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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863화 (1,843/2,000)

1863. 구원회-68-

* * *

인간의 신체는 상처를 입으면 시간에 따라 자가 치유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상처는 없어진 부분보다 크거나 더 많게 회복되는 과잉재생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로 인해 본래 상처보다 더 큰 흉터가 남기도 한다.

근육의 성장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볼륨을 키우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근육이 찢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즉, 몸을 키운다는 의미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근육 조직에 상처를 낸 뒤 과잉 재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일종의 흉터(?) 집합물인 셈이다.

하지만 인간은 플라나리아나 도마뱀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상처를 완벽히 회복할 수 없다.

가령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되거나,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는 경우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잦이 또한 회복이 불가능한 부위다.

밖으로 돌출된 남성의 성기는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결코 근육이 아니다. 발기란, 해면체라 불리는 스폰지와 비슷한 신체 조직에 피가 웅축하여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러 상처를 낸 뒤 과잉성장 시키는 방법을 썼다간 고자가 될 뿐이다. 스폰지는 한 번 찢어지면 끝이다. 잦이 또한 마찬가지다.

무려 20분이 넘도록 이어진 초대물 진화 속에서 도훈의 잦이는 불가역적인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탄성 한계를 넘어선 스프링처럼, 해면체 조직이 한계 이상으로 늘어났고 내부에서도 출혈이 발생했다.

그 와중에 성수로 인해 막혀버린 정관까지 억지로 뚫어내느라 전립선과 고환에도 엄청난 무리가 발생했다.

극적으로 사정을 마친 도훈이 기절하듯 쓰러진 이유였다.

[···주인님! 주인님! 정신 차리십시오! 주인님!]

아득해지는 의식 사이로 로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훈은 감각이 사라진 대물을 보고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만 인식할 뿐이었다.

'···뭐가 뭔지 모르지만··· 이거 완전 좆된 느낌인데···.'

그렇게 의식을 잃고 쓰러진 도훈과 마찬가지로, 들박 자세에서 내동댕이 쳐진 미숙 역시 정상은 아니었다.

다만 도훈이 무리한 스킬 사용으로 치명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경우라면, 미숙은 엄청난 쾌락을 감당 못해 두뇌의 신체 조절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 것이다.

"흐아, 하아, 하아···."

미숙은 눈이 거꾸로 뒤집힌 채 팔다리를 기괴하게 비틀어 댔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간질 발작이라고 오해했겠지만, 사실 뇌 내의 명령 체계가 꼬이면서 나타난 증상이었다.

마치 테이저건을 맞은 것처럼 사지가 도통 말을 듣지 않았다.

뇌내 마약이라 불리는 도파민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면서 시쳇말로 뇌가 호르몬에 절여져 버린 것이었다.

"흐갸갸, 하그, 히끅!"

쾌락의 해일.

후폭풍으로 밀려오는 오르가슴에 미숙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여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본진에 가까웠다.

가만히 있으려고 안간힘을 써도 사지가 덜덜 떨리고 허리가 미친년 널뛰기 하듯 들썩였다. 도훈이 싼 정액이 줄줄 새는 대음순은 아기 코끼리 점보의 귀처럼 푸덕거릴 정도였다.

'미쳤어···. 어떻게 이럴 수가.'

미숙은 밀려오는 오르가슴에 전율했다.

과장 조금 보태면, 젊은 날의 장만석도 이렇게까지 자신을 보내버린 적은 없었다.

그녀는 흔히 말하는 '옹녀'였다.

타고난 성욕과 그에 걸맞는 신체 특성을 겸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옹녀 중의 옹녀였다.

불리한 동양 여성의 체형으로도 30cm의 대물을 거뜬히 받아 낼 수 있는 능력자이자, 하루 12번씩 떡을 치고도 쉽게 지치지 않는 끝내주는 정력가기도 했다.

그런 미숙이었기에, 한때 자신을 감당할 수 있는 사내는 목사장만석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특별한 자신을 감당하는 남자라면, 그 역시도 특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장만석 이후로 명맥이 끊겼다고 생각한 사내가 떡하니 등장한 것이었다.

'어쩌면 더 대단할지도. 만석씨가 나를 품었을 당시 난 고작 20대에 불과했어. 지금보다 성욕이 적었고, 테크닉도 많이 부족했던 시기였지. 하지만 완숙한 경지에 다다른 지금에 이르러 나를 완전히 보낼 수 있는 사내가 나타날 줄이야.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야.'

미숙은 눈앞에 벌어진 일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오르가슴 때문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도 도훈의 정체가 무척 궁금해졌다.

'저 아이는 필시 하늘이 내린 사람이야. 저런 귀인을 놓쳐선 안돼.'

하지만 이미 기진맥진해진 미숙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침대 위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나가떨어져 있던 탓에 미숙이 힘겹게 도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으, 으. 나 좀 일으켜봐. 얼마나 시달렸는지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다고."

"······."

"이름이 민용군 이랬나? 테스트는 합격이야. 그냥 합격 정도가 아니라 수석 합격. 오늘부터 성기사단의 에이스는 바로 너야."

"······."

"응? 뭐야 설마?"

미숙은 그제야 쓰러진 도훈이 미동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역시 섹스가 끝나자 마자 자신처럼 대자로 뻗어 버린 것이었다.

'후훗-. 역시 나를 감당하긴 쉽지 않았나 보구나. 나 역시 전력으로 덤볐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미숙이 침대 위에서 기듯이 도훈을 향해 다가갔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도 도훈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단순히 기절한 것이 아니라, 어딘가 불편한 것처럼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심장부를 움켜쥐고 있었던 것.

"어, 어? 너 왜 그래? 아파?"

미숙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자신을 상대하다 복상사로 죽을 뻔한 남자들이 떠오른 것이었다.

특히 40대만 넘어도 자신을 감당을 못하고 픽픽 쓰러졌기 때문에 일부러 젊은 애들만 상대했던 것이었다. 적어도 섹스 도중 심장 마비로 돌연사를 하진 않을 테니까.

"자, 장난치지 말라고! 나 이런 장난 별로 안 좋아해!"

미숙이 정색하며 도훈을 흔들어 깨웠지만, 그는 여전히 심장부를 움켜쥔 채 끅끅거릴 뿐이었다. 뭔가 단단히 잘못된 걸 느낀 미숙이 까무러치게 놀라며 급히 도훈의 경동맥을 짚으며 맥박을 확인했다.

박동은 지나치게 불규칙적이었다.

'서, 설마! 진짜로 심장마비인가?'

미숙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도훈의 기도를 확보했다.

목을 뒤로 젖히고 호흡을 편하게 만들어 준 뒤 깍지 낀 두손으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얼른 일어나란 말이야!"

미숙은 패닉에 빠져버렸다.

자칫하면 살인자로 몰릴 위기였다.

그것도 신성한 교회 안에서 떡을 치다가.

* * *

한편 기절한 도훈은 도훈대로 사경을 헤매는 중이었다.

그는 겉으로 보기엔 '코마'에 빠진 상태였다.

'뭐야,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로시!'

[주인님! 정신이 드셨습니까?]

'어떻게 된 거야? 저 여자가 왜 내 가슴을 누르고 있는 건데?'

도훈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미숙의 행동으로 흉부에 밀려오는 압박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고장난 것처럼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마치 자각몽을 꾸고 있는 것처럼 의식은 깨어 있는데 몸은 잠든 상태였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주인님이 주화입마에 빠진 상황입니다.]

'주화··· 인마?'

[인마가 아니라 입마요.]

'아니 잠깐만. 그거 내공수련에 실패한 무림인들이 가끔 걸리는 그거 말이야?'

[네.]

'아니 내가 무슨 무림인도 아니···. 가만, 나도 그러고 보면 일종의 무림인인가?'

[축기를 통해 단전에 내공을 쌓아두고 있으니 광의의 의미에서 무림인이 맞습니다. 다만 그 축기의 방법이 지극히 사파스러운 색 공이라는 점은 이색적이지만요.]

'아니, 지금 그걸 설명할 때가 아니잖아. 내 몸이 어떻게 된 거냐고? 왜 의식은 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거야?'

[주화입마 때문입니다. 현재는 또렷한 정신이지만, 이대로 시간이 더 지나 심마가 찾아들면 정신 붕괴가 시작되어 광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광인이라니? 그럼 내가 미친다는 거야?'

[네. 못 깨어 나면요.]

'이런 젠장. 주화입마가 왜 일어난 건데? 난 그저 미숙과 섹스를 했을 뿐이잖아.'

[맞습니다. 섹스는 원인이 아니라 일종의 촉매제였습니다. 아마도 장만석의 성수가 원인이 아닐지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니, 성수 그거 마셨다고 주화입마에 빠져? 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평범한 사람에게 성수는 성욕을 올려주고, 정력을 보강해주는 최음제일지 몰라도 내공을 익힌 주인님에겐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런 위험성이 있으면 미리 경고를 해줬어야 할 거 아니야?'

[제가 분명 성분을 모르니 마시지 말라고 했잖습니까? 그걸 무시하고 마신 건 주인님이시고요! 저 미숙을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요.]

'하아-. 이런 씨팔.' 도훈은 정수리가 뜨거워지는 기분이었으나,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머리가 뜨거울수록 심장은 차갑게, 습습 후후. 습습 후후-.'

[뭐하십니까?]

'진정하는 중이야. 안 그럼 진짜로 돌아버릴 것 같거든.'

[아니, 육신과 정신이 분리되어 있는데 심호흡이 무슨 의미가 ···.]

'닥쳐. 나의 루틴이야. 그나저나 해결책은 뭐야? 주화입마에서 깨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흐음. 일단 원인부터 알아야 합니다. 성수가 어떤 작용으로 주인님의 내공을 흐트러뜨렸는지 말입니다. 원인을 알아야 정확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흐음···. 가만 있자. 혹시 그거 아닐까?'

[네? 떠오르는 게 있으십니까?]

'성수는 일종의 아이템과 비슷하잖아.'

[그렇죠.]

'특히 정력을 보강해준다는 점에서 체력을 무리하게 당겨쓰는 부작용도 존재하고.'

[네. 맞습니다. 양 권사가 분명 그랬죠. 과다한 원액의 섭취는 부작용을 일으킨다고요.]

'그 말인즉슨 성수가 에너지드링크처럼 미래의 체력을 무리하게 당겨온다는 거잖아.'

[네. 계속해 보십시오.]

'근데 나같은 경우엔 정력의 근원이 내공에 있으니, 내공을 무리하게 당겨버린 게 아닐까?'

[단전에 쌓인 내공이 성수의 작용으로 흐트러졌다는 말씀인가요?]

'응, 아마도.'

[그럴듯 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성수가 쌓아 놓았던 내공에 변화를 준 것은 틀림없으니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난번 노승처럼 다른 무림인이 스스로의 공력을 주인님께 몰아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의 혼탁해진 내공이 밀려나가고 정순한 내공으로 다시 그릇이 채워질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내력을 줄 사람이 없잖아? 미숙은 애꿎은 내 갈비뼈만 짓누르고 있을 뿐이고.'

[그렇죠. 그게 아니면 주인님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어떻게?'

[그거야 무림인인 주인님이 깨달으셔야죠.]

'아놔 무슨 인공지능이 이런 것도 몰라?'

[제가 어떻게 압니까? 무림에 대한 지식은 주인님과 다를 바 없는데.]

'하아-. 미치겠네. 신체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가만, 내 잦이 어떻게 된 거야?'

[네?]

'아니. 그러고 보니까 정신을 잃을 때부터 잦이에 아예 감각이 없더라고.'

[미리 애도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뭐라고? 무섭게 왜 이래? 나 잘못된 거 아니지?'

[잘못되었습니다.]

'아씨,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정말입니다. 아마 주인님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깨어나셔도 대물은 이미 크나큰 대미지를 입은 상태입니다.]

'내 대물이 왜? 어째서? 더블 피스팅을 견딘 미숙을 상대하느라?'

[아니요. 초대물 진화 스킬 때문입니다. 한계 시간을 훌쩍 넘었고, 그로인해 신체 조직에 영구적인 손상이 간 상황입니다.]

'영구적인 손상이라니? 대체 무슨···.'

[이후 발기력이 많이 떨어질 겁니다. 잦이가 똑바로 안 설수도 있고요.]

'뭐라고?'

[주인님의 성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입니다. 그나마 발기라도 되면 다행이···.]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

[아닙니다. 제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말씀을 드렸군요. 고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아니 내가 지금 좆병신 됐다며? 발기도 안 되는 대물이 무슨 대물이야? 쓰지도 못 하는데?'

[신체적인 손상은 천상계 아이템을 이용해 충분히 복구가 가능합니다. 그러니 너무 염려 말라는 소리였습니다.]

'뭐라고? 아니 그러면 진작 그 얘기부터 해야지, 왜 쓸데없이 영구적인 손상을 말하고 있어?'

[그건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주인님의 대물은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거인이 강제로 주인님의 잦이를 잡아 쭉 늘린 것과 비슷한 부상입니다. 떨어지진 않았지만, 절대 온전할 수 없는 것과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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