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5. 구원회-50-
부와왁!
도훈은 일종의 굴착 전문가였다.
물론 그가 파는 구멍이 갱도나 터널이 아니라, 여성의 구멍이라는 점이 달랐지만 말이다.
도훈의 굴착은 주로 수맥을 찾는 데 있었다. 집요하고 반복적인 굴착으로 용천수를 터뜨리는 일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지간한 구멍은 일본에서 도입한 시오후키 공법을 이용해, 어떻게든 터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굴착에 성공한 도훈이었지만, 뜻밖의 낭패를 보고 말았다. 하필 보빨을 동시에 하던 중에 수맥이 폭발하는 바람에, 얼굴에 분수가 쏟아지고 만 것이었다.
쏴아아아-!
시원하게도 싸댄 물줄기를 얼굴에 정면으로맞던 도훈은, 순간 욱- 하며 구토감이 밀려왔다.
'아흑, 씨. 하필 이 타이밍에···.'
[괘, 괜찮으십니까?]
'괜찮겠냐고. 이거 사실 오줌이잖아!'
시오후키로 쏟아낸 분수에 대해 여러 권위있는 연구자들이 성분 분석에 매달렸고, 명확하게 내려진 결론은 방광에 고여있던 체액이라는 결론이었다.
쉽게 말해 오줌물이란 소리다.
보빨을 하느라 입을 벌리고 있던 도훈은, 뜻밖의 골든샤워(?)에 표정관리가 힘들었다. 어떤 이에게는 업계 포상이겠지만 최소한 도훈은 이런 쪽으론 전혀 취향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쾌락없는 책임을 지기로 결심한 날.
나래가 당황하며 쳐다 보고 있는데, 섯불리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다.
"으아앙, 어, 어뜨케. 얼굴에 다 튀었어."
난처해 하는 나래가 어쩔 줄 몰라하는 사이에, 입안에 들어간 체액을 도훈이 눈 딱 감고 삼켰다.
꿀꺽-
"허, 헉! 뭐, 뭐하는 거야? 그걸 왜 먹어?"
"헤헤, 성수잖아요 성수."
[주인님 실성하셨습니까?]
'어째 그럼? 얼굴에 왜 오줌을 뿌리냐고 따지겠어? 이미 싸질러버린 건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민망하지 않게 해주려는 거지.'
[아아,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겁니까?]
'그러게 말이다.'
"아아, 서준아···. 너 설마 그런···."
"네?"
분수를 받아 마신 도훈의 모습에 나래가 오해하고 말았다.
도훈이 그런 쪽의 취향을 가진 것으로 착각한 것이었다.
'아아, 서준이는 저런 걸 좋아하는 거였구나.'
가끔 변태 중에선 유독 분뇨에 집착하는 타입이 있다.
여자가 뱉은 침을 받아 삼키고, 심지어 자신의 배 위에서 용변을 보게 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인 변태 취향이었다.
너무도 완벽해 보이는 도훈이, 의외로 더러운(?) 취향을 가졌다고 오해한 나래는 그제야, 도훈에게 인간미를 느꼈다.
'어쩐지. 그래, 너무 완벽하다고 생각했어. 뭐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저렇게 완벽한 남자가 있을리가 없지. 서준이도 독특한 데가 있구나.'
"원하면 얼마든지 마시게 해줄게."
"네, 네?"
"한 번만 더 해봐. 아직 더 가능할 것 같아."
"아니···."
도훈은 뭔가 일이 잘못되어가는 걸 느꼈지만, 이제와서 연기였다고 자백할 수도 없었다. 도훈이 울며겨자먹기로 다시 시오후키를 이어가자, 나래가 또 다시 분수를 뿜어댔다.
찍찍-
도훈은 피하지도 못하고 또 다시 면상을 고르란히 대줘야했다.
마지못해 기쁜 표정을 지으며.
"아아, 누나의 성수."
[극한 직업이군요. 플레이어란.]
'아놔, 진짜 이게 대체 무슨 봉변이람.'
그나마 다행인건, 도훈이 욕조에 반쯤 몸을 담그고 있다는 것이었고, 자연스럽게 욕조물을 끼얹으며 얼굴에 묻은 체액을 씻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잠시 잠수를 해서 몸을 헹군 도훈이, 욕조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미 오염된(?) 욕조에 오래 몸을 담그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누나, 이제 나갈래요? 침대로 가요."
"으, 응."
나래를 욕실에서 끌어낸 도훈은 젖은 채로 침대로 향했다. 나래를 침대에 눕힌 도훈은 침대 옆 협탁 서랍을 열더니 뭔가를 꺼내들었다.
"누나, 이거 쓰고 있어봐요."
"이, 이게 뭐야?"
"수면 안대요."
"안대?"
"네."
"이걸 왜···?"
"안 보이는 게 은근히 짜릿하거든요. 저 믿고 한 번 써봐요."
닥치는 대로 삽입만 했던 어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도훈은 어제보다 훨씬 애무를 많이 했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섹스를 길게 끌고 갔다.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 나래가 기쁜 마음으로 눈 위에 안대를 썼다.
젖은 몸으로 검은 수면 안대만 걸치고 침대에 누운 나래를 바라보며 도훈이 씨익 웃었다.
'휴우-. 이제 좀 쉴 수 있겠네.'
[네? 쉬다뇨?]
'눈을 가려 놓으면 아이템을 마음껏 쓸 수 있잖아. 혀를 너무 놀렸더니 얼얼해서 근육이 뒤틀릴 것 같다고.'
[아아, 일종의 휴식타임이군요.]
'그렇지. 나는 쉬어도 나래는 자극이 끊이지 않게 만드는 거지.
이렇게 쉼 없이 밀어 붙이면서 홍수처럼 일시에 몰아치는 거야.'
[오오, 이것이 홍수법.]
도훈이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냈다.
그것은 한 때 신벌로 인해 발기부전에 빠졌던 도훈의 인공잦이 역할을 대신 했던 딜도였다.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최첨단 딜도로서, 어둠 속에서 페니반을 착용하고 사용시실제 잦이와 구분이 힘들만큼 정교한 아이템이었다.
"누나,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안대 벗으면 안돼요. 알았죠?"
"으, 응."
나래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처음엔 눈을 가리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푹신한 침대 위에서 눈만 가린 채 홀딱 벗고 있자 괜히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아, 너무 긴장돼. 서준이가 대체 뭘 하려는걸까?'
도훈이 생체 딜도를 들고 그것으로 나래의 가슴을 쿡 찔렀다.
"아, 앗. 뭐, 뭐야?"
딜도의 느낌은 잦이와 거의 흡사했다.
이는 딜도의 온도가 사람의 체온처럼 36.5도를 유지하도록 열을 발산하기 때문이었다.
"궁금해하지 말고 그냥 느껴봐요."
딜도로 가슴을 꾹 눌러준 도훈은 마치 뱀이 꿈틀거리는 형상으로 나래의 상반신에 S자 곡선을 그리며 타고 내려갔다. 귀두처럼 유선형으로 생긴 딜도가 구석구석을 누르자 나래가 흥분으로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아아아···. 설마 이건 도훈의 잦이.'
그의 잦이를 떠올리자 금새 애액이 분출하기 시작한 나래였다.
이는 조건반사와도 같은 반응이었다.
아랫배 위에서 딜도를 휘젓던 도훈은 두 손으로 나래의 두 다리를 임산부의 출산 자세처럼 넓게 벌린 M자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또 다시 허벅지 안 쪽을 딜도 끝으로 자극하며 천천히 중심부를 향해 나아갔다.
"아, 아아아···. 기, 기분이 너무 이상해."
"좋아요?"
"으, 응. 몸이 막 덜덜 떨리는 것 같아."
[나래양이 왜 저렇게 흥분하는 건가요? 실제로 잦이도 아니고 딜도일 뿐인데요?]
'원래 상상이 더 짜릿한 법이니까.'
[네?]
'사람은 공포심 만으로 졸도하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는 존재야. 상상의 힘은 그만큼 강력하단 뜻이야.'
[아아.]
'앞이 안 보이는 나래는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펼치고 있는 거야. 특히 보이지도 않는 잦이가 언제 자신을 뚫어줄 지 예상을 못해서 더더욱 안달이 나는 거지. 예측된 삽입보다, 부지불식간에 찌르는 삽입이 훨씬 자극이 센 법이거든.'
[그렇군요.]
'저거봐. 봊이 벌렁거리는 거.'
나래의 구멍이 또 다시 블랙홀처럼 꿈틀거렸다.
구멍 스스로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질질 보짓물을 흘리는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남자를 기빨리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어우, 진짜 뭐든 다 잘근잘근 씹어 버릴 거 같네. 이거 내구성괜찮은 거지?'
[당연하죠. 천상계의 최첨단 나노소재로 만들어진 아이템입니다. 피부는 실제 사람의 그것과 똑같고, 강직도를 최대치까지 올리면 타이어처럼 고무가 질겨집니다. 사람의 힘으로, 그것도 질압으로 망가질 정도의 물건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근데 딜도 만으로 나래양이 만족할까요?]
'왜?'
[주인님의 대물 잦이도 몇번이고 받아낼 정도였는데, 과연 딜도가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여자는 아니니까요.]
'충분해. 오늘은 아이템 대 개방하는 날이거든.'
[네?]
도훈이 허공으로 손을 뻗어 인벤토리에서 몸에 좋은 크림을 꺼냈다.
'꿈틀대는 회전딜도에 몸에 좋은 크림을 바르면 어떨까?'
[아, 아니! 몸에 좋은 크림 까지요? 안 그래도 성감대인 질 속에 가득 그걸 묻히겠다는 겁니까?]
'그렇지. 이건 마치 찢어진 상처를 불로 지지는 꼴이랄까? 제아무리 나래라도 버티긴 쉽지 않을 걸?'
[조심하십시오. 어지간한 사람은 역치를 넘어서는 쾌락에 기절해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더 좋고.'
[네?]
'말했잖아. 오늘은 나래를 몇번이고 보내버릴 거라고. 한동안 섹스만 생각해도 다리가 풀릴 정도로.'
몸에 좋은 크림을 손에 잔뜩 묻힌 도훈이 딜도 전체에 듬뿍 크림을 펴발랐다. 어찌나 많이 뿌렸는지 몇번을 앞뒤로 문지르는데도 덩이리가 남을 정도였다.
[너, 너무 많이 바른 거 아닙니까?]
'이 정도는 발라줘야 나래가 미쳐 날뛰지.'
"자, 그럼."
준비를 마친 도훈이 생체 딜도를 나래의 블랙홀 속으로 투하했다.
몸에 좋은 크림을 바른 딜도의 머리 부분이 발사된 총탄처럼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구멍 속으로 파고들었다.
두드드드드드!
마치 드릴로 굴착을 하는 것처럼 딜도가 들어가 박히는 순간 예상대로 나래가 자지러지는 비명을 내질렀다.
"흐, 흐아아아아아앙!!!"
발작을 일으키는 나래를 도훈이 꽉 붙잡았다.
"뭐, 뭐야! 지, 지금 뭘! 흐앙, 으아아아아앙!"
투드드드드드 투드드드드!!
딜도는 360도 회전하는 엄청난 회전력으로 질 안 전체에 몸에 좋은 크림을 듬뿍 묻혔다. 그 상태로 스스로 질안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으핫, 핫, 흐아앗, 하아아아앙!"
나래는 마치 힘 좋은 뱀장어가 질 속으로 몰래 들어온 느낌이었다.
도저히 왕복운동을 하는 잦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아앙, 아아아아앙! 서,서준아 빼, 빼줘!"
자극을 참다 못한 나래가 두 손을 들어 수면 안대를 벗으려하는 통에 도훈이 두 팔로 그녀를 붙들었다.
"에이, 절대로 벗으면 안된다니까."
나래는 그제야 뭔가 잘못된 걸 느꼈다.
그의 두 손이 자신을 결박한 위치를 고려할 때, 질 안을 휘젖는 것은 절대 도훈이 잦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 아니. 대체 나한테 뭘! 흐앗, 흐아아앙!"
생체 딜도가 다른 딜도와 다른 점은 도훈이 직접 손잡이를 잡고 흔들지 않아도, 스스로 피스톤 운동을 하듯 질 안에서 늘었다가 줄었듬을 반복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래는 마치 다른 사람이 자신을 따먹는 것 같은 기분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흐앙, 아아아앙, 하아아아아아앙!!!"
몸에 좋은 크림 효과가 더해지자, 쾌감이 평소의 두배는 더 올라왔다. 나래의 비명이 심해지자, 옆방으로 소리가 퍼질것을 우려한 도훈이 그녀의 입에 잦이를 쑤셔 넣었다.
"웁!"
"빨아줘요."
"우, 우웁!"
"빨아달라고요."
밑에서는 자동딜도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입은 도훈의 단단한 대물이 틀어막았다. 위아래로 동시에 뚫리기 시작한 나래는 혼절할 것 같은 기분에 잦이를 빨기 시작했다.
눈을 가리고 있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나래는문자 그대로 쾌락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정신이 붕 떴다가 지하 밑바닥까지 패대기쳐지는 기분이었다.
"웁웁웁웁!"
"으으으, 누난 입봊이도 맛있네요."
그 와중에도 도훈의 음탕한 대사가 귓속에 속속 파고들었다. 나 래는 마치 윤간을 당하면 딱 이런 기분일거라고 생각했다. 위도, 아래도 동시에 틀어박힌 상태로 미칠것 같은 쾌감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아아아아, 정신이 나갈 것 같아.'
나래가 절정에서 허덕인다는 걸 파악한 도훈이 원격으로 딜도의 회전 강도를 끌어 올렸다.
'로시, 생체 딜도 최대 크기로, 풀 회전.'
[여기서 풀 회전이요? 나래양이 못 버틸 겁니다.]
'내가 원하는 게 바로 그거야.'
[네?]
'섹스하다 기절해 버리게 만들 거라고. 아주 그냥 정신줄 놓아버리게.'
[역시 주인님은 한다면 하는 분이군요. 알겠습니다.]
투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나래의 질안에 들어간 딜도가 폭발적인 회전을 시작했다.
동시에 도훈이 스모선수처럼 두 다리를 벌리고 앉은 자세에서 폭격하듯 입봇이를 쑤셨다.
"우욱, 욱!"
나래의 의식이 점점 흐릿해 지기 시작했다.
몸이 붕 뜬 것처럼, 점점 현실감이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필름이 뚝- 하고 끊어졌다.
몸이 쾌감을 감당 못해 기절해 버린 것이었다.
* * *
"으, 으으으···."
나래가 눈을 뜬 것은 그로부터 10여분이 흐른 뒤였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침대 위에서 들썩이고 있었다.
밑이 뻑뻑한 느낌에 안대를 슬쩍 밀어 올리자, 가랑이 사이에 달라붙어 자신을 따먹고 있는 도훈이 보였다. 자신이 기절한 틈에도 도훈이 피스톤질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정신을 차리자 또 다시 밀려오는 쾌감에 나래가 혼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