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트러블 메이커( Trouble Maker) (2)
다행히도 이 남자, 나를 밀쳐내지 않는다.
고맙게도 부드럽게 내 어깨를 감싸 안아준다.
그의 손을 잡아다가 내 가슴에 갖다대었다.
내 가슴의 떨림이 그의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다.
종잇장 같이 얇은 내 티셔츠 위로 그의 손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손길에 내 가슴이 반응을 보인다.
부풀어 오른 내젖가슴이 그의 손바닥을 가득 채운다.
젖꼭지는 터질듯 부풀어오르다 못해 딱딱하게 굳어진다.
마치 나에게 관심을 가져다 달라고, 나를 사랑해 달라고 애원하듯 그의 손바닥을 간지럽힌다.
내 바램이 전해진 것일까?
남자의 손이 내 티셔츠 속으로 들어온다.
부드럽게, 솜사탕처럼 부드럽게 그의 손바닥이 내 가슴을 배회한다.
내 숨결이 차츰 거칠어진다.
내 유방 전체를 어루만지던 그의 손이 이제 내 유두를 집중적으로 괴롭힌다.
목이 말라서 견딜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그의 입술을 찾아 헤매었다.
무심한 사내가 뒤늦게 자신의 입술을 나에게 내어 준다.
고개를 살짝 돌린 채, 그의 입술을 빨고, 또 빨았다.
그래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손을 뻗어 카시트를 뒤로 완전히 눕혀 버렸다.
얼마나 내가 들이댔는지 남자도 그만 뒤로 풀썩 쓰러진다.
그 남자의 몸 위를 내가 덮친다.
그의 목을 끌어안고는 그의 입술을 쉬지 않고 탐닉한다.
내 부푼 가슴 아래로 남자의 탄탄한 가슴근육이 꿈틀거린다.
그의 팽팽한 근육과 접촉하는 내 여린 살결에 참을 수 없는 짜릿한 감정이 느껴진다.
더 이상은 무리다.
더는 참을 수 없다.
아니, 왜 참아야 해?
이 순간, 이 남자는 오롯이 나 설유연의 남자인데?
왜!
***
마음을 고쳐 먹었다.
좀더 적극적으로 이 남자의 몸을 즐기기로.
나도 그 정도 자격쯤은 있지 않을까?
조금은 뻔뻔스러워도 된다.
민예린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아마 하늘에 있는 민예린도 나를 용서해 줄 것이다.
눈감아 줄 것이다.
남자의 하얀 셔츠를 완전히 풀어 헤쳤다.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근육의 덩어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만져보고 싶다.
그리고 입을 맞추고 싶다.
남자는 내 욕망을 제지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내 욕망에 좀 더 충실해도 된다.
그의 입술에 잠시 작별의 키스를 했다.
이제 내 입술은 그의 날렵한 턱선과 목을 따라 내려온다.
아직 조금은 소년의 티가 남아있는 그의 얼굴과는 달리 그의 가슴은 거칠고 강한 사내의 그것이다.
남자의 가슴에 내 얼굴을 파묻는다.
못 본 사이에 그의 가슴은 더욱 넓어졌다.
태평양처럼 넓은 그의 가슴에서 용케 그의 젖꼭지를 찾아서 입술에 넣었다.
도톰한 내 젖꼭지에 비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지만 나에겐 충분히 섹시하다.
부드러운 내 혓바닥이 그의 매끄러운 가슴근육 곳곳을 헤집고 다닌다.
내 몸이 열기로 달아오른다.
가슴이 터질것 같다.
남자의 단단한 살결에 아무리 입술을 비벼보아도 나의 목마름은 채워지지 않는다.
이 남자!
얄밉다.
나 설유연을 이렇게 달아오르게 만들어 놓고는 그냥 내버려둔다.
그의 젖꼭지를 사알짝 깨물었다.
어서 정신차리고 내 몸을 어떻게 해 달라고 신호를 보낸다.
이 남자!
그래도 반응이 없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눈을 지그시 감고 손은 자신의 머리뒤로 깍지를 끼고선 그냥 누워만 있다.
세상에!
나 설유연을 앞에 두고 손을 대지 않다니!
이제 내게 매력이 없어진 것일까?
아니면 내가 그에게 잘못한 것이라도 있을까?
괜히 조바심이 난다.
그럴수록 내 몸은 더욱 달아오른다.
그가 빨리 내 몸을 만져주었으면 좋겠다.
부드럽게 내 몸 곳곳을 애무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니, 조금 거칠어도 상관없다.
그가 내 몸을 어떻게 다루어도 좋다.
아아!
빨리!
응?
"서, 석현 씨! 무슨 걱정 있어? 응?"
"······."
"나 살 쪘지? 나이도 먹었구······."
"아냐! 예뻐!"
"피이! 거짓말!"
"거짓말 아니야."
"그런데 왜 내 몸에 손도 대지 않는 거야? 내가 매력 없는 거지? 아니면 다른 여자 생겼구나? 일본 여자야? 나보다 예뻐? 응? 왜 대답을 안 해? 내 말이 맞지? 응?"
내가 뭐라고 떠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스타로서의 자존심 같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괜히 심술이 난다.
알량한 자존심 따위는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지 오래다.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그의 손을 억지로 끌어당겨서는 기어이 내 다리 사이로 가져 왔다.
내 두 다리 사이는 뜨겁게 달아오르다 못해 이미 홍수가 났을 것이다.
축축이 젖어서 남자의 손이 만져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억센 손으로 내 팬티를 벗기고 내 은밀한 속살을 헤집어주었으면 좋겠다.
아아!
"아! 석현 씨! 나, 여기 좀 만져줘! 응?"
명색이 톱스타인 나 설유연이, 나도 모르게 남자에게 사랑을 구걸하고 말았다.
자존심이 상하는 건 잠깐이다.
덕분에 그의 손이 내 팬티 속으로 들어왔으니까 말이다.
이것은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그의 손바닥이 부드럽게 내 음부를 쓰다듬는다.
마치 어린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듯이 말이다.
나는 지금 순해빠진 한 마리의 강아지가 되어 그의 손길이 내 몸을 쓰다듬어주는것만 기다리고 있다.
혹여 그가 손을 멈출까봐 그의 손에 몸을 맡기고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다.
남자가 강아지의 털을 쓰다듬어주듯 내 음모를 쓰다듬는다.
내 은밀한 동굴의 입구를 배회하며 간지럽힌다.
드디어 그가 촉촉이 젖은 내 속살을 헤집고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그 무심한 침입자의 움직임에 내 속살이 살짝 경련을 일으키며 작은 저항을 해본다.
본능적인 내 속살의 움츠러듬에 그가 놀라서 달아날까봐 겁이 난다.
그의 팔을 내 두 손으로 잡고서 그가 물러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내 은밀한 구멍이 그의 침입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어서 몸에 힘을 빼고서 그가 편안하게 내 몸속으로 들어오도록 허락해야 한다.
내 바람대로 되었다.
그의 손가락이 내 몸 속으로 밀고 들어온다.
찰랑거리는 따뜻한 늪지대를 부드럽게 헤엄친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내 엉덩이도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내 숨결이 거칠어진다.
숨이 막혀서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다.
오늘 나는 욕망은 억제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이제 내 몸은 또 다른 기쁨을 갈망하고 있다.
이젠 강석현, 그의 진짜 남성을 내 몸 속에 받아들이고 싶다.
그의 성기만이 끝없이 불타오르는 내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
"서, 석현아! 어서 해줘! 내 몸 위로 올라와줘! 응?"
그에게 달라붙어서 두 다리를 활짝 벌리고는 그가 내 몸속으로 들어오기만 기다린다.
하지만 남자는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럴수록 내 몸은 더욱 뜨거워진다.
아아!
"너, 피곤하지? 힘들면 내가 위에서 할까? 그래! 넌 가만히 있어 내가 할께. 아아! 이렇게 커졌는데······. 여기에 뽀뽀 좀 해 줄까? 너도 이거 좋아하지?"
생각을 바꾸었다.
이 남자는 힘든 전장을 뚫고 나를 구해온 승리자다.
얼마나 피곤할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것이다.
내가 하면 된다.
내가 먼저 이 남자를 사랑해 줄 거다.
내 손에 잡힌 그의 커다란 남성이 잔뜩 성이 나서는 한 마리 용처럼 꿈틀거린다.
빨리 입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성난 그의 분노를 진정시켜야 한다.
"유연아! 그만해도 돼! 난 괜찮아. "
거의 내 입술에 다 들어왔던 그의 커다란 성기가 내 손을 빠져나간다.
아아!
나는 마치 막대 사탕을 빼앗긴 어린애의 심정이 되고 말았다.
그는 자꾸 괜찮다고 한다.
바보!
괜찮다구?
내가 괜찮지가 않다.
나는 어떡하라구 이러는지 모르겠다.
"왜? 내가 그렇게 싫은 거야? 역시 일본에서 다른 여자 생겼구나! 그렇지?"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 했다.
"난, 골칫덩어리야! 나하고 가까이 지내면 위험해. 알잖아!"
"난 괜찮아. 석현이와 나는 친구잖아! 나하고 동맹 맺은 거 이젠 잊었나봐..."
"내가 유연이 너에게 짐만 되고 있어. 최욱이랑 박선호가 이젠 유연이 너도 노릴 거야."
"괜찮아. 친구니까 어쩔 수 없지 뭐!"
"그건 안 돼! 어떻게 그 자리까지 갔는데 꿈을 포기하려구 그래? 더 이상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
피이!
웃긴다, 이 남자!
지금 나에게서 달콤한 막대사탕을 빼앗아 간 것이 가장 큰 민폐라구!
"이제 나두 지쳤어. 이 남자 저 남자 품으로 물건처럼 팔려다니는건 지긋지긋해!"
"너무 자신을 비하하지 마! 다들 그러면서 살아가잖아? 권력이 있는 놈은 권력을 팔고, 주먹 쓰는 놈은 주먹을 팔고, 또 돈이 있는 놈은 돈으로 뭐든 사려구 하고······."
"우와! 못 본 사이에 석현이 너 똑똑해 졌다!"
"놀리지 마! 내 가방끈 짧은 거야 뭐······."
강석현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다.
바보!
그게 무슨 상관인가?
중졸이면 어떻고, 고교중퇴면 어떤가?
세상에는 가방끈 길고 나쁜 놈들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더 잘 안다.
국회의원이니, 판사니, 검사니 하는 배운 놈들이 더한 법이다.
조금 더 배운 것을 기화로 다른 이들에게서 뭔가를 받아내는 것에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족속들이다.
적어도 나 설유연이 아는 범위에서는 많이 배우고 착한 놈들은 없었다.
그들은 겉 다르고 속다른 이중인격의 극치다.
나는 배운놈들은 믿지 않는다.
그놈들에게 당한 어리숙하고 순진했던 과거의 설유연에게 화가 난다.
"석현이 너 그놈들이랑 싸우려구 돌아온거지? 그렇지?"
"······."
"피이! 맞구나?"
"······."
"나도 같이 싸워줄까? 석현이 편에 서서 말이야."
"그건 안 돼!"
"왜? 우린 동맹이잖아? 동맹은 전쟁이 났을 때 함께 싸워줘야 하는거 아냐? 동맹이 위험에 처하면 오늘처럼 구하러 와야 하는 거구······."
이 남자, 걱정이다.
이렇게 마음이 약해서 그 흉악한 놈들과의 싸움에 이길 수 있을까?
나 설유연이 도와준다고 하면 냉큼 승낙을 할 것이지 말이다.
강석현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돈도, 권력도!
기껏 가지고 있는 것은 그놈들의 치부가 담긴 일기장과 비디오테이프가 전부다.
전혀 승산 없는 싸움이지만 호기심이 생긴다.
"일단 유연이 너는 숨어있어."
"피이! 대한민국은 좁아. 숨을 데가 어디 있다구 그래? 잊었어? 놈들은 미래일보 박선호와 보영그룹의 최욱, 최대갑이라구! 대한민국 공권력은 얼마든지 사사로이 쓸 수 있는 놈들이야!"
"......"
" 경찰, 검찰, 법원에 그 놈들 돈 안 받은 놈들 드물어! 그놈들은 죽지 않으려고 무슨 짓이든 할 거야. 돈으로, 그리고 언론의 힘으로 말이야!"
"일단 일본으로 가! 오늘 당장!"
"바보! 내가 일본으로 출국하면 그놈들이 바로 알 걸?"
"오사카에 가면 사토미란 여자가 있어. 그 여자가 도와줄 거야. 일본 정계에도 발이 닿고, 야쿠자와도 일을 하는 여자니까 안전하게 너를 피신시켜줄거야. 홍콩이나 필리핀 같은 곳이 좋을 거 같아!"
이 남자, 뭔가 변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나보다.
믿음직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혹시라도 이 남자가 다치면 나는 어떡하나?
상대는 미래일보와 보영그룹이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