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952화 (1,932/2,000)

1952. ex wife-27-

* * *

"저기 학떨목에 도훈 오빠 아니야?"

"어? 정말이네? 오빠 지난 주 결강했다지 않았어? 다시 학교 돌아 왔나 보구나!"

국성대 사범대 캠퍼스 안.

수많은 사범대생이 드나드는 길목이다 보니, 체육교육과 1학년여학생들도 자주 지나치는 곳이었다.

나연과 연두는 점심 식사 후 다음 수업으로 이동하는 중 학떨목벤치에 있는 도훈을 멀리서 발견하고 다가가려 했다. 도훈이 워낙에 키가 크다 보니 50미터 밖에서도 바로 눈에 띄었던 것이다.

"잠깐만, 여자랑 같이 있는것 같은데?"

"여자라고? 누구?"

나연이 가만 보니 벤치에 나란히 앉은 여자가 얼굴을 파묻고 훌쩍이는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뭔가 심상치않은 분위기를 눈치 채고, 다가가는 발걸음을 중단했다.

"뭐지? 분위기 좀 심각해 보이지 않아?"

"설마 도훈 선배···."

학기 초부터 도훈과 함께 스리섬 섹파를 이어온 두 사람이었기에, 도훈의 여성편력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도훈 앞에서 여자가 훌쩍거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당연히 오해할 수 밖에 없었다.

"에이, 아니겠지. 내가 아는 도훈 오빠는 그런 사람 아니야."

"뭘 아니야. 넌 설마 도훈 오빠가 우리만 만난다고 생각하는 거야?"

연두의 반박에 나연은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자세히는 몰랐지만, 도훈이 자신들을 섹파로 두는 것처럼 충분히 다른 여자들과도 비밀스러운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추정하는게 타당한 결론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그렇지만···."

"혹시 임신이라도 시킨 건가?"

"뭐라고?!"

두 사람은 멀리서 도훈을 훔쳐보며 자기들끼리 상상의 나래를 펼쳐갔다.

"말도 안돼. 오빠가 제정신이면···."

"당연히 말도 안 되지. 이제 2학년인데 덜컥 애라도 갖게 되면 인생 완전 꼬이니까. 하지만 도훈 오빠를 붙잡고 싶은 여자가 임신 공격을 했다면?"

"임신 공격이라니?"

"너 모르니? 여자가 남자 발목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임신 공격이잖아. 안전한 날이라고 구라치고 안에 질싸 받아서 확임신해 버리는 거."

"아···."

"원래 가볍게 즐기던 사이라도 덜컥 애가 생기면 남자들은 책임감을 가질 수 밖에 없거든. 저렇게 여자가 울고불고 매달릴 정도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는데?"

"그건 진짜 말도 안 되는데···."

나연이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아··· 도훈 아빠가 애 아빠가 되면 우리하고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나연은 현재 연두와 동거 중 이었다.

그녀는 본래 이성애자 였지만, 바이섹슈얼인 연두의 영향으로 레즈 플레이도 가끔 즐겼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성애자였기 때문에 연두보다 남자인 도훈과의 관계를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런 도훈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른 여자에게 코가 꿰어 자신들과의 관계를 정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초조함이 밀려왔다.

"근데 대체 누구지? 저 여자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그때 벤치에 앉아있던 정음이 고개를 들자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육정음!"

"정음이다!"

"세상에!"

"그러니까 지금 정음이가 도훈 오빠 애를 밴 거야?"

"와, 이건 진짜 충격인데. 정음이 그렇게 안 봤는데."

두 사람은 서로 상상의 나래를 확장시켜 이제 육정음 임신설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 어쩐지 2학기 때부터 과대 맡으면서부터 유독 둘이 가까이 붙어 다닌다 싶더라니···."

"붙어다니다니? 둘이서? 난 한 번도 못 봤는데?"

"몰랐어? 나중에 나도 다른 동기한테 들었는데, 저번엔 출전한 미스터 국성인가? 그 대회 출전할 때도 도훈 오빠가 정음이 따로 코칭해 줬다더라고."

"아, 그거? 정음이도 출전했던?"

"그래. 그때 오빠가 정음이 훈련시켜준다고 단 둘이서 체육관에서 따로 만나고 그랬나봐."

"아니 그럼 둘이 진짜···."

나연은 더욱 우울해진 기분으로 연두에게 투정했다.

"이거 진짜 배신 아니니? 도훈 오빠가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 있지?"

"음. 일단 정확한 사정은 모르니까 좀 더 지켜보자."

"뭘 더 지켜봐? 네 말대로 빼박인데. 그게 아니면 정음이가 왜 벤치에서 저렇게 서럽게 울겠냐고. 정음이가 어디가서 우는 거 봤어?"

"못 봤지."

두 사람은 정음이 중간 시험을 망쳐서 울고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어차피 정음은 체육특기생 자격으로 입학했고, 공부와는 담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동기들 단톡방에서 1학기가 끝나고 성적 얘기가 나왔는데, 그때 밝힌 바로는 정음은 낙제만 겨우 면할 점수로 전체 꼴등을 했던 것이다.

더구나 도훈 앞에서와 달리 동기들 사이에선 늘 씩씩하고 터프한 모습을 주로 보였기에, 그런 정음이 울먹이고 있을 정도면 뭔가 엄청난 일이 터졌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아-. 이건 아니지. 우리에게 말도 안하고···."

"꼭 우리한테 다른 여자 만나는 걸 말할 의무는 없긴 하지. 도훈 오빠가."

"그거야 그런데···. 다른 여자도 아니고 같은 동기잖아. 이제 정음이 얼굴을 어떻게 보니 우리가?"

"얼굴이 아니라 배부르는 걸 봐야 할지도."

"야!"

"어? 둘이 어디 이동하는데?"

"수업 시간인데 둘이 어딜 가는 거지?"

"설마 산부인과려나?"

"산부인과라니?"

"학생 신분에 애를 낳을 순 없으니까 결국 지우려는 거 겠지."

"마, 말도 안 돼!"

"봐. 교직원 주차장 방향이잖아. 도훈 오빠 차 타고 같이 병원가려는 걸 거야."

"하-. 오빠 진짜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무책임하네."

"이게 진짜면 나 오빠 다신 안 볼 거야."

두 사람은 오해를 간직한 채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강의실로 뛰어갔다.

* *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자지!"

도훈은 기가 막혔다.

[주인님이 하신 대사랑은 살짝 다른데요?]

'살짝 다른 게 아니라, 완전히 곡해해서 기억하고 있는데?'

[드립이 아니라 정말로 저렇게 기억한다고요?]

'음, 믿기지 않지만 정음이라면 단어를 선택적으로 바꿔서 기억하는 것도 가능할 듯.'

[정말 상상 그 이상이군요.]

"뭐, 뭐라고?"

"오빠가 그랬잖아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것이라고. 그러니 아직 꺾이지 마세요."

"아니 난 그 말이 아니라···."

빠르게 한 타임 끊으려고 했지만 정음의 저지로 일단 강제로 사정을 중단했다.

"오빠가 힘들면 이제 제가 위에서 할게요. 똑바로 누워봐요."

졸지에 정력 후달리는 오해를 받게 된 도훈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침대에 똑바로 누웠다. 쉽사리 만족을 못하는 정음이 이번엔 도훈의 위로 올라타며 말타기를 시작했다.

"흐읍-!"

"천천히 할게요. 오래해요 우리."

정음은 가볍게 산보를 걷는 속도로 천천히 방아찧기를 시작했다.

밑에 깔려서 보니, 정음의 커진 가슴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이전과 달리 슴부먼트가 극적으로 변해 있었다.

'어우, 젖가슴이 미사일처럼 하늘에서 떨어질 것 같군.'

[주인님 작품입니다. 만족하십니까?]

'물론 그 전에도 아주 작은 가슴은 아니었어. 꽉 찬 비컵이라 딱 보기 좋았지.'

[하지만 지금이 더 좋으시죠?]

'음···.'

[좋으시죠?]

'크흑, 인정.'

[역시 거유 성애자.]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다고. 막 미친듯한 젖소 가슴만 아니면.'

정음이 도훈이 자신을 가슴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상체를 살짝 기울이며 젖가슴을 도훈의 입가로 가져갔다.

"빨아주세요."

"으, 응?"

"오빠가 빨아주면 좋겠어요."

"아, 아니···."

졸지에 젖꼭지를 입에 문 도훈이 주렁주렁(?) 흔들리는 젖가슴을 입에 물고 빨기 시작했다.

[와우, 정음양은 정말 이런 게 매력인것 같습니다. 시작할 때만 해도 부끄러워 하다가 섹스할 땐 화끈하게 반전되는 모습이요.]

'이러니 내가 정음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입으론 젖가슴을 내주고 밑으로는 요분질을 멈추지 않는 정음의 화끈한 서비스에 도훈은 더욱 더 잦이가 단단해졌다.

'으으, 못 참겠다. 감질나서.'

도훈이 정음을 와락 끌어 안더니 그녀를 바짝 엎드리게 만들었다.

"꺄아, 오, 오빠."

"가만 있어봐. 내가 직접 할게."

"직접요?"

정음의 엉덩이를 두 손바닥으로 움켜진 도훈이 침대 밑에서 허리를 위로 들어올려며 올려치기를 시작했다.

퍼억퍼억-!

"흐읏, 핫, 오, 오빠!"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켜 놓고, 있는 힘껏 올려치는 도훈의 스킬에 정음이 바들바들 떨며 자지러졌다.

"흐아앙, 오, 오빠, 너, 너무 좋아요."

"어때? 오랜만에 하니까 더 좋지?"

"네, 그래서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정음도 도훈을 꼬옥 끌어 안았다.

도훈은 그제야 정음이 아까 사정을 지연시킨 이유를 깨달았다.

'아···. 너무 오랜만이라 빨리 끝내기 싫었나 보구나.'

[정음양의 입장이면 그럴 수 있죠. 주인님이야 매일 여자를 바꿔가며 따먹고 다니지만, 정음양은 한달에 한 번 있는 이벤트같은 건데요.]

'한달에 한 번은 아니지.'

[어쨌든 빈도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도훈은 살짝 죄책감을 느끼며, 전력을 다해 정음을 따주기로 했다.

푸욱-! 푸욱-!

사정없이 올려치는 도훈의 폭발적인 허리힘에 정음은 몸의 들썩거렸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질조임을 유지하는 집중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보통 다른 여자였다면 도훈의 폭주 피스톤질에 나가떨어지거나 정신줄을 놓아버릴텐데, 정음은 그 상황에서도 질을 풀었다 조였다 하면서 버텨냈던 것이다.

'호오, 아직까지 멀쩡한데?'

[네? 뭐가 말입니까?]

'정음이 로데오 한 번 태워줘 볼까?'

[로데오요? 그거 날뛰는 황소에 올라타는 경기 말씀이죠?]

'응. 딱 기승위 자세잖아. 정음이가 얼마나 오래 버티는 지 갑자기 궁금해졌어.'

[굳이 그런 궁금증을···.]

'몸 천재의 집중력과 밸런스를 보고 싶어.'

"정음아."

"하읏, 네, 오빠?"

"좀 거칠게 해도 돼? 잘못하면 떨어질 수도 있어."

"전 뭐든 괜찮아요. 오빠 하고 싶은데로 다 하세요."

정음의 운동 신경을 믿은 도훈이 본격적으로 로데오 게임을 시작했다.

엉덩이를 붙잡고 있던 손을 뗀 도훈이 침대 스프링이 나갈 정도로 거칠게 허리를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앗, 아앗, 오, 오빠!"

예상치 못한 흔들림에 정음이 허벅지를 조이며 도훈을 껴안고 버텼다.

"괜찮아?"

"아, 아직은요."

"그럼 좀 더 거칠게."

내공을 활용한 도훈의 신체 능력은 일반인이 상상하는 수준을 아득히 뛰어 넘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튕겨대자, 그 힘만으로 정음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를 정도였다.

어찌나 반발력이 센지, 커다란 대물이 거히 뽑힐 만큼 몸이 들렸다.

하지만 정음은 절대 빠뜨리지 않겠다는 듯, 기가 막힌 균형 감각으로 재빨리 안착하며 떨어지지 않았다.

'어쭈? 진짜로 버티는데?'

[아니 이게 무슨 섹스인지 서커스인지.]

'이러면 나도 오기가 생기잖아?'

도훈이 진심으로 허리를 튕겨댔다.

어찌나 속도가 빠른지 달리는 경주마에 올라탄 충격과 비슷할 정도였다.

흔들흔들!

도훈이라는 종마에 올라탄 정음은 갑자기 전략을 바꾸더니, 온 힘을 다해 조이기를 시작했다. 강한 질조임으로 잦이를 꽉 물어 하체를 고정시키기로 한 것이다.

'오옷, 완전 조이고 있어!'

[설마 안 떨어지려고 거기에 힘을 주는 겁니까?]

'대박인데? 그러니까 조임으로 몸무게를 버틴다는 거야?'

도훈은 정음이 보여주는 묘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예전부터 정음의 조임이 굉장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전력으로 버티는 힘을 보니 그마저도 과소평가 한 것이었다.

"흐아아아아앙!"

정음이 끝까지 나가떨어지 않고 버티자, 도훈이 먼저 포기했다.

"흐아-. 진짜 잘 버티네."

"이, 이게 뭐에요 오빠."

정음은 난데없이 운동 경기를 한 것처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깊어진 가슴골에 땀방울이 송글 맺혀 흘러내리는 모습이 섹시하기 그지 없었다.

"미안. 얼마나 버티는 지 궁금했거든. 너 진짜로 잘하는 구나."

"네?"

"인정할게. 몸 천재 대결은 너의 승리야."

"에이, 뭐에요. 진짜로 저랑 대결하려고 했던 거예요?"

"당연하지. 같은 과 선후배긴 하지만, 같은 운동인으로서 경쟁의식을 갖는게 당연하니까."

도훈의 말에 정음이 풉- 하고 웃었다.

"뭐야, 왜 웃어?"

"귀여워서요."

"내가 귀여워?"

"오빠는 늘 진지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같은 면이 있으신 것 같아요."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군요. 주인님이 어딜봐서 진지하다는 건지.]

'그러게.'

정음이 도훈의 얼굴을 정면으로 내려다 보며 말했다.

"난 오빠한테 이기고 싶지 않아요."

"왜?"

"더 사랑하는 사람이 늘 지는 거잖아요, 원래."

그 말을 하며 정음이 도훈에게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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