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997화 (1,977/2,000)

1997. ex wife-72-

도훈이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조폭 행동대장인 민수였다.

민수는 최근 자신이 데리고 있던 김비서를 도훈에게 무상 임대(?) 해줄 정도로 도훈과는 막역한 사이였다.

"안녕하세요, 민수씨.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도훈씨께서 무슨 일로? 혹시 저희 김비서가 무슨 잘못이라도?

"아뇨. 김비서는 늘 그렇듯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개인적 부탁 드릴 일이 있어서요. 번번이 부탁드려서 미안합니다."

-별말씀을요. 안 그래도 감사 인사 차 전화 드리려고 했습니다.

"감사인사라뇨? 저한테요?"

도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들어 민수에게 감사 받을 만한 일을 한 것이 없었던 것.

-왜 지난 번, 호빠 마약 건 있잖습니까. 그때 도훈씨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지도 모르니, 적당히 뒤로 빠져 있으라고 해서 깊이 관여를 안 했거든요. 근데 부산쪽 조폭 애들 말 들으니 이번에 경찰에서 대대적으로 소탕 작전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하마터면 저희까지 엮일뻔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뭐, 저희야 마약 같은 것에는 절대 손도 안대지만, 괜히 조폭이라고 같이 엮이면 무척 피곤해지는 일이라. 그거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근데 어떻게 먼저 아셨습니까?

도훈이 대충 둘러댔다.

"경찰에 연줄이 있어서 우연히 들었습니다."

-이야, 역시 도훈씨는 노는 물이 다르시군요. 이번 소탕 작전은 극비로 진행되었다고 하던데···. 굉장히 높은 쪽에 줄이 닿아 있나 봅니다?

"아무튼 오늘은 그걸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개인적인 부탁을 ···."

-편하게 말씀 하십시오. 도훈씨 부탁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사람 성가시게 구는 사채업자가 하나 있는 것 같은데, 처리 좀 부탁드립니다."

-사채 업자요?

도훈이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업체의 이름과 은정의 이름을 언급하자 민수가 물었다.

-혹시 빚이 얼마나 됩니까?

"1억 정도입니다."

-그 정도면 그냥 제가 대신 갚아드리는 게 어떻습니까? 얼마 안되는 금액가지고 괜히 실력 행사를 해서는 면이 서질 않을 것 같은데요.

"돈이 문제였으면 제가 직접 해결했을 겁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사정이 있나 보군요. 그럼 놈들한테 원금만 받으라고 전달하면 되겠습니까?

"네. 가능할까요?"

-잠시만요. 아까 업체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행복 일수라고···."

-5분 안에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5분이요? 그렇게 빨리요?"

-하하, 일수쪽 애들은 어차피 서로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기 자본으로 사업하는 게 아니니까요. 아무튼 5분 내로 놈들에게 직접 연락이 갈 겁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번번이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도훈씨 자리는 늘 준비되어 있습니다. 언제든 말씀만 하십시오.

"네, 뭐. 아무튼 고맙습니다."

통화를 마친 도훈이 은정을 쳐다보며 말했다.

"통화 내용 들었지? 5분 내로 대부업체 쪽에서 연락 올 거야."

"저, 정말인가요? 원금만 갚아도 된다는 게?"

"못 믿겠으면 기다려봐. 곧 알게 되겠지."

"으, 으음···."

은정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자기랑 나이 차도 얼마 안날 것 같은 어린 청년이, 이렇게 간단히 사채업자와 관련된 일을 처리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심지어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무슨 조폭같은 사람과 연락을 하는 것 같았는데, 어린 시절 양아치와 자주 어울렸던 은정은 조폭이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고 있었다.

중,고등학생 때 조폭이 되겠다고 설치던 친구들은 조폭은 커녕 대부분 배달의 기수로 거듭나 딸배로 활약 중이었다. 몇몇은 전국의 공사판을 전전하며 막노동을 뛰고 있었다.

그나마 잘 된 케이스는 군대에 가더니 나름 적성에 맞아 부사관에 말뚝을 박은 정도. 오히려 절도 등의 잡범죄로 교도소로 끌려가지 않았으면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양아치에서 조폭이 되는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잘 아는 은정으로서는 도훈이 현역 조폭과 끈이 닿아있다는 게 믿을 수가 없었다.

'설마 내 앞에서 뻥치는 거 아니겠지?'

은정은 그 상황에서도 도훈이 자신을 기만하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그가 겪어 온 남자들은 대체로 허풍이 심해서, 누굴 안다고 떠드는 걸 과시하는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5분 후 빚 독촉을 하던 사채업자에게서 진짜로 연락이 오자 은정은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도훈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은정이 사채업자의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조은정씨죠? 오늘 이후부터 원금만 갚으시면 됩니다.

"저, 정말요? 거짓말 아니죠?"

-···저는 분명 전했습니다. 앞으론 회사 앞으로 찾아가지도 않을테니, 여유 되실 때 천천히 입금 부탁드릴게요. 그럼 전 이만.

통화를 마친 은정은 거듭 통화 목록을 확인했다.

하루에도 몇번씩 빚독촉을 하며 사람을 성가시게 했던 번호였기에 뒷자리만 봐도 노이로제가 걸릴것 같은 그 번호가 틀림없었다.

은정은 꿈을 꾸는 기분에 어안이 벙벙한 채 도훈에게 물었다.

"대, 대체 어떻게···."

"그럼 해결 된 거지?"

"어, 어떻게 조폭하고 아세요? 혹시 그럼 도훈씨도···."

은정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가정은, 평범한 대학생처럼 보이던 도훈이 실은 조폭이라는 것.

그러고 보니 몸도 지나치게 좋고, 싸움도 잘해보였다. 특히 자신을 겁박할 때 쏘아대는 살기는, 농담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이었다. 그런 눈빛은 정말로 사람을 죽여 본 사람이나 뿜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기도였다.

"내가 조폭이냐고? 그러면 뭐 얘기가 달라지나?"

"아, 아니요.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들었겠지만, 원금은 일부러 남겨두었어. 넌 이제부터 성실히 일해서 열심히 남은 빚을 갚아 나가도록 해. 안 그러면, 두번 다시 이런 기회는 없을 거니까."

"아···, 네, 넵!"

은정은 갑자기 도훈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해졌다.

자신은 여의사와의 불륜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도훈은 오히려 그런 자신의 가장 큰 고민을 일시에 해결해 준 것이었다.

이자만 계속 불지 않으면 삼천 정도는 1년만 고생하면 충분히 갚을 수 있는 정도였다. 그녀가 범죄에 까지 손을 대려고 했던 이유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고선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늪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젠 스스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도훈에게 고마움을 느낀 은정이 불쑥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흐, 흑. 정말 고마워요. 이 고마움을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 할지···."

"참나. 너 예뻐서 도와준 거 아니니까 감사 인사 같은 거 하지 마."

"···예?, 예?"

"돈 문제 때문에 혹시 나중에라도 희경 누나한테 지분거리면 나까지 피곤해 지니까 해결해준 것 뿐이야.."

"아···. 저, 절대 안 그래요. 저도 깊이 반성하고 있어요."

[별일이 다 있군요. 주인님이 상관도 없는 여자를 호의로 도와주시다니.]

'원래 그럴 생각까진 없었는데, 갑자기 불쌍하더라고. 오죽하면 사람을 협박까지 하려고 했을까하고.'

[언제는 빚을 지게 된 것은 본인 과소비가 책임이라면서요?]

'그건 맞지. 하지만 사람은 자기가 잘못한 만큼 벌을 받아야지.

3000을 1억까지 불려 먹은 건 놈들도 선 넘었지.'

[흐음, 그나저나 민수에게 또 신세를 지게 되었군요. 괜히 조폭이랑 자주 엮이면 곤란한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말이야. 나도 이런 부탁하기 싫은데, 민수가 나한테 너무 잘해줘서 걱정이야.'

[주인님을 영입하고 싶어하는 민수의 마음은 진심인 것 같습니다.]

'그거야 뭐···. 어? 이 여자 뭐지?'

그때 무릎을 꿇고 있던 은정이 갑자기 도훈의 다리 사이로 들어오더니 바지 지퍼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

"너 뭐해?"

"···아까 몸으로 때우라셔서."

"참나. 됐어. 그냥 해본 말이야. 그만 해."

"네?"

"네가 갑자기 협박하고 짜증나게 해서 나도 그냥 홧김에 던진 거라고. 무슨 몸으로 때워?"

"아니에요. 그래도···. 제가 지금 해드릴 수 있는 게 이것밖에는···."

도훈의 만류에도 은정은 멈추지 않고 지퍼를 내리더니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도훈은 더 이상 말리지 않고 가만히 은정의 행동을 지켜 보았다.

[진심 아니죠?]

'뭐가?'

[홧김에 했다는 말이요. 아깐 분명 진심이지 않았습니까?]

'네가 내 진심을 알아?'

[흐음, 괜히 역으로 협박한 게 신벌로 걸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말돌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제 기분 탓이겠죠?]

'응, 기분탓이야.'

[주인님은 가끔보면 참으로 영악한 구석이 있습니다. 아까 신벌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말장난을 하신 부분도 그렇고요.]

'오해라니까?'

[그러면서 은정양은 절대 말리지 않으시는 군요.]

'말려도 말을 안 듣는데 별 수 있나.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신사의 태도는 아니거든.'

[신사같은 소릴!]

"허, 헉! 이, 이게 뭐예요?"

도훈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 넣던 은정은 물건의 묵직함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도저히 예상치 못한 대물이 안에 들어있던 것이었다.

"뭐긴? 비뇨기과에서 자주 보던 거 아니야?"

"아, 아니 잠시만요."

은정은 팬티 안에서 겨우 도훈의 잦이를 밖으로 끄집어 냈다.

반쯤 발기 된 대물은 한눈에 보아도 엄청난 사이즈를 자랑했다.

어려서부터 발랑까져 남자를 많이 겪어 온 은정이었지만, 이렇게 큰 물건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호, 혹시 우리 병원에서 수술하셨어요?"

"엥? 수술이라니? 수술이 이렇게 키울 수 있어?"

"그, 그건···."

은정은 간호사는 아니었지만, 병원 코디 일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었다.

성기 확대수술은 두께를 늘리는 수술이지 길이를 연장하지 않는다.

물론 억지로 성기 길이 자체를 늘리는 수술은 있지만, 여러 이유로 의사들도 추천하지 않는다. 그것은 무척 위험한 수술일 뿐더러 설사 늘린다고 해도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옆으로 두께를 늘리는 쪽이 수술 이후 만족도가 높았다.

"아, 아뇨. 불가능해요."

"잘 아네. 이건 자연산이야."

"세, 세상에···."

비뇨기과 코디네이터인 은정은 도훈의 대물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닫고 불쑥 음심이 치솟았다.

'그럼 임선생님은 아까 병실에서 이런 대물을 받아냈던 거야?'

사실 은정은 밖에서 엿들을 때 단순히 녹음만 한 것이 아니었다.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녹음하면서 같이 듣다보니, 도훈의 섹스킬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때도 물건이 크기보단 단순히 섹스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훈의 대물을 눈 앞에서보니 임희경이 왜 그렇게 격렬한 교성을 쏟아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아···. 말도 안 돼. 김 선생님의 두 배는 되는 거 같아.'

김 선생은, 작년에 대물 비뇨기과에 합류한 총각 의사였다.

대부분 전문의들이 40이 훌쩍 넘은 유부남인 것과 달리 김선생은 30대 초반밖에 안되는 나이에 젊은 총각이었다.

듣기로는 군면제를 받아 남보다 전문의를 일찍 땄다고 하던데, 그래서 병원에 근무하는 여 간호사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잘생긴 것도, 그렇다고 키가 큰 것도 아니었지만 30대 초반에 총각전문의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간호사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것이었다.

간호사 뿐만 아니라, 원무과에서 일하는 행정직원이나 심지어 병원 아래 약국에 있는 처녀 약사들도 관심을 보였다.

당연히 병원 코디인 은정 역시 김선생에게 추파를 던졌고, 최근들어 은정은 마침내 김선생과 비밀스러운 관계를 맺게 된 것이었다.

사귀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날 때 몇번 모텔에 들렀는데 그때 본 김선생의 물건은 평범한 편이었다. 안과 의사라고 눈이다 좋지 않듯, 비뇨기과 의사라고 물건이 다 실하지는 않다며 속으로 아쉬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이라도 그만 두라고. 마음만 받을 테니까."

"임선생님 때문에 그러세요?"

"뭐?"

"임선생님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서 마음에 걸리신 거라면 ···."

"푸하하, 뭐라는 거야. 뭔가 오해하나 본데, 나랑 임희경 선생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아니라고요?"

"그냥 특별 검진 왔다가···. 아니다. 내가 너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그럼 저랑도 아무 상관없는 거 아니에요?"

"상관없다니?"

"마음에 걸리시는 게 아니면, 저랑도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은정이 갑자기 대물을 손으로 잡더니 입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도훈은 밀어낼 생각은 못 하고 난처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아니, 이러면···."

쫍쫍!!

어설픈 임선생의 오랄과는 차원이 다른 실력이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