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0/10)

면회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풍경을 보며 민아는 오랜만에 교외로 떠나는 여행 기분을 만끽했다. 동생 태성의 면회 가는 길. 그동안 서먹했던 민준에게 동행을 청했고 그는 흔쾌히 따라나섰다. 옆자리에 앉은 민준을 보니 정신없이 자고 있다.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배운다더니 고된 모양이다. 졸업하고 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인턴을 하는 중이라지만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요즘 잘 만나지도 못했다. 잠든 그의 손을 꼭 잡아보았다. 잠결에 그도 손에 힘을 준다. 그러더니 눈을 부스스 뜨며 민아를 바라본다.

"으음.... 나 잤네."

"내가 깨웠네. 더 자게 둘걸."

"아... 함! 아니야 잘 잤어. 아우!"

민준이 크게 하품을 하고는 기지개를 켰다.

"아. 회사에서... 아~함! 아, 하품이 자꾸 나오네. 아버지가 얼마나 일을 빡세게 시키시는지. 참내 아직 정식 입사도 안 했는데 힘들어 죽겠어 정말."

"모처럼 쉬는 날 괜히 불러냈나? 집에서 쉬게 둘 걸 그랬나."

"아니야. 봐, 오랜만에 나오니까 좋다. 하~함."

"어이구, 입 찢어지겠다. 크크."

민준은 민아의 허벅지를 손으로 더듬었다. 민아는 그 손길을 내치지 않고 그가 만지기 쉽도록 다리를 살짝 벌려주었다.

"크크, 오빠는 정말 나 만나기만 하면 그렇게 만지고 싶어? 그러면서 나 안 만날 때는 어떻게 참아?"

"야, 너 같은 여자가 옆에 있는데 어떤 남자가 가만히 있겠냐? 이건 남자의 본능이야."

그의 손이 허벅지 사이로 쑥 들어온다.

"그리고 너 못 볼 때는 이게 있지."

그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준다. 몸매가 다 드러나는 얇은 옷을 입은 그녀의 사진, 속옷 차림의 사진, 민준의 자지를 입에 문 사진 등등.

"동영상도 많아! 틀어 줄까?"

"어휴 됐어! 버스에서 뭐냐. 크크. 그럼 그거 보면서 혼자 풀어?"

"응. 딸딸이. 손으로 이렇게."

민준이 바짓가랑이 사이에 손을 가져다 대고 흔드는 시늉을 한다.

"크크큭. 좀 웃기다. 오빠 혼자 그러고 있을 거 생각하니까."

"그치?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잘해야 해. 여자 친구가 뭐냐? 남자 친구 그런 거도 해결 안 해주고."

"칫! 만날 시간이나 있어? 뭐 맨날 바쁘다 그러면서."

"그럼? 만나기만 하면 다 해줄 거야?"

"내가 뭐 안 해준 건 뭔데? 오빠가 좋아하는 거면 내가 다 들어줬지! 사람 많은 데서 부끄러운 옷도 입게 하고, 막 오빠 거도 빨아 먹고 다 했잖아! 이 변태 남친아! 크크."

"아, 뭐 그건 그렇지. 근데 태성이가 너 오라 그런 건데 나도 가도 괜찮은 건가?"

"어때. 태성이가 오빠 모르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그리고 걔가 오빠랑 같이 와 달라고 했어. 나 혼자 오면 걱정된다고. 근데 오빠, 태성이가 그러는데 선임들이 꼭 누나 면회 한번 오라고 막 강요하고 그런데. 요즘도 군대에서 막 괴롭히고 그러는 거야?"

"그래? 태성이가 그랬어? 오호."

"뭘 그렇게 혼자 알겠다는 표정이야! 뭔데 뭔데?"

"태성이가 너 사진 가지고 있었나 봐?"

"사진? 글쎄. 뭐 그럴 수도 있지 가족인데."

"그럼 태성이 선임들도 네 사진 봤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럼 뻔한 거네. 크큭."

"뭐가? 뭔데 혼자 웃어?"

'야, 가끔 보면 넌 정말 순진한 건지 여우라서 모르는 척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어."

"뭔데? 뭘 모르는 척해?"

"아우, 이 요물 정말! 넌 네가 얼마나 이쁜지 정말 몰라? 네 사진을 군인들이 봤으면 보자마자 반했을 거고 그러면 태성이한테 누나 한 번 면회 오라 해라. 그러면 너 군 생활 편해진다. 이거지 뭐. 다른 게 뭐 있어."

"나도 알아! 뭘 모르냐? 오빠가 맨날 나 이쁘다고 하는데 나도 알아! 바보야. 칫. 근데 그거랑 내가 면회 가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가는 게 태성이 선임들한테 뭐가 좋은데?"

"아우 정말! 이 바보 순딩이."

민준은 다시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재생시켰다.

"아까 내가 이거 보고 뭐 한다고 했지?"

"응? 그거 오빠 혼자 손으로 ....  이거 한다고 한 거?"

민아가 손을 위아래로 흔드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군발이들이 니 사진 보고 뭐 했을 거 같아?"

"설마.... 내 사진 보고? .... 이거 한다고?"

민아가 눈을 똥그랗게 뜨며 놀란 얼굴로 말했다.

"당연하지 바보야. 근데 사진으로 보는 거랑 실제로 보는 거랑 또 다르니까 직접 오라고 하는 거야. 실제로 딱 보고 가까이서 살냄새도 맡고 그러면 또 얼마나 좋겠냐 게네들이. 크크크. 아, 아, 나는 어쩌나. 내 여자 친구 사진을 보고 군발이들이 잔뜩 상상하면서 딸딸이 쳤을 텐데. 내 불쌍한 여친님은 군인들 상상 속에서 얼마나 많이....."

민아가 옆에서 너스레를 떠는 민준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야 그만해. 뭔 상상하는 거야 이 변태야! 칫!"

원주에서 또 버스를 갈아타고 한참을 달려 군부대에 도착했다. 안내를 받아 면회소에서 잠시 기다리니 태성이 뛰어왔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태성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쑥스러운 듯 말을 꺼냈다.

"저기 근데 누나, 내 선임들이 심심하다고 여기 같이 오면 안 되냐고 하는데 어때? 누나가 선임들 뭐 먹을 거라도 좀 사줄 수 있어?"

"거봐. 내 말 맞지?"

옆에서 민준이 크큭거리며 웃었다.

"그래? 그 선임들한테 잘 보이면 너한테 좋은 거지? 그럼 오라고 해. 그리고 여기 뭐 있어? 뭐 좋아할 만한 거 네가 알아서 골라봐. 누나가 사줄게."

"어, 그래 태성아 먼저 먹을 거 부터 골라놓고 불러. 내가 살게. 잔뜩 골라."

"네! 민준이 형. 고마워요. 그럼 부른다 누나!"

태성은 무척 기뻐하며 음식을 고르고 선임들을 불렀다. 덩치가 큰 3명의 군인이 면회소로 들어왔다. 깍듯이 인사한 그들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민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면서 태성에게 너는 예쁜 누나 있어서 좋겠다며 연신 공치사를 했다. 민준은 일부러 민아에게 음료수를 사 오라고 시키고 과자 좀 더 사 오라고 시키는 등 자꾸 민아가 일어나서 돌아다니게 만들었다. 그때마다 세 명의 군인들을 민아의 몸매를 눈에 새기려는 듯 강렬한 눈빛으로 그녀를 뒷모습을 쳐다봤다. 민아가 자리를 비웠을 때 군인 중 한 명이 민준에게 말을 걸었다.

"형님은 여자 친구가 무척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뭐 좀 그렇지요."

다른 군인이 말을 거들었다.

"요즘 스마트폰을 쓸 수 있어서 연예인 사진도 자유롭게 볼 수 있지만, 태성이 누님이 저희에겐 가장 인기 최고입니다! 그렇지 않냐?"

그가 태성의 뒷머리를 한 대 툭 치며 말했다.

"나도 병장 제대했어요. 다 알아요. 무슨 말인지. 크크. 동생 있는 데서 할 말은 아니지만, 민아가 좀 끝내주기는 해요.  크크. 외모는 물론이고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죠?"

"아.. 하하. 넵. 형님이 승리자이십니다!"

태성은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만 숙이고 있다. 그때 자리로 돌아온 민아가 대화에 껴들었다.

"뭔데?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 태성아 넌 왜 얼굴이 빨개?"

"태성이 순진하네 그정도로 얼굴 빨개지고. 야 넌 눈치 없이 뭘 그런 걸 물어보냐? 남자들끼리 있을 때 무슨 얘기를 하겠어? 야한 얘기 했다. 여자 얘기. 크크."

민준이 나서서 대답했다.

"오오라. 그럼 난 자리 좀 비켜 줄까? 남자들끼리 재밌는 얘기 더 할래요?"

민아가 농담처럼 군인들을 보며 말하자 그들은 허겁지겁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닙니다. 저희는 야한 얘기 한 시간보다 태성이 누님 10분 보는 게 더 좋습니다."

"넵! 그렇습니다."

"태성이 누님이 연예인보다 더 예쁘십니다.!"

뜬금없는 군인 한 명의 고백에 일행은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면회 시간이 지나가고 자리가 파할 무렵 군인들이 태성을 따로 불러 뭔가 긴히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갔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온 태성이 주저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저기, 저 선임들이.... 저보고 오늘 외박 쓰라고.. 자기들이 잘 말해준다면서 하루 편히 자고 오라고 하는데. 누나 나 그래도 될까?"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뭘 물어봐. 요즘 군대가 아무리 좋아졌어도 여러 사람 같이 자는 게 편한 건 아니지. 하루라도 편히 자는 게 어디야."

"그런 거야? 민준씨? 난 군대를 모르니까. 그게 좋은 거면 그렇게 해. 내가 하루 지낼 돈은 주고 갈게."

"어, 누나는 그냥 가게?"

"그럼. 민준씨랑 왔는데 같이 올라가야지."

"그게, 그냥 누나도 하루 더 있고, 내일 한 번 더 면회하고 가면 안 돼?"

민아가 민준을 쳐다보며 눈빛으로 어떻게 할까 물었다.

"음. 난 회사 때문에 올라가야 해. 민아야 내가 방 잡아 주고 갈게. 너는 내일 하루 더 와서 태성이 선임들한테 맛있는 거 좀 더 사주고 올라와."

면회소에서 태성이 외박 허가를 받아 나오기를 기다린 후 일행은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장터에 가시는지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버스에 많이 타셔서 자리가 별로 없었다. 민아는 버스 앞쪽 자리에 혼자 앉고 태성과 민준이 버스 뒤쪽에 같이 앉았다.

"태성아. 선임들이 괴롭히냐?"

"그게. 좀..."

"야, 형도 군대 다녀왔어. 다 알아. 편히 말해봐."

"아뇨, 그게 티 나게 그런 거는 아닌데. 좀 그래요."

"어휴, 어디 가나 그런 놈들 꼭 있지."

"근데 형은 민아 누나랑 결혼할 거야?"

"응? 뭐.. 아마 그렇겠지."

민준은 분위기상 그냥 그렇게 대답했다.

"같이 잤죠?"

"너 아까는 숙맥처럼 굴더니 별걸 다 물어본다."

"나도 알 거 다 알아요."

"그래? 오호, 민아 닮아서 모를 줄 알았는데 다 알아? 뭘 알아?"

"쳇, 형은 나도 컸다니까. 옛날처럼 학생 아니라고! 나도 여자 알아."

"알았어, 알았어. 태성이 다 컸다. 응. 그래 근데 뭐가 궁금해서 그런 건 물어보는 거야?"

"오늘 외박. 선임들이 강요해서 나온 거에요."

"뭐? 뭘 강요해?"

"그래서 형 같이 와 달라고 민아 누나한테 부탁한 거고요...."

태성의 목소리가 자신감 없어지고 작아졌다. 민준은 이놈이 왜 이러나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채근했다.

"야, 말 돌리지 말고 본론만 얘기해. 뭔데?"

"그게, 선임들이...  제 핸드폰에서 누나 사진 보고 뻑이 갔거든요. 얼마 전에..."

"그거야 충분히 그럴 수 있지. 네 누나가 좀 이쁘냐."

"그래서 오늘 면회도 오라고 한 건데. 그놈들이.... 누나 속옷... 훔쳐 오래요....."

민준은 이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태성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누나나 동생이나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가끔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었다. 물론 그런 성격 덕에 자신이 민아라는 좋은 파트너를 옆에 두고 즐기고 있지만, 지금 태성의 말은 스스로 변태라고 생각하는 민준이 보기에도 어이없는 말이었다.

"그래서?"

"근데 제가 어떻게 누나한테 속옷 벗어 달라고 해요. 그러니까 형이 그냥 형이 가지고 싶어서 하는 것처럼 달라고 해서 나 좀 줘요."

민준은 대답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서 이리저리 만지며 조작했다. 태성의 폰에 알람이 여러 번 울렸다. 핸드폰 화면을 확인한 태성이 놀라 민준을 쳐다봤다.

"형, 이거?"

"너한테는 이런 사진 없을 거 같아서. 이런 거 필요하지? 나중에 선임들 보여줘. 그리고 더 필요하면 말만 해. 더 보내줄게."

태성의 핸드폰 화면에는 민아의 헐벗은 사진이 떠 있었다.

시내로 나와 버스에서 내리자 민준은 외박 나오면 숙소부터 잡는 거라며 민아와 태성을 끌고 근처 모텔에 찾아 들어가 방 2개를 잡았다. 그리고 막 부대에서 나왔으니 태성이 샤워부터 하고 노래방이나 가자며 방 하나는 민아, 또 하나에는 민준과 태성이 들어갔다.

"태성아, 넌 샤워부터 하고 좀 쉬고 있어. 난 너희 누나한테 가서 얘기 좀 하다 올게."

"형, 내 부탁......"

"알았어 인마! 그래서 여기 온 거잖아. 자식 눈치 없기는. 샤워 천천히 하고 있어. 좀 있다 올게."

태성이 말 그대로 처언천히 샤워를 하고 나와서 TV를 틀어 여기저기 채널 구경을 하고 한참을 더 있다가 민준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검은 비닐 주머니를 방구석에 툭 던져 놓았다.

"내일 나갈 때 저 봉투 꼭 챙겨라."

"어, 형! 와 형 능력자네. 근데 뭐라고 하고 가져온 거야?"

"왜? 궁금해? 자세히 설명해 줄까? 너 그런 쪽 취향이야?"

"아, 아니. 그런 거 아니고....."

"짜식 부끄러워하긴. 시간이 얼마가 지났는데 말만 하고 왔겠냐?"

태성은 딱히 누나에 대해 다른 감정이 있지는 않았다. 얼굴이야 매일 보니 별 느낌이 없었고 몸매는 동생인 자신이 봐도 꽤 좋다는 생각 정도는 해 본 적 있었다. 그런데 지금 민준형이 저렇게 얘기하니 민준형과 누나가 벗은 몸으로 엉켜 있는 모습이 상상돼 얼굴이 붉어졌다.

"근데 너 정말 여자 알아? 아다 뗏어?"

"그 그럼! 나도 이제 다 컸다니까!"

"오호, 그래? 언제?"

"있어! 그런 거. 칫. 형은 맨날 나 얘 취급이야."

"인마 그야 너 처음 봤을 때 고딩이었어. 얘 맞지 뭐."

티격태격하던 그들은 준비됐다는 민아의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왔다. 모텔 카운터 앞에서 민아를 기다리는데 양복 입은 덩치 큰 사내 몇이 주인 할아버지와 험상궂은 분위기로 얘기하는 것을 보았다. 마침 민아가 나와서 그들은 서둘러 모텔을 빠져나왔다. 노래방에 갔다가 저녁을 먹고 술 한잔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회사에 가야 하는 민준 혼자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모텔로 돌아온 남매는 내일 보자며 인사하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와 자리에 누워 뒹굴거리던 태성은 방구석에 있는 비닐봉지가 눈에 띄어 가져다가 열어 보았다. 팬티와 브래지어가 들어있었다. 조심스럽게 팬티를 들어 코에 가져다 대니 여자 향수 냄새와 함께 약긴의 지린내와 비릿한 냄새가 훅 풍겼다. 태성은 부끄럽기도 하고 왠지 죄짓는 기분이 들어서 다시 봉지 안에 집어넣었다. 갑자기 전화가 울었다.

"네."

"아, 여기 카운턴데요. 군인 아저씨?"

"네. 그런데요."

"으흐흐. 혼자 있죠?"

"네."

"저기, 우리가 원래 이렇지는 않은데, 나라 지키는 군인 아저씨들한테는 특별 서비스를 하거든. 그러니까 어디 가서 소문 내지 말고 그냥 군인 아저씨만 즐기다 가요. 알았지? 지금 TV 틀어서 채널 73번 틀어봐요. 비밀번호는 리모컨으로 XXX 넣으면 돼요. 특별 서비스니까 어디 가서 소문내지 말아요. 꼭! 그럼 끊어요."

태성은 뭐 포르노 정도 틀어주려나 보다 생각하며 리모컨을 들었다. 화면을 켜고 비밀번호를 넣자 붉은 조명이 비취는 넓은 방이 보였다. 가면을 쓴 남자 두 명이 방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때 화면 안으로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TV 화면으로 보기에도 늘씬한 몸매가 돋보였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데 복면 아래로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삐져나와 있었다. 서성이던 두 남자가 여자가 걸치고 있던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겼다. 태성은 자신이 평소에 보던 포르노와 달리 생생한 현장감이 살아 있는 TV 화면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알몸을 드러낸 여자의 가슴과 허리 엉덩이는 태성의 취향에 딱 맞는 슬랜더이면서 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한 정말 이상적인 몸매였다. 태성은 여관 주인 할아버지에게 감사하며 바지를 내리고 준비 자세를 갖췄다.

여자의 앞뒤에 두 남자가 달라붙었다. 앞에 선 사내가 여자의 입을 빨며 가슴을 주무르고 있을 때 뒤에 붙은 사내는 여자의 엉덩이를 벌리고 그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키스하던 사내가 여자의 머리를 잡아 내려 자신의 자지를 입에 물게 했다. 저런 엄청난 몸매의 여자를 앞에 두고도 사내의 자지는 흐물거리며 축 쳐져 있었다. 흐물거리는 자지를 입에 물고 허리를 숙인 여자의 뒤에서는 다른 사내가 자신의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엉덩이에 찔러 넣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의 다리가 길어 높이가 맞지 않는지 사내는 까치발을 해 가며 낑낑댔지만 삽입하기에 실패했다. 여자의 입에 자지를 물리고 있던 사내가 낄낄대며 여자에게 다리를 굽히라 말했고 그제야 뒤의 사내는 여자에게 삽입할 수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즐기던 두 사내는 여자를 침대에 눕히며 자리를 바꿨다. 입에 자지를 물리고 있던 사내가 정상위 자세로 여자 배 위에 올라갔고 뒤에서 박아대던 사내는 누워있는 여자의 머리맡에 무릎 꿇고 앉아 그녀의 입에 자지를 물렸다. 화면을 보며 넋을 잃고 자지를 흔들어 대던 태성은 갑자기 울린 전화기 소리에 흥이 깨졌다.

"네!"

"카운터에요."

"넵, 그런데요?"

"볼만하죠?"

"아 네, 감사합니다. 크크크. 요즘은 어디 가도 이런 거 틀어주는 데 없던데. 서비스 좋네요."

"그렇죠? 그런데 지금 외롭지 않아요?"

"네?"

"원하면......"

태성은 기대감이 급 상승했다. 이런 영상을 틀어 줄 정도라면 뭔가 더 좋은 것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어.. 뭐 좋은 거 소개해 줄 거 있어요?"

"군인 아저씨가 원하면.... 있죠."

"뭔데요?"

"소문 안 낼 거죠?"

"에이. 그럼요. 당연하죠. 뭔데요? 설마 뭐 여관 바리 말하는 건 아니죠? 난 나이 많은 여자 싫어요."

"에이. 우리가 그런 거 가지고 이렇게 말하진 않지. 지금 보던 영상 어때요?"

"와, 그러게요. 이거 제목이 뭐예요? 나중에 또 구해보고 싶은데."

"그래요? 그 정도 여자면 좋아요?"

"와! 이 정도요? 이 정도면 정말 끝내주죠! 이정도 여자가 있어요?"

"그럼. 내가 군인 아저씨 특별 서비스로 소개해 줄게요. 돈 있죠?"

"그게 얼마나?"

태성은 민준과 민아가 용돈으로 쓰라고 준 20만 원을 생각하며 되물었다.

"10만 원 있어요?"

"네. 있어요."

"그럼 돈 가지고 카운터로 내려와요."

"네? 방으로 여자가 오는 거 아니고요?"

"네. 내려오세요."

주인 할아버지는 태성을 여관 지하층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가면을 하나 주면서 내려가 보라고 했다.

"여기 내려가 봐요. 그 가면 쓰고. 그리고 내려가면 목소리 내지 말아요. 거기 다 녹음하고 있으니까 혹시라도 나중에 신분 노출되면 곤란하잖아. 그래서 가면 주는 거니까. 꼭! 아무 소리 내지 말아요."

잔뜩 흥분해 있던 태성은 별다른 경계도 하지 않고 가면을 받아 쓴 후 철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갔다. 붉은 조명이 켜있는 넓은 방이 나타났다.

침대 위에는 태성이 TV로 보던 장면이 라이브로 펼쳐 지고 있었다. 정상위 자세로 여자를 찍어 누르는 남자와 여자의 입을 보지인 양 쑤셔대는 남자, 그리고 두 남자를 받아 내며 신음을 뱉어내는 여자가 그곳에 있었다. 홀린 듯 문간에 서 있는 태성에게 한 남자가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 했다. 침대 옆으로 다가가서 보니 누워있는 여자의 출렁이는 가슴이 너무나 섹시해 보였다. 손을 뻗어 가슴을 손에 쥐었다. 부드럽게 물컹한 느낌과 함께 손바닥에 오뚝 솟은 젖꼭지가 느껴졌다. 여자의 얼굴을 보니 복면으로 완전히 가리고 눈과 입 콧구멍만 뚫려 있었다. 그녀의 녹색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저런 녹색 눈빛이 가능한 건가 태성은 생각했다. 복면 밑으로 나와 있는 금발과 흰 피부. 슬랜더이면서 풍만한 가슴과 골반 그리고 긴 다리. 태성은 이 여자가 외국인일 거라 생각했다. 드디어 오늘 백마를 먹어 보는구나 하고 속으로 더욱 흥분했다. 그녀의 가슴에 입을 가져다 댔다. 이미 여자를 쑤셔대고 있던 두 사내가 그런 태성을 보며 킥킥대고 웃었다. 태성의 입안에 부드러운 살덩이가 느껴졌다. 혓바닥을 굴리니 탱탱한 젖꼭지의 질감이 느껴졌다. 입안 가득 여자의 가슴을 빨아들였다. 여자의 입에서 신음이 나왔다. 사내가 태성에게 손짓하며 침대 아래쪽을 가리켰다. 태성은 정상위로 결합해 있는 남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았다.

남자가 여자의 다리를 팔에 걸고 내리눌러 엉덩이가 살짝 들리게 했다. 그 자세로 태성에게 잘 보란 듯이 허리를 찍어 눌렀다. 여자의 잔뜩 벌려진 보지 사이로 사내의 검붉은 자지가 들어갔다 나오는 모습이 태성의 눈에 선명하게  보였다. 애액이 흰 거품이 되어 자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보지 구멍 아래 움찔거리는 유난히 예쁜 똥구멍도 보였다. 사람 똥구멍이 저렇게 깨끗한 살색일 수도 있나 하고 태성은 잠깐 엉뚱한 생각을 했다. 그럴 정도로 그녀의 똥구멍은 변색된 부분 하나 없이 정말 깨끗했다. 정말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남녀가 결합된 부분을 만졌다. 다른 사내의 자지를 만지려 한 건 아니었지만 남자의 자지도 손에 닿았다. 태성은 생전 처음 다른 사람이 섹스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는 흥분에 정신이 나가 있었다.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인지하지 못하며 격렬히 움직이는 자지와 그걸 받아들이는 보지를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었다. 저 곳에 자신도 끼워 넣고 싶었다. 그때 그의 눈에 다른 구멍이 하나 보였다. 태성은 그 구멍에 손가락을 하나 집어넣었다. 여자의 입에서 더 큰 신음이 터졌다. 잘 들어가지 않는 손가락을 빼내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을 잔뜩 묻힌 후 다시 집어넣었다. 억지로 힘을 주고 밀어 넣으니 손가락 마디 하나가 그 안으로 쑥 들어갔다. 신이 난 태성은 보지에 펌프질하는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 자신도 손가락을 움직였다. 남자가 찍어 누를 땐 조금 빼내고 남자가 자지를 빼내는 타이밍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는 태성 옆에 어느새 한 남자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그리고 여자의 머리맡을 가리켰다. 본능적으로 알아들은 태성은 여자의 항문에서 손가락을 빼내고 그녀의 머리맡에 자리 잡았다. 누워있는 여자를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녀의 눈동자가 잘 보였다. 신비한 녹색 눈동자. 그런데 동공이 흐릿하고 초점이 잘 맞지 않는 묘한 눈빛이었다. 흥분에 정신이 나간 태성은 그녀의 입에 방금 똥구멍을 쑤시던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여자는 마치 손가락이 자지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을 쪽쪽 빨았다. 여자에게 손가락을 빨리기는 태성도 처음이었다. 그녀가 손가락을 빨아주는 쾌감이 상상 이상이었다. 태성은 손가락을 빼내고 아플 정도로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입에 집어넣었다. 아니 쑤셔 넣었다. 그리고 인정사정 보지 않고 허리를 놀렸다. 여자가 호흡이 가빠 그의 엉덩이를 밀어내려 할 때도 멈추지 않고 그녀의 목구멍을 보지인 양 쑤셨다. 어느새 두 남자는 침대 옆에 서서 태성과 여자를 구경하고 있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두 남자는 낄낄대며 웃기를 멈추지 않았다. 급격히 올라온 흥분에 태성은 여자의 입안 깊숙이 사정하고 말았다. 여자는 호흡이 불편한지 꺼억대며 온몸을 버둥대면서 그의 엉덩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사정의 쾌감에 취해 여자의 얼굴을 내리누르고 있는 태성의 허릿심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정을 마친 태성은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여자는 상체를 일으키고 꺽꺽거리며 가쁜 숨을 토해냈다. 그녀의 입과 코에서 침인지 정액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구경하던 남자 중 하나가 물휴지로 그녀의 복면 위를 대충 닦아 준 후 뻗어 있는 태성의 바로 옆에서 다시 정상위로 여자를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옆에 서 있던 다른 사내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아 태성의 자지를 잡게 했다. 여자의 배 위에서 남자가 허리를 내리 누를 때마다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사정 후 쪼그라들어 있는 태성의 자지를 강하게 잡았다. 여자가 '아, 아.' 하며 신음을 뱉었다. 태성은 외국인도 신음소리는 한국인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자지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그런 생각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여자를 찍어 누르던 남자가 괴성을 토하더니 자지를 빼내고 그녀의 배 위에 정액을 쏟았다. 발사된 정액은 여자의 배를 넘어 가슴과 얼굴에까지 튀었다. 가쁜 숨을 내뱉던 사내는 태성을 바라보며 자리를 비켰다. 마치 이제 네 차례야 라고 말하는 듯 여자의 가랑이 사이를 손짓했다.

태성은 몸을 일으켜 사내가 빠져나간 여자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았다. 열린 골반 사이로 빠끔히 입을 벌리고 있는 분홍빛 보지가 선명하게 보였다. 여자가 큰 숨을 몰아쉴 때마다 보지가 입인 양 오물거리며 움직였다. 처음엔 보지 안까지 구멍이 선명하게 보였는데 잠시 지켜보고 있는 사이 구멍이 점점 좁아지더니 곧 보지살이 마주 닫히며 구멍이 사라졌다. 아래쪽에서 바라본 여자의 육체는 정말로 근사했다. 벌리고 있는 두 다리는 길쭉하고 늘씬했으며 넓은 골반과 잘록한 허리라인은 누워있는 자세에서도 선명했다. 숨 쉬때마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물방울 모양의 탱탱한 가슴과 가녀린 쇄골 라인까지. 어떻게 이런 여자가 이런 곳에, 더구나 자신의 배 아래 누워 있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잠시 민아 누나의 모습이 누워 있는 여자와 겹쳐 보였지만 고개를 흔들며 떨쳐 버렸다. 그래 이 여자 민아 누나 만큼이나 몸매가 좋다. 참 드문 일이구나 생각할 뿐이었다.

옆에 서 있던 사내가 어서 하라는 듯 그의 엉덩이를 밀며 재촉했다. 태성은 발기한 자지를 손으로 잡고 위아래로 몇 번 흔들어 본 후 그녀의 보지에 가져다 댔다. 여자의 보지는 이미 애액이 넘쳐흐르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태성은 자지가 들어가야 할 구멍을 쉽게 찾지 못했다. 그저 막 찔러 대는 귀두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비비다가 보지살을 문질러댈 뿐이었다. 태성이 그렇게 구멍을 찾지 못하고 버벅대자 누워있던 여자가 손을 뻗어 태성의 자지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이 허리를 움직이며 태성의 자지와 결합할 적절한 각도를 조절했다. 그리고 귀두를 손으로 인도해 그녀의 보지 구멍 위치에 정확히 맞도록 맞춰주었다. 그리고 태성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강하게 잡아당겼다. 그녀의 몸 안으로 태성의 좆대가리가 미끄덩하고 쑥 밀려들어 갔다.

아침에 눈을 뜬 태성은 지난 밤 있었던 꿈 같은 경험을 다시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복귀하면 백마 따먹은 자랑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절로 신이 났다. 그녀의 입에 사정한 이야기. 그녀의 보지에 정상위로 사정한 이야기.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붙잡고 뒤치기 자세로 사정한 이야기 등. 그리고 정말 믿기지 않게도 처음으로 경험한 항문 섹스까지.

어젯밤 세 번의 사정을 마친 태성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지친 몸을 쉬고 있었다. 그때까지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두 사내는 역시 지쳐서 널브러져 있던 여자의 몸을 물고 빨며 태성의 눈앞에서 가지고 놀았다. 태성이 보기에 그 모습은 정말로 가지고 노는 것이었다. 그러다 한 남자가 여자를 침대에 엎드리게 하더니 엉덩이를 세운 고양이 자세로 만들었다. 여자의 허리는 너무나 유연하여 정말로 고양이인 것처럼 완벽한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태성이 포르노에서 봤던 구슬이 줄줄이 달린 딜도 모양의 기구와 젤을 가져왔다. 태성의 눈앞에서 여자의 항문으로 구슬 달린 딜도가 들어간다. 구슬 하나, 구슬 둘, 구슬 셋. 그때마다 여자의 입에서 신음이 흘렀다. 마지막 구슬 하나만 남기고 그녀의 몸 안으로 모두 밀어 넣은 후 사내들은 그녀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큰 소리가 나게 때렸다. 여자의 몸이 움찔하며 반응한다. 세 번의 사정으로 지쳐 있던 태성의 자지에도 다시 힘이 들어가려 한다. 남자가 딜도를 잡고 빼낸다. 구슬 하나가 여자의 신음을 동반하며 힘겹게 뽁 빠져나왔다. 그렇게 몇 개의 구슬을 천천히 빼내던 남자는 갑자기 남은 구슬을 한꺼번에 확 잡아 뺐다. 여자는 선명하게 '헉' 소리를 냈지만 태성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저 그녀의 뻥 뚫린 엉덩이 구멍에만 온 신경이 가 있었다. 그렇게 몇 번 더 여자의 엉덩이 구멍을 딜도로 넓히던 사내는 빠끔히 입을 열고 있는 항문을 두 손가락으로 벌려 보이며 태성에게 눈짓했다. 본능으로 알아들은 태성은 그녀의 엉덩이 뒤로 다가섰다. 완벽한 고양이 자세의 허리라인이 눈에 들어오며 그 위에 둥그런 엉덩이와 열려있는 항문 구멍이 보였다. 옆에 있던 사내가 그녀의 구멍 안에 젤을 짜서 넣어 주며 태성의 허리를 손으로 두드렸다. 다시 발기한 자지를 손에 쥐고 그 열린 구멍에 맞춰 넣었다.

"아, 거긴 아직....... 아파..  천천히....."

여자의 분명한 말소리가 들렸지만 태성은 그것이 한국말인지 영어인지 러시아말인지 인식하지 못했다. 그저 귀두를 조이는 괄약근의 조임에 온 정신이 팔려 있었다. 잔뜩 짜 넣은 젤의 도움으로 버섯 머리를 닮은 태성의 귀두가 여자의 좁은 항문 구멍을 힘겹게 통과해 들어갔다. 그 순간 미끄덩하며 자지가 허공 속으로 쑥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태성의 아랫배와 여자의 엉덩이가 밀착했다. 똥구멍의 근육이 마치 링처럼 자지를 꽉 물고 있고 그것을 통과한 곳은 허공처럼 별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따뜻했다. 뜨거웠다. 자지가 데일 것처럼 여자의 똥구멍 속은 뜨거웠다. 서서히 허리를 움직였다. 처음엔 빡빡한 느낌에 움직이기 힘들었지만, 천천히 왕복운동을 하다 보니 곧 수월해졌다. 여자의 입에서도 흥분을 느끼는 신음이 연신 터져 나왔고 구경하는 두 사내의 낄낄거리는 웃음과 박수 소리가 태성의 첫 항문 섹스를 축하해주고 있었다.

태성은 기억을 꼽씹으며 여자의 항문에 사정한 순간을 떠올려 보았다. 자지의 뿌리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뭉치고 뭉쳤다가 한 번에 터져 나오는 정말 상상도 못 했던 쾌감을 어젯밤 실제로 경험했다. 마치 발사된 정액이 여자의 장 내부를 두드리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했을 정도로 세찬 절정의 순간이었다.

모텔에서 나갈 시간이 돼서 태성은 누나의 방으로 갔다. 어릴 때부터 물건을 잘 잃어버리던 누나를 챙겨주기 위해서였다.

"누나 준비됐어?"

"응. 다 됐어. 나가지."

태성은 문을 열고 나오는 민아를 밀치고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뭐 또 놓고 가는 거 아냐? 누나는 맨날 뭐 흘리고 다니잖아."

그러면서 그는 옷장과 서랍, TV 앞 등을 살폈다. 그러다 화장실 구석에 놓여 있는 콘택트렌즈 케이스를 발견했다.

"어라? 누나야! 이거 누나거 아냐? 렌즈 케이스 있네? 근데 누나 눈 나빠졌어?"

민아는 뒤따라 들어오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 뭐? 렌즈 케이스? ... 아... 야 나 눈 좋잖아. 그거 내 거 아니야. 원래 거기 있었어. 뭐 누가 두고 갔나 보지. 가자 나갈 시간 됐어."

태성은 별생각 없이 그 렌즈 케이스를 있던 자리에 두고 밖으로 나갔다.

길을 걸어가는 민아의 걸음이 뭔가 불편해 보인다.

"아, 아파.."

태성은 순간 그 목소리와 억양에 익숙한 기시감을 느꼈지만, 누나의 목소리니 언젠가 예전에 들어봤겠지 생각하며 말했다.

"누나, 어디 불편해? 걷는 게 왜 그래?"

"응? 아.. 이거..  이거.. 신발을 새걸 신었더니 발이 아프네. 이거 봐. 밴드 붙였는데도 아파서 그래."

태성이 보니 누나의 발뒤꿈치에 노란색 밴드가 붙어 있다.

"그래? 그렇게 아파서 어떻게. 슬리퍼라도 살까?"

"아, 아냐... 가자. 있다가 버스 타면 앉아가면 괜찮아."

민아는 불편한 걸음으로 앞서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묻는다.

"근데 그 검정 봉투 뭐야? 어제 못 보던 건데?"

"어? 이거? 어.... 이거? 음. 이거 선임들이 부탁해서.... 산 거야."

태성이 머뭇대며 볼이 빨개지자 민아가 지궃게 캐묻는다.

"뭔데? 뭔데에? 뭐냐 꼴에 남자라고 밤에 나 몰래 나가서 야한 거 샀냐? 크크. 알았어 안 열어볼게. 이제 가자."

늘씬한 몸매에 어울리지 않게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미녀와 검은 비닐봉지를 보물단지처럼 움켜쥔 젊은 군인이 그렇게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젊은 군인은 오늘 밤 선임들에게 줄 두 가지 선물을 떠올리고 있었다. 스마트폰에 민준형이 전송해 준 누나의 사진들, 그리고 비닐봉투 속의 팬티와 브래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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