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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화 〉사랑에 관한 짧은 보고서 (3) (17/88)



〈 17화 〉사랑에 관한 짧은 보고서 (3)

"아아! 석현 씨! 조금만 살살 만져 줘! 거긴 아퍼! 응?"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민예린이 애원한다.

아, 나도 모르게 손에 너무 힘이 들어갔다.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가만히 내 애무에 몸을 맡기고 있던 그녀가 신음소리를 낸다.

그녀의 은밀한 구멍 속에 들어간 손가락이 여린 속살을 너무 거칠게 만진 것 모양이다.

갑자기 허기가 몰려온다.

그녀의 살결을 쓰다듬고 있으면서도 그녀의 살결이 그립다.

빙글 몸을 돌려 민예린 그녀를 바닥에 눕히고는 그 부드러운  위에 올라탔다.


 허기를 채우고 싶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내 입에 가득 베어 물어 본다.

그녀의 입에서 울음 소리가 아닌 신음 소리가 흘러나온다.


민예린의 유방을 한참 동안이나 탐닉했지만 아직 배고픔은 채워지지 않는다.


그녀의 몸을 빙글 돌려서 흡혈귀처럼 그녀의 목덜미를 깨어 물었다.


마법에 걸린 공주처럼 그녀는 입술만 바르르 떨고 있을  소리를 내지는 못한다.

그런 그녀의 매끈한 등을 타고 아래로 내려온다.

내 입술이 닿을 때마다 잘록한 허리가 부르르 떨린다.


허리를 지나 내려오니 풍만한 엉덩이가 내 눈앞에 펼쳐진다.


깨물면 육즙이 터질 것만 같은 통통한 엉덩이가  눈앞에서 흔들린다.


내 손이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바람에 여체는 마치 신에게 숭배를 드리는 것처럼 엎드리게 된다.


자신의 팔에 얼굴을 파묻은 여인의 엉덩이가 내 앞에 흔들린다.


나는  통통한 엉덩이를 몇 차례나 깨물었다.

여인의 입에서 비명소리 대신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개미같이 잘록한 허리가 요동친다.


내 눈앞에 국화꽃이 그 귀여운 속살이 드러난다.


그 밑으로는 민예린의 붉은 아랫입술이 그 바알간 속살을 드러내며 입을 살짝 벌린다.

내 혓바닥은 그런 민예린을 짓궂게 괴롭힌다.


뾰족하게 힘을 준 혓바닥이 그녀가 가장 부끄러워 하는 국화꽃 모양의 구멍 속으로 파고든다.

여자가 내 혓바닥의 공격으로부터 달아나려고 애를 써 보지만 헛수고다.


나는 그녀를 놓아 줄 생각이 조금도 없으니까!


낚싯줄에 걸린 잉어처럼 여자의 몸이 꿈틀거리며 달아나려 한다.

하지만 자비심 없는 낚시꾼은 펄떡이는 잉어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이제 겨우 체념을  것일까?

민예린이 내게 자신의 몸을 내어 준다.


그녀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나에게 맡기고는 묵묵히 엎드린다.


마치 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신녀처럼 조신하게.




갑자기 세상이 달라 보인다.

잡놈 강석현이 갑자기 신이라도  느낌이다.

이 여인을 완전히 정복한 것만 같다.

이 여인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

나에게 빠져 있다.


이 여인은 나에게 바쳐진 제물이다.


그리고 나는, 신의 흉내를 내고 있는 나는!

기꺼이 이 제물을 받을 생각이다.



 손이 복숭아 같이 탐스러운 여인의 엉덩이를 반으로 쪼개듯 힘껏 벌렸다.


 바람에 민예린의 국화꽃 모양을 닮은 은밀한 구멍도 좌악 벌어져서 바알간 속살을 드러낸다.

 우악스러운 힘에 놀랐는지 그녀의 은밀한 구멍이 움찔거린다.


바르르 떨고 있는 가엾은 국화꽃을 내 혀가 무자비하게 유린한다.

그녀의 엉덩이 전부가 바르르 떨기 시작한다.

"아! 석현 씨! 그만해! 응?"


나는 그만두지 않는다.

그만두기는커녕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있던 손에 더욱 힘을 가했다.

그리고는 혀를  깊이,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아! 제발! 석현 씨! 부끄럽단 말야! 아앙! 아아! 아! 거, 거기는..."

나에게 받쳐진 제물이 흐느끼고 있다.


여자의 교성이 내 말초신경을 극도로 자극한다.

이제 혀를 아래로 내린다.


흠뻑 젖은 그녀의 아랫입술은 잘 익은 복숭아처럼 농익었다.


내 혀가 살짝 건드리자마자 달콤한 액체가 흘러넘친다.


흠뻑 젖은 그녀의 아랫쪽 입술을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핥는다.

비릿하면서도 달달한 그 맛이 내 아랫도리를 더욱 팽팽하게 만든다.

엉덩이를 살짝 깨물어 주었다.


내 이빨에 닿는 여자의 엉덩이 살이 생고무 같이 탄탄하다.

그리고는 민예린의 발목을 잡고 그녀를 내 허리 쪽으로 잡아 당겼다.


그녀도  다음  행동을 예상하고 있던 것일까?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엎드려서 내가 잡아끄는 대로 자세를 취한다.


내 타액과 자신의 애액으로 흠뻑 젖은 그녀의 음부가 불빛에 번들거린다.

손을 뻗어 어루만져 주었다.

그 뜨거움이, 그 미끌거림이 나를 흥분시킨다.


구멍에 살짝 손가락을 집어넣어 보았다.

그녀의 은밀한 구멍이 움찔거리며, 내 손가락을 빨아들인다.

이제 알고 있다.

 여자도 나만큼이나 내 몸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 망설일  없다.

내 물건은 진작부터 터질 듯이 팽창해서 뜨거운 곳으로 들어가고야 말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이제 그놈의 소원을 들어 줄 생각이다.


애액으로 흠뻑 젖은 여인의 음부에 녀석을 쑤욱 밀어 넣었다.

움찔거리던 민예린이 녀석을 모두 받아들인다.


녀석은 터질 듯이 팽창하고 있고, 민예린은 그런 놈을 자신의 말미잘 같은 속살로 꽉꽉 움켜잡는다.


내 엉덩이가 서서히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민예린도 지지 않고 활화산 같은 내 에너지를 기꺼이 받아준다.


여자의 붉은 입술에서  새 없이 교성과 탄성이 터져 나온다.

내 엉덩이가 미친 듯이 속력을 높인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철썩거리는 소리가 서로의 귀를 자극한다.

자극이 자극을 부르고 그 자극은 몸에서 힘을 쥐어 짠다.

민예린이 짐승같이 울부짖는다.


나도 그에 맞춰서 참았던 열정을 그녀의 속살에 쏘았다.


그러고도 한참을 그녀 속에 머무르며 여운을 즐긴다.

여자는 흐느끼고 있다.


이 여자는  여자다!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재벌이라도 어림 없다!

나에게서 이 여자를 빼앗지 못한다!

무력하게 내 여자를 내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뺏으려면 싸워서 빼앗아라!


언제든지 맞서 싸울 것이다!

나는 기꺼이 싸울 것이다!

그러다 힘이 다한다면?

그 때는 죽어도 좋다!






******



"석현 씨! 오늘도 신문 배달 가는 거야?"

"가야죠! 내 일인데!"


"응?"


"왜요?"

"갑자기 존댓말을 써서!"

"......"


그런가? 어제 밤에는 내가 누나에게 반말을 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지 말고 오늘은 나랑 함께 있자! 응?"


새벽에 오피스텔을 나가려는 나에게 민예린이 자꾸 매달린다.


"......"

"이제 신문배달은 그만두고 운동에 전념하는 건 어떨까? 돈이 필요해서 그러는 거면 내가 도와줄  있는데..."


"나한테는 제일 중요한 일이에요. 운동도 되고! 신문 배달하고 나서부터 몸에 힘도 붙고 복싱이 늘었어요. 여기서 멈추면  돼요!"

"석현아! 나, 아직도 사랑해?"

"배달 끝나고, 운동 끝나고 저녁에 올게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민예린이 내 목에 메달려서는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빈다.


"나, 나쁜 년이지?"

"무슨 소리야? 누난 항상 나에게 좋은 사람이었어요.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새벽부터 자꾸 무슨 소리야? 누나가  나한테 미안해?"

"아냐! 난 나쁜 년 맞아!"

"......"


"운동 끝나면 카페로 와! 맛있는 거 해 줄게!"






******





세상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지만 신문 보급소는 딴 세상이다.

신문 뭉치를 들고, 골목길을, 계단을 오르내린다.


조금이라도 배달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매일의 목표다.


그러려면 악착같이 뛰어야 한다.

신문을 돌리고, 우유 두 개를 천천히 꼭꼭 씹어 마신다.

이제 빵은 먹지 않는다.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 위주로 먹어야 한단다.

그리고는 신문 몇 부를 챙겨서 체육관으로 향한다.

다시 뛰어야 한다.


로드워크부터 해야 한다.



로드워크를 마치고 샤워를 끝내고 나오는 나에게  관장님이 신문을 흔들어 보인다.


"강석현! 너 스포츠 신문에 기사 났어! 그것도 대문짝만 하게! 음, 고일상 기자가  써줬네! 나중에 고맙다고 인사하는 거 잊지 마!"





***





"고일상 기자가 쓴 '특집기사' 제목 봤어? 아주 시리즈가 줄줄이 사탕이다, 사탕!"


"......"


"통쾌해! 아주 통쾌해! 십 년 묵은 체증이 쏴악 내려가네! 하하하!"


최 관장님은 하루 종일 신문 기사 이야기만 하신다.


'깨어나라 한국 복싱!'

관장님이 내게 보여주신 신문의 머리기사다.





한국 복싱 어디로 가고 있나?

제1화. 척박한 한국 복싱계에 나타난 새로운 별, 강석현!


그는 세계적인 슈퍼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제2화.  왜 한국 복싱에는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나오지 않는가?

제3화. 고질적인 계파 싸움과 유력 지도자 밑으로 줄 세우기!
협회가 웃을 때 유망주는 멍든다!

제4화.  이런 풍토가 유망주를 죽인다!


제5화. 우물 안 챔피언은 이제 그만!
한국 복싱은 이제 진정한 슈퍼스타를 원한다!




"이야! 기사 멋지게 뽑았네! 도대체 몇 명을 돌려  거야? 누가 기자들을 쓰레기라고 그랬어? 이런 거 보면 기자도 아무나 하는  아냐! 고일상 기자가 아주 칼을 갈았네!"

"민망합니다. 관장님! 신문 이야기는 그만하세요."

내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관장님은 이야기를 멈출 마음이 없다.

아니, 나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기사를 읽고 계신다.

"강석현! 그의 복싱은 우아하다! 강한 펀치력을 가진 선수는 있다. 화려한 테크닉을 갖춘 선수도 있다. 하지만  둘이 조화를 이룬 선수는 드물다. 우리는 그런 챔피언을 챔피언 중의 챔피언, 곧 슈퍼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

"복싱팬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알폰소 사모라, 카를로스 사라테, 월프레드 고메즈, 살바도르 산체스 등이 경량급의 슈퍼 챔피언 들이다. 한국 복싱팬이라면 이제 이런 슈퍼 스타를 원한다. 안방에서 외국 2류 복서나 불러서 겨우 판정으로 이기는 비즈니스 챔피언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

"과연 한국에서 그런 슈퍼스타가 될 선수를 길러 낼 수 있을까? 기자는 늘 의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고등부 아마추어 복싱 선수권 대회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의 우승은 터무니없는 편파 판정과 심판 매수의 의혹 속에 이루어진 것이라 더욱 빛난다."

"......"


"본 기자는 강석현에게서 3체급을 석권한 복싱 천재 '알렉스시 아르게요'  보았다. 강석현의 복싱에서는 아르게요의 시합에서나   있는 우아함이 있다. 그 우아함이 남성 팬들의 전유물인 복싱 체육관에 여성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


"강석현 선수의 팬이라는 민 모 씨는 생업인 카페 경영도 접고 그의 시합을 모두 관람할 정도의 열성팬이다. 그녀의 평가도 전문가를 자처하는 기자의 눈과 같았다. 강석현의 복싱에는 표현  수 없는 우아함이 있다며,..."


"......"

"야! 한국의 알렉시스 아르게요! 신문을 본 감상이 어때?"

"다른   모르겠구요. 마지막의  모 씨가 누군지는 알 것 같습니다!"

"킥킥! 그렇지? 나도 보고 한참을 웃었다! 고 기자, 그 양반도 가만 보면 짓궂다니까?"


"......"


"민 사장 만나면  안부도 전해 줘! 지난번 눈 찢어졌을  석현이  병원 예약해 줘서 고마웠다고."

"아, 네!"


"그리고 조심해! 세상에는 석현이 너한테 호의적인 사람들만 있는 게 아냐! 괜한 소리 나오지 않게 조심해  필요는 있어! 특히 기자들! 알지?"

"......"

모두들 알고 있었다.


하긴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열심히 하자!

나머지는 나도 모른다.


참, 잊고 있었다.

관장님한테 드릴 것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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