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869화 (1,849/2,000)

1869. 구원회-74-

[성기단이라고요?]

도훈은 의문을 해소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사감은 성기사단 같은 수호천사 계급에서 임명되는 거였어. 그래서 비슷한 또래로 보였던 거야. 실제로 둘은 그렇게 나이차가 안나니까.'

[인원 관리를 같은 신도 급에게 맡긴다고요?]

'밖에서 볼땐 엔젤이나 수호천사나 비슷해 보이겠지만 자기들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나보지.'

[왜 굳이 이런 방식을 취했을까요?]

'전형적인 대중통제 방법이야.'

[대중 통제 방법이요?]

'계급에 따른 차등을 철저하게 둬서 피지배계층 사이에서도 서 열 관계를 선명하게 구분하는 거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이건 학교로 비유하면 학생이 다른 학생들을 통제하는 것과 별반 다를바가 없는데요. 그게 먹힌다고요?]

'조직이 너무 비대해져서 그렇겠지.'

[비대해져요?]

'구원회의 규모가 작았을때는 집사나 권사같은 간부급들로만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었을거야. 하지만 지금은 5만이 넘게 되면서 도저히 기존 간부들 만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거지.'

[간부를 더 확충하면 간단하잖습니까?]

'권력을 쉽게 나눠주는 게 아니야. 권력은 소수에게 집중될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법이니까. 그리고 의외로 같은 또래 사이에도 완장 하나만 채워주면 그것도 권력이라고 완장질을 하는게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거든. 그게 대중통제에 있어서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니까? 오히려 바로 윗 계급이 더 지독하게 굴거든 어떤 면에선.'

[캬. 주인님은 정말 모르는 것이 없군요.]

'점호도 대충 끝난 것 같은데 사감들을 따라가 볼까?'

[사감은 왜요?]

'그래야 성기사단이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알 수 있겠지. 전부는 아니더라도 성기사단 멤버 중 몇몇은 사감 완장을 차고 있는걸로 보이거든.'

도훈이 1층으로 집결하는 사감들을 따라 이동했다.

합숙소 건물은 도합 8층, 총 두동이 있으니 한 층당 담당하는 사감이 모두 16명이었다. 야간 점호를 마친 사감들은 두 건물을 잇는 경비실 앞에 모여 일제히 도열했다.

모든 사람이 모이자 경비실에 문이 열리며 여성 한 명이 걸어 나왔다.

못 생겼다고 할 순 없지만, 인상이 무척 고약해 보이는 여자였다. 나이는 30대 중반 쯤 되었을까? 깐깐하다는 말로는 모자라는 표독스러움이 인상 전체에서 느껴졌다.

'저 여잔 또 뭐야? 합숙소 관장인가?'

도훈이 발가 벗은 투명인간 상태로 놈들의 행동을 지켜보는데, 남자 합숙소 사감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청년 한 명이 대표로 인사를 올렸다.

"집사님께 총원 보고 올립니다. 남자부 총원 502명, 외박 21명, 현원 481명. 이상 없습니다."

"수고했어."

이어서 여성부 대표 사감이 나와 보고를 올렸다.

"여성부 총원 532명, 외박 12명, 후송 5명, 현원 515명. 이상 없습니다."

도훈은 보고를 하는 여자의 얼굴을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낼 뻔 했다.

'어? 저 여자?'

[아앗, 아까 공공 목욕탕에서 주인님을 협박하던 그 여자 무리 중 한 명 아닙니까?]

'맞아. 이름은 까먹었는데, 얼굴 보니까 알겠네.'

[헐. 수호천사라더니 합숙소 사감이었군요.]

'저 뒤에 두명도 같이 있던 여자애들 아니야?'

[맞습니다. 셋 다 기숙사 사감이었군요. 이런 공교로운 일이.]

'어쩐지 셋이 왜 평일에 목욕탕을 찾아왔나 싶었더니, 사감으로 엮인 멤버들이었구나.'

도훈이 좆대가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승아도 이서도 불발된 마당에, 새롭게 바뀐 자신의 대물을 시험할 상대를 찾았던 것이다.

'호오. 이것참. 공교롭게 되었군. 마침 어느 구멍에 꽂아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주인님. 설마 합숙소 내에서 일을 치르시려고요?]

'왜? 못할 건 뭐야? 투명인간 상태로 덮치면 지들이 어떻게 알건데?'

[지금 피가 좆으로 쏠려서 잠시 잊으셨나 본데, 아무리 주인님이라도 멋대로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간 신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지난 번에도 투명인간 상태로 동의도 없이 성추행을 벌이다 엄중 경고를 받으셨잖습니까? 투명 인간 상태로 강간이라도 했다간, 아무리 상대가 구원회 신도라고 할지라도 신벌을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아니. 어차피 나쁜 놈들인데 그냥 좀 혼내주면 안 돼?'

[아무리 나쁜 놈들을 혼내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당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집행되어야 합니다. 그게 신이 플레이어에게 정한 최소한의 규칙이니까요.]

'참나···. 그 잣대도 늘 좆대로··· 크흑!'

도훈이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움찔 거렸다.

[신성모독이 과하시군요. 내공이 급상승 했다고 시건방을 떨면 곤란합니다. 파괴되기 전은 교만이요, 넘어지기 전은 오만이라고 하였습니다.]

'···크흠. 그거 멋진 말이네. 누가 한 말이야?'

[잠언집에 있는 말씀입니다. 정 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십시오.]

'알았다고. 거 더럽게 깐깐하게 구네.'

인원 보고가 끝나자 집사로 불리던 여성이 손에 지휘봉을 들고 사열해 있는 사감들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지휘봉은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실제로 지휘자들이 쓰는 것과 같은 물건으로 보였다.

"사감들. 밤마다 수고가 많은데, 가끔 나를 거슬리게 할 때가 있어."

"······."

집사는 지휘봉으로 자기 손바닥을 때리며 위협적인 행동을 이 어갔다.

"사감이면 늘 신도들에게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 거 아니야?"

"······."

"대답 안해?"

"맞습니다!"

"맞지? 그런데 너 손톱 내밀어봐."

"네."

집사의 지적에 여 사감 한명이 손등이 위로 가게 손을 내밀었다.

집사가 못 마땅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쯧쯧 거리며 말했다.

"이봐, 이보라고. 내가 손톱을 이렇게 길어도 된다고 했던가?"

"······."

"입에 풀칠이라도 했어? 왜 대답을 못 하지?"

집사는 지휘봉으로 어린 여 사감의 가슴을 꾹 눌렀다.

같은 여자끼리긴 했지만 굉장히 모욕적인 행동에 다들 바짝 얼어 붙었다.

"건방지게 말이야.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할 사감들이 이렇게 규정을 위반하고 다니면 규율이 서겠냐 이거야! 응?"

"죄송합니다. 바로 시정하겠습니다."

여 사감을 갈군 집사가 이번엔 남자들에게 시선을 휙 돌렸다.

독사같은 눈빛에 남자들도 대번에 기가 죽었다.

"너희들도 잘한 것 없어. 내가 합숙소에서 밤꽃 냄새 안나게 하라고 했지? 어째 남자들 사는 방에선 하나 같이 퀘퀘한 밤꽃 냄새가 진동을 하느냐고! 애들 관리 안할 거야! 어?"

"······."

"짐승 같은 놈들 같으니.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풀어주는데도 그렇게 성욕을 주체를 못 하니."

"······."

"이번 주일에 대청소 할 테니 다들 각오해, 알았어?"

"넵! 알겠습니다."

이를 가까운 거리서 지켜보던 도훈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미친년이네. 20대 젊은 남자들을 닭장 속에 가둬놓고 자위도 못 하게 금지시키다니. 제 정신인가?'

[구원회의 통제가 예상외로 철저했군요. 저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저게 구원회의 통제 방식인지, 노처녀 집사의 악의적인 괴롭힘인 줄은 모르지.'

[노처녀라고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저 몰래 정보창이라도 보셨습니까?]

'아니. 냄새가 나.'

[네? 노총각 냄새는 들어봤는데 노처녀 냄새라는 것도 있나요?]

'그게 아니라 내가 이번에 공력이 상승하면서 오감도 덩달아 예민해졌잖아. 아까 저 여자 내 옆을 지나치는데, 팬티 속에서 애액냄새가 진동을 하더라고.'

[네? 애액 냄새요?]

'저 미친년이 사열 전까지 혼자 사무실에서 몰래 자위를 하고 있었다는 뜻이지. 생각해봐. 남편도 있는 년이 직장에서 그짓을 하고 있겠어? 박아줄 사내가 없으니 혼자서 외로움을 푸는 것이지.'

[아···.]

'성격도 봐. 어느 남자가 저렇게 표독스러운 여잘 좋아하겠어?

시집 못간 스트레스를 엉뚱한 사감들에게 팍팍 풀고 있는데.'

[어쩐지 그럴듯 하군요. 순전히 추측일 뿐이지만.]

'내 말이 맞을 걸? 방금저까지도 합숙소에 있는 싱싱한 잦이들에게 둘러써야 갱뱅당하는 상상하면서 신나게 구녕을 쑤셨을 거야. 그게 야간 점호 때문에 방해 받으니까 짜증나서 저렇게 히스테리 부리는 거고.'

[주인님은 가끔 자신의 생각을 너무 확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쨌든 애액 냄새 진동하는 건 맞아.'

[저토록 남자를 원하면 주인님이 한 번 풀어 주시는 게 어떻습니까?]

'미쳤어? 20대 어린 년들 지천에 널렸는데, 30대 노처녀 코를 내가 왜 풀어줘? 울고 싶은 년 뺨때리는 건 나도 사양이야.'

[허허.]

갖은 패악질을 부리던 집사가 해산을 명령하자 사감들이 다들 똥씹은 표정으로 각자의 합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좌우로 갈라지는 남녀 무리를 보며 벌거벗은 도훈이 눈알을 굴렸다.

'성기사단이냐, 수호천사냐.'

[지금 뭐하십니까?]

'고민 중이잖아. 어느쪽을 따라갈지.'

[아니, 아까전까지는 성기사단의 생활을 염탐해 본다지 않았습니까?]

'그럴까 했는데, 막상 아까 목욕탕에서 본 그년들 얼굴 보니까, 벗은 몸이 떠올라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투명화된 도훈의 잦이가 어느새 발딱 서 있있다.

껄떡이는 모습이 흡사 당장이라도 여자를 덮칠 것 같은 기세였다.

[정말 못 말리겠군요. 혹시 아직도 성수의 효과가 남아있는 거 아닙니까?]

'내가? 뭘?'

[오늘따라 성욕이 유달리 폭발하신 것 같아서요. 오후에 복상사로 뒤질 뻔 했던 주인님이 맞나 싶습니다.]

'그거야 이미 지난 일이지. 난 새로 태어 났다고. 아니, 내 대물은.'

[흐음. 주인님 좆대로 하십시오.]

'좆대로?' 도훈은 왼쪽과 오른쪽으로 멀어져가는 남녀 무리를 보고 갈등했다.

'좌지냐 우지냐, 그것이 문제로다.'

도훈은 꼴리는 대로 향하기 위해 귀두를 잡더니 밑으로 크게 튕겼다.

뛰요요옹-

용수철처럼 튕기던 잦이가 크게 흔들리더니 슬슬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좌지다.'

[결국 여자를 택했군요.]

'아니 로시 네 말대로 꼴린대로 선택한 거라고.'

[마음대로 하십시오. 주인님을 누가 말리겠습니까.]

'정말이라니까? 우지였으면 성기사단 따라 갔지.'

[다만, 하나만 명심하십시오. 투명인간 상태에서 상대의 동의 없이 섹슈얼한 행동을 했다가는 신벌을 피할 수 없다는 걸요.]

'굳이 그럴 필요 있나. 대놓고 물어 보면 되지.'

도훈은 투명화 상태로 여자 합숙소를 따라 올라갔다.

사감들의 숙소는 대부분 8층이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탄 무리는 8층으로 향했다. 도훈도 잽싸게 엘리베이터에 오른 뒤 그들을 뒤따랐다.

엘리베이터 안에 8명의 여자와 발가벗은 채로 혼자 있는 도훈은 변태가 된 기분이었다.

"아씨, 임 집사님 또 히스테리네."

"넵 둬. 그날 인가 보지."

"진짜 짜증난다니까? 주기적으로 저러는 거 보면."

"맞지? 생리 직전에만 유독 심해지는 거."

"저럴 거면 그냥 실한 성기사단이라도 하나 붙여 달라고 하든가. 저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어."

"몰랐어? 유독 요한이만 예뻐하는 거?"

"요한이? 그 막내 사감?"

"어. 임 집사가 완전 편애하잖아. 아무리 잘못해도 혼내지도 않고. 점점 대놓고 티내던데."

"진짜 왕재수다. 요한이면 나이차가 15살은 날 텐데. 무슨 변태도 아니고."

"근데 나 아까 빵 터질 뻔 했잖아."

"왜?"

"밤꽃 냄새 난다고 뭐라고 할 때 말이야. 듣기론 일부러 사람 없을 때 남자방에 몰래 처박혀서 팬티 냄새 훔쳐 맡는다는 소문도 있더라고."

"헐, 지린내 패티시야?"

"몰라. 하여간 변태가 분명하다니까? 저러니 만년 집사지."

"크크크. 흉 그만보고 이만 들어가 쉬자."

"그래 수고했어."

"다들 잘 자."

8층에 내린 수호천사들이 각자 방으로 흩어졌다.

엘리베이터 구석에 숨어 그들의 대화를 엿듣던 도훈이 보란듯이 으스댔다.

'내 말 맞지? 노처녀가 틀림 없다 했잖아. 심지어 한참 어린 사내나 밝히는 냄새 패티시 변녀라니.'

[주인님의 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요.]

'난 딱 보니까 알겠더라.'

도훈이 목욕탕 3인방을 뒤따라가는데, 갑자기 가운데 있던 여자가 말했다.

"임 집사님 때문에 기분도 꿀꿀한데 맥주나 한 캔 하고 잘래?"

"맥주? 술 가져왔어? 걸리면 어쩌려고?"

"뭔 상관이야. 내방에서 몰래 먹는 건데. 그리고 누가 우릴 감시해? 우리가 사감인데."

"그럼 내가 안주 제공할게. 나 방에 오다리 꼼쳐놨어."

"크크크. 하여간 온갖 불법은 다 저지른다니까? 이러고도 니들이 사감이야?"

"이럴려고 사감했거든."

세 여자는 깔깔거리며 한 방으로 모였다.

도훈이 몰래 그들을 뒤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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