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0. 구원회-45-
도훈은 마치 두 사람의 영혼이 함께 몸에 들어온 것처럼 왼손으로는 필기를 하면서도 오른손은 쉴 새 없이 정음의 봊이를 어루만졌다.
클리토리스 위주로 비비자 정음이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거렸다. 하지만 입에 연필을 물고 있어서인지 더는 밖으로 소리를 내진 않았다.
찌꺽찌꺽
도훈의 손가락이 이번엔 정음의 봊이 구멍 안으로 쑥 들어갔다.
정음은 책을 거꾸로 드는 줄도 모른 채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사람처럼 의자에 허리를 기대고 도훈의 애무를 참아냈다.
'하아-. 너, 너무 오랜만이라 물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어떡하지?'
정음은 스스로도 애액이 너무 많이 흐르는 것을 느꼈는지 창피해했다. 하지만 도훈은 태여한 표정으로 필기에 집중할 뿐이었다.
찌꺽찌꺽-!
차가운 도시남자처럼 무심한 듯 시크하게 핑거링을 하면서도 도훈은 열심히 요약에 집중했다. 확실히 그의 예상처럼 본인이 자극을 받는 경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면서도 전혀 혼선이 없었다.
마치 좌뇌와 우뇌가 각기 다른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것처럼 필기와 동시에 핑거링이 동시에 이루어 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볼 때 도훈은 교재를 보면서 열심히 팬을 굴리는 모습이었고, 정음은 책을 들어 얼굴을 가린 채 독서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책이 거꾸로 뒤집혀 있긴 했지만.
"으으으···. 오, 오빠."
"응?"
"조, 좀만 천천히."
"아? 미안. 너무 빨랐어?"
"하아, 하아···. 네. 숨 넘어갈 것 같아요."
정음이 가까스로 신음을 참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도훈이 속도를 조절했다. 아까보단 느리게, 그러나 더 깊숙하게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축축하게 젖은 그곳에선 물에 젖은 찰진 소리가 밖으로 조금식 새어 나왔다.
촵촵촵!
'이러다 손가락 피부 쭈글쭈글해지는 거 아니야?'
[네?]
'아니 왜, 목욕탕 안에서 오랫동안 몸을 불리면 피부가 쭈글쭈글해지잖아. 지금 정음이 봊이 안이 너무 뜨겁고 축축해서 말이야.'
[대체 언제까지 해주시려고요?]
'일단 이거 요약 끝날 때까진 해야겠지?'
[설마 1시간 내내 해주신다고요? 그거 완전 딜도 아닙니까?]
'듣고 보니 그렇네? 생각해보니 이거 완전 인간 손가락 딜도 아니냐?'
도훈은 핑거링을 하고 있는 오른손을 완전히 무의식의 저편으로 미뤄 놓은 상태였다. 마치 기생수가 팔을 차지해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도훈의 의지와 무관하게 손이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도훈 스스로도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신기했다.
'혹시 본능적인 건가?'
[네?]
'내 손가락이 제멋대로 구멍을 쑤시는 거 말이야. 하도 많이 하다보니까,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거지.'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손가락 근육이 심장처럼 불수의근도 아닌데요.]
'그러니까 이런 거야. 운전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 생각을 하면서 하지 않잖아. 라디오를 들으면서, 혹은 햄버거를 집어 먹으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때면서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인단 말이지. 어쩌면 내 오른손도 그 정도 지경에 이른 게 아닐까 싶어.'
[어처구니가 없군요. 대체 얼마나 섹스를 많이 하면 무의식의 경지까지 이를 수 있는 거죠?]
'최소한 나 정도는 해야지.'
[하루 3번 이상요?]
'아마도?'
찌꺽찌꺽-!
도훈이 속도를 늦췄음에도 계속적인 자극이 이어지자 정음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흥분이 급격히 밀려오진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누적되면서 결국엔 고점을 향해 꾸준히 흥분 그래프가 올라가고 있었다.
'하아-. 하아-. 모, 못 참겠어. 이러다 정말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
흥분에 가득 찬 정음은 당장 도훈의 허벅지 위에 올라타 말타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도훈의 잦이를 받아 내야 간질 거리는 아쉬움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오빠가 오늘따라 너무 무심한 것 같아.'
정음은 기계적으로 손가락만 까딱이는 도훈의 태도가 섭섭했다. 물론 자신의 시험 공부를 도와주느라 그런 것이긴 하지만, 그녀에겐 단순히 말초적인 쾌락보다 도훈에게 사랑을 받는 느낌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안 되겠어. 오빠를 자극시켜서 못 참게 만들어야겠다.'
앙큼한(?) 계획을 품은 정음이 갑자기 입에 물고 있던 연필을 일부러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진 연필이 또르르 굴러가더니 테이블 밑으로 쏙 들어갔다.
"아앗, 오빠 잠시만요. 연필이 굴러떨어져서."
"아, 그래?"
도훈이 잠시 핑거링을 멈춘 틈을 타, 정음이 허리를 숙여 테이블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연필만 줍고 다시 나올 줄 알았던 정음은, 기습적으로 도훈의 지퍼 안에서 불쑥 대물을 끄집어냈다. 벌써 커피숍 안에서 여러번 바지밖으로 들락거리는 대물이었다.
"어, 어?"
도훈이 놀란 눈으로 테이블 밑을 쳐다보는데, 정음이 강아지처럼 간절한 표정으로 다리 사이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것이었다.
"너 거기서 뭐해?"
"오빠, 잠시만요. 사람들 오는지 망 좀 봐주세요."
"뭐라고?"
도훈이 어처구니없어하는 데 정음이 갑자기 테이블 밑에서 잦이를 입에 물고 다시 오랄을 하는 것이었다.
"흡!"
한참 시험 요약에 집중하고 있던 도훈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니, 정음이가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주인님이 너무 자극을 심하게 주신 거 아닙니까?]
'내가?'
[그렇게 계속 자극하면 누구도 못 참죠. 정음양이 당장 덮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셔야 할 겁니다.]
'아 놔. 이걸 밀어 낼 수도 없고.'
도훈은 난처한 모습으로 커피숍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2층엔 손님이 많이 없었고, 다들 제자리에 앉아 수다만 떨 뿐이었다.
하지만 이 기묘한 자세가 계속되면 누구라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테이블 밑에 들어간 여자가 남자의 가랑이 사이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면 엉큼한 상상을 떠올리는 게 당연하니까.
쭙쭙쭙!
정음은 마치 핑거링에 당한 복수라도 하겠다는듯이 평소보다 훨씬 힘차게 잦이를 빨아댔다. 초강력 진공청소기가 흡입하는 것처럼 강하게 잦이를 빠는 바람에 도훈이 손으로 가죽의자의 시트를 움켜쥘 만큼 강한 자극을 받았다.
'으윽. 이제 알겠다. 정음이가 날 못 참게 만들려는 거구나.'
[못 참게요?]
'응. 내가 도저히 못 참고 어디 화장실에라도 데려가서 자길 따주라고 시위하는 거라고.'
[허어. 정음양이 많이 굶긴 굶었나 보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커피숍으로 안 왔지.'
[이제 어쩌실 겁니까? 차라리 시원하게 한 번 풀어주고 나서 일을 하는 게 더 낫겠는데요.]
'그러니까 말이야.'
도훈은 금방이라도 들킬 것 같은 기분에 급히 정음을 불렀다.
"정음아, 멈춰 봐."
"네? 누가 와요?"
"그게 아니라, 이대론 도저히 시험 공부가 불가능할 것 같아.
일단 나와."
"조금만 더 해드릴게요."
"알았으니까 나와봐. 자리부터 옮기게."
"네?"
정음이 다시 테이블 밑에서 기어나오자 도훈이 차분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지금 하고 싶어?"
"······."
"1시간 안에 요약 끝낼 수 있는데 끝나고 나가면 안 될까?"
"죄송해요. 솔직히 ···더이상 못 참겠어요."
"하아-. 그럼 어쩔 수 없지. 나가자."
"지금요?"
"이대론 아무것도 못 해. 내가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또 가봐야 하거든."
"아···."
"그러니까 일단 여기서 나가자."
도훈의 말에 정음이 책을 주섬주섬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훈이 말렸다.
"아니. 책은 그대로 두고."
"여기 둔다고요?"
"커피도 남아있고, 책이 펼쳐져 있으면 아무도 안 건드릴거야.
딱히 훔쳐갈 것도 없으니까."
"아···."
"그대로 두고 따라와."
도훈이 정음의 손을 붙잡고 커피숍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아직은 저녁도 아니었고, 마땅히 근처에 모텔도 보이지 않았다. 차라도 있었으면 차량 안에서 하거나 어디로 이동을 했을텐데, 호텔로 거처를 옮기면서 차량을 두고 나왔기 때문에 이동 수단도 마땅치 않았다.
'망했네. 나오긴 했는데 갈 곳이 없구나.'
[택시 타고 인근 모텔이라도 찾아 보시던가요.]
'안 돼. 여긴 주택가라 모텔촌까지 가려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거야. 그럼 제 시간에 요약도 못 끝낼거고.'
[그럼 어떻게 합니까?]
'잠깐만. 이 건물에 옥상이 있는 거 같은데?'
[옥상요?]
도훈은 고개를 들어 방금 나온 커피숍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상가 옥상 문은 보통 폐쇄되어 있지 않습니까? 누가 멋대로 드나들면 위험하니까요.]
'나한텐 전혀 관계없는 일이지.'
"정음아. 잠깐만 여기 기다려봐. 내가 근처 좀 둘러보고 올게."
"네."
도훈은 건물 뒤로 빙 돌아가더니,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두 다리에 잔뜩 기운을 끌어 올렸다.
[뭐하시려는 겁니까? 설마···.]
'3층 정도면 가능할 것 같아서.' 도훈이 무릎을 살짝 굽혔다 펴면서 위로 점프를 시도했다. 그 순간 신발이 밟고 있던 지면이 발자국 모양으로 움푹 파이며 그의 신형이 로켓처럼 수직으로 솟구쳤다. 언제 보아도 만화같은 움직임이었다.
슈우웅-!
서전트 점프로 3층 건물 높이까지 다다른 도훈은 야마카시 동작처럼 옥상 난간을 두 팔로 붙잡은 뒤 공중제비를 한 바퀴 돌아올라갔다.
옥상 위에 가볍게 착지한 도훈이 밑을 내려다 보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3층까지 단 번에 도약은 힘들구나.'
[그래도 지난번보다 더 도약력이 올라가신 것 같습니다만?]
'최근에 섹스를 하도 많이 해서 내공이 꽤 쌓인 것 같아.'
[아아, 음양보합술 말씀이군요.]
도훈은 섹스를 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특성이 있었다. 음양보합술은 상대의 음기를 받아 자신의 내공으로 축척하는 색공의 일종이었다.
꾸준히 섹스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공이 쌓였고, 그것이 도약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옥상 위로 올라온 도훈은 잠겨 있던 옥상 문을 열어놓고 다시 지상으로 착지했다.
거진 10M가 넘는 높이에서 뛰어내리는데도 아무런 주저함도 없었다.
고양이처럼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도훈이 다시 정음에게로 돌아갔다.
"이 건물 옥상은 어때?"
"오, 옥상이요?"
"응."
"잠겨 있지 않을까요?"
"일단 가보기라도 하자. 안되면 계단에서라도···."
"아···."
정음도 달아올라 있었기 때문에 어디든 상관없는 상황이었다.
오죽하면 커피숍 안에서 덮치려고 했을 정도였으니까. 도훈의 손을 잡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맨 위층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두꺼운 철문으로 봉쇄되어있었다.
"역시 잠긴 것 같은데요···."
"열어보자. 혹시 모르니까."
이미 문을 개폐하고 나온 도훈이 자신있게 옥상문을 열었다.
"어? 안 잠겼네요?"
"내 말 맞지? 가끔 상가 건물주들이 정화조 청소하다 깜빡깜빡한다니까?"
옥상문을 열고 올라온 두 사람은 인근에 높은 건물이 있는지 확인했다.
멀리 있는 아파트를 제외하면 주변 건물들은 대부분 비슷한 높이거나 더 낮았다. 두 사람이 붙어 있어도 딱히 감시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었다.
"여기서는 훔쳐보는 사람 없을 거야."
"아아···. 이래도 괜찮을까요?"
"아니면 뭐 다른 좋은 곳이라도 있어?"
"······."
정음이 아무 말도 못하자 도훈이 그녀를 옥상 난간까지 데려갔다.
"여기 짚어봐."
"난간을요?"
"응. 멀리 구경하는 것처럼."
정음이 옥상 난간을 두 손으로 짚자, 도훈의 그녀의 뒤에 바짝 붙었다.
"혹시 모르니까 치마는 안 내릴게."
도훈은 정음의 치마를 허리 위로 말아올렸다. 치마가 걷어지자 구멍난 팬티 스타킹과 흠뻑 젖은 팬티가 보였다.
"흐음, 바로 해도 되겠네."
도훈은 축축해진 팬티 상태를 보고 정음이 충분히 젖어 있음을 파악했다. 지퍼를 열어 잦이만 살짝 꺼낸 도훈이 정음의 뒤에 바짝 붙으며 대물을 구멍에 가져갔다.
"흐, 흐읏···."
"나랑 그렇게 하고 싶었어?"
도훈이 봊이입구에 귀두를 문지르며 등 뒤에서 물었다. 정음은 귀밑까지 빨개진 채 고개만 끄덕였다.
"하긴, 요새 바빠서 자주 못 보긴 했네. 진작 따줬어야 했는데."
"아, 아니에요. 오빠가 괜히 저 때문에."
"너 때문이라니? 나도 너 보자마자 따먹고 싶었거든."
"아, 아···."
도훈이 음탕한 말을 지껄이더니 예고도 없이 불쑥 대물을 박아넣었다.
푸욱-!
"흐읏!"
소리를 지를 뻔한 정음이 한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았다. 동시에 도훈 역시 간만에 조여오는 강력한 명기의 위력에 새삼 감탄했다.
'와, 역시 정음이 봊이는 진짜 끝내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