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9. 구원회-84-
* * *
"하아, 하아···. 진짜 미쳤어."
"이게 성기사단."
"어떻게 지금까지 저런 애가 있는지도 몰랐지?"
도훈에게 2시간 동안 실컷 빨래질(?)을 당한 세 여자는 완전히 탈진한 상태였다. 좆빠따를 맞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세 사람을 따먹은 도훈은, 한명 한명 차례대로 절정으로 보내버렸다.
간만에 만족스러운 섹스였기 때문에 세 여자는 섹스가 끝난 후에도 옷을 입을 생각도 못 하고 합숙소 방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졌다.
도훈 또한 강화된 대물의 위력을 실감한 것에 만족했다. 바지를 추슬러 입은 그가 8층 높이의 방에서 창문을 열면서 말했다.
"나 담배 한 대만 피울게."
"여기서 담배를?"
"원래 합숙소 실내는 금연인데···."
"놔 둬. 누가 우리한테 뭐라고 하겠어? 담배를 피우든, 안에서 떡을 치든."
방 주인인 수빈의 허락에 도훈이 씩 웃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마침내 여자들이 고분고분해졌군요.]
'그 정도 눌러줬으면, 자기들도 내 진가를 알아 봤겠지.'
[주인님의 진가요?]
'섹스가 고플 때 찾을 수 있는 맛집인 걸 알았을 거라고.'
[그렇군요. 강화된 대물은 마음에 드십니까?]
'엑셀런트야. 아주 마음에 들어. 근데 한가지 예상치 못한 문제점을 찾았어.'
[무슨 문제점요?]
'커도 너무 커.'
[네?]
'28cm는 포로노 배우들도 버거워하는 사이즈란 소리야. 특히 한국 여성에게는 너무 큰 감이 있어. 이걸 받아낼 여자들은 거의 없을 거야. 미숙 정도를 제외하면.'
[그럼 일반인 한정으로 커져라 여의봉까지 쓸 일은 이제 없는 셈이군요.]
'아마도? 외국까지 진출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봉인해도 될 듯.' 도훈이 창가에 기대 맛깔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뒤통수에서 여자들끼리 나누는 얘기가 그의 귀에 들어왔다.
"아까 봤지? 끝까지 들어가지도 않는 거. 난 진짜 살면서 저런 애는 처음 만나봐."
"나도 마찬가지야. 진짜 거기 터지는 줄 알았다니까?"
"난 사실 첫 경험 때 한 번 만났는데."
"뭐?"
"진짜?"
담배를 물고 있던 도훈도 순간 귀가 번쩍 뜨이는 기분에 고개를 돌려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말을 꺼낸 사람은 하연이었다.
그녀는 도훈이 갑자기 추궁하듯 따지자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어, 어? 그냥 혼잣말 한건데. 너한테 뭐라고 한 거 아니야."
"아니. 방금 분명히 말했잖아. 첫 경험 때 나만한 사람을 만나봤다고. 그게 누군데?"
하연은 난처한 표정으로 친구들을 쳐다보았다. 하지 않았어도 될 말을 괜히 꺼냈다는 생각에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아···. 이거 어디가서 말하면 안 되는데···."
하연이 주저하자 옆에 있던 수빈과, 정미가 그녀를 부추겼다.
"뭔데뭔데? 너 우리한테도 숨기는 게 있어?"
"박하연.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다?"
"아니···. 원래 말하지 말라고 했거든···."
하연은 3년간 꾹 참아왔던 비밀을 실토한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적잖이 당황했다.
술에 취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실제로 그녀가 마신 맥주는 겨우 한 캔. 평소 주량에 비하면 입가심 정도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오늘따라 입이 근질근질했다.
뭔가 그녀를 억누르고 있던 금제에 균열이 생긴 느낌이랄까?
'아···. 내가 왜 이러지? 절대 말하지 않기로 한 조건이었는데 ···. 근데 뭐, 수빈이나 정미가 다른 곳에 소문낼 애들은 아니니까.'
그동안 혼자 꽁꽁 숨기느라 본인도 답답해서 였는지, 마침내 하연이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 놓았다.
"그···. 나 오래전에 목사님한테 불려 간 적이 있었어."
"목사님이라니?"
"누구? 설마 장만석 목사님?"
"응."
"헐! 그래서?"
도훈 역시 이어지는 하연의 고백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음···. 이건 절대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면 안 돼? 나 그럼 진짜 수호천사 잘릴 수도 있어."
"알았어, 계집애야. 우릴 대체 뭘로 보고."
"우리가 어디 가서 떠들면 오늘 있었던 일 하연이 네가 터뜨리고 자폭하면 되잖아. 그럼 셋 다 사감 잘리겠지. 우리가 그런 위험한 짓을 왜 하겠어? 이제 다 같이 한 배를 탄 몸인데."
갑자기 배가 된 도훈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어디가서 안 떠들게. 말해줘봐. 나만큼 크다는 사람이 설마 담임 목사님이셔?"
"···으, 응."
"진짜? 우아."
"나 근데 저 소문 한 번 들은 거 같아."
"정말?"
"응. 부담임 목사님이 어려서부터 호색한으로 유명했잖아."
"석개 새끼?"
"야, 그래도 목사님 존함을 그렇게 함부로···."
"뭔 상관이야? 없는데선 나랏님도 욕하는 거지. 근데 왜?"
"암튼 부 목사님이 건드린 여신도들이 엄청 많았잖아. 그때 들었는데, 부목사님이 그렇게 크다고."
"아!"
"그게 어디서 온 거겠어? 부전자전이라고, 장목사님도 상당한 대물이라는 소리지."
"그렇구나. 근데 하연이 넌 어쩌다 목사님의 그걸 보게 된 거야?"
"그러니까···."
하연이 3년 전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장목사가 불로장생을 위한 금단의 사술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였다. 강남 본원에서 처녀를 물색하던 당시의 구 권사는 교회에 입회한지 얼마 안 된 스무살 어린양들을 물색하던 중 박하연을 발견했다.
하연은 집안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교회 내에서 빠르게 승진해 달란트를 벌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연의 가정사정을 알게 된 구 권사는 그녀에게 접근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넸다.
"···하룻밤. 한 번만 장목사님과 자주면 10달란트를 주겠다더라고. 게다가 수호천사 승급 가산점까지."
"뭐라고? 와, 진짜 충격이다."
"난 왜 그런 제안을 못 받았지?"
"그게 조건이 있었어."
"뭐? 외모? 우리가 너에 비해 그렇게 꿀리는 편인가?"
"가슴은 내가 확실히 더 큰데? 3년 전이면 나름 인기도 많을 때였고."
하연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게 아니라···. 꼭 처녀여야 한다는 조건이었어."
"처녀?"
"하연이 너 설마 아다를 장목사님한테···."
"으, 응."
"대박!"
"와, 이건 몰랐네. 장목사님한테 그런 취향이···."
얘기를 듣고 있던 도훈은 그때까지만 해도 장목사가 단순히 처녀에 집착하는 취향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목사님이랑 잔 거야?"
"으, 응."
"그리고 장목사님이 정말 그렇게 컸고?"
"음, 민용이 너랑 비슷한 것 같아."
도훈이 의문을 제기했다.
"나랑 비슷하다고? 확실해?"
"으, 응?"
"아니. 처음이라 더 커보였을 수도 있잖아.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왜곡되기 마련이니까."
"아니야. 정말로 컸어."
"그렇다면 더 말이 안 되지. 넌 꽤 경험이 많아진 지금도 내걸 끝까지 못 받는데, 처녀 때 그것도 첫경험에서 그걸 다 받아냈다고?"
도훈의 예리한 지적에 하연이 대답했다.
"맞아. 그때도 당연하지만 울고불고 난리쳤는데, 끝까지 가지도 못했어."
"끝까지 가지도 못했다니?"
"내가 너무 아파해서, 진짜 살짝만 넣고 왔다갔다 하다 끝냈어."
"아···."
"저런···. 엄청 아팠겠다."
"당연하지. 눈물 나게 아프더라, 그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라."
"이제 알겠네."
"뭘?"
"하연이 쟤, 우리보다 더 빠르게 승급했었잖아. 하연이가 우리보다 한 살 어린건 알지?"
"맞네! 난 그래서 하연이가 엄청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런 비밀이···."
하연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 그래서 너희들한테도 비밀로 했던 거야. 괜히 알려지면 날 안 좋게 생각할까 봐."
"아니야. 그렇게 생각 안 해."
"맞아. 나도 그런 제안이 왔으면 거부하지 않았을 걸? 어차피 나중에 아무 놈한테나 대주고 따먹히고 구를 걸 알았으면, 처음이 누구든 무슨 상관이야? 기왕이면 달란트라도 버는 게 낫지."
"동감."
하연의 이야기를 듣던 도훈은, 그녀로부터 최대한 장만석에 대한 단서를 알아내고 싶었다. 그를 본 정도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섹스까지 했었다면 그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혹시, 장목사님 기술이 유독 빼어났어?"
"으, 응?"
"아니. 그냥 궁금해서. 막 스킬 같은 거 있잖아. 좋은 편이야?"
"글쎄, 3년 전 일이라···. 게다가 그땐 너무 긴장해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할 때니까."
"그래서 기억나는 게 하나라도 있을 거 아니야?"
"기억나는 거?"
[지금 장만석이 섹서 플레이어인지 확인하시려는 건가요?]
'응. 만약 나와 같은 직업이라면 쓸 수 있는 기술이 있을 거 아니야. 커져라 여의봉이든, 듀얼 쇼크라든지. 그걸 본적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음···. 그건 확실히 이상하긴 했어."
"뭔데?"
"여기서 말하려니까 부끄럽긴 한데···."
"괜찮아. 말해봐. 어차피 다 비밀 지켜주기로 했잖아."
"목사님이 섹스가 끝나고 나서···."
"나서?"
"와, 흥미진진하다."
"설마 한 번 더?"
"뭐래. 노익장이니? 목사님 환갑 넘은지가 언젠데."
"아니. 갑자기 내 그걸 빨아 먹는 거야."
"어?"
"엥?"
"내 피를. 섹스하고 나온."
피라는 소리에 다들 벙찐 표정을 짓고 말았다.
특히 도훈은 어이가 없었다.
'미친, 이 새끼 무슨 뱀파이어야? 왜 남의 피를···.'
[뱀파이어는 보통 목을 깨물지 않습니까?]
'그렇네? 근데 왜 남의 처녀혈을 빨아 먹지? 진짜 또라인가?'
[흐음, 하연양의 이야기로 미루어 볼 때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하긴 합니다.]
'뭔데?'
[장만석이 남의 피를 이용해 강해지는 타입일 수 있다는 겁니다.]
'남의 피를 마시면서? 그런 플레이어도 있나?'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피와 관련된 스킬은 대부분 흑마법계열이라 저희 천상계 쪽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남의 피를 마실 이유가 있을까요? 그것도 처녀혈을요···.]
'흐음.'
도훈 역시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자기 교회에 다니는 처녀 여신도를 불러 따먹는 건, 사이비 교주로서 당연히 할 법한 음행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섹스가 끝나고 처녀혈을 핥아먹는 행동은 도저히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도훈은 그 부분에 주목했다.
'혹시.'
[네? 뭔가 짚이는 게 있으십니까?]
'만약 처녀랑 자는 게 진짜 목적이 아니라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생각해 봐. 하연의 말대로 장만석이 나와 같은 28cm가 넘는 대물이라고 쳐보자고. 그럼 굳이 처녀를 원할 필요가 있을까? 닳고 닳은 수호천사들도 못 받아내는 걸 뻔히 알고 있을 텐데?'
[흐음. 그럼 설마 목적이 처녀랑 섹스하는 게 아니라···.]
'그렇지. 처녀혈이 필요했던 거야. 장만석은.'
[이해가 잘 안되는 군요.]
도훈이 하연을 취조하듯 물었다.
"딱 한 번이었어?"
"응?"
"아니 목사님이 널 부른게."
"으, 응. 처음부터 하룻밤만 자는 조건이었어. 순결을 주는 대가로 보상을 받은 거야."
"혹시 너 말고 다른 여자들도 섭외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하룻밤 자려고 널 콕 찝어 부른 게 아닐 거 아니야? 교회 신도가 몇인데, 널 어떻게 알고."
"잘은 모르는데 아마도 민용이 네 생각이 맞을 거야. 지금은 장로에 오른 구 장로님이 당시에 권사였는데, 직접 나한테 제안을 하셨거든. 우리 교회에서 나 말고도 몇 명 더 제안을 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
도훈은 뭔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장만석이 반복적으로 처녀들을 불러들여, 처녀혈을 마셨구나.'
[대체 왜 그랬을까요?]
'글쎄. 환갑이 넘은 늙은이가 굳이 그런 미친짓을 벌인다면, 뭔가 놀랄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어?'
[구 장로라는 사람에게 접근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구 장로?'
[네. 방금 하연양이 말했던 사람이요. 직접 채홍사 역할을 담당한 걸 보면 뭔가를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호오. 좋은 생각이군. 그 정도면 장목사의 심복임이 틀림없으니.'
[근데 구 장로에겐 어떻게 접근하시려고요?]
'내가 목숨걸고 괜히 권미숙에게 접근한 게 아니지. 권미숙을 이용해 구 장로라는 사람에게 다리를 놔달라고 해야겠어.'
[호오. 슬슬 포위망이 좁혀지는 느낌이군요.]
'그렇지. 솔직히 이 3명한테는 새롭게 바뀐 대물의 위력을 시험할 생각이었는데,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됐군.'
담배를 마저 태우고 꽁초를 창밖으로 던진 도훈이, 힐끔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새벽 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금남의 영역에 계속 머물 순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도훈도 슬슬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그럼 난 이제 돌아가 봐야겠어."
"돌아가게?"
"응. 어차피 서로 연락처도 알잖아. 나중에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아···. 자고 가라고 하고 싶지만, 합숙소라서 더는 무리겠네."
"나가는 길은 알겠어? 바래다 줄까?"
수빈이 주섬주섬 옷을 걸쳐 입으려고 했으나 도훈이 말렸다.
"괜찮아. 너희들은 뒷정리나 마무리해줘. 내가 알아서 나갈게."
도훈이 2시간의 포섬으로 엉망이 된 수빈의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