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민예린의 일기장 (1)
"어머! 너 예쁘게 생겼구나? 혹시 미스코리아 나가 볼 생각 없어? 몇 살이야?"
어려서부터 예쁘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
어른들이 농담조로 우리 예린이는 커서 미스코리아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곤 했으니까.
하지만 이 여자의 말은 다르다.
이미 미스코리아를 여럿 배출했다는 유명 미용실 원장님의 말씀이다.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 은영이를 따라온 것인데 원장님은 나에게만 관심을 보인다.
"고등학교 1학년이야? 미스코리아 나가기는 아직 어리네? 혹시 화장품 모델 한 번 해 볼 생각 없어?"
어머나!
이게 꿈일까? 현실일까?
내가 화장품 모델 제안을 받다니!
"프로필 사진 몇 장 찍고 가! 머리는 오늘 내가 서비스로 해 줄게."
엉겁결에 그 자리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미용실 정 원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밥이나 같이 먹자고 미용실로 나오라고 한다.
누구한테도 말 하지 말고 조용히 나오라고 한다.
나도 그럴 생각이다.
엄마가 알면 연예인 병이 들었다며 혼이 날 것이니까!
정 원장은 특급호텔 양식당으로 나를 데려간다.
그 자리에 온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한눈에 봐도 연예인 같아 보이는 예쁜 언니도 와 있다.
자신을 신인 여배우라고 소개한다.
나를 보는 눈빛이 차갑다.
그녀는 나를 경쟁자라고 여기는 것 같다.
잠시 후, 중년의 사내가 거만한 얼굴로 자리에 앉는다.
보영 화장품의 사장님이시란다.
정말 내가 보영 화장품의 모델이 될 수 있는 걸까?
보영 화장품 모델이 된다면 내 꿈인 영화배우의 길도 멀지 않다.
어쩌면 톱스타가 될지도 모른다.
보영 화장품 메인 모델의 자리는 톱스타로 가는 보증수표나 다름없으니까!
카메라 테스트를 받을 기회를 얻었다.
장소는 지금 이 호텔 스위트룸이란다.
너무 긴장을 해서 식사도 거의 하지 못했다.
다행히 보영 화장품의 최 회장님이 나를 좋게 보신 모양이다.
나에게 궁금한 것이 많으신지 이것저것 질문도 하시고 먹을 것도 챙겨주신다.
스위트룸에는 갈아입을 옷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함께 온 영화배우 언니는 확실히 다르다.
옷맵시도 그렇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잡는 것이 정말 자연스럽다.
나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마음이 위축된다.
내가 보영 화장품 신제품 모델로 결정된 것 같다.
여배우라던 언니를 비롯한 나머지 사람들을 밖으로 내 보낸다.
나만 남으란다. 사장님께서 나한테 가르쳐 줄 것이 있다고 하신다.
감사한 분이다.
"아가씨 이름이 예린이라고 했나? 고등학생이라고 했지? 몇 학년이야?"
"네! 민예린이에요. 1학년이구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뽑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 아직 결정 난 건 아냐! 보영 화장품 모델 선발은 아주 까다롭거든? 아직 확인해야 할 게 많아! 예린이가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나한테 열심히 잘 배우면 빠른 시일 내에 모델이 될 수 있지!"
"네! 열심히 배울게요! 뭐든지 다요!"
"하하! 난 의욕이 넘치고 적극적인 모델이 좋아! 소극적이고 몸을 사리는 아가씨는 절대 발탁하지 않아! 무슨 말인지 알아?"
"네!"
"좋아! 이리 가까이 와!"
"네?"
"이리 가까이 오라니까? 내 옆에 앉아야 내가 편하게 이야기를 할 거 아냐? 내 이야기 듣기 싫어? 싫으면 어쩔 수 없지.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 모델을 찾아 봐야지!"
"아, 안돼요. 저 꼭 모델이 되고 싶어요!"
엉겁결에 사장님의 곁에 앉았다.
남자 향수 냄새가 괜히 거슬린다.
"화장품 모델은 역시 피부가 좋아야해! 어디 예린이는 화장품 모델을 할 만큼 피부가 좋으려나?"
사장님이 내 손을 잡는다.
사장님 말씀이 맞는 것도 같다.
모델을 뽑으려면 피부도 봐야 할 것 아닌가?
"피부 좋네! 완전히 아기 피부다! 피부는 합격!"
뭔가 인정을 받은 것 같다.
사장님은 내 얼굴까지 쓰다듬어 주신다.
내 피부가 사장님 마음에 들었는지 좀처럼 손을 떼지 않는다.
"키랑 몸무게가 어떻게 돼?"
"164cm 예요. 몸무게는 46 이구요."
"체중이 그것 밖에 안된다구? 거짓말하면 못써!"
"정말이에요."
"그래? 그럼 내가 들어보면 알지! 내 손이 저울이야, 저울!"
"어맛!"
사장님이 앉은 채로 나를 번쩍 들어 올린다.
그리고는 나를 자기 무릎에 앉힌다.
"46kg 맞네! 정확해! 그런데 가슴 사이즈는? 아, 브래지어 A컵으로 보이는데? 맞지?"
"B 예요."
"거짓말! 이렇게 마른 애가 무슨 B 컵이야?"
"지, 진짜에요."
내 말이 믿기지 않는지 사장님의 손이 내 가슴을 주물럭거리며, 크기를 재려 하신다.
"크기는 적당하네! 가슴도 예쁠 거 같아. 우리 예린이 가슴 얼마나 예쁜지 한 번 검사해 봐도 돼?"
"아, 안돼요!"
나도 모르게 내 가슴을 더듬던 사장님의 손을 밀쳐 내었다.
"남자 친구 있어?"
"아, 아뇨!"
"있을 거 같은데?"
"정말 없어요."
"그럼 키스 해 본 적도 없어?"
"어, 없어······. 우웁!"
사장님이 갑자기 내 입술에 자기 입술을 비빈다.
밀어내고 싶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남자의 수염이 따갑다.
그리고 숨이 막힌다.
내 입술을 남자의 입술이 완전히 감싸버린 것이다.
남자가 내 입술을 자꾸 빨아 당긴다.
싫다.
불결하다.
남자가 혓바닥을 자꾸 내 입에 집어넣으려 한다.
이를 앙 다물고 열어주지 않는다.
남자가 내 코를 손으로 잡는다.
숨을 쉴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입을 벌리고 말았다.
기다리고 있던 남자의 커다랗고 물컹한 혀가 내 입으로 밀고 들어온다.
남자의 혀가 내 입 안을 휘젓고 다닌다.
용케 피해 다니던 내 혀를 기어이 잡아서 끌어낸다.
남자가 내 혀를 쪽쪽 맛있게 빨아 먹는다.
부끄럽다.
그리고 숨이 막힌다.
겨우 남자를 내 입에서 떼어 놓았다.
숨이 가빠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이, 이러지 마세요. 저, 갈 거예요!"
화장품 모델도 싫고, 연예인도 싫다.
빨리 집에 가고 양치질을 하고 싶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다.
자리를 박차고 나서려던 나를 사장님이 뒤에서 꽉 끌어안고는 다시 자기 무릎에 앉힌다.
"어허! 보영 화장품 새 모델이 되겠다는 여자가 왜 이렇게 의욕이 없어?"
남자의 손이 내 치마 속으로 자꾸 들어오려고 한다.
"시, 싫어요. 저 모델 안할 거예요!"
"다들 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 하지! 나중에는 생각이 바뀔 걸?"
남자의 숨결이 내 목덜미에 끈적끈적하게 닿는다.
"전 안 그럴 거예요!"
"예린이 너 아직 남자 모르지? 처녀 맞지?"
"모, 몰라요! 그런 말 하지 마요!"
"어디 한 번 검사해 볼까?"
"그, 그런 거 하지 마세요!"
"녀석! 순진하긴! 가만히 있어 봐! 내 말만 잘 들으면 가수든 배우든 다 시켜 줄게!"
이 남자는 너무 힘이 세다.
아무리 밀어내려해도 소용이 없다.
스타킹을 신은 다리를 손으로 만지더니 갑자기 내 스타킹을 찢어 버린다.
너무 놀랐다.
그리고 무섭다.
얼이 빠져버린 나는 그가 원하는 대로 다리에 힘을 빼고 그에게 몸을 맡기고 말았다.
남자의 손가락이 팬티 속으로 들어와서 내 은밀한 곳을 더듬는다.
기분이 이상하다.
"이야! 처녀라고 해도 알 건 다 아는 건가? 팬티가 이렇게 흠뻑 젖었잖아? 예린이 너도 사실은 좋지?"
"시, 싫어요! 사장님, 이러지 마세요, 네?"
내 목소리가 자꾸 떨린다.
울음이 터질 것만 같다.
"예린이 네가 아직 남자를 몰라서 그래! 이제 나를 알고 나면 생각이 바뀔 거야. 어허! 가만히 있으라니까? 그래, 그렇게! 옳지!"
남자의 손가락 하나가 내 부끄러운 구멍 속으로 비집고 들어온다.
아프다.
아픔을 참지 못하고 다리를 벌려 주고 말았다.
남자가 여유 있게 내 은밀한 언덕을 완전히 장악한다.
은밀한 구멍에 들어온 손가락이 제 멋대로 들락날락하며 나를 괴롭힌다.
고함을 지르고 뛰쳐나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곰 같은 남자가 내 몸뚱이를 꽉 붙들고는 놓아주지 않는다.
고함을 지르고 싶은데 눈물만 나온다.
"사, 사장님! 아, 아파요! 손가락 좀 빼 주세요! 네?"
"가만히 있어 봐! 금방 길이 날거야. 그럼 괜찮아 져!"
사장님은 내 팬티 속에 손을 집어넣고는 음부를 주물럭 거린다.
그리고 내 은밀한 구멍 속을 파고든 손가락이 내 여린 속살을 정신없이 휘젓고 있다.
아프다.
아파서 눈물이 난다.
다리를 더 벌리면 아픔이 덜해질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남자의 굵은 손가락 하나가 내 은밀한 구멍 속으로 더 밀고 들어온다.
너무 아파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울어도 소용없다.
내 울음소리에 남자는 정복감을 느낀 모양이다.
그리고 울음소리를 듣고 나를 도와 줄 사람은 이 호텔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사장님께서 내 귀에 속삭인다.
소름이 돋는다. 무섭다.
남자의 손이 내 음부에서 겨우 떨어져 나간다.
그의 손이 내 체액으로 흠뻑 젖어서 번들거린다.
"음! 냄새 좋은데? 맛도 좋아!"
사장이란 자가 조금 전까지 내 몸속 깊은 곳에 있던 자신의 손가락을 코에 가져다 대고 냄새를 맡는다.
그러고는 혓바닥을 내밀어 자신의 손가락에 혀를 갖다 댄다.
"냄새도 맛도 모두 합격이야. 역시 처녀는 달라! 얼굴은 멀쩡해도 보지에서 오징어 냄새 나는 년들이 있어서 입으로 잘 안 해주는 편인데 예린이 너는 특별히 해 주지! 영광인 줄 알아!"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더니 남자가 자신의 옷을 훌렁훌렁 벗어던진다.
온 몸에 털이 무성한 짐승 같은 남자의 알몸이 내 눈앞에 있다.
그리고 무성한 털 아래에 커다란 방망이 같은 것이 나를 겨누고 있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꿈만 같다. 꿈이라면 좋겠다.
"오! 민예린! 너 남자 좆 처음 보는 거야? 그런 거 같은데? 완전 숫처녀구나!"
"······."
"어때? 한 번 빨아 볼래? 일단 맛보고 나면 생각이 바뀔 걸?"
남자가 멍하니 넋을 잃고 있는 내 손을 끌어당긴다.
"엄마!"
남자의 성기가 내 손에 닿았다.
손에 전기가 오르는 것 같다.
나는 기겁을 하며 손을 뒤로 뺐다.
"하여튼! 계집애들 내숭은 알아줘야 해! 남자랑 몇 번 자고 나면 이걸 입에 넣고 싶어서 죽고 못 사는 것들이 처음에는 아주 뱀이라도 손에 닿은 것처럼 기겁을 한다니까? 그러지 말고 한 번만 빨아 봐! 나도 너 빨아 줄 거니까! 응?"
남자가 내 머리를 자꾸 아래로 끌어당긴다.
커다란 뱀 같은 남자의 성기가 내 뺨을 찌른다.
저걸 내 입에 넣으라고?
난 못한다.
죽어도!
"시, 싫어요!"
"뭐가 싫은데? 빠는 거? 아니면 빨리는 거?"
"두, 둘 다 싫어요!"
"그럼 어떡할까? 애무 같은 건 집어치우고 그냥 박아줄까? 화끈하게?"
"그것도 시, 싫어요!"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어? 그럼 그냥 보내줄 것 같아? 몽땅 다 해 버릴 거야!"
"아악! 사, 사람 살려요!"
"비명 질러도 여기는 방음이 되서 밖에 안 들려! 자, 어디 열 다섯 살 짜리 숫처녀를 천천히 잡숴 보실까나?"
남자가 나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성큼성큼 걸어서 침실로 향한다.
그리고는 커다란 침대 위에 나를 내던진다.
천장의 샹들리에 불빛이 어지럽다.
"아앗! 이러지 마세요!"
남자가 내 몸 위에 올라타고는 윗옷을 벗긴다.
브래지어가 그의 눈앞에 드러나고 남자는 능숙하게 후크를 끌러서 내 가슴을 드러내고 만다.
"민예린이 가슴 예쁠 줄 알았어! 그래서 예린이 너를 뽑은 거야! 카메라 테스트는 무슨! 너희들이 포즈 취하는 거 보면서 나는 상상을 했지! 네년들 알몸이 어떨까? 벗겨 놓으면 어떤 년이 더 이쁠까? 그러니까 오늘은 어떤 년을 자빠뜨릴까? 어떤 년이 더 박음직스러운 지 그것만 보고 있었다고! 스무살 짜리 닳아빠진 배우 년 보다는 열 다섯 살 상큼한 고딩이 더 먹음직스럽다는 결론을 내렸지!"
처음부터 그런 것이었다.
이 남자는 모델을 찾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이 남자의 눈에 들어보겠다고 아둥바둥 한 내 모습이 서글프도록 우습다.
맥이 풀린다.
나는 한심한 계집애다.
남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잠시!
나는 곧 지쳐버린다.
침대에 멍하니 누워서 늑대에게 몸을 내어 주고 말았다.
늑대는 내 몸을 느긋하게 차지하고는 뜯어 먹기 시작한다.
늑대는 통통하게 물이 오른 내 유방을 쪽쪽 거리며 빨아 댄다.
두 손으로 쉬지 않고 가슴을 주물럭거리더니 조금씩 아래로 내려간다.
남자가 내 팬티를 벗기려 한다.
"안 돼요. 사람 살려요!"
마지막 힘을 다해 저항했다.
몸을 일으켜 세우고 발을 버둥거리며 남자를 밀어내려 했다.
내 발에 남자가 가슴을 얻어맞았다.
남자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