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5화 〉민예린의 일기장 (2) (35/88)



〈 35화 〉민예린의 일기장 (2)

"이 씨발 년! 오냐 오냐 하니까 어딜 감히!"

남자가 손을 들어 내 뺨을 힘껏 때린다.

눈 앞에 별이 번쩍거린다.

그대로 침대에 고꾸라지듯 쓰러졌다.

그걸로 내 저항은 모두 끝이 났다.

폭력의 공포가 내 몸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한 번만  저항하면 그 때는 보지를 찢어 놓는다! 내가 못할 줄 알아? 내가 최대갑이야!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지? 너 같은 년 하나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서 야산에 파묻어 버릴수도 있어! 엉?"

이 남자는 폭력의 힘을 충분히 알고 있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폭력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이제 남자가 내 몸으로 무슨 짓을 하든 조용히 순응하기 시작한다.

남자가 천천히 내 팬티를 벗긴다.

내 몸은 두려움에 덜덜 떨린다.

그 남자는 그런 내 반응을 즐기고 있다.

"다리에 힘 안 빼? 한대 더 맞아야 정신 차리지!"

"사, 살려 주세요! 잘못 했어요!"

"삼  준다. 다리 활짝 벌려 봐! 하나, 두울,..."

또 다시 맞기는 싫다.

한  더 맞으면 죽을 것만 같다.

너무 아프다.

그리고 무섭다.

남자가 때리기 전에 두 다리를 활짝 벌렸다.

"이년이, 이제야 상황파악이 되네!"

다행이다.

이제 때리지는 않을 모양이다.

"지금부터 베개를 엉덩이 밑에 받친다. 실시!"

허겁지겁 옆에 놓인 배 게를 찾아서  엉덩이 밑에 밀어 넣었다.

남자가 무엇을 시키든 일단 따라야 한다.

그래야 얻어맞지 않는다.

"다리를 들어 올려! 발목이  귀에 닿을 만큼! 그래! 다리는 네가 손으로 붙들고 있어! 좋아! 잘 했어!"

마치 기저귀를 가는 간난아기 같은 자세를 취하도록 시킨다.

다리를 들어 올리는 바람에 내 허연 엉덩이는 하늘 높이 치켜들려진다.

남자는 손을 뻗어 눈앞에 드러난 내 부끄러운 부분들을 모두 확인한다.

드문드문 나기 시작한 내 음모를 움켜쥐고는 아파하는 내 모습을 즐긴다.

다리 사이 여린 살 틈을 헤집고는 숨에 있던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으로 비빈다.

그 자극이 너무 강해 다리를 내렸다가 엉덩이를 철썩 하고 얻어맞았다.

황급히 다시 기저귀 가는 자세를 취하고 말았다.

손가락이  은밀한 구멍 속으로 파고들어 온다.

아프고 부끄럽지만 이제 다시는 자세를 흐트릴 용기가 없다.

"허리를  들어올려! 계집애들 요가 할 때  하드만! 엉덩이가 완전히 나한테 보이도록! 그렇지!"

어차피 시킨 대로 하지 않으면 또 때릴 것이다.

맞고 하는  보다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궁둥이 한 짝 씩 손으로 잡고 활짝 벌려! 빨리!"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나를 위해 남자가 직접 시범을 보인다.

감춰져 있던 국화꽃 문양을  항문까지 남자의 눈앞에 드러내고 말았다.

활짝 벌어진 엉덩이 사이로 부끄러운 구멍이 흡사 숨을 쉬는 것처럼 오므려졌다 벌어졌다를 반복한다.

"민예린!  똥구멍 예쁘다! 아주 박음직스럽게 생겼어!"

남자가 자신의 손가락에 침을 묻힌다.

그러더니 손가락 하나를  항문 속에 쑤욱 집어 넣는다.

처음 알았다.

너무 아프면 비명소리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항문 속에 들어온 남자의 손가락이 꿈틀거린다.

나는 작살에 꿰인 잉어처럼 퍼덕거리기만 한다.

남자의 손가락이 빠져나가고 나서야 참을  없는 굴욕감이 몰려온다.

나 민예린이 이런 굴욕적인 행위를 감내하게 만들 정도로 폭력은 힘이 세다.

남자는 그런  모습을 히죽거리며 즐기고 있다.

갑자기 카메라 플레쉬가 터진다.

"움직이지 마! 사진 흔들리면 죽는다! 한 장 더! 다리 좀 더 벌리고! 엉덩이도  높이!"

이런 건 싫다.

죽고 싶다.

"이런! 민예린! 자꾸 고개 돌릴래? 얼굴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계속 찍는다! 필름은 얼마든지 있어!"

플레쉬가 몇 번이나 번쩍거렸는지 모른다.
카메라가 물러나고 이제 남자의 얼굴이 내 음부 가까이 다가온다.

"아주 흠뻑 젖었네! 모델 지망생이라서 그런지 아주 카메라만 갖다 대면 흥분되고 그런 건가? 이참에 아주 비디오로 찍을까?"

"아, 안돼요! 그것만은 제발!"

"좋아! 대신 오늘은 내가 시키는 건 다 해야 해! 알겠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일단 숙달된 조교인 내가 시범을 보일 테니 잘 배워! 응?"

무슨 말인지 궁금해 하면 안 된다.

대답이 늦으면 바로 때릴지도 모른다.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번이나!

남자는 내 대답이 만족스러운지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마치 악마 같다.



남자가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간지럽힌다.

젖꼭지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더니 딱딱해진다.

"이야! 핑크 빛이네?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야! 아, 맛있겠다!"

딱딱해진 젖꼭지를 남자가 입에 넣고 살살 굴린다.
가슴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다.

"아! 어,엄마!"

나도 모르게 입술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온다.

"흐흐! 이제야 예린이가 느끼기 시작한 거야? 가만히 있어 봐! 오빠가 기분 좋게 해 줄게!"

기분이 이상해진다.

자꾸 숨이 가빠온다.

눈이 흐릿해지고 자꾸 감긴다.

남자의 얼굴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다리 벌려! 활짝! 옳지! 우리 예린이, 이제야 말을 잘 듣네!"

나는 마치  잘 듣는 강아지처럼 남자의 말에 순종한다.

그가 시키는 대로 다리를 활짝 벌리고 남자를 맞이한다.

다리 틈새의 벌건 속살이 남자의 눈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붉고 여린 속살에 남자가 혀를 갖다댄다.

독일산 세퍼트의 그것처럼 기다란 혓바닥이 내 음부를 핥는다.

민망하게도 그의 혓바닥 놀림에 내 몸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오! 우리 예린이! 이제 느끼는 구나? 좋지? 내가 좋아할 거라고 그랬잖아? 흐흐! 어때? 어디가 제일 좋아?"

남자는 내 음부 곳곳을 혀로, 입술로, 손가락으로 희롱하더니 내가 제일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을 찾아내어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입술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온다.

내 몸이 남자의 노련한 공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남자의 머리를 잡고는 끌어안고 있다.

"어때? 좋지? 이제 예린이  차례야!"

남자가 침대에 클 대자로 벌렁 드러눕더니 내 머리를 자신의 하반신으로 끌어당긴다.

성난 코브라 같은 남자의 성기가  눈앞에서 끄덕거리고 있다.

"시, 싫어요! 전 못하겠어요. 무, 무서워요!"

"이런 이기적인 년을 봤나! 내가 네 보지를 그렇게 열심히 물고 빨고 해 줬더니 이제 와서 못하겠다고? 너 죽을래? 엉?"

졸지에 나를 이기적이고 파렴치한 계집애로 만든다.

나도 모르게 남자의 논리에 넘어가고 말았다.

바보처럼!

손에 잡힌 남자의 성기가 자꾸 끄덕거린다.

눈으로 보기에도 징그럽다.

이 무서운 것을 입에 넣으라고 성화다.

눈을 딱 감고 입에 넣으려고 했지만 구역질이 나서 그럴 수가 없다.

눈물만 나온다.

"민예린! 너한테는 선택할  있는 구멍이  개가 있어. 입, 보지, 똥구멍! 어떤  택할래?"

"사장님!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 제발요!"

나는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

그러면서 엉엉 울었다.

아무리 멈추려고 해도 울음이 그치지 않는다.

"지랄하네! 누가 죽었어? 죽었냐고!"

남자는 결코 자비를 보이지 않는다.

눈물도 통하지 않는다.

이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셋 셀 동안 결정해! 안 그럼 내 마음대로 정한다. 하나, 둘!"

"이, 입이요!"

다급하게 외치고 말았다.


머리가 멍하다.

여기가 어딘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지금 남자의 성기를 입에 물고 있다.

남자는 허리를 들썩이며 내 입속을 들락거린다.

"아! 좋아!  하네! 좀 더 세게! 그렇지! 아아! 죽인다!"

남자가 나를 칭찬한다.

턱이 아프다.

입술이 얼얼해서 감각이 없다.

그래도 시키는 데로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야 무사히 집으로 갈 수 있다.

엄마가 보고 싶다.

"어어! 예린아, 이제 그만!"

다행이다.

이제 끝이 난 모양이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어, 엄마! 사장님! 왜 이러세요?"

남자가 내 몸 위에 올라탄다.

그리고는  젖가슴을 깨문다.

아프다.

"왜 이러긴! 우리 예린이 여자로 만들어 줄려고 그러는 거지! 가만히 있어 봐. 이 오빠가  아프게  해줄 거니까."

"야, 약속이 틀리잖아요! 이러지 마세요!"

남자가 여린 내 몸을 찍어 누른다.

내 다리를 활짝 벌리고는 그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커다랗고 딱딱한 것이 내 다리 사이를 자꾸 찌른다.

말도  된다.

 커다란 것을 내 작은 구멍속에다가 집어 넣겠다는 건가?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내 몸이 찢어질지도 모른다.

남자 가슴을 힘껏 밀어 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남자의 무거운 아랫도리에 눌려 엉덩이를 움직일 수도 없다.

"아악!"

격심한 통증이 아랫도리에 몰려온다.

속살이 찢어진 것 같다.

비명을 질러도, 안간힘을 써 보아도,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절망감이 엄습한다.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남자는 그런  반응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조용히 해! 이제 다 들어갔어!"

"제발 좀 빼주세요! 아파요! 네?"

"이왕 이렇게 된 거 너도 즐겨! 몸에 힘 빼고! 안 그러면 더 아플 걸? 예린이 너만 손해야!"

남자가 엉덩이를 빠르게 움직인다.

커다란 살덩어리가 내 음부 속을 들락거린다.

너무 아프다.

살이 찢어진 것 같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제발!

"으억! 나, 나온다!"

남자의 몸이 굳어지는 것 같더니 단말마의 비명을 지른다.

짐승  마리가 내 몸에 올라타고 있다.

"아! 너무 좋았어!  예린이 네가 마음에 든다. 어쩌면 사랑할 것 같다!"

거짓말이다.

이 남자가 말하는 사랑이란 것은 소름끼치는 고통이다.

"또 연락할게!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 이건 오늘 오디션 값이야! 받아!"

남자가 내게 수표를 내민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옷만 챙겨 입고는 호텔 스위트 룸을 뛰쳐 나왔다.

######

민예린!

그녀는 왜 나에게 이 일기장을 보낸 것일까?

그녀의 일기를 읽는 것은 나에게 터무니없는 고통이다.

겨우 몇 장을 읽었을 뿐인데 분노와 고통으로 견디기 어렵다.

아니, 이렇게 노골적이면서도 상세한 묘사를 한 일기를 쓴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글을 쓴 민예린에게도, 이런 글을 읽어야 하는 나 강석현에게도 아픔만을 주는 이런 글을 말이다.

아니다.

 생각이 짧았다.

이 일기를 썼기 때문에 그녀가 살해당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읽고 있는 일기장은 복사본이다.

몇 부가 복사되었는지, 누가 이 일기장의 존재를 아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이 그녀게 내게 주는 편지에 상세히 적혀 있다.

머리 나쁜 나를 위한 그녀의 마지막 배려다.

바보다.

그녀는!

그리고 나도!

일기장은 그녀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패였고, 그녀가 가진 가장 날카로운 검이었다.

그녀는 일기장을 방패삼아 악마에게서 도망치려고 처절하게 싸우고 있었다.

그런 행동에 대한 보복이 나를 향한다고 느낀 그녀는 일기장을 무기삼아 악마와 거래를 하려 했다.

그렇게 악마의 분노를 산 민예린은 그만 살해당하고 말았다.

민예린은 그 검을 나를 위해 휘두르다 적의 칼에 목을 찔린 것이다.


To 석현 씨!

이 일기장이 석현 씨 손에 들어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석현 씨에게만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글이니까!

하지만 석현 씨가 이 일기장을 읽고 있다는 것은 내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는 거겠지?

석현 씨!

절대 복수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마!

나는 죽어도 싼 더러운 여자니까!

놈들은 석현 씨를 노릴지도 몰라.

그놈들의 위협이 있으면 이 일기장을 방패로 써!

내가 석현 씨를 지키려고 설계를 해 놓은 것이 있거든?

혹시라도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 있으면 내 말대로 해. 알았지?

사랑해!

그리고 그대를 만나서 행복했어! 안녕! 내 사랑...





***



내가 어떻게  것 같은가?

그녀의 말대로 숨죽이며 살아야 하나?

그녀가 남겨준 방패 뒤에 숨어 두려움에 떨며 놈들과 협상을 하고 목숨을 구걸해야 하나?

그러면 놈들은 방패와 바꾸는 조건으로 복싱 국가대표의 자리를 지키게 해 줄 지도 모를까?

웃기는 소리다.

나는 이미 복싱 따위에 관심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녀의 복수다.

처절한 응징이다.


세상에 미련 따위는 없다.

이제 놈들에게 갈 것이다.

최대갑 놈에게 천벌을 내릴 것이다.

아니, 최욱 놈이 먼저다.

놈의 죄는 결코 용서 할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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