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 ex wife-32-
* * *
남녀 사이엔 이상적인 사이즈라는 게 있다.
가령 극단적인 장신 여성과, 단신 남성의 섹스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일단 서로의 사이즈에서 불만족스러울 가능성이 크고, 할 수 있는 체위도 제한된다.
대체로 남자의 키가 여자보다 10~12cm 가량 큰 경우를 이상적으로 보는데, 이 조합은 어떤 체위도 무난한 소화가 가능하고, 서로 사이즈도 얼추 맞다.
하지만 반대로 남자가 엄청난 거구인데, 여자는 중학생 정도의 체격이라면?
그건 일방적인 강간처럼 보일 정도로 폭력적이다.
안 맞는 구멍에 억지로 끼우는 것도 그렇지만, 남자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여자를 휘두를 수 있어서이다.
키가 185에 달하는 도훈과, 160에 불과한 효민의 섹스가 딱 그런 모습이었다. 대물을 과시하는 도훈이, 조그만 효민을 이러저리 따먹는 모습은 일종의 성적 학대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읏, 히끅, 오, 오빠아!"
겉보기엔 도훈에게 인정사정없이 따먹히는 모습이었지만, 효민은 어느때보다 고양감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마치 항거할 수 없는 힘에, 억지로 떠밀리는 폭압적인 섹스에 강한 판타지가 있는 것처럼 도훈 역시 효민을 따먹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가학성이 올라왔다.
"뒤로 돌아."
소파 위에서 뒤치기 자세를 취하는 효민을 향해 도훈이 거칠게 밀어 붙였다. 그의 물건이 깊숙이 들어 박히자 가냘픈 효민의 몸이 모래성처럼 무너지며 소파 쿠션에 철푸덕 얼굴을 처박았다.
도훈은 그 와중에도 멈추지 않고 힘차게 대물을 때려 박았다.
퍼억- 퍼억!
[주인님. 너무 거친 거 아닙니까?]
'그렇게 보이긴 하지? 걱정마 나름 조절하고 있으니까.'
[연약한 효민양을 지나치게 터프하게 대하시는 건 아닌지.]
'맞아. 효민이가 그걸 더 좋아하는 거 같아서.'
[효민양이요?]
'작은 여자들이 큰 남자에게 끌리는 이유랄까?'
[그게 뭔데요?]
도훈이 빠르게 잦이를 쑤셔 박으며 대답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짝을 원해. 돈이 얼마 없는 여자는, 부자인 남자에게, 잘생긴데 싸가지가 없는 남자는, 심성이 착하고 헌신적인 여성에게 끌리지.'
[일종의 보상심리 같은 건가요?]
'그렇다고 봐야지. 스스로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이야.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걸 가진 이성을 자신의 파트너로 삼는 거.'
[호오, 그렇다면 체격이 작은 효민양에겐 덩치 좋은 주인님에게 끌릴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 주변에 잘보면 의외로 그런 커플이 많아. 남자는 훌쩍큰데, 여자는 반대로 평균보다 작은 경우. 이런 조합은 반대보다 섹스가 잘 맞는 편이지.'
[하지만 너무 폭압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좋아한다니까?'
[좋아한다고요?]
'사람은 원래 정신적으로 취약한 존재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를 발달시킨 전례만 봐도 알수 있지. 인간은, 거부할 수 없는 힘에 항거하느니 차라리 복종하는 쪽으로 진화했어.'
[그게 무슨 뜻이죠?]
'멋대로 따먹히는 걸 거부하느니, 오히려 즐겨버린다는 뜻이야.
은근히 그런 식으로 휘둘리는 걸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아. 효민이도 살짝 그런 과이고.'
[오호.]
실제로 효민은 사정없이 당하는 것 같은데도,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이었다. 오열하듯 신음을 토해내면서도 밑에선 하염없이 씹물을 줄줄 흘렸다.
"흐아앙, 오, 오빠···. 나 너무 좋아요."
"좋아? 어디 그럼 이번엔 네가 직접 움직여봐."
"네?"
도훈이 뒤치기 자세에서 효민의 허리를 잡고 번쩍 위로 들어올렸다.
가벼운 효민이 장난감 인형처럼 그대로 뽑혀 올라왔다.
"꺄아!"
도훈은 그대로 소파에 등을 기대며 반쯤 눕듯 앉았다.
마치 왕처럼,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오만방자한 자세였다.
도훈은 자신의 허벅지 위에 효민을 앉히더니, 그녀가 등을 보이고 자신의 위에 눕도록 했다.
"아, 아아."
"네가 위에서 해."
"해, 해볼게요."
효민 역시 가랑이를 활짝 벌리고 도훈의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뿌리까지 삽입되는 잦이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음탕한 체위였다.
"하읏!"
효민이 거꾸로 올라탄 채 골반을 위아래로 흔들어 대자 도훈이 그녀의 젖가슴을 뒤에서 꽉 쥐어짜며 상체를 안정시켰다.
"잘하는데? 더 빠르게."
"흐읏, 흐읏, 하응, 오빠, 하윽!"
자칫 삽입이 풀릴 수도 있는 체위였지만, 워낙에 출중한 도훈의 길이(?)로 그럴 위험은 적었다. 도훈의 위에 올라탄 채 허리를 흔들어 대는 효민은 극도의 쾌감에 눈동자가 살짝 풀릴 지경이었다.
"아앙, 아아아앙! 너무 좋아요, 오빠. 너무 보고 싶었어."
"그렇게 좋아?"
"나, 진짜, 오빠 아니면 안된다니까요?"
"내가 다른 여자 만나도?"
"괜찮아요. 오빠 하고 싶은대로 실컷 만나세요. 그냥 시간 비실 때 가끔···. 오빠 전용 육변기로 써주시면 돼요. 흐아앙!"
온갖 음탕한 말을 쏟아내는 효민을 보며 도훈은 속으로 무척 놀랐다.
'이야, 완전히 작정했구나, 효민이도.'
[원래 저런 성격이었습니까? 효민양이?]
'저런 말은 가끔 했지. 자긴 섹파라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그런데 육변기 발언은 조금 충격적이군. 이건 뭐, 정액받이를 자청하겠다는 거잖아.'
[혹시 효민양이 그럼···.]
'맞아. 나한테 복종선언을 하려고 찾아 왔다고 봐야지. 효민이는 완전히 노선을 정한 것 같아.'
[어떤 노선이요?]
'8선녀 중에서 가장 낮은 서열이라도 상관없으니, 나에게 몸과 마음을 모두 바치겠다는 충성 선언같은.'
[아니···.]
'확실히 이건 효민이 답다. 주제 파악 빠르고, 상황 판단은 기민하게, 누구보다 먼저 자기 포지션을 잡은 거야.'
[그런데 왜 하필 지금 타이밍일까요?]
'응?'
[효민양의 말에 따르면 이미 한달 전에 주인님이 1학년 여학생들 전부랑 만난다는 걸 알아챘다지 않았습니까? 왜 그 전까지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을까요?]
'음. 이건 나도 추정인데 효민이도 어쩌면 고민했을 것 같아. 나 같은 바람둥이랑 계속 관계를 지속하는 게 맞는가 하는.'
[그런가요?]
'생각해봐. 내가 섹파로 둔 어떤 여자가 다른 남자 7명하고 따로 자고 다니는 걸 알았어. 그걸 처음 알았을 때 충격이 얼마나 크겠어?'
[주인님이면 그 일곱명을 다 때려 눕히지 않았을까요?]
'아니. 뭐하러 남자들하고 싸워? 더러워서 손절하고 말지. 아무나 다 대주는 년을 만날 필요가 없는데?'
[그건 너무···.]
'알아 나도. 내가 내로남불이라는 거. 근데 섹파를 여덟명이나 거느린 여자를 만나는 건 도저히 못 할 것 같아.'
[그래서 효민양이 고민했던 거군요. 주인님이 난잡한 줄은 알았지만, 여성 편력이 상상 이상이라서요.]
'맞아. 그것도 다 자기 동기들하고 엮여있으니 자칫하면 서로 케미 다 깨지고 학과가 난장판이 될 수도 있잖아.'
[호오.]
'그 고민을 한달 가량 하다가, 오늘 연두랑 나연이가 정음이를 두고 얘기하는 걸 보고 마음을 굳힌 것 같아.'
[주인님에게 완전히 복종하기로요?]
'응. 효민이의 장점 중 하나는 자존감이 낮다는 거야. 내 남자는 나랑만 해야해. 이 마인드가 가장 낮은 애라서, 이 상황에서 그냥 즐기는 쪽으로 결정을 해버린 거야. 그래서 악성 루머를 미연에 차단한 거고.'
[그나마 다행이군요. 주인님의 바람기를 효민양에게 들킨 게요.]
'근데 좀 이상한게 있어.'
[네?]
'효민이가 우리집 밖에서 감시하면서 다른 여자들이 드나드는 걸 목격했는데, 왜 충돌 경보가 안 울렸을까? 원래 그 상황이면 울려야 하는 거 아닌가?'
[음, 그건 주인님이 어장관리 어플의 충돌 경보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오해 같습니다.]
'내가 뭘 오해해?'
[가령, 주인님이 강민주 조교와 학과사무실에서 오피스 섹스를 하러 간다고 가정해보죠.]
'어.'
[하지만 주인님이 학과 사무실에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하는 다른 여학생들은, 주인님이 설마 그곳에서 섹스를 한다고는 상상할 수 없겠죠.]
'아.'
[충돌 경보는 정확하게 주인님이 섹슈얼한 상황에 있을 때, 상대가 진입하려는 케이스에만 발동합니다. 단순히 밖에서 집안으로 누가 드나드는지를 확인하는 정도로는 경보가 발동되지 않는다는 거죠. 즉, 효민양이 담을 뛰어 넘어 주인님이 다른 여학생들과 섹스하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에는요.]
'으음. 알것 같아.'
[즉, 직접적으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게 아니면, 주인님이 학과사무실에서 민주양과 섹스를 하고 있을 때 사범대 건물로 들어오는 여학생들 한명한명마다 경보가 울렸겠죠.]
'이해했어.'
"하읏, 흐읏, 오, 오빠, 나, 갈 것 같아요."
도훈이 로시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도 효민은 혼자 미친듯이 허리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절정에 달한 효민이 온 몸을 부르르 떨더니 금방이라도 고꾸라질 것처럼 경련을 일으켰다.
"내가 마무리 할게!"
도훈은 혼자 열심히 뒷방아를 찧어 댄 효민을 기특히 여겨, 피니시는 직접 해주기로 결심했다. 한줌도 안될 것 같은 효민의 갸냘픈 허리를 두손으로 붙잡은 도훈이 절구질을 하듯 밑으로 쿵쿵 찍기 시작했다.
쿵- 쿵!
"흐악!"
나무를 뿌리 째 뽑는 것처럼 사람을 위로 번쩍 들었다가 밑바닥까지 내리 꽂는 수법에, 효민이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도훈은 사정을 봐주지 않고, 미친 듯이 절구질을 이어갔다.
사정을 위해선 속도를 올려야하는 것이었다.
쿵쿵쿵!
"흐앙, 학, 오빠, 하윽!"
효민이 직접 위에서 요분질을 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박력이었다.
도훈은 말 그대로 떡방아질을 하는 것처럼 매섭게 내리찍었다.
효민의 가벼운 몸은 위로 번쩍 아래로 쿵떡 사정없이 휘둘리며 장난감처럼 멋대로 굴려졌다.
"흐앗, 하읏, 하아아앙! 오, 오빠아아아아앙!"
쿵쿵쿵쿵!
가랑이가 180도 가까이벌어진 효민은, 문자 그대로 밑이 뻥 뚫리는 듯한 착각이 들 지경. 허리 아래로는 자신의 몸이 아닌 것처럼, 감각이 없어지며, 사방이 위아래로 정신없이 흔들렸다.
"흐앗, 흐읏, 흐으으읏, 끄아아아아아앙!!!!!"
효민이 눈동자를 까뒤집으며 흰자만 드러낸 순간, 사정감이 밀려온 도훈이 그대로 효민의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울컥-!
한 바탕 정액을 쏟아낸 도훈이 효민을 끌어 안고 소파 뒤로 쓰러졌다. 사정으로 줄어든 대물이 뽑혀 나오자, 마개가 뚫린 병에서 물이 흘러나오듯, 끈적한 정액이 주륵 밑으로 쏟아졌다.
"하아- 하아···. 오, 오빠 역시 최고."
효민은 그 말을 끝으로 기절하듯 쓰러졌다.
* * *
섹스를 마친 두 사람은 대충 정리를 끝내고 2층의 테라스로 올라왔다.
섹스 후 늘 담배가 당기는 도훈을 배려한 처사였다.
"어우, 오빠. 이거봐요. 제대로 걷지도 못하잖아요."
효민은 밑이 뚫린(?) 충격이 컸는지 포경 수술을 한 초등학생처럼 다리를 벌린 후 엉거주춤 걸었다.
"미안. 혹시 아팠어?"
"아뇨, 좋았어요. 오빠 말대로 오랜만이라 그런가 봐요. 처음엔 잘 들어가지도 않았던 걸 보면."
효민은 도훈이 괜히 미안해할까봐 배시시 웃으며 그의 옆에 섰다.
"거기 있으면 담배 냄새 날 텐데···."
"괜찮아요. 그냥 옆에 서 있을게요. 저 신경 안쓰셔도 돼요."
효민은 도훈에게 뭐든지 맞춰주겠다는 기세였다.
8선녀 최약체의 처절한 생존 본능에, 도훈은 속으로 갸륵한 마음이 들었다.
'효민이도 참···.'
[정말 상대가 미안해질 만큼 저자세군요.]
'어쩌면 그게 매력일지도.'
[네?]
'계속 저렇게 헌신적으로 대하다 보면, 나도 마음을 쓸 수 밖에 없거든. 효민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일수도 있다는 거야.'
[하긴. 어떻게 보면 또 그렇군요.]
'아무튼 효민이가 있어서 다행이야. 학과 내에서 이상한 소문이 퍼지지 않게 방패막이를 해주니까. 여론을 호의적으로 이끌어주면, 다들 의심은 못 하겠지.'
[하지만 언제까지 진실을 덮을 순 없을텐데요? 또 모든 여자들이 효민양처럼 자존감이 낮지도 않을테고요.]
'뭐, 졸업할 때까지만이라도 잘 숨기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내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방출해 주는 수밖에.'
[방출이면···.]
'하렘에 동의하지 않는 멤버는 결국 쳐낼 수 밖에 없다는 거야.
그게 누구든지.'
[하-. 주인님도 참. 처음 환생하셨을 때하곤 정말 많이 달라지셨군요.]
'내가? 아닌데? 똑같은데? 어디가 달라져?'
[···아닙니다.]
'싱겁기는. 어우, 그나저나 시간도 남는데 새로운 미션 같은 거 안 주어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