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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2014화 (1,994/2,000)

2014. ex wife-89-

사실 도훈은 보기 드문 대물이었다.

차에서 입으로 빨아줄 때만 해도 상당히 큰 편이구나 싶었는데, 사실 20cm 정도의 대물은 이전에도 몇 번 경험해 본적이 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섹스를 할 적에는 자신이 만나본 어떤 상대보다 더 큰 좆을 달고 있었다. 이해가 잘 안 되지만, 빙산의 일각처럼 바지 밑으로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부분이 숨겨져 있었던 거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아니 거긴 충분히 컸지."

-뭐? 그럼 된 거 아니야? 너 애 낳고 밑이 헐렁해져서 작은 새끼들하고 하면 느낌도 없다며? 그래서 일부러 좆 큰 놈들만 골라서 만난다고.

"너 진짜 말 그따위로 할래?"

-사실인 걸 어떻게 해? 근데 뭐가 불만인데? 혹시 좆만 큰 조루야? 그게 더 최악 인데.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 막상 본 게임 제대로 소화 못 하는.

"그런것도 아냐···."

도훈은 단순히 좆만 큰 게 아니었다.

?이로 한 발 빼놓고, 연속으로 쉬지도 않고 후장으로 한 발 더 뺐다.

두 판을 하는 동안 좆이 물렁해진 것도 아니었다. 박힐 때 느낌을 떠올리면 거의 쇠몽둥이를 때려박는 기분이었다. 발기력 또한 일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럼 뭔데 대체? 좆도 크다, 정력도 세겠다, 대체 뭐가 불만이라는 거야? 테크닉 같은 개소리 지껄이면 죽여버린다?

"아니, 그 미친 새끼가 혼자서 신나게 싸고 박고 먹튀했다고!"

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던 세라는 문득 협탁 위에 놓인 메모지를 발견했다.

'어, 이건···.'

세라는 그제야 도훈이 말없이 사라지긴 했지만 연락처를 남겨두고 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도 모르게 환하게 웃고 말았다.

방금 전만 해도 죽이고 싶도록 미웠는데, 막상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행복해진 것이다.

'연락처를 적어두고 간 것도 모르고···.'

-뭐야? 왜 갑자기 말을 안 해? 평소엔 듣기 싫어도 지가 먼저 말해주더니.

"미안, 지안아. 나 이제 씻어야 할 것 같아. 암튼 오늘 너 카드긁은 돈은 나중에 꼭 갚아라.

-뭐라고? 겨우 연락됐···.

뚝세라는 지안과의 전화를 끊어버리고 곧바로 도훈이 남기고 간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도훈이 번호를 다르게 알려주고 갔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라는 떨리는 마음으로 번호를 누르며 생각했다.

'내가 왜 이러지? 이게 뭐라고 떨리는 거야? 멋대로 날 따먹고 모텔에 혼자 버려두고 간 쓰레기 새낀데···.' 신호음이 길게 이어지던 중 반대편에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여보세요.

"···도훈이니?"

-누구?

"야 너! 아니, 나···. 아까 세라."

-세라? 아, 세라? 집에 잘 갔어? 깊이 잠든 것 같길래 더 쉬었다 가라고 먼저 갔어.

뻔뻔한 변명이었지만, 세라는 도훈이 그렇게라도 해명해 준 것이 몹시 기쁜지 금세 화가 풀리고 말았다.

"···그랬었구나. 그래도 깨워는 보지. 갑자기 사라져서 내가 얼마나 놀랐다고?"

-뭘 놀래? 하다 기절하는 바람에 내가 더 놀랐구먼.

"그, 그랬어? 미안. 아깐 너무···."

-암튼 나 다시 자야하니까 다음에 연락해.

"버, 벌써? 아직 7시도 안 됐는데 너무 일찍 자는 거 아냐? 우리 다음에 또 언제···."

-내일 아침 일찍 강원도 가야 해.

"강원도? 강원도는 왜?"

-남이사 가든말든? 나 꼬치꼬치 묻는 여자 질색이거든.

"미, 미안. 아니 그냥 난 궁금해서."

-됐고. 암튼 나중에 연락해. 끊는다.

"으, 응."

일방적으로 끊긴 전화기를 쳐다보며 세라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 전화해서 따지려고 했는데 한마디도 못 했어.'

세라는 도훈에게 꼼짝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늘 남자가 끊이지 않고, 문어 다리를 펼쳐 동시에 여럿을 만났기 때문에 남자에 있어선 아쉬울 게 전혀 없던 그녀였다.

혹여 밀당을 하려고 얕은 수작을 부리는 놈들에겐, 개무시로 일관하는 게 그녀의 주된 대응 방식이었다.

어차피, 그 좆이 그 좆이고 언제나 대체할 놈들은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도훈에게만큼은 꼼짝할 수 없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애가 싸가지 없이 반말을 찍찍해대는데도 조금도 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어 안절부절못할 정도였다.

'이게 뭐지? 설마 내가 그딴 새끼를···.'

세라는 콩닥거리는 마음을 도무지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남자를 보고 가슴 뛰어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났다.

심지어 그녀는 난생 처음 처녀를 바친 남자도,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 못 할 정도였는데 자신을 걸레 취급한 도훈만 생각하면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이는 도훈의 나쁜 남자 작전이 맞아 떨어진 것도 있지만, 앞선 질싸를 통해 마법의 정액 효과가 발휘된 것도 한몫했다.

도훈의 정액에 질싸를 당한 여자들은 일종의 화학적 정조대가 채워지는데, 한동안 그가 아니고선 다른 남자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중독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물며 못 만나면 더욱 갈망이 심해지는 금단증세까지 벌어졌다.

이런 이유로 도훈을 그리워하게 된 세라는 홀로 모텔에서 몸을 씻으며 그와의 뜨거웠던 섹스를 되새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 커다란 좆을 다시 받을 수 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 * *

'봤지? 세라가 먼저 전화한 거? 내가 백퍼 통한다고 했잖아.'

[대단하군요. 그렇게 호되게 당해놓고선 설마 먼저 주인님을 찾을지 몰랐습니다. 완전히 먹튀 당한 입장이었을 텐데요.]

'어쩔 수 없다니까? 세라가 볼 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남자거든.'

[이해를 못 하다뇨?]

'사람들은 원래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걸 두려워하고, 두려워하는 존재에는 함부로 하지 못하기 마련이야..'

[함부로 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통화할 때 들어보니 아주 설설 기던데요? 자존심도 없는 사람처럼요.]

'그만큼 나와의 섹스가 강렬했다는 거지. 나를 다시 못 볼까 겁이 났을 거야. 그년은 이미 내 좆에 중독된 셈이니.'

[역시, 주인님의 선견지명은 대단하십니다. 그나저나 오늘 정말 일찍 주무실 예정입니까? 이제 겨우 초저녁인데요?]

'그건 아닌데 내일 클럽 모임이 너무 일러서 평소보단 빨리 자긴 자야 할 것 같아. 컨디션 관리 해야지.'

[점심 전까지 약속 장소에 도착해야 하는 거죠?]

'어. 강원도 끝자락이니까 여기서 넉넉잡고 3시간은 걸릴거야.

최소 9시 전에는 출발해야지.'

[간만에 장거리 운행이 되겠군요.]

집에 돌아온 도훈은 잠깐 선 잠에 들었다가 세라의 전화를 받고 깬 상태였다. 스킬로 인한 연속된 사정이 간만에 피로감을 준 것이다.

하지만 막상 여행 짐을 싸려고 보니, 1박 2일의 일정이라 딱히 챙길 것이 많지 않았다. 헬스할 때 사용하는 망치 가방 안에 속옷과 여벌의 옷, 핸드폰 충전기 따위를 챙기고 나니 금방 채비를 꾸릴 수 있었다.

짐 싸기를 마무리한 도훈은 김희재가 내준 미션을 어떻게 해결할지와, 짧은 사이에 빠르게 포인트를 벌기위한 방법을 구상했다.

'맞다. 포인트 하니까 생각났는데, 윤세라 따먹고 얻은 포인트가 모두 얼마야?'

[역시나 기대 이상입니다. 한번 맞춰보시겠습니까?]

'윤세라가 평생 돈 받고 남자와 섹스를 할 일은 없었을 테고, 지금까지 만난 남자들 머릿수를 헤아려보면···. 대충 만 포인트?'

만 포인트면 100명 이상의 남자와 대가 없는 잠자리를 가졌다는 뜻이었다.

[좀 더 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역시 그럴 것 같았어. 일단 한 번 찔러본 거야. 그럼 한 방에 2만 포인트로 가자.' 도훈은 아무리 윤세라가 타고난 걸레라지만 2만 포인트를 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그녀의 나이는 만으로 서른 셋.

발랑까진 고등학생 때부터 아랫도리를 쉼없이 돌렸더라도 1년에 10명 이상 새로운 파트너를 바꿔야 200명 이상이 가능한 수치였다.

심지어 세라는 전 마누라와 마찬가지로 남편이 있는 유부녀 신분이었기 때문에 마음 편히 남자를 만나는 것이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명도 제법 높게 잡은 것이다.

하지만 로시의 대답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놀랍게도 그 이상입니다.]

'뭐? 200명을 넘는다고? 세라는 난교 클럽 멤버도 아니잖아?

미쳤네 진짜. 그럴 거면 대체 결혼은 뭐하러 한 거람?'

[본인 말로는 유부녀인 것을 유지하는 게 남자를 만나기 더 편하다고···.]

'하여간 정신상태가 썩어빠진 것들이라니까? 전 마누라도 그렇고 세라도 제정신이 아니야.'

[실은 주인님이 이번에 획득하시는 포인트는 36500포인트입니다.]

'헐. 3만 포인트가 넘는 여자라니.' 그 말은 세라와 평생 섹스로 얽힌 남자가 365명이라는 소리였다.

중복된 섹스는 계산하지 않고, 오로지 그녀를 한 번이라도 거쳐 간 남자만 카운트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섹스 횟수로만 따져도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었다.

'미친. 거의 무상 창녀급이네. 무상 급식도 아니고.'

[저도 좀 놀랐습니다. 결혼을 안 했으면 모를까, 아까 남편과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남편은 지금도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던데 그 와중에 300명이 훌쩍 넘는 외간 남자들과 통정을 해온 셈이니까요.]

'세라가 결혼을 언제 했더라?'

도훈이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전 마누라와의 결혼식에서 세라가 부케를 받았던 걸 보면, 최소한 세라는 스물아홉 이후에 결혼했다고 예상되었다.

그럼 결혼한 지는 빨라야 4년 차.

'지금 보니 유부녀 상태에서 바람을 많이 피웠다기보다는 처녀적에 엄청 놀았나 보네.'

[아무리 그래도 그게 가능합니까?]

'불가능할 것도 없지. 클럽 죽순이처럼 일주일 한 번씩 클럽에 가서 모르는 남자랑 떡치고 오면 1년 동안 50명은 금방 채우니까.'

[그렇군요. 여자가 마음만 먹으면 당일에 잘 남자를 구하는 건 일도 아닐 테니까요.]

'그나저나 진짜 섹스에 미친 년이었구나. 그럼 전 마누라도 세라랑 같이 놀았을테니···.'

도훈은 끔찍한 숫자를 떠올리다 화를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이 내 중단했다.

[주인님. 외람된 말씀이지만 결혼 전에 남자를 많이 만난 것은 크나큰 잘못은 아니지 않을까요?]

'그래. 문란하고 헤픈 여자라고 비난은 할 수 있어도 그게 잘못은 아니지. 다만, 결혼하긴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어느 정도 오픈해 주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도훈이 가장 화가 났던 부분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맞선을 봤을 당시 자신은 30대 중반.

그리고 최윤하는 스물여덟의 나이였다.

그녀는 특유의 단아한 얼굴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앞세워 자신의 연애경험이 평균 이하라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만약 도훈이 지금처럼 난봉꾼의 삶을 살았다면, 그녀의 외모에 남자가 끊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했겠지만 환생전의 이정우는 공부밖에 모르는 순진한 남자였다.

게다가 작은 키와 평범한 외모로 인기도 없었고, 무엇보다 왜소콤플렉스 때문에 섹스 경험도 거의 없던 상태였다.

그렇게 외모에 혹해 꼼짝없이 속아 결혼을 했으니, 최후엔 상간 남에 의해 사망하는 비극을 겪게된 것이다.

'씨발년. 생각할수록 열받네. 창녀처럼 놀아난 주제에 온갖 조신한 척은 다 했는데.'

[주, 주인님···,]

'아니야. 지금 생각해보니까 내가 병신이었네. 어찌보면 즐길건다 즐기고 마지막에 설거지 해 줄 남자 찾는게 여자로선 최선의 전략일지도 모르지.'

[스스로를 자책하실 필욘 없습니다.]

'근데. 결혼하고 바람 피우는 건 전혀 다른 문제 아니야?'

[네?]

'좋아, 결혼 전에 얼마든지 연애하고 남자 만나고 즐길 순 있어.

동거도 별로 흠이 안되는 세상에서 꼰대처럼 혼전 순결을 말하는 게 아니야. 그래도 최소한 결혼을 했으면 불륜을 저지르면 안되는 거잖아.'

[음···.]

'어쩌다 우연히 이런 것도 아니야. 아주 남편을 병신 만들어 놓고 바람기를 주체 못하고 이 남자 저 남자 다 대주는 개 쓰레기 같은 년들이라니까?'

도훈은 또다시 분을 참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지만, 세라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전 마누라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연상작용이었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십시오. 주인님에겐 무궁무진한 새로운 삶이 열려 있습니다. 과거에 발목잡혀서, 돌이킬수 없는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걱정 마. 내가 일부러 윤하를 찾을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세라야 우연히 만난 거지, 내가 찾아 나선 것도 아니잖아.' 도훈은 당장은 최윤하를 찾을 생각이 없었다.

지금 마음 같아선, 보는 순간 찢어 죽이고 싶을 게 뻔했고 그건 그가 생각하는 복수의 방식이 아니었다. 그리고 너무 위험했다.

도훈은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 법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며 감정을 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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