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 구원회-14-
"지, 지금 뭐하는 거예요!"
"네? 씻겨 드리려고···."
"제가 언제 씻겨달랬어요?"
"아니 저는 때 밀어드린다길래 보답으로."
"돼, 됐어요! 그런 호의는 사양하죠!"
도훈의 손길에 놀란 승아가 뒷걸음질 치며 다시 샤워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손길이 닿은 곳에 유독 심한 자극이 밀려오는 것이었다.
'하아-. 뭐, 뭔데. 성감대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러지?'
순식간에 몸에 좋은 크림을 바른 도훈이 씩 웃었다.
'신성한 공간 좋아하시네. 꼴리면 치는 거지. 하여간 어디까지 참나 지켜 보자고.'
[근데 어째서 승아양을 자극하시는 건가요?]
'승아는 이서보다 높은 계급이잖아. 분명 이 교회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거란 말이지. 꼬셔서 정보를 캐내봐야겠어.'
[포섭을 하겠다는 건가요?]
'그렇지. 세뇌를 시킬래도 우선 호감도부터 높여 놔야 하니까.
단기간에 호감도를 끌어 올리는 방법은 섹스가 최고거든.'
[하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습니다. 보는 눈도 많고요. 승아양이 과연 허락하겠습니까?]
'시선을 피하기엔 욕실은 충분히 넓어. 일단 흥분시키는 데 집중해야지. 그럼 기회는 분명 온다.'
비누와 함께 몸에 좋은 크림이 묻은 승아는 점점 욕망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몸에 좋은 크림이 섞인 비누 거품을 제 손으로 문지르다 엉겹결에 온 몸에 펴바르고 만 것이었다.
도훈이 굳이 무리수를 두어가며 거품을 묻힌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하아-. 내가 왜 이러지? 몸 전체가 찌릿찌릿해. 만질 때마다 자극이 너무···.'
비누칠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겨드랑이나, 젖가슴, 음부를 만질 수밖에 없는데 그런 곳을 손으로 문지를 때마다 성감대를 애무하는 것처럼 찌릿찌릿한 자극이 밀려온 것이었다.
'아아···. 설마 욕구 불만 때문인가···.'
이에 승아는 자신이 최근 섹스를 많이 못해서 그런 것이라 착각했다.
수호천사에 올랐을 때만 해도 엔젤 등급에서 매주 겪던 난교파 티를 탈출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호천사에 오르면 난 교를 면제 받는 대신, 소수의 인원을 상대하는 쪽으로 임무가 바뀌는 것이다.
승아가 모시게 된 양 권사는 겉보기완 달리 무척 변태같은 인물이이었기 때문에 처음 몇 달간은 집요할 정도로 승아를 괴롭혔다.
매일 전동 딜도를 팬티 밑에 착용하게 하고, 하루종일 애액을 흘리도록 켜둔다거나 사무실에서건 화장실에서건 본인이 꼴리면 다짜고짜 승아를 따먹었다.
그럼에도 난교를 할 때만큼은 힘들지 않았다.
하루에도 십수명의 잦이을 받는 것 보다는, 한 명의 변태를 상대하는 게 더 나았으니까.
하지만 6개월이 넘어가자 승아에 대한 양 권사의 관심도 점점 시들해졌다. 어차피 권사 쯤 되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여 신도를 골라서 따먹을 수 있는 레벨.
승아만 계속 먹기엔 구원회 안에 너무나 예쁘고 어린 여자들이 많았다.
결국 양 권사의 괴롭힘이 멈추자 오히려 승아는 과거보다 섹스를 즐기지 못하게 되었다.
섹스도 어느정도 중독되는 측면이 있어서, 매일 같이 남자의 잦이를 받던 몸이, 어느날 뚝 끊기고 거미줄을 치게 되자 반대로 욕구불만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한번은 혼자 욕정을 못 참고 샤워를 하다 샤워 물줄기에 자극을 받는 바람에 자위를 심하게 한 적도 있었다. 엔젤 때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땐 원하든 원하지 않든 늘 잦이가 있었으니까.
'맞아. 분명히 그런 걸거야. 요새 안 한지 꽤 오래 되었으니까.'
의도치 않게 금욕 생활을 하게 된 승아의 입장에서 도훈은 간만에 본 자극적인 사내였다. 몸매도 새끈하게 좋았고, 물건도 성기사단에 입단할 만큼 상당했다. 얼굴은 다소 평범했지만, 어차피 잘생긴데다 물건까지 실한 남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도훈은 승아의 입장에선 한번쯤 맛 보고 싶은 사내였다.
'솔직히 권사님은···. 너무 작으니까.'
대물들로만 구성된다는 성기사단의 수장인 양 권사가 보기 드문 소추라는 것은 어쩌면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승아는 어쩌면 그의 집요한 변태력의 근원이, 스스로 여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콤플렉스에 기반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곤 했다.
과거 성기를 잘린 환관들이 목각 딜도로 따먹지도 못할 궁녀들을 희롱하던 것처럼, 스스로 여자를 만족을 못시키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다.
몸이 달아 오른 승아는 자기도 모르게 음부를 손가락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딴에는 몸을 씻는 행위라고 변명했지만, 유독 그쪽으로 손가락이 깊이 들어가는 장면을 도훈이 옆에서 똑똑히 훔쳐보고 있었다.
'흥, 걸려 들었군.'
[네?]
'보라고. 혼자 자위하듯 봊이를 쑤셔대잖아. 암캐는 어쩔 수 없다니까?'
[정말이군요. 몸에 좋은 크림이 발려있어서 굉장히 자극적일텐데···.]
'그나마 비누거품에 희석돼서 견딜만 할 거야. 원액으로 발랐으면 저 상태로 혼자 가버렸을 듯.'
[그럼 다음 전략은 뭡니까?]
'슬슬 사람 없는 곳으로 유도해야지. 어디가 좋을까?'
도훈이 욕탕 안을 쭉 훑어 보았다.
온탕에는 2명 정도가 앉아 있었고, 구석에 있는 히노끼 탕은 비워진 상태였다. 히노끼 목조로 만든 욕탕은 생각보다 좁았는데 두 사람이 들어가 대각선으로 자릴 잡고 발을 뻗으면 발이 서로 교차할 정도의 폭 밖에 되지 않았다.
'저기가 좋겠군. 사람도 없고 공간도 일반 탕보다 좁아.'
"이제 탕에 들어갈까요?"
"으, 응?"
"아니 때를 불리라고 하셔서."
"그, 그러죠."
"되도록 사람이 없는 곳이 좋겠어요."
"왜요?"
"혹시나 때가 불어서 탕에 둥둥 떠다니면 너무 민폐일 것 같으니."
"흠···."
"저긴 어때요? 나무로 된 곳. 저긴 아무도 없는데."
"히노끼탕이요? 그래요, 저쪽으로 가죠."
도훈과 승아는 몸에 묻은 비누거품을 깨끗이 씻어내고 히노끼탕으로 옮겼다. 물에 발을 담그는데 온도가 생각보다 뜨거운 편이었다.
"으음, 여긴 수온이 좀 높네요."
"네, 고온탕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많이들 이용 안하더라고요."
도훈이 발만 담근 채 욕조에 걸터 앉은 사이, 승아는 곧바로 욕조 안으로 몸 전체를 집어 넣었다. 목만 내밀고 욕탕 안에 들어간 그녀의 맞은편에서 도훈이 가랑이를 활짝 벌렸다.
'아, 아니. 저것은···.'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행동.
탕 속에 몸을 담근 승아의 정면에 바짝 꼴린 대물이 위아래로 껄떡거렸다.
마치 들어오라고 도발하는 것처럼.
평소의 승아였다면 노골적인 유혹에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겠지만, 잔뜩 흥분해버린 상황에서 쉽사리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아-. 저 남자. 나한테 일부러 저러는 게 분명해.'
승아는 도훈이 자신에게 수작을 부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되지도 않는 핑계로 혼탕으로 끌어들인 것도 그렇고, 아까 샤워를 할 때는 대놓고 자신의 몸을 더듬기까지 했다. 그리고 지금은 잦이를 빳빳하게 세워들고 보란듯이 내보이는 것이다.
유치할 정도로 눈에 보이는 수작이었지만, 승아는 점점 말려들어가고 있었다.
'근데, 이상하게 밉지가 않아. 잦이가 예뻐서 그런가?'
승아는 이제껏 성기사단 입단 테스트를 함께하면서 20cm를 넘는 거근들을 여럿 목격했다. 한국에는 거의 없다는 대물들이지만, 크기에 비해 모양까지 온전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어떤 사람은 크기가 아까울 정도로 못 생겼고, 또 어떤 사람은 대물에 인테리어 공사까지 덕지덕지 덧붙이는 바람에 잦이라고 부르기 징그러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도훈의 대물은 너무나 깔끔했다.
입으로 빨면서 느꼈을 땐 피부결도 무척 좋고 불쾌한 냄새도 거의 안나는 것 같았다. 무척 잘 관리된 잦이였고, 타고난 모양새가 몹시 잘 빠졌다.
'하아-. 아까 빨았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양 권사의 명령에 오랄을 할 때만 해도 아무 감정이 없었다.
그녀에게 섹스란 일종의 사역이었고, 이는 응당 감당해야 할 신도의 의무일 뿐 개인적인 욕정을 채우는 일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몸이 달아오르자, 도훈의 대물이 너무나 탐스러워 보이는 것이었다. 저 껄떡이는 대물에 세게 박힐 수 있다면, 그간 못채운 욕구를 한방에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아-. 짜증나. 아무리 그래도 신성한 목욕재계 중에 불경한 짓을 벌일 순 없잖아.'
혼욕이 가능한 사우나지만, 이곳을 이용할 땐 절대 음란한 행위를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일종의 금기였고, 이를 어겼다간 당장 불호령이 떨어질 행위였다.
결국 승아는 물 속에서 혼자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기 시작했다.
자위는 금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가랑이를 활짝 벌린 채 손가락을 밀어 넣기 시작한 승아의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어차피 뜨거운 열탕 속이라 낯빛이 변하는 것으론 그녀의 행위를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훈은 미묘하게 파동을 일으키는 물결의 움직임을 보고는, 그녀가 물속에서 음탕한 짓을 시작했다는 걸 간파했다.
'후후-. 귀신은 속여도 내 눈은 못 속이지. 점점 못 참겠나 본데, 나도 슬슬 시작해볼까?'
도훈은 히노끼탕의 온도에 적응한 것처럼 점점 다리를 집어 넣더니 금세 몸 전체를 탕 속으로 밀어 넣었다.
"으으. 선배님은 안 뜨거우세요?"
"난 적응돼서."
물 위로 목만 내밀고 있는 승아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도훈은 그것이 백조의 유영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겉으론 우아하게 물 위를 오가는 듯 보이지만, 물속에선 쉴 새없이 발을 놀리는 백조처럼. 승아 역시 겉으로는 태연한 척 앉아 있지만 물 밑에선 미친듯이 손가락으로 제 봊이를 쑤시고 있는 것이었다.
'이야, 역시 수호천사 레벨이라 그런지 음욕이 엄청 나네. 발동걸리니까 멈추질 않아.'
[주인님이 몸에 좋은 크림으로 자극해서 그렇잖습니까?]
'그것도 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닌것 같아. 뭐랄까···. 갑자기 봇물이 터진 느낌? 설마 욕구 불만이 있었나?'
[욕구불만이요? 구원회의 여신도가요? 에이, 그럴리가요.]
'왜 그럴수도 있지? 승아는 이제 양 권사 한 명만 수행하잖아.
근데 양 권사 나이로 봐선 매일 섹스는 불가능할 거야.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나이가 깡패거든 정력은.'
[호오.]
'그리고 비서가 된지 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양 권사 입장에서 비서인 승아를 매일 따먹었으면 질릴만도 하겠지.'
[그럼 양 권사의 비서가 되는 바람에 오히려 승아양이 욕구불만에 쌓여 있다는 뜻인가요?]
'그럴 개연성이 높다고 보는 거야. 내 추측으론.'
[만약 주인님 추측대로라면 양 권사 입장에선 승아양을 계속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건드리지도 않을 사람을 왜 곁에 둡니까? 수호천사 계급이 적다고 해도, 승아양 한명만 있는것도 아닐텐데요.]
'승아는 내가 보니까 성격이 똑 부러져서 일을 곧 잘하겠더라고. 처음엔 예뻐서 데려와 귀여워 해줬겠지만, 나중에는 정말로 일을 잘해서 곁에 두는 걸지도 모르지. 어쨌든 비서의 일도 해야 하는 거니까.'
[만약 주인님의 예상과 다르다면 지금 벌이는 시도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망각의 라이터를 자주 썼다간 승아양도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챌테니까요.]
'어디, 지켜보자고.'
히노끼 탕 안에 들어온 도훈은 과감하게 앞으로 발을 쭉 뻗었다. 비좁은 욕탕 구조상 그의 발 끝은 자연스럽게 승아의 가랑이 사이로 파고들었다. 혼자서 열심히 보짓구멍을 쑤시고 있던 승아의 손등에 도훈의 발바닥이 닿았다.
"!?"
승아는 아무말도 못 한채 멍하니 도훈을 쳐다보았다.
욕조가 좁고, 도훈의 다리가 길어서 생긴 우연한 실수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도훈은 손등에 발바닥이 닿았음에도 슬며시 웃기만 할 뿐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놀란 승아가 자위하던 것을 들킬까봐 손을 빼는데 그 빈틈을 도훈의 발바닥이 끝까지 밀고 들어왔다.
"우읍!"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승아는 소리를 질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대로 도훈이 멈추지 말았으면 하는 모순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뭐, 뭐지 이 남자? 설마 지금 나를···.'
도훈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씩 웃더니 엄지 발가락을 구부려 그녀의 봊이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흐, 흐응···."
"욕조에 몸 담그고 있으니까 참 좋네요. 그쵸?"
"······."
승아는 얼굴이 새빨개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