"

"너무 완벽해도 사람들이 싫어하는 법이야."

"........"

"얌마..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해라.."

"듣고 있어..."

"그게 듣는 태도냐?"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지우개 터는 것에만 몰두하는 민수를 보며 상현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

"........"

이내 포기했는지 상현은 사람을 찾는 듯 고개를 돌리며 복도를 보았다.

"너 아는지 모르지만, 요즘 너 싫어하는 애들이 너를 한 층 더 욕하고 있어."

"......."

"......?"

"....."

"너 뭐 느끼는 거 없냐?"

"........."

민수의 태도에 전혀 변화가 없자 민수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버릇처럼 머리를 긁었다.

"없음 말고...."

"나도..."

".........?"

"힘들어...."

"....!"

의외의 말에 상현은 한 동안 민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가?"

"모든 게 다......."

"하하........."

"........"

"얌마... 말을 하려면 좀 정확하게 해봐라. 그렇게 철학적이어서야 어디... 알아듣겠니?"

"나두 힘들어..."

"글세 뭐가 힘드냐니까..."

상현의 눈에는 이번엔 무언가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비치었다.

"모든 게 다...."

"하하..... 난 뭔 말인지 감도 못잡겠다."

상현은 이번에는 이마를 긁었다. 황당할 때 나오는 그의 버릇.

"......."

"혹 그 모든 것이란 말에 나두 포함되는 거냐?"

"그건 아냐."

"어이구... 고맙구나."

"...?"

"고맙지 안 고맙겠다. 내 고민를 해결해 줬으니.."

"...?"

"얌마.. 그렇게 이상하게 처다 볼 거 없다. 지금 내 눈에는 니가 더 이상해 보이니.. 난 말 이야 니가 나를 요즘 피하는 듯해서 내가 너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한 줄 알았었으니..."

상현의 말을 들은 민수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어이구... 녀석 웃어?"

"....?"

"너 자살하더라도 니 유서에 내 이름 써넣고 저주하지는 마라. 나 악몽에 시달리기 싫으 니까 말이다."

"하하... 알았어.."

"뭐?"

"알았다구..."

"야...야.... 알긴 뭘 알어."

상현은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민수의 어깨를 흔들었다.

"걱정마 자살..... 같은 것은 안해..."

"휴~~~~~~~~!"

"자살을 하기에는 내 잘못이 너무 크니까..."

"....?"

"또한 내 잘못이 너무 작기도 하고......"

"........?"

점점 더 모를 소리만 하는 민수의 말에 상현의 눈에는 황당함이 비치었다.

"그리고 뭐를 잘못한 건지도 모르겠거든...."

"무.....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

상현은 어이없는 표정을 풀지 않았다. 예전에 자신이 알고있던 모습과 전혀 다른 친구의 모습에 상현은 당황해 했다. 웃음으로 넘기기에는 친구의 말과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다.

그런 상현의 심정을 민수는 느낄 수 있었다.

"여자 문제야."

"여...자?"

"응..."

"하.....하........."

상현의 표정에서는 이내 당황의 빛이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야..임마.. 그럼 여자문제로 지금까지 그렇게 폼을 잡았단 말이야?"

"그래...."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그러냐?"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 내가 감싸주지 않을 수 없는 여자.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는 여자."

"감싸줄 수 없는 여자?"

"......."

"너 애인있는 여자애 좋아하냐?"

"아니..."

"그럼.....?"

"........."

"남편...있는 여자?"

"그래."

"뭐?"

상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상현은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복도에서 이야기 할 성질의 것은 못되었기에 상현은 민수를 이끌고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운동장에는 점심시간을 맞이한 학생들로 인해 북적거렸다.

"야... 너 유부녀랑 사귄다는 말이야?"

"아니..."

".....?"

"아직 사귀는 것은 아냐... 서로가 마음을 확인하긴 했지만......"

"그거나 그거나...."

"달라!"

민수의 어조는 단호했다.

"다르긴 뭐가 달라?"

"분명히 달라.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것과 서로의 마음을 함께 한다는 것은 다른 거 야."

"그래.. 알았다. 다르다고 치자. 도대체 어떻게 만난 거냐?"

"......"

다시 민수는 침묵했다.

"좋아..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

"그걸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옳은 건지..."

"그거야 당연히........"

"당연히?"

순간 민수의 시선이 상현에게 꼿혔다.

".........."

"........?"

"모르겠다."

민수의 시선은 다시 바닥을 향했다.

"그래서 요즘 그렇게 도덕군자처럼 굴었던 거구나. 후~~~~~~~~~~~~~!"

상현은 혼잣말처럼 하늘을 보며 말했다. 친구의 답답함이 자신에게 몰려오는 듯했다.

생각과 현실은 다른 것. 상현에게는 친구가 많았다. 흔한 말로 질이 좋은 친구, 질이 나쁜 친구 가리지 않고 많은 수의 친구를 두었다. 그 친구들과 종종 농담처럼 혹은 진담처럼 그는 멋진 유부녀랑 사귀어서 자신의 성욕을 해결했으면 하고 말하곤 했었다.

그러나, 막상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그러한 상황에 처하고 보니 달리 조언할 길이 없다. 더군다나 자신의 친구가 그 유부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듯하여 상현의 마음도 갑갑하기 그지없었다.

인간사의 그런 작은 고민에는 관심 없다는 듯 날씨는 더없이 화창했다.

* * * * *

자신의 방 책상 앞에 앉은 민수의 입가에는 씁쓸한 미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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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수야..... |

| 너의 고민을 충분히 공감하며, 나 역시 답답함으로 인해 |

| 어제 밤 잠도 설첬다. |

| 네가 어떤 결정을 할려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것이든 옳은 것이라 |

| 생각하며.. 나는 너를 지지한다. |

| 다만, 이 말은 해주고 싶다 |

|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희망이 있기 때문일 거란 것" |

| |

| 너의 친구 상현으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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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의 손에는 이런 글이 적힌 작은 쪽지가 들려있었다.

[희망.....]

민수는 친구가 전해준 희망이란 단어를 생각하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묘한 감정의 상태를 맛보아야 했다.

[욕망......]

지금 민수 자신을 이렇게 번뇌의 고통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은 바로 그 희망과 욕망의 두 단어 때문이었다.

욕망으로 인해 빗어진 엄마와 자신의 일.

지혜라는 한 여인.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욕망만으로 그녀를 바라본다면, 세상 남자들 모두가 탐을 내고도 남을 만큼 매혹적인 외모를 가진 여자였다.

풋풋한 설익은 과일 같은 그런 소녀의 싱그러움은 세월과 함께 지나가 버렸지만, 여전히 그녀에게는 소녀처럼 맑은 눈동자와 윤기가 흐르는 피부, 남자로 하여금 키스의 마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입술이 갸름한 얼굴에 너무나 조화롭게 잘 어울려 있었다.

그러기에 누구라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면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얼굴보다도 남자를 더 미치게 하는 것은 그녀의 몸매였다. 온갖 찬사를 받는 세계적인 모델도 그녀의 몸매를 본다면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신의 편애에 여성들은 서러워 통곡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그런 여인.

그러기에 아들인 민수마저도 이성에 눈을 뜬 이후로 엄마의 얼굴에 매료당하였고, 우연히 보게된 엄마의 전라의 몸매에 욕망을 분출시킬 수밖에 없었다.

민수가 처음으로 지혜의 나체를 본 것은 불과 1달 전이었다.

그 이전에는 민수에게 엄마의 종아리도, 맨발도 볼 기회가 없었다. 언제나 단정하고, 빈틈이 없는 몸가짐. 오랜 수도를 닦은 구도자일지라도 그녀만은 못하리라.

함께 목욕한 기억은커녕, 세수를 같이한 기억도 없는 민수에게 엄마의 나체를 눈으로 보게된 것은 충격이요, 환상이었다.

운명이 존재한다면, 필연이었을 지도 모를 그때.

민수는 아침부터 이상하던 몸이 기어이 탈을 내어 오후 수업을 마치지 못하고 조퇴하였다. 몸살과 약국에서 사먹은 약기운으로 지쳐있는 몸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자 마자 이내 깊은 수면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1시간이 지난 후...

화장실로 향하던 민수는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를 들었다. 엄마란 것은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가려던 민수는 욕실의 문이 약간 열려있는 것을 보았다.

엄마가 문을 덜 닫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아니 실제로도 그랬다.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가 있어왔던 욕실문의 잠금 장치였다. 신경을 쓰지 않는 한, 소리 없이 자신의 자리를 이탈하여 약간 열려버리는 문. 그건 민수나 동식에게는 늘 격는 일상이었다.

그런 일상이건만, 지혜가 들어간 욕실의 문이 조금 열려있는 경우는 민수의 기억에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엿본다는 생각자체를 해 본적이 없는 민수에게는 그 상황이 무시의 대상으로 그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약기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운명의 정해진 길이었을까?

어째든, 민수는 자신도 모르게 욕실의 문을 닫아주려 욕실 쪽으로 다가갔다. 그저 손 끝으로 툭 밀고서 지나가는 말로 던지면 될 일. '문이 열여있어요. 그리고 빨리 끝내요. 나 화장실 써야하니..' 그렇게만 말하면 될 일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들을 생각하며 다가간 욕실 앞.

어지럼증으로 인해 민수의 몸이 비틀거렸고, 의지와 상관없이 민수는 문틈으로 강렬하게 쏟아져 나오는 욕실 안의 풍경을 보게되었다.

문에서 겨우 1cm 가량 떨어져 있는 자신의 손길은 그 풍경에 멈추었다.

".......!"

찰라의 그 순간부터 민수는 충격으로 경직되었다.

햐얀 엄마의 나체. 샤워기의 물줄기에 얼굴을 들이대고서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의 그 아름다운 나체는 민수로 하여금 눈뜬 체로 기절하게 만들었다. 이미 인터넷이나, 친구들이 소장한 잡지에서 여성의 나체는 물론, 비밀스러운 부분까지 두루 섭렵한 그였건만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엄마의 나체는 전혀 새롭게 다가오는 경이로움이었다.

얼마나 그 자세로 있었을까.

민수가 자세의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에는 마치 긴 여행에서 돌아온 기분이었다.

여전히 변함없이 샤워기 물줄기를 얼굴로 받아내며 서있는 엄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긴 생머리 일부분이 머금은 물기를 바닥으로 떨어트릴 뿐. 다른 물은 엄마의 몸을 타고 너무나 매끄럽게 소리 없이 바닥으로 흘렀다.

".......!"

충격의 환상에서 잠시 벗어난 민수는 자신의 몸이 제멋대로 반응하는 것에 놀랐다.

[뭐........?]

이성도 감성도 마비시키며 용솟음 치는 강렬한 욕망. 그건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강력하고 낯선 욕망이었다. 자신이 괴물로 변할 것 같다는 공포감을 수반하는 욕망이었다.

자신의 반응에 스스로 놀란 민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몸의 방향을 바꾸어 자신의 방으로 소리 없이 돌아갔다. 어느새 몸살기운도, 그로 인한 어지럼증도 그에게서 떠났다.

[뭐.... 뭐야........]

생각이 녹슨 쇳소리를 내며 힘겹게 돌아갔다.

자기가 자신이 아닌 듯한 느낌. 미친다는 것이 이런 것일 거다. 욕망이 이렇게 사람을 견디기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민수는 처음으로 알았다.

그러나, 생활의 룰은 강력한 것이었다. 또한 욕망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는 사람의 것이기에 그런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강렬한 고통을 주던 욕망은 점차 고개를 숙였다.

프로이드가 그랬던가? 사람에게는 이드라는 욕망과 에고라는 자아, 그리고 이드에 반대되는 수퍼에고 즉 초자아가 있다고.

순간적으로 초자아와 이드의 격렬한 싸움에서 자아를 상실했던 민수가 자아를 찾은 것은 그날 자정이 넘어서였다.

".........."

자아를 찾은 민수의 얼굴은 화끈거렸다. 도덕 율인 초자아의 비정하리 만치 냉혹한 질책을 민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몸과 마음 그대로 받아내어야만 했다. 하지만, 더 비정한 것은 욕망이었다. 그렇게 자신을 흔들어 놓았던 그 욕망은 조금도 민수를 돌아보지 않았다.

강력한 초자아여 그대는 위대하도다.

하지만, 욕망은 계속하여 찾아왔다. 민수의 자아가 방심하는 순간이나 약해져 있는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고 민수를 집요하게 공격하였다.

눈물도, 호소도..... 그 어떤 것도 통하지 않는 욕망의 게릴라 전술.

모든 순간을 같은 힘으로 방어만 하던 민수의 초자아는 결국 그 욕망의 게릴자 전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직 초자아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아야만 하는 민수의 자아는 자신을 지켜주던 초자아의 붕괴를 멍하니 바라만 볼뿐이었다.

그날은 민수가 엄마의 나체를 본 후, 5일째 되던 날이었다.

당일 출장이었던 동식의 출장은 현지 사정으로 1박을 하게되었다.

아버지가 없는 날. 한 두 번 있는 일이랴. 늘 있어왔던 일상이건만, 민수에는 그 일상이 흥분제로 작용하였다.

어머니와 단 둘이 식사하는 일부터 같은 아파트 내부에서 호흡을 한다는 사실까지 모든 것이 민수를 흥분시켰다. 비단 그 것뿐만이 아니었다. 초자아를 붕괴시킨 욕망은 초자아의 역할까지 흉내내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살게된다면 좋겠다는 막연한 욕망은 희망으로 승화되었고, 당시 민수의 삶의 목표로까지 자리잡으며 그 위세를 떨쳤다. 그 당위성이든, 필요성이든 그런 것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취침 전에 꼭 짧은 샤워를 하는 엄마가 내는 물소리를 들으며 전율을 느끼고, 자신에게 잘 자라는 말은 유혹의 소리였으며, 안방 문이 닫히는 소리는 승낙의 소리로 들렸다.

민수도 욕실에서 샤워를 하였다.

신부를 맞이하는 신랑의 당연한 예의로 여기며, 민수는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씻어내었다. 그러나 흥분에 사로잡힌 그의 손은 민수의 몸이 싫다는 듯 건성이었다.

길게만 느껴지는 자신의 샤워시간이 끝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민수는 몸을 말리고, 아버지의 스킨의 향기를 맡으며 이제 완전한 착각에 빠져버렸다.

[엄마는 나의 것.]

생각도 해 본적 없는 말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그 말은 민수를 더 욕망에 미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준비는 끝났다.

민수는 자신의 방을 나서 안방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섰다.

지혜는 자고 있었다. 종일 홀로 대청소와 가구이동을 한 지혜는 무리한 육체노동에 지쳐 가장 깊고 달콤한 수면 속에 빠졌다. 그녀의 무의미한 결혼생활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때는 바로 이런 날이었다.

너무나 달콤한 수면.

오늘 같은 날, 샤워를 하고서 깨끗하게 세탁된 비단 잠옷을 입고, 포근한 이부자리에 누워 까실한 이불을 덮고서 청하는 잠은 정말 달콤한 것이었다. 오늘 같은 날, 그녀는 반드시라 할만큼 어린 시절의 그 벚꽃 길을 꿈꾼다. 의식이 깨어있을 때에 떠오르는 그 기억은 아픔이지만, 꿈속에서 보는 그 기억은 그녀에게 행복이었다. 그녀는 오늘도 그 꿈을 기대하였다.

그런 엄마의 너무나 작은 행복을 알지 못하는 민수는 방문을 닫고서 방안의 공기를 흡입하며 또 한번의 전율을 느꼈다.

"으음.........!"

짐승의 신음소리 같은 음이 민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같은 공간의 전혀 다른 두 사람.

민수는 엄마의 이부자리 곁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화장대 옆 작은 탁자에 있는 스탠드 불을 켰다. 방안은 금새 야릇한 붉은 빛 세상으로 변했다.

지혜의 얼굴도 스탠드 빛을 받아 붉게 물들었다. 민수는 그런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잡티하나 없는 깨끗한 얼굴. 햇빛과 형광등 빛 속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운 얼굴이 이제는 관능적으로 보였다. 선천적으로 고운 선을 그리고 있는 눈썹 아래에 그림과 같이 눈이 감겨있었고, 그 감긴 눈 사이로 긴 속눈썹이 매력적으로 솟아있다. 그리고 다시 아름다운 선을 가지는 콧대와 그 아래에 사람을 미치게 하는 입술이 빛을 받아 더욱 붉게 물들어 있다.

민수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입술을 엄마의 입술에 가져갔다.

"........."

상큼한 느낌과 향기. 그 것을 느끼자 곧 민수의 욕망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민수는 그 욕망이 이끄는 대로 엄마를 덮고 있는 이불을 걷어 내렸다. 이내 원피스형의 잠옷을 입고 있는 지혜의 몸매가 드러났다. 비단으로 된 잠옷은 지혜의 고운 몸 선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아........."

순간 민수는 전율과 함께 탄성을 내었다.

인간의 몸이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 탄성을 내었고, 그 몸매가 자극하는 욕망에 전율을 느꼈다. 민수는 화장대의 서랍을 열어 가위를 꺼내어 손에 들었다.

그리고는 양손을 배 위로 모으고, 곧게 잠을 자고 있는 엄마의 하체로 민수는 자리를 옮겼다.

"........"

민수의 입가에는 자신도 모르는 미소가 번졌다.

[이제... 곧....]

민수는 엄마의 잠옷 끝 가운데를 손으로 잡고는 가위로 천천히 잘라나갔다. 그 잠옷을 엄마가 가장 아낀다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민수는 자를 뿐이었다.

마치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 민수의 행위에는 경건함이 엿보였다.

조금씩 잘려나가는 지혜의 잠옷은 어느새 가슴 위의 끝까지 다 잘렸다. 민수는 그 엄마의 잠옷을 양옆으로 벌렸다.

"흡.............."

민수는 숨이 막혔다. 5일 전에 엄마의 나체를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이 다시금 살아났다. 군살 하나 없이 너무나 아름다운 선을 가진 나체. 그 나체의 일부를 가리고 있는 속옷은 이물질이었다. 민수는 그 속옷도 가위로 잘라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이제 완전한 엄마의 나체.

"아.........."

민수는 몸을 떨며, 신음을 내었다. 심장은 이제 터질 듯하였고, 머리는 돌기 직전이었다.

붉게 물든 엄마의 그 나체에 민수는 손끝과 입술을 대었다. 그리곤 발끝에서부터 천천히 손과 입으로 천천히 음미하며 위로, 위로 올라갔다.

아들이 그렇게 하는 동안 지혜는 여전히 달콤한 깊은 잠 속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민수의 입과 손은 지혜의 무릎을 지나고, 대퇴부를 지나 검은 삼각지대에 도달했다. 옅은 음모는 지혜의 갈라진 비밀스런 문을 감추기에는 부족했다.

사진에서나 보았던 여성의 갈라진 문. 자신이 동양인이기에 특히나 더 유심히 보았던 동양여자의 사진, 그리고 더 신경 쓰였던 한국여성들 - 일반인, 탤런트 등 -의 음부는 검고, 어딘지 모르게 눅눅한 느낌을 주었었다.

하지만, 지금 민수의 눈앞에 있는 엄마의 음부는 다른 피부처럼 희고 깨끗하며, 상큼하였다. 민수는 그 속이 보고싶었다. 모아진 다리 사이에 있을 엄마 음부의 진정한 모습을...

민수는 그 욕망을 잠시 미루어 두지 않으면, 엄마의 상체를 손끝과 입으로 음미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지만, 그 강력한 욕망은 그런 민수의 생각을 무시하였다.

민수가 지혜의 음부에 입술과 혀를 이용하여 음미하는 동안 어느새 민수의 손은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민수가 많은 힘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엄마의 다리는 벌려졌다. 지속된 자세의 불편함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움직인 것인지, 아님 남편과의 오랜 습관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미 깨어나 있는 엄마의 의식적 행동인지 민수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도 않았다.

쉽게 벌려지는 다리. 민수는 음부에서 입을 떼고서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엄마의 다리를 벌리는데 더욱 신경을 썼다. 무릎을 세우고, 벌린 다리는 민수의 생각보다 많은 공간을 확보해주었다.

민수는 그 사이로 몸을 옮기고는 어깨를 낮추었다.

다리와 다리가 만나는 지점. 그 곳은 그림자로 인해 어두웠다. 그러나 민수는 만족했다. 그 것으로도 충분하기에 손으로 엄마의 음부를 만졌다.

다른 피부와 똑같은 감촉.

".....!"

민수는 손을 더 움직여 엄마 음부의 전체를 만져보았다. 음모는 비너스의 언덕이라 불리는 곳에만 옅게 나있을 뿐 다른 곳에서는 만져지지 않았다. 다른 곳은 탄력이 있고, 말랑말랑한 젤 같은 살결만 느껴질 뿐이었다.

손으로 직접 만진 엄마 음부의 느낌. 그건 감동이었다.

민수는 곧 손을 떼고 입을 가져가 그 곳을 입술로 물고, 혀로 핥았다. 그 행위는 이전과는 달리 다소 힘있는 행위였다. 민수는 갈수록 자신의 기분에 더욱 도취되어 양팔로 엄마의 벌려진 다리를 감싸고서 그 핥고 빠는 행위에 열중했다.

기쁨이 민수의 가슴에 넘처 흘렀다.

환각에 사로잡힌 이의 기쁨이 이런 것이리라.

목표를 달성한 성공한 이의 기쁨이 이런 것이리라.

민수는 어쩌지 못하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욕망으로 불타올랐다. 17살 미숙한 자아를 불태웠다.

"으음......."

지혜가 몸을 뒤척인 것은 민수가 여성의 문을 발견하여 그 곳에 혀를 밀어 넣었을 때였다.

"당신이예요....?"

남편과 이런 경험을 늘 가졌던 것처럼 지혜의 음성은 낮고,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민수는 답하지 않았다. 아니 답할 여유도, 놀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그저 민수는 애액이 넘쳐나는 엄마의 음부 속으로 혀를 밀어 넣으며 휘젓기에 바빴다.

"......."

지혜 역시 답변을 가다리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잠을 자고 싶을 뿐이었다. 그저 남편이 빨리 끝내주기만을 기다릴 뿐. 더 이상의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편인가 아닌가를 확인할 필요도 못 느꼈으며, 외박을 한다던 남편에게 늦게 온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에는 그녀가 너무나 피곤했다.

더욱이 성관계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는 그녀였다. 선천적으로 불감증인지 아니면 어릴 적 충격 때문인지는 그녀 스스로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아니 궁금해 할 필요가 없었다. 성적 욕망을 그녀는 단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으니...

그런 엄마의 음부를 민수는 집요하고도 강렬하게 입으로 빨고, 혀로 핥았다. 그가 간접적으로 배웠던 모든 지식을 동원하고, 욕망이 시키는 대로 그는 행동했다.

엄마의 소음순을 빨아 당기고, 혀로 간지럽혔다. 그러나 포르노 비디오나, 사진에서 보았던 소음순과 엄마의 소음순은 달랐다. 민수가 느끼는 엄마의 소음순은 얇지 않았고, 조금 통통하고 탱탱하였다. 그 것을 입으로 가지고 노는 느낌은 민수에게 큰 만족을 주었다.

민수는 엄마의 음부 위쪽에 위치한 음핵보다는 그 소음순에 더 집착하였고, 간간이 음부 속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헉..... 헉........"

입으로 엄마의 음부를 빨기만 하는 민수가 외려 가쁜 호흡을 내쉬었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성기는 이제 터질 듯이 부풀어올라 고통스러웠다.

민수는 엄마의 음부에서 입을 떼고는 몸을 일으켜 옷을 벗었다. 속옷을 입지 않은 민수는 잠옷을 벗는 것만으로 알몸이 되어갔다.

그렇게 아들인 민수가 자신의 음부를 빨고, 지금 옷을 벗는 동안에 지혜는 한번도 눈을 떠본 적이 없었으며, 남편이 아닐 거란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는 이 상황이 빨리 끝나고 자신이 조금 더 깊은 잠을 자길 바랄 뿐이었다. 그런 바램에서 지혜는 옷 벗는 소리가 들리자 자신의 베개를 손으로 잡고 천천히 자신의 엉덩이 밑에 스스로 받혔다. 이는 배가 나온 남편에 대하여 지금 그녀가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다.

그런 지혜의 동작은 민수에게는 또 다른 흥분을 일으켰다. 엄마가 스스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준비를 하는 모습에 민수는 일종의 감동까지 받았다. 그는 더욱 이글거리는 눈으로 한껏 벌어진 엄마의 가랭이를 보며 몸을 낮추며 자신의 성기를 엄마의 음부에 가져다 대었다.

한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엄마의 거드량이 사이에 위치시켜 몸을 지탱하며 민수는 조금 전 자신이 혀로 밀어 넣었던 엄마의 문을 찾았다.

"......!"

그러나, 민수는 쉽게 입구를 찾지 못하고서 그 주위를 성기로 힘주어 문지르기만 했다. 그렇게 잠시 하던 민수는 이내 입구를 찾았다.

숙--하고 쉽게 들어가는 그 문을.

그때의 느낌은 정말 야릇한 것이었다. 살과 살이 만나 받아들이고, 집어넣으며 착 밀착되는 그 느낌은 처음인 민수에게 정말이지 황홀했다.

"음......"

수욱------- 하고 자신의 성기가 엄마의 몸 속에 들어가면서 느껴지는 그 감촉에 민수는 자신도 모르게 깊고 굵은 신음을 내었다. 이성에 눈 뜬 이후에 얼마나 그리던 여자의 몸 속이던가? 더군다나 엄마의 몸 속. 지난 5일 동안 자신으로 하여금 욕망의 지옥 속에 지내게 하였던 그 엄마의 몸 속.

기쁨과 희열이 민수의 온 몸을 휩쌓다.

[이런 것이구나! 이런 것이야!]

이 말이 민수의 머리 속을 울리며 맴돌았다. 자신의 몸 일부, 겨우 성기만이 엄마의 몸 속에 들어갔을 뿐인데, 민수는 마치 자신의 몸 전체가 엄마의 몸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의 성기를 빈틈없이 죄이고 있는 엄마의 음부가 자신의 몸 전체를 죄이고 있는 듯했다.

민수가 이런 느낌에 희열을 느끼고 있는 동안, 지혜는 예전과 다른 남편을 느끼고 있었다. 예전의 남편보다 훨씬 더 깊이 들어왔고, 자신의 꽉 채우는 굵기가 확연히 다름을 음부로 느끼었다. 다른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몇 일전까지만 해도 남편은 자신의 몸 속에 들어오기 바쁘게 행위에 열중하였는데, 오늘은 삽입한 상태로 꽤 오래 동안 가만히 있기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혜는 그런 느낌에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착각일 뿐이라 여기며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어차피 오늘은 늘 남편이 말하는 전희단계부터 조금 색다르질 않았던가. 몇 일전까지만 해도 남편은 자신의 음부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았다. 외려 가슴에 더 집착하였었다. 그런데 오늘은 가슴 쪽에는 손도 대지 않고 있지 않은가.

[빨리 끝내었으면.......]

몰려오는 수마와 자세의 불편함에서 오는 피로로 지혜는 그렇게만 속으로 말하고 있었다. 의심은 없었다. 아주 여유가 있으며, 자연스러운 남자가 자신의 남편이 아닐 거라는 생각은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더더구나 자신의 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더욱 더 하지 못했다.

이런 엄마의 생각을 알리 없는 민수는 도덕적 가책이나 엄마를 도간(盜姦:당사자 중 어느 일방을 오인시켜 몰래 간음한다는 뜻으로, 제가 임의로 만들어낸 말인데, 사전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하고 있다는 천륜의 배반이라는 상식적인 생각도 하지 않고, 아주 느긋하게 자신을 조절해가며 희열을 최대한으로 유지하며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그렇게 느긋할 수가 있을까? 자신을 낳아주고,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준 엄마를 몰래 간음하면서 어떻게 그런 여유가 나올 수 있을까? 그 힘의 근원을 민수는 나중에 '눈이 없는 욕망'에 있다고 판단했다.

민수는 자세의 변화 없이 처음 삽입할 때의 그 자세에서 성기를 잡았던 손의 위치만 엄마의 옆구리 사이에 두고서 천천히 본능이 시키는 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성기가 엄마의 음부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과 사라지는 모습을 도취된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정상인의 눈빛이라 보기 어려운 그 눈빛으로...

"후.........."

민수는 숨을 몰아 길게 쉬었다. 그의 호흡은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움직이는 피스톤 운동에 맞추어지고 있었다.

"흐...........................흡"

"후......................."

그 호흡은 격렬하게 요동치는 민수의 욕망을 다소 질서 있게 만들어 주었다. 너무나 강렬한 욕망이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게 했던 민수에게 일을 진행시킬 수 있는 여유를 점차로 주고 있었다.

그런 여유는 민수로 하여금 마치 오래 동안 엄마와 자신이 이런 관계를 가졌던 사이인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이상한 발전이라 해야 할 것이다. 요동치던 욕망이 정리가 되면 현실을 인지해야하는 것이 정상일 진데, 지금 민수는 외려 더 냉정한 욕망덩어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민수의 눈에는 엄마의 몸 속을 드나드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었다. 백옥같이 흰 양다리 사이의 끝에 위치한, 그 곳에 자신의 성기를 집어넣는 것이 자신의 권리인 것만 같았다. 엄마가 자신을 자기의 남편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하여도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엄마의 몸 속을 들락거리며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성기의 주인공은 아들인 자신이기에...

얼마나 오래 동안 그렇게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하였을까?

민수의 호흡은 점차로 빨라지고, 왕복운동도 그 빠르기를 더해갔다. 처음의 혼란스런 욕망으로 인해 느꼈던 전율 혹은 흥분과 전혀 다른 새로운 흥분이 민수를 서서히 덮치고 있었다. 그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강력한 에너지였다.

민수가 그런 생각을 하며 행위를 계속하는 동안, 지혜는 너무나 오래 동안 지속된 불편한 자세로 인하여 몰려오는 피로 속에서도 정신은 점점 깨어났다. 남편과의 행위 중에는 눈을 뜨지 않는 습관으로 인해 여전히 눈은 뜨지 않고 있지만, 남편이 오늘 따라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자신의 음부에서 느껴지는 성기의 길이와 굵기의 차이, 전희단계의 애무, 그리고 피스톤 운동. 남편인 동식은 피스톤 운동은 잘 하지 않았다. 설령 한다손 치더라도, 대부분 절정의 막바지에 도달했을 때 2-3번이 고작이었다. 더욱이 동식은 자신의 몸에 들어와서 채 5분을 넘기지 않았었다. 그런 식으로 반복해서 남편은 2번 정도의 사정을 하면 끝이었다. 간혹 자신의 몸에 삽입하여 행위를 하다가 말고 애무를 하는 등의 반복행위로 1시간 가량 보내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물었다.

그러나, 오늘은 자신의 몸에 들어와 피스톤 운동만 적어도 20분 이상이나 지속되었다. 그것도 같은 자세로만 반복되었다. 그리고 점점 빨라지며 힘찬 남편의 피스톤 운동. 그에 따라 자신의 온몸이 다 흔들렸다. 이런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순간, 남편이 자신의 상체를 끌어안으며 왕복운동을 하였다.

".......!"

놀란 지혜는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17년만에 처음으로 성행위 중에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지혜는 온몸을 긴장시켰다.

당연히 느껴져야 할 남편의 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자신의 몸에 느껴지는 단단한 근육질의 상체와 자신을 힘껏 안는 남자의 팔 힘. 자신이 알고있던 남편이 아니었다.

"......!"

지혜의 눈에는 두려움이 서렸다. 남편이 아니란 확신은 그녀를 공포에 몰아넣기에 충분하였다. 그런 지혜의 상태와는 무관하게 남자는 점점 더 격렬하게 몸을 꿈틀거리며 지혜의 온몸을 흔들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놀란 지혜는 저항할 생각은커녕 18년 전 그때처럼 놀란 눈으로 천장만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남자의 호흡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행위에 더욱 더 힘이 들어갔다. 마치 자신을 죽일 것 같은 격렬한 남자의 행위. 아니 남자의 행위가 끝날 때 자신과 남자 모두 죽을 것만 같다고 지혜는 겨우 생각할 뿐이었다.

남자가 갑자기 상체를 일으켜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한 것은 그때였다.

".....!!!"

지혜는 다시 한번 더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그렇게 놀란 지혜와는 달리 민수는 극도의 흥분으로 행위를 더욱 격렬하게 하고 있었다. 아니 자신의 엄마가 눈을 떳다는 사실, 자신을 바라보고 놀라고 있다는 사실이 민수를 더욱 흥분시켰다. 민수의 온 몸은 땀이 비오는 듯했다.

시간은 점점 더 흐르고, 민수의 행위는 끝을 모르는 듯 계속되었다. 지혜는 아들이 자신의 몸 위에서 온 몸을 요동치게 할 정도로 자신의 음부를 강하게 왕복운동하고 있다는 것에 기절할 만큼 놀랐지만, 정신을 차리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예전에 받았던 충격이 보약이었으리라.

그리고, 아들이 절정에 도달하여 무아지경을 맛보고 있을 때에는 완전히 평정심을 되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아지경에 빠진 아들의 황홀한 표정 위로 지난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처음 임신을 알았을 때에 아기를 떼려고 노력하던 일과 부모와 함께 동식의 집에서 분가해간 집으로 동식이 찾아올 때면 발작적으로 자신의 배를 때리던 일. 그리고 동식과 결혼한 후 지금 자신의 몸 위에서 성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는 아들을 가끔이나마 발작적으로 학대하던 일까지....

지혜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절정의 환희에 어쩔 줄 몰라하는 아들의 얼굴로 뻗쳤다. 그리고 자신으로 인해 생긴 아들의 흉터를 손으로 만졌다. 왼쪽 턱 밑에 난 1cm 가량의 옅은 상처. 그건 자신이 1살도 안된 아들을 집어던져서 생긴 상처였다. 남편이 자신 몰래 성형 수술을 했음에도 여전히 남은 1cm가량이 흉터. 비단 이것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몸 곳곳에는 자신으로 인해 생긴 크고 작은 많은 상처가 있었다.

어렸을 적 그 자신의 혼란기를 거친 이후로, 지혜는 그 아들의 상처를 한번도 어루만져 준 적이 없었다. 남편 또한 아들이 가끔 불평으로 늘어놓은 자신의 상처이야기에 대하여 둘러대기만 할뿐이었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아들이 자신의 몸 속에 정액을 뿌리며 절정을 맞이하는 이 순간에 그 상처를 손으로 어루만졌다.

"..............."

지혜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인과..... 응보......]

지혜의 머리 속에 그 말만이 맴돌았다. 자신을 배신했던 남편과 어린 아들에게 학대를 자행했던 자신은 오늘 이렇게 그 죄 값을 받는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프랑스 영화 비터문은 그 절정을 끝내지 않고 영원하게 하기 위해 절정의 순간에 죽는 것으로 그 영화를 끝낸다.

그런 경우가 아닌 한, 절정의 환희가 아무리 길게 느껴질 지라도 그 끝은 꼭 인간에게 찾아온다. 우리가 알기에 죽음만이 영원하니.

민수에게도 영원할 것 같은 절정의 환희는 끝이 났다. 또한 영원할 것 같던 욕망도 그 절정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졌다.

"헉......헉........"

민수는 한동안 가쁜 숨을 내쉬며, 정신을 추스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적에 비로소 현실이 눈과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참담한 심정... 그건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민수는 머리는 순식간에 떨구어졌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그러나 조금 전에 보았던 엄마의 눈이 떠올랐다. 자신을 절정으로 이끄는데 한 요소로 작용했던 그 엄마의 놀란 눈은 이제는 공포감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해야될지.....

민수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엄마의 벌린 양다리 사이로 엄마의 몸 속에 자신의 성기를 집어넣은 채.

이제 민수의 심정은 엄마의 처분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하지만, 지혜 역시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녀는 양손으로 아들의 양팔을 잡고서 소리 없는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민수 쪽이었다.

엄마의 반응이 없자, 민수는 고개를 숙인 채로 먼저 눈을 떴다. 그이 눈에 보이는 것은 군살하나 없는 엄마의 잘록한 허리와 복부,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자신의 몸이었다. 엄마의 벌려진 양다리 그리고 그 사이로 들어와 있는 자신의 몸. 아직도 발기한 채로 엄마의 몸 속에 들어가 있는 자신의 성기.

조금 전과는 달리 그 상황은 하나의 악몽과도 같았다.

민수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몸 아래에 누워있는 엄마의 얼굴을 보았다.

".......!"

무슨 할 말이 있으랴. 엄마의 눈에 고려있는 눈물과 그 허망한 눈빛.

민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자신의 방으로 내 달았다. 그리고, 침대에 올라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웅크렸다.

추운 것도 아닌데 몸이 떨렸다.

지혜가 민수의 방으로 온 것은 그로부터 10분쯤 후였다. 민수는 엄마를 쳐다보지 않았고, 지혜 역시 아들의 그런 태도를 탓하지 않았으며, 방의 불도 켜지 않았다.

그렇게 지혜는 아들의 침대에 아무런 말도 없이 2시간을 앉아 있다가 아들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에야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시작된 지혜와 민수의 새로운 모자관계.

만약 이 한번으로 끝이 났다면, 새로운 모자관계의 시작이랄 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수의 본능이 가지고 있는 그 욕망이란 것이 그렇게 놔두질 않았다.

한 여성으로서 남성으로 하여금 끝없는 매력을 느끼게 하는 여인 지혜. 친모라는 것조차 아들에게 한순간 무의미하게 만들었던 그녀의 매력은 아들과 실질적인 성관계를 맺음으로 인해 아들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가도록 한 것이다.

민수는 여성의 성을 알기 이전에, 한 여인을 알았다. 자신의 욕망이 단순히 성에 미친 욕정덩어리만이 아님을 점점 확연하게 달라지는 엄마에 대한 자신의 욕망으로 알았다.

단 한 번뿐인 엄마와의 성관계.

단지 그 것뿐이었지만, 그 이후에 민수는 엄마에게서 사람을 보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인을 보았다.

그리고, 사랑하리라 다짐하며 그 뜻을 엄마에게 알렸다. 지혜는 그러한 아들의 뜻에 어떠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가지 조건만을 달았다.

-산 속으로 사라지는 기차를 보고 와서 이야기하라는 것.-

무엇을 이야기하라는 것인지 어떠한 구체적인 과제도 없었다. 그저 지혜는 예전 자신이 산 속으로 사라지는 기차를 보며 동식과의 결혼을 결심한 것을 떠올렸을 뿐이었다.

그저 그게 다였다.

그건 자식에 대한 집착도 버렸다는 지혜 자신에게 남아있는, 그녀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모성애의 발로였다. 아들이 자신보다 낳은 삶을 살길바라는 끊어지지 않는 마지막 모성애.

혹, 아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 못하고, 자신의 몸을 탐한다 하여도 지혜는 그런 아들을 거부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의지와 다를지라도 이미 아들과 성관계를 맺은 이상, 그녀가 아들을 거부한다는 것은 무의미했다.

17년 전, 그녀가 생(生)을 선택한 것은 그녀 자신의 죽임의 대가였을 뿐. 그녀 자신이 살고자 했다면, 그녀는 육체적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이 것이 그녀가 '산 속으로 사라지는 기차를 보고 느낀 것'이다.

민수는 상현의 편지를 원 형태 그대로 접었다.

[희망.........]

다시 한번 그 말을 상기하였다.

희망과 욕망. 전혀 다를 것 같은 그 둘이 이렇게 긴밀하게 관련되어 민수 자신에게 다가올 줄은 꿈에도 의심해 본적이 없었다.

이전에 도덕이 주던 '희망'을 지금 민수는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사랑이 죄가 아니란 도덕은 그가 자신의 엄마를 사랑하면서 죄가 되었다.

그에게 욕망과 희망은 이제 이율배반적이다.

욕망을 택하면 희망이 사라지고, 희망을 택하면 그 자신이 죽어버릴 것만 같다. 아니면 엄마를 사랑하기 위해 육체적 생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민수는 이러한 자신의 상황이 마치 신의 저주 같았다.

그러한 저주를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말없는 신의 저주에 자기 자신 역시 신을 저주하며 그에 항거할 거라 작심했었다. 하지만, 그 작심은 엄마의 승낙과 동시에 산산히 부셔져 버렸다.

신에 대한 항거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외려 서글프고, 가슴이 아팠다. 이미 한번 신의 저주를 받은 엄마에게 또 다시 저주를 받게할 권리가 과연 자신에게 있는지....

그러나 이미 신의 분노는 시작되었다.

민수의 몸 속에 날뛰는 욕망으로 신은 그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피할 길도 없고, 용서를 구해도 소용없을 저주.

그것이 사랑이라니... 너무나 아이러니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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