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ex wife-83-
????!
정보창을 보고 난 뒤 도훈이 핑거링이 더욱 거칠어졌다. 읽고 나니 더 화가 치밀었던 것이다.
그 순간, 유난히 맑고 고운 소리가 뇌리에 울렸다.
띠링-!
'올게 왔구나!'
[과연 주인님의 예상대로군요.]
'세라가 워낙 난 년이라야지. 미션 읊어봐.'
[넵.]
세라에게 오랄을 맡긴 채 한 손으로는 운전하고, 또다른 손은 ?이를 쑤시느라 정신없는 도훈을 향해 로시가 미션 내용을 대신 설명했다.
[우아, 미션 이름부터 대박인데요.]
'뭔데?'
[걸레도 빨면 쓸모가 있다 라는.]
'뭐하는 미션인데 미션명이 그렇게 거창해?'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당신은 상위 0.1%의 걸레와 마주쳤습니다. 그녀는 수많은 남자와 관계를 맺느라 단 한번도 한 남자에게 정착한 적이 없습니다. 그녀의 호감도를 100으로 만들어 당신에게 완전히 종속시키십시오.]
내용을 들은 도훈이 흠칫 놀랐다.
'···잠깐. 종속이라니? 설마 저런 좆걸레 같은 년을 나보고 거 두라는 소리야?'
도훈이 흥분한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그녀가 아무에게나 쉽게 대주는 걸레라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는 지금 윤하의 절친으로서 전생의 자신을 기만했던 세라에 대해 복수를 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나 미션은 오히려 세라에 대한 완전한 공략을 바라고 있었다.
그것도 편의점 점주 허영자나, 혹은 육정음 정도의 순애보를 가진 여성밖에 이루지 못했던 호감도 100을 달성하라는 것.
'아니, 이건 진짜 아니지. 내가 왜 저런 좆걸레를 내 여자로 만들어야 하는 건데? 하도 몸뚱이를 함부로 굴리고 다녀서 걸레로도 못 써먹을 여자를?'
[워, 너무 흥분 마십시오. 아직 제 설명이 끝나지도 않았습니다.]
'뒤에 더 있다는 뜻이야?'
[미션명부터 빨아도 걸레가 아니고, 빨면 쓸모가 있다잖습니까? 일단 호감도 100까지 만든 다음, 다시 방생시키는 게 이번 미션의 목표입니다.]
'방생? 다른 놈들한테 분양이라도 하라는 뜻인가?'
[비슷합니다. 단 방생에 조건이 붙습니다.]
'뭔데?'
[방생 대상은 장애인같은 사회적 취약 계층으로 한정됩니다.]
'아니, 이건···.'
자신의 복수심이 하늘까지 통했던 것일까?
도훈은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세라 본인 말로는 누구든 닥치는 대로 가리지 않고 대준다고 했지만, 아무리 그녀라도 절대 상종 않는 상대가 있었다.
바로 전생의 자신처럼 좆이 형편없이 작거나, 혹은 노숙자나 장애인처럼 성적 매력이 극도로 떨어지는 남성들이었다. 누구라도 비위생적이고, 비정상인 사람과는 섹스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
미션은 그녀가 그런 사람들을 위해 걸레로서의 소임을 다하게 만드는 내용이라 볼 수 있었다.
[역시나 무리겠죠? 아무리 그래도, 전 마누라의 절친을 그렇게 처절하게 굴리는 건···.]
'아니. 무조건 받는다.'
[예?]
'걸레도 나름 쓸모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 자신의 성욕만 채 우지 말고 사회적으로 거세당한 취약 계층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라는 훌륭한 의도가 돋보이는 미션이잖아? 이걸 거부하면 안되지.'
[저, 정말로 괜찮습니까?]
'안 괜찮을 건 또 뭔데? 미션 조건이 까다로운 걸 보니 보상도 상당할 것 같은데?'
[흐음, 보상 부분은 미처 설명을 못 드렸군요. 주인님 예상대로 미션 성공시 굉장한 아이템이 제공됩니다.]
'뭔데?'
[바로 처녀의 성수입니다.]
'성수? 먹는 물? 근데 왜 처녀지? 설마 성수가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장만석의 성수처럼.'
[아닙니다. 처녀의 성수는 주인님이 직접 마시는 아이템이 아닙니다.]
'그럼?'
[해당 아이템은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복용하면 처녀시절 몸 상태로 되돌려주는 기적의 영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분적 환골탈태랄까요?]
'그냥 처녀막 재생수술아니야?'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됩니다. 한 번도 섹스를 한 적이 없었던 몸 상태로 온전히 원상복구 시키는 것이니까요. 처녀막 재생술은 찢겨진 처녀막을 재건할 뿐이고요.]
'호오. 걸레 중에 대걸레를 공략해내면 처녀막을 완전히 재생시킬 수 있는 성수를 준다는 거네? 뭔가 아이러니한 보상이군. 역발상이랄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션을 정말 받아들이시겠습니까?]
'기한은?'
[보름입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보름 안에 이 년을 내 전용 좆집으로 만들어 호감도 100까지 쌓은 다음, 제 힘으로 딸딸이 치는 것도 버거워하는 장애인에게 분양시키면 된다는 거잖아?'
[다소 과격한 해석이긴 하지만 대충 비슷합니다. 분양이라는 단어는 너무 자극적이니, 성봉사 사역을 일임케 한다고 하죠.]
'걸레도 쓸모를 다할 수 있게 하는 미션이라니···.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네. 무조건 받아야겠다. 좋은 일이니 돈을 주고서라도 해야 할듯.' 도훈은 미션 내용이 마음에 드는지 씩 웃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란 죗값도 치르면서, 남들에게 피해를 안 주는 방향이 어야만 했다.
그런 면에서 타고난 걸레인 세라에겐 적절한 미션이라 할 수 있었다.
'듣고 보니까, 딱 그거네. 화이트 엔젤.'
[화이트 엔젤이 뭡니까?]
'왜, 일본에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는 직업이 있거든.'
[백의의 천사요?]
'미션에 나온 것처럼 성욕을 스스로 못 푸는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이야.'
[설마 그 봉사라는 게···.]
'맞아. 직접 섹스를 해주는 경우도 있고, 보통은 손으로 빼준다고 하더라고. 사실 물만 주기적으로 빼줘도 성욕 때문에 고통받는 일이 훨씬 줄어든다고 하니까.'
[장애인들도 성욕이 강한가 보군요.]
'말도 마. 자제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욕구 자체가 통제가 안 되거든. 어렸을 땐 크게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2차 성징이 오고 성에 눈을 떴을 때 장애인들은 정말···.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너무 본능적이라 보호자가 나가 떨어질 정도라잖아. 짐승보다 더 감당이 안된다고.'
[호오. 그럼 세라양이 이후 백의의 천사가 역할을 맡게 되는 건가요?]
'그렇지. 좆걸레 같은 년이니, 그 짓을 시켜준다고 하면 신나서 받을지도? 아무튼, 미션까지 받았겠다 본격적인 공략을 시작해 봐야겠군.'
도훈은 곧바로 모텔이 있는 골목으로 차를 꺾었다.
"저기 보이는 모텔로 바로 들어갈게요."
끄덕끄덕.
세라는 잦이를 입에 잔뜩 물고 있어서 대답이 힘든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도훈이 모텔 주차장으로 차를 돌려 들어가자 그제야 오랄을 중단한 세라가 걷어 올라간 치마를 정돈하며 자리에 앉았다.
"하아, 하아-. 나 대충은 알 것 같아."
"뭘요?"
"아까 그 여자애가 왜 너한테 꼼짝 못 했는지. 너 진짜로 대단하구나. 어쩐 이렇게 굵고 단단하니?"
"누나도 마찬가지로 꼼짝 못하게 될 거에요. 기대해요."
"그런 말 마. 벌써부터 하고 싶어지니까. 모텔 다 도착 한거지?"
"네."
"그럼 내리자."
두 사람은 모텔 주차장에서 내려 카운터로 향했다.
* * *
"검사 다 끝났는데, 애는 대체 어딜 간거야?"
소변 검사를 마치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지안이 친구인 세라를 찾았다.
대기실에 보이지 않는 친구를 찾아 커다란 병원을 헤매던 그녀는 문득, 그녀가 검진을 받으러 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미친. 설마 진짜로 나랑 소개팅하기로 한 의사 꼬시고 있는 거야?'
고등학교 시절부터하면 세라와 함께 지낸 시간이 거진 20여년이었다.
친구의 성격을 잘 아는 지안은, 그녀가 처음보는 의사 앞에서도 얼마든지 빤스를 내릴 수 있는 여자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 진짜, 하필이면 클럽하고 관계 있는 병원에서 그 사달을 내면 내 입장이 뭐가 되겠냐고!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세라가 젊은 비뇨기과 의사와 거사를 치르고 있다고 판단한 지 안이 조심스럽게 병원 직원에게 물었다.
"혹시···. 진료 끝나려면 아직 멀었나요?"
"네? 누구 말씀하시는지."
"저랑 같이 온 친구요. 아까 검진하러 간다고 하던데···."
"아, 혹시 윤세라 분 친구분이세요?"
"네. 같이 왔어요."
"잘 됐네요. 아까 결제하신다고 지갑을 저희한테 맡기시곤 안돌아오셔서 난처한 상황이었거든요. 번호도 몰라서."
"세라가 벌써 나갔어요? 진료가 다 끝난 건가요?"
"진료는 한참 전에 끝났어요. 의사 선생님 뵙고 바로 나가셨으니까."
"아니 그럼···. 애가 대체 어딜 간거지?"
"일단 지갑 챙겨드릴게요. 친구분께 꼭 좀 전해주세요."
"아, 네."
세라의 지갑임을 확인한 지안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세라의 폰이 꺼져있는지, 연결이 되지 않고 사서함으로 안내가 되었다.
-전화기가 꺼져있어, 사서함으로 연결 되오니···.
"뭐야? 설마 지금 폰을 꺼둔 거야?"
지안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가 전화를 꺼놨다는 것은, 필시 남자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 이 미친년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지안은 어이가 없어 병원 접수처 앞에서 씩씩거렸다. 아무리 남자에 미쳤어도, 같이 병원에 와놓고 홀랑 전화기를 끈 채 잠적해 버리는 것은 도를 넘는 행동이었다.
'병원 끝내고 같이 쇼핑하러 가기로 해놓고 혼자 어디로 내뺀거야? 진짜 다시 만나기만 해···.'
어이없던 하던 지안은 문득 자신의 손에 세라의 지갑이 들려있는 것을 보더니 씩 웃었다.
'그래. 넌 친구보다 남자를 택했다 이거지? 그럼 나도 네 남편돈으로 쇼핑이나 실컷 지르지 뭐. 잘 됐네. 안 그래도 클럽 모임에 입고 나갈 속옷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고맙다, 세라야.'
다시 기분이 좋아진 지안은 검사 결과를 혼자 기다리며 셀쭉거렸다.
* * *
'지금쯤 윤하 그년 지랄지랄하고 있겠지?'
모텔에 도착한 순간 전원을 꺼버린 세라는 검은 폰 화면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지금은 친구보다 도훈에게 더 집중할 시간이었다. 괜히 중간에 통화라도 연결되었다간 의리없이 혼자 자길 버려두고 갔다고 길길이 날뛸 게 분명했다.
무엇보다, 타이밍상 도훈과 섹스를 할 때 전화벨이 울릴 게 뻔한데 그렇게 되면 통화를 받아도 문제 안 받아도 문제였다.
혹시나 지안과 통화를 했다가 눈치 빠른 그년이 모텔 로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일만 복잡해질 뿐이었다.
대물에 환장을 하는 지안의 성격으로 볼 때, 자신이 겨우 꼬신 젊은 대학생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든 것이다.
'···분하지만, 남자들이 나보단 지안이를 더 맛있어 하니까.'
어렸을 땐 가끔 섹파를 공유하거나, 서로 돌려 먹은 적이 있었지만 나이 든 이후 세라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남자의 경우엔 절대 지안에게 소개해주지 않았다.
남자들이 이상하게도 자신과 섹스하는 것보다, 지안과 하는 것에 훨씬 만족해 했다.
한번은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대놓고 물어본 적도 있었는데, 남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세라 너랑 하는 것도 물론 좋지. 근데, 윤하씨는 진짜···. 와우, 타고난 명기라고 해야 하나? 아주 거기를 쪽쪽 빨아들이는데 미쳐버릴 것 같더라고.
섹스를 즐기고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지안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타고났다.
바로 남자를 미치고 환장하게 만드는 명기.
허벌에 가까운 자신과 지안을 동시에 비교하면 도저히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
'흥, 나로선 어쩔 수 없어. 도훈이는 나 혼자 몰래 먹을 거야.'
꺼져버린 폰을 가방에 구겨 넣은 세라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오자마자 갑자기 쉬가 마려웠는데, 도훈이 차안에서 하도 쑤셔대서 요의를 느낀 것이었다.
화장실 밖으로 나온 세라가 창가에 앉은 도훈에게 말했다.
"모텔도 조촐하니 나름 좋다 애."
창밖을 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던 도훈이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끄며 대답했다.
"모텔은 별로 안 다니나 보네? 매일 출석도장 찍을 것 같더니."
"굳이 고르라면 난 모텔보단 호텔을 더 선호하긴 해."
"그럼 호텔로 가자고 하지."
"됐어. 괜히 돈만 아까워. 난 상대만 마음에 들면 장소는 딱히 상관없는 편이라."
"그럼 다행이고."
"나도 담배 한 대만 줄래?"
"피울래?"
도훈이 담배를 건내자 손가락 사이에 필터를 끼운 세라가 웃으며 말했다.
"근데 되게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다 너?"
"왜? 꼰대처럼 나이 어리다고 존댓말 바라고 그러는 거야?"
"그건 아닌데. 편할대로 해."
"난 원래 섹스하는 사이에는 존댓말 안 써."
"그래. 좋은 게 좋은 거지."
세라가 담배를 물더니 머리가 핑 도는지 갑자기 이마를 짚었다.
"읏, 이거 무슨 담배야? 왜 이렇게 독해?"
세라가 담배를 확인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필터 쪽에 별다른 상표가 보이지 않았다.
"이거 뭐야? 왜 이름이 없어?"
"말아피는 담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