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10)

이중생활의 시작 02

태철은 자그마치 3시간 동안이나 민아의 몸을 가지고 놀았다. 불알이 아플만큼 정액을 짜내고 짜낸 그는 소파에 알몸으로 널부러져 있는 민아를 보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홀가분한 표정으로 돌아간 후 매니저가 롬으로 들어왔다.

"민아씨 이제 끝났습니다. 이어폰이랑 헤드폰 빼셔도 좋습니다."

민아는 소파에 쓰러져 누운 채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계시면 몸이 상합니다. 바로 샤워하시고 따뜻한 물에 몸을 좀 담그세요."

"하아, 너무 힘들어요. 몸에 힘이 없어요. 조금만 쉬었다 할게요."

"그럼 제가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만 잠시 쉬십시오."

옆에서 재촉하는 매니저 때문에 민아는 힘든 몸을 억지로 일으켜 간단히 샤워하고 욕조에 몸을 담갔다. 잠시 후 매니저가 따뜻한 차와 비스킷, 초콜릿 등을 작은 쟁반에 담에 욕실로 가져왔다. 그는 발가벗은 민아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쉬시면서 이거 좀 드세요."

"네, 고마워요. 그런데 매니저님은 제가 발가벗은 게 신경 쓰이지 않나요?"

"전 이 일을 오래 했습니다. 많은 여자를 봐왔죠. 익숙합니다."

민아는 매니저가 가져온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몸이 안에서부터 확 풀리는 느낌이 좋았다. 초콜릿도 한 입 깨물어 먹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지요?"

"... ... ..."

"처음 이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저 같은 경우가 많이 있었나요?"

"아니요. 제가 말한 건 이곳과 다른 곳의 아가씨들 이야기입니다. 직업여성들이요. 민아씨 같은 경우는 저도 처음입니다."

"힘들어요. 몸도 힘들고 마음도.... "

민아는 말을 하다 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상하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이 담담해요."

"민아씨도 사우나 가 보셨죠?"

민아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욕조에 누운 채 매니저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화장실 문 옆에서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사우나에서 옷 벗는 걸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건 거기서는 알몸이 당연하다고 모두가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똑같은 비키니를 입어도 해변에서는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시내 한복판이라면 어떨까요? 그건 아주 다르겠죠.  여기 Z 클럽. 그리고 이곳 룸. 여기는 섹스가 당연한 곳이에요. 여기 오는 사람은 대부분 섹스를 하러 오는 사람이고 민아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거예요. 그러니까 마음 힘들어하실 이유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궤변 같은데 그래도 위로는 되네요."

"저 매니저입니다. 맡겨진 상품이 건강하도록 관리하는 것도 제 의무죠. 궤변이라 할지라도 민아씨 마음에 위로가 된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고마워요 매니저님. 아마 저 혼자였으면 지금까지 계속 울고 있었을 거예요."

"제가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저희같이 밤에 일하는 사람을 보고 이중생활 한다고 하죠. 맞습니다. 이중생활. 하지만 그건 당연한 겁니다. 사우나에서는 알몸이 당연하고 수영장에서는 수영복이 당연한 것이지요. 우리는 장소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것뿐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요. 직장에서는 직장에 맞는 모습으로 가정에서는 가정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모두 이중생활을 하지요. 그러니 민아씨도 이제 이중생활을 하십시오. 바깥에 나가시면 그곳에 맞는 모습으로, 이곳에 들어오시면 이곳에 맞는 모습으로."

민아는 마치 철학자 같은 매니저 이주영의 말을 들으며 적잖이 위로를 얻었다. 궤변이라도 상관없었다. 그의 말은 민아에게 자신을 납득시킬 수 있는 근거가 돼주었다.

"그리고. 민아씨 벗은 몸은 저도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돌아서 있는 거지요. 당당하십시요. 민아씨가 가지고 있는 상품은 최고 등급입니다."

며칠 후, 현태철은 민아의 남자 친구 민준을 만나고 있었다.

"네, 민아에게서 들은 적 있습니다. 거의 의절하다시피 오래 못 본 친척이 있다고."

"음. 거의가 아니고 그냥 의절한 거 맞아요. 아, 내가 아니고 우리 부모님들끼리."

"그런데 저는 왜 보자고 하신 거죠? 사실 이 자리 제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안 나오려고 했었는데 민아를 위해서 꼭 만나자는 말씀에 억지로 나온 겁니다."

"그래요. 남자들끼리 뭐 수다 떨 것도 아니고 본론만 간단히 말할게요. 아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민아가 사는 집 내가 마련해준 거예요. 그런데 그 뒤에 그러니까 작은어머니가 입원하셨을 때도 다시 찾아왔었어요. 근데 내가 거절했어요. 도와주다 보면 끝이 없거든. 그러면 혼자 세상 살 능력을 배우질 못하니까 그래서 매정하게 거절했어요. 요즘 민아 많이 힘들어할 텐데. 알죠?"

민준은 앞에 앉아 있는 이 중늙은이가 맘에 안 들었다. 뻔질뻔질한 얼굴 전형적인 사기꾼 얼굴이다. 그냥 잠자코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듣고만 있었다.

"그래서 바로 결론. 내가 민아를 좀 도와주고 싶어. 근데 내가 도와주는지는 모르게 도와주고 싶거든.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그쪽 남자 친구를 통해서 도와주면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연락한 거예요."

"계속 말씀하세요. 듣고 있습니다."

"매달 150만 원씩 민준씨에게 줄게요. 그걸로 민아 집 월세도 내주고 뭐 먹을 거 입을 거 등등 민아가 부족하지 않게 좀 도와줘요."

"제가 민아랑 헤어지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런 건 상관없어요. 젊은 남녀가 사귀다 헤어질 수도 있는 거지. 헤어졌다는 소식 들으면 그때 지원 끊으면 돼요. 민준씨도 그런 거에 메일 필요 없어요. 민아 사랑하죠? 사랑하면 잘해주고 싶잖아요. 학생이 무슨 돈이 있어요. 내가 돈 대줄 테니까 민아한테 해주고 싶은 거 맘껏 해주세요. 그게 내 부탁이에요."

조금만 생각해 봐도 현태철의 제안이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민준은 그런 것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은 어차피 민아와 관계를 당분간 끊을 생각이 없고 이 사람이 말하는 건 민아 만나는 동안에 거의 모든 비용을 자기가 부담한다는 거다. 게다가 그 돈 받아서 어디에 쓰건 그건 민준 자신 마음이 아닌가.

"정말 제가 부담 없이 해도 괜찮은가요? 나중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닌가요?"

"아니에요. 봐요 내가 무슨 차용증을 쓰자고 하지도 않잖아요? 나는 민준씨가 허락만 하면 일방적으로 돈을 줄 뿐이에요. 그다음은 민준씨 하기 나름이죠. 그냥 나는 민아가 좀 고생 좀 덜했으면 좋겠기에 이렇게 제안하는 거예요. 그리고 가능하면 다음 학기 복학 할 수 있도록 그런 것도 좀 도와주면 좋고요."

앞에 앉은 사내의 저 번들거리는 눈동자가 계속 거슬리지만, 민준에게 손해되는 제안은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민아는 모르게 주신 돈으로 도와주도록 하겠습니다."

민아의 사촌 오빠 현태철은 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사춘기 시절 작은어머니 강주미를 마음에 품고 자랐다. 그때의 태철에게 가장 아름다운 꽃은 작은어머니 강주미였다. 그 후 많은 시간이 지나고 많은 여자를 경험하여 세상이 재미없어질 무렵 어린 시절 마음속 우상을 다시 만났다. 우상은 이미 시든 꽃이 되어 있었지만, 그 옆에는 그녀의 씨가 자라 더 아름다운 꽃이 되어 나타났다. 오래된 꽃과 막 피어나 빛을 발하는 꽃을 본 태철은 다시 사춘기 시절로 돌아간 듯 활력을 느꼈다. 장난감 하나만 가지고도 몇 날 며칠을 즐거워하던 그 시절이 되살아났다. 이제 그 장난감을 손에 넣었다. 오랫동안 시들지 않게 물도 주고 닦아주며 즐겨볼 작정이다. 현민아 넌 내 장난감이야. 이제 내 손에서 벗어날 수 없어. 난 널 망가뜨릴 거야. 하지만 난 네가 망가지지 않게 관리도 해 줄 거야. 현태철은 새로운 장난감을 손에 넣은 기쁨에 인생이 행복해졌다.

민아는 엄마가 입원해 계신 정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다. 의사 말로는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는 있지만, 아직 집중치료를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면회는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됐다. 엄마는 딸을 알아보기는 하지만 계속 두려워하며 눈치를 봐서 대화는 불가능했다. 경찰은 목격자도 없고 cctv도 차량 번호판 판독 불가능이며 결정적으로 엄마 몸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아 수사가 난항이라고 전해왔다. 그래도 계속 수사는 하겠다고 하지만 민아가 느끼기에 이미 포기한 것 같았다.

핸드폰에서 톡 알람이 울었다. 며칠째 계속 민준의 연락이다. 자주 만날 때도 이렇게 톡을 많이 보내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잘 보지도 못하고 더구나 민아가 답을 안 하고 있는데도 끈질기게 계속 톡을 보낸다. 오랜만에 엄마를 보고 나서 마음이 쓸쓸해진 민아는 계속 자신을 불러 주는 민준이 고마웠다. 자기 자신을 더러운 년이라고 생각하여 차마 민준에게 답장 할수 없었던 민아지만 오늘은 따뜻한 남자 친구에게 위로를 받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그의 톡에 답을 했다.

"오랜만이다 민아야."

"응. 오빠는 잘 지냈어?"

시내 한 카페에서 두 사람이 만나고 있다.

"아니 뭐 그냥 그랬어. 너 보고 싶어서 잘 못 지냈어."

"칫 그게 뭐야. 나 말고 다른 여자 만나라니까."

"칫 그게 뭐야? 바보야. 내가 어떻게 너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만나니."

민아는 민준의 별것 아닌 그 말에 왈칵 울음이 터졌다.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를 죽여 흐느꼈다.

"어, 야 뭐야. 왜 갑자기...."

정말로 서럽게 울먹이는 민아를 보며 민준은 그녀의 옆자리로 옮겨 앉아 품에 안아주었다. 민아는 민준의 품에 파고들며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이제 좀 진정되는 거야? 에구 이 바보야. 눈물 콧물 다 나왔네."

"오빠는.... 오빠는... 고마워요. 있어 줘서."

"무슨 소리야 당연하지. 내가 기다린다고 했잖아. 그런데 너 정말 많이 힘들었구나."

"괜찮은 줄 알았어. 씩씩하게 잘 이겨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 나 오빠 얼굴 보기 미안해. 나 정말 나쁜 년이야."

"얘가 무슨 소리야 갑자기. 다 괜찮아. 난 다 괜찮아."

민준은 민아를 다시 꼭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면서 오늘 자신의 연기가 정말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응대 순발력. 역시 자신이 마음먹고 접근하면 순진한 여자 하나 속이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빠 그렇게 가시고 엄마랑 잘살아 보려고 했는데 엄마마저 입원하시고 나니까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오빠한테 모질게 대하고 연락도 안 하고 미안해 오빠. 나 오빠한테 정말 미안해 나 정말 나쁜 년이야."

"그만해 그런 말. 네가 왜 나빠. 아냐 그건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야. 그만해 민아야. 너 나쁘지 않아."

민아는 다른 남자를 받아들인 죄책감에 나쁜 여자라 말했지만 민준은 순진한 민아가 자신과 연락을 끊은 것을 미안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오빠 나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 얼굴이 엉망이야."

민아가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안 민준은 달콤한 카라멜 마끼야또를 주문해 놓았다.

"이거 좀 마셔 달콤한 거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대."

민준은 민아 앞에 놓여 있던 아메리카노를 옆으로 치우고 새로 주문한 따뜻한 카라멜 마끼야또를 놓아 주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 아르바이트는 계속하는 거야?"

민아는 민준을 만나면 듣게 될 이 질문의 답을 계속 생각해 왔었다.

"어 아니. 그만뒀어. 그 대신 다른 거 해. 피아노 레슨 하는 거 몇 개 늘어서 그거 좀 하고. 그리고 나 요즘 필라테스 학원 다녀. 내가 몸매가 좀 좋잖아. 학원에서 그냥 나와주기만 하면 아르바이트처럼 돈도 준다고 해서. 그래서 거기 나가."

"그래? 잘 됐다. 그래 민아 몸매가 끝내주지. 너 같은 여자가 학원에 나가 있으면 사람들이 보고 몰려올 거야 그치? 잘 됐다. 그런데 민아야. 나 좀 서운한 거 있어."

민준이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며 말했다.

"너 그렇게 힘들면서 왜 나한테 도와달라고 안 했어? 난 계속 기다렸는데. 네가 말만 하면 난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었는데 왜 아무 말도 안 했어. 우리 집 잘 살아. 너도 알잖아. 나 돈 많아. 난 네가 나를 진짜 남자 친구로 생각 안 하는 거 같아 너무 섭섭했어."

"그런 거 아니야. 그리고 난 오빠가 처음인걸. 오빠 밖에 없어. 하지만 어떻게 돈을 달라고 해. 그건 다른 거잖아."

"바보야 난 네게 뭐라도 주고 싶어. 네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 옆에서 지켜만 보느니 차라리 뭐라도 주고 싶다고. 네가 정말 날 남자 친구로 생각한다면 네 옆에 내 자리도 만들어 줘야 하는 거 아냐? 지금 봐! 니 옆에 내 자리가 어디 있지? 없잖아. 넌 계속 혼자 고민하고 혼자 힘들어하잖아. 그럼 나는 뭔데. 응? 난 네가 위로가 필요할 때만 가끔 만나는 사람이야? 그런 거야?"

"미안해 오빠. 내가 잘못했어. 내가 정말 미안해."

민아는 다시 눈물이 나왔다. 민준 오빠에게 미안하다고 고백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남자를 몸으로 받아들여서 미안하다고 직접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어서 가슴이 후련했다.

"내가 민아 너의 남자 친구 맞는 거지?"

"응! 응. 맞아.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오빠."

민준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잠시 자신의 품을 떠날 뻔 했던 대어를 다시 낚아챘다.

"그러면 민아야."

"응 말해봐 오빠. 나 오빠가 원하는 거 뭐든지 다 해줄게.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그럼 내 부탁 들어줘. 거절하지 말고. 이거 거절하면 네가 나를 남자 친구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거야."

"뭔데? 말해봐요 다 들어줄게."

"너 지금 사는 집 월세 내가 내줄게."

민아는 잠자리를 같이하자거나 그런 것을 예상했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민준이 원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전혀 의외의 말을 듣고 멍해져서 눈만 깜박였다.

"그... 그게...."

"아니. 다른 말 하지 마. 그냥 받아줘. 그 대신 가능하면 레슨 몇 개 줄이고 다음 학기 복학 준비하자. 겨울 방학 짧아. 금방 개강이야. 너 몇 달 동안 연습도 제대로 못 했잖아. 학교 나와서 꾸준히 연습도 하고 그러자. 난 그러면 좋겠어."

멍하니 민준을 바라보던 민아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이렇게 좋은 사람이 옆에 있었는데 왜 자신은 혼자 괴로워했을까. 왜 진작 민준에게 도와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지금처럼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나... 그냥 받아요? 오빠가 주는 거?"

"됐어.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생색내는 거 같아 싫어. 그리고 내일 저녁에 민아 친구들이랑 저녁 같이 먹자. 오랜만에 기분 좀 내자."

민아와 민준은 얼마간 더 대화를 나눈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 내가 갑자기 졸라서 만난 거니까 너 할 일도 있을 테고."

카페 앞에서 인사를 하는 민준을 보며 민아는 머뭇거렸다. 오랜만에 만난 고마운 남자 친구를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저기, 오빠. 정말 이대로 헤어져? 나 아직 괜찮아. 어디 가서 더 있다 가도 돼. 오빠 우리 오랜만에 만났잖아."

정말 가려 했다면 벌써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민준은 일부러 카페 앞에서 인사한다는 핑계로 시간을 끌고 있었다. 바로 민아가 먼저 이렇게 말해 주길 바라면서. 이제 여기서 한 번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이 여자는 당분간 자신의 말을 모두 믿어주고 따라주게 될 것이다.

민준은 민아를 와락 끌어안으며 그녀의 향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품 안에 안겨 오는 멋진 육체의 감촉과 여자 냄새에 민준의 자지가 급격히 발기했다.

"나도 헤어지기 싫어. 같이 있고 싶어. 하지만 오늘은 참을래. 정말 힘들지만 참을래. 봐 내 거 커진 거 느껴지지? 너무 오랜만에 너를 만났더니 아플 정도로 커졌어."

"그러니까 오빠. 이거 풀어야 하잖아. 내가 풀어줄게요. 같이 더 있어요."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아니야. 지금 너랑 같이 있으면 내가 돈 주고 너를 사는 것 같잖아. 물론 민아 마음이 그런 게 아니란 거 나도 알지만. 내가 싫어. 그래서 오늘은 참을래. 나 정말 힘들지만 참을래."

그러면서 안타까운 듯 민아의 허리를 끌어안은 손에 힘을 주며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아랫배에 비볐다.

아쉬운 작별을 한 연인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민준은 자신의 연기가 마지막까지 훌륭했다고 자평하며 내일 밤 어떻게 즐길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돌아갔고 민아는 자신을 위해 많은 돈을 쓰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남자의 욕망마저 참아주는 정말 좋은 남자 친구라는 생각을 하며 버스를 탔다. 그리고 그녀는 고마운 남자 친구를 위해 이제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들어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민준의 연기는 성공적.

다음 날 저녁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은 고깃집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건배! 돌아온 민아를 위하여!"

"커윽. 야 미이나 너! 어디 갔다 왔냐? 돌아온 탕녀야. 크크크."

이미 자리한 지 꽤 시간이 지나 모두 거나하게 취해 있었다.

"그으래! 너 이 나아쁜 년아. 민주운 오빠가 너 얼마나 걱정했는데 이런 남자를 혼자 버려두구우. 이 나아쁜 년! 자 벌이다 한 잔 더 마셔!"

옆에 앉아 있던 나연이 한마디 거들며 민아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오랜만에 일상으로 돌아와 친구들을 만난  민아는 기분이 좋아 주는 술을 마다하지 않고 모두 받아마셨다.

"아끅. 끄...  아 우리 오랜만에 보니까 조오타! 꺄하하. 야 우리 노래방 가자 노래방! 하끅."

"좋다 좋아 가자 와 가자."

그중에 술을 거의 마시지 않은 민아의 친구 지수가 그들을 말렸다.

"야 이것들아 저녁부터 퍼마시고 정신도 못 차리면서 무슨 노래방이냐. 저거 민아도 술도 못 먹는 게 오늘따라 주는 대로 넙죽넙죽 받아먹더니 엎어져 있는 거 봐."

고개를 푹 숙이고 졸고 있던 민아가 갑자기 외쳤다.

"응? 나? 나아 괘엔찮아! 나 안 취해써! 오빠앙. 우리 노래방 가자. 놀자아."

"아냐 너 많이 취했어. 오늘 왜 이렇게 많이 마신 거야. 지수야 오늘은 그만 얘들 보내야겠다."

"그렇죠? 오빠? 그리고 오빠도 민아 오랜만에 만났잖아요. 둘이 좋은 시간 보내야지~~."

지수가 한쪽 눈을 찡끗하며 나머지 친구들을 챙겨 일어났다.

"야! 야! 일어나 가자. 집에 가서 자 이것들아."

지수가 친구들을 몰고 나간 후 민준은 테이블에 엎어져 졸고 있는 민아를 보며 미소 지었다. 오랜만에 만난 민아는 정말이지 더 아름다워져 있었다. 맘고생 심했을 텐데 어찌된 일인지 평소의 고아한 아름다움에 섹기가 더해져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왔다. 그때 먼저 집에 간 줄 알았던 나연에게 전화가 왔다.

"민아 정신 차렸어?"

"아니 엎어져 자고 있다. 왜?"

"같이 모텔 갈 거지?"

"응 그러려고."

"민아 없는 동안 내가 오빠 소원 많이 들어준 거 알지?"

"그게 내 소원이었나? 네가 원한 거 아니었나?"

"아무튼. 내 몸에 그렇게 많이 싸질렀으니까 이제 내 소원도 하나 들어줘."

"뭔데?"

"여기 거기서 나오면 오른쪽 골목 안에 있는 OO 모텔 앞이야. 여기 와서 방 잡고 전화줘."

나연의 전화를 받자 억지로 잠재워 둔 욕망이 다시 솟구쳤다. 그래 뭘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재밌을 거 같으니 들어주마 생각하며 민준은 정신없는 민아를 부축해 자리를 옮겼다.

모텔에 방을 잡고 민아를 침대에 눕혔다. 그녀는 완전히 취해 뻗어버렸는지 계속 잠에 빠져 있다. 나연에게 전화하니 방 번호를 알려주면서 잠시 들르라 한다. 민준은 민아가 잠들어 있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 하고는 나연의 방으로 향했다.

"내 소원 알지?"

"아니 모르는데."

"민아 저년이 남자 밑에 깔려서 앙앙대는 꼴을 한번 봐야겠다고 저번에 말했잖아."

"그랬었나? 근데 너 취해서 나간 거 아니었어? 멀쩡해 보이네?"

"흥, 그 정도 취한척 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왜 부른 건데? 뭐 어떻게 하려고?"

"말했잖아! 저년이 남자 밑에 깔려서 앙앙대는 꼴을 한번 봐야겠다고! 민아 골어떨어졌지? 정신 못 차리지? 내가 술을 그렇게 퍼먹였는데 그렇지?"

"아, 잠깐. 너 좀 흥분한 거 같다. 무슨 소리 하고 싶은 거야?"

"나 그 방에 갈래. 내가 보는 앞에서 해."

민준은 뒷목이 찌릿했다. 여자친구를 질투하는 여자 앞에서 그녀를 범한다. 그의 변태적 내면이 그거 좋다며 그대로 하자고 외쳐댔다. 민준은 욕망을 억누르고 오늘따라 더 아름다웠던 민아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게다가 지금 눈앞에서 열을 내는 나연의 말대로 하는 것이 자존심상 내키지 않았다.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야 했다.

"아 그건 곤란해. 내가 싫어."

"오빠! 난 그냥 보기만 한다고 그것도 못 들어줘?"

"야 김나연. 쿨하지 못하게 이렇게 질척댈래? 이러면 곤란해."

"뭐가 곤란해! 그럼 내가 민아한테 우리.."

"야! 너 생각 잘하고 말해. 민아한테 우리 사이 말한다고? 그래 말해! 내가 뭐 아쉬워 할 거 같아? 나 여자 많아. 너 그거 몰라? 내가 마음만 먹으면 여자 친구 구하는 거 일도 아니야! 근데 너는! 너는 나 없으면 민아한테 어떻게 복수할 건데? 도대체 왜 그렇게 민아를 미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말고 니가 어떻게 민아한테 접근할 건데?"

민준은 자꾸 엉겨 붙는 나연을 길들이기 위해 대차게 질러 버렸다. 자신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민아가 알게 되는 것은 그로서도 원치 않는 결과였지만 그의 경험이 지금은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연은 민준을 노려보며 분을 삭이는 듯 숨을 몰아쉬었다.

"그냥 보기만 하는 것도 안 돼? 정말?"

"안돼. 내가 싫어."

나연은 민준을 노려보며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다른 거 해줘. 이건 꼭 들어줘."

"뭐? 다른 거 뭐?"

나연이 갑자기 바지와 팬티를 벗어버리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이리 와. 나한테 박아. 나한테 먼저 박고 그다음에 민아한테 가서 해."

"허. 참. 그게 뭐냐? 도대체."

"뭐! 이것도 안 돼? 간단하잖아. 그냥 지금 내 보지에 먼저 박아. 그리고 가서 민아랑 하라니까! 내 오줌 찌꺼기! 내 분비물! 다 묻혀가서 그년 보지에 쑤셔버리라고!"

나연의 마지막 말에 민준은 자지 밑동이 짜릿하게 울리며 쾌감이 솟구치는 걸 느꼈다. 고아하게 아름다운 민아를 더럽히라는 변태적 내면의 외침에 마침내 굴복했다. 그는 바지 지퍼를 내리고 발기한 자지를 꺼냈다. 그리고 누워있는 나연의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종일 뭘 하고 돌아다녔는지 나연의 벗은 아랫도리에서는 강한 냄새가 솟아올랐다. 민준이 무릎을 꿇고 자리를 잡자 나연이 손을 내려 그의 자지를 잡고 자신의 보지에 문질렀다.

"이리 와! 잔뜩 묻혀가는 거야. 그년 보지에 내 거를 잔뜩 발라버릴 수 있게."

민준의 발기한 자지는 나연의 손길에 따라 보지 주변을 문지르다 그녀의 몸 안으로 찔러 넣어졌다.

"아아! 좋지? 막상 하니까 좋지?"

여자의 몸 안에 자지가 틀어박히자 민준은 본능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끝까지 할래? 나랑 먼저 끝까지 하고 갈래? 응? 민준 오빠? 내가 더 맛있지? 그년보다?"

"하. 시발 년. 말 존나 많네. 섹스를 입으로 하냐? 더 조여봐. 더 힘줘보라고!"

막상 삽입을 하자 남자의 본능이 깨어나 중간에 뺄 수가 없었다. 민준은 한 발쯤 빼고 가도 민아와 금방 다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빠르게 허리를 놀렸다.

의도치 않게 나연의 몸에 먼저 사정한 민준은 그대로 바지를 끌어 올리고 민아가 기다리는 방으로 돌아왔다. 민아는 침대에 옆으로 누워 웅크리고 엉덩이를 문 쪽으로 내민 채 자고 있었다. 방금 나연의 성난 얼굴을 보고 와서 그런지 민아의 잠든 모습이 더 예뻐 보였다. 특히 밀려 올라간 치마 밑으로 보이는 엉덩이와 다리가 너무나 섹시했다. 민준이 없을 때 화장실에 다녀왔는지 침대와 화장실 사이에 그녀의 겉옷이 떨어져 있었다. 민준은 침대로 올라가 잠든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방금 한 발 빼고 와서 마음이 차분해진 그는 잠든 민아의 얼굴을 보며 처음 이 여자를 쫓아다니던 때가 생각났다. 너무 예뻐서 바라만 봐도 좋았던 때. 그 후 그녀를 가지게 된 뒤로 그녀의 육체에 탐닉한 시절들. 지금 이렇게 차분한 마음으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니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며 행복해졌다. 적잖이 술을 마신 그는 잠든 그녀 옆에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새벽녘 잠을 깬 민아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텔 방. 옆에서 자는 남자 친구. 아 술 취한 나를 오빠가 여기 데려왔구나. 화장실 쪽에 떨어져 있는 옷을 보니 잠결에 화장실에 가서 구토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민아는 민준이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나 간단히 샤워와 양치를 하고 나왔다.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남자 친구를 보자 고맙고 사랑스럽고 미안했다. 오랜만에 여자친구를 만나고도 취해서 뻗어버린 자신 때문에 그냥 잠을 자는 불쌍한 남자. 그녀는 그런 남친에게 보답하고 싶어졌다.

자고 있는 민준의 바지를 벗겨 내렸다. 트렁크 팬티 앞쪽이 불룩하다. 민아는 남친의 그런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며 그의 팬티를 벗겼다. 독한 냄새가 훅 올라왔다. 민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주춤 물러났다. 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다. 예전엔 오빠 몸에서 이런 냄새가 난 적이 없었는데 얼마 전부터 만나면 이런 독하고 비린 냄새가 난다. 정말 자기를 만나지 않으니 안 씻고 다니는 걸까? 민아는 화장실에서 수건에 물을 묻혀 와서 닦아 주려고 몸을 일으키다 말고 다시 생각했다. 이 사람은 날 위해서 많은 걸 해주려 하는데 나는 이사람 몸에서 나는 냄새 하나 참아주지 못하나. 그대로 잠시 망설이며 서 있던 민아는 결심을 하고 다시 그의 가랑이 사이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촉촉한 느낌에 민준은 잠에서 깼다. 발가벗겨진 자신의 아랫도리에 민아가 달라붙어 입으로 빨고 있다. 기분 좋은 그 느낌을 즐기다가 순간 아차 싶어 상체를 벌떡 세웠다.

"어! 민아야."

"아. 오빠 깼네?"

"어, 그게 그 그. 언제 일어난거야. 나 깨우지 그랬어."

"으응. 좀 전에. 오빠 자는 모습 보니까 귀여워서. 그래서 선물 주고 싶었어 이렇게!"

민아는 다시 민준의 자지를 입에 넣고 쪽쪽 빨았다.

"아~. 좋아 민아야. 너무 좋다. 근데 나 몇 일 안 씻어서 더러웠을텐데."

"풋! 크크. 응. 좀 진짜 쫌 그랬어. 어쩜 그렇게 냄새가 독해? 그리고 손으로 잡으니까 뭐 미끌거리기도 하고 도대체 얼마나 안 씻은거야 이 더러운 오빠야!"

"그럼 좀 닦아 내고 하지, 그랬지?"

"흥! 아니. 그럴려고 했는데 근데 이 꼬추가 너무 귀여워서. 그냥 다 먹었어. 나 오빠 사랑하니까 내가 다 먹었어. 오빠는 내가 오빠 거 먹는거 좋아하잖아. 그렇지?"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앉아 자지를 손에 쥐고 귀엽게 조잘대는 그녀의 입술이 보인다. 저 입술로 나연의 더러운 분비물이 들어갔다. 그년의 말을 따르기 싫어서 민아를 건드리지 않고 그냥 잠을 잤는데 이렇게 돼버렸다.

민준이 의도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저 예쁜 입술을 보자 욕망이 타올랐다. 민준은 민아를 배 위로 끌어 올리며 그녀의 옷을 벗겼다.

"이리와, 이렇게 예쁜 여자 친구들 두고 나 너무 오래 굶었어."

"잠깐만 오빠. 나 입에서 오빠 찌린내 나. 크크. 잠깐 입만 헹구고 올게."

민준은 빠르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 소리 하지 말고 듣기만 해."

그리고 끊지 않은 전화를 침대 밑에 숨겼다. 화장실에 다녀온 민아는 브래지어를 벗어던지며 민준의 배 위에 올라탔다.

"오래 굶었어? 너무 굶어서 나 먹고 싶어?"

"이 가슴. 이 예쁜 가슴 너무 보고 싶었어."

"먹어! 먹어줘. 민아 가슴 먹어줘!"

민준은 입을 크게 벌려 그녀의 가슴을 한가득 깨물었다.

"아아, 내가 오빠 먹을 거야. 오빠 자지 내가 먹을 거야."

민아가 민준의 발기한 자지를 손으로 잡아 세우고 그 위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아랫입술이 그의 물건을 뿌리까지 몽땅 집어삼켰다. 두 연인의 입에서 동시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두 녀석은 선배의 전화를 받고 서로 눈을 마주쳤다.

"누구?"

"민준 선배."

"그래? 뭐라셔?"

"그냥 듣기만 하라는데?"

"뭐? 뭘 듣기만 해?"

그때 전화기에서 들리는 여자 목소리

- 나 먹고 싶었어?

두 녀석은 깜짝 놀라며 급히 이어폰을 연결하고 한 짝씩 나눠 꼈다.

- 내가 오빠 먹을 거야. 오빠 자지 내가 먹을 거야.

지난번 학교 연습실에서 몰래 듣기는 했지만, 그땐 애써 소리를 참는 상황이었다. 이번엔 전혀 거리낌 없이 내지르는 생생한 민아의 목소리. 두 녀석은 눈을 똥그랗게 뜨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야 녹음, 녹음해!"

"아 그렇지 녹음!"

오랜만에 만난 남자 친구를 위해 아낌없이 서비스를 베풀며 소리 지르는 민아의 목소리가 멀리 PC방에 앉아 있는 두 사내 녀석의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녹음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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