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4. 빌드 업-129-
이는 그녀가 별다른 죄의식 없이 도원그룹 비서실에 지원할 수 있었던 이유와도 관련이 있있다.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애초부터 섹스라는 행위를 남녀가 같이 즐긴다기 보다는, 남자를 위한 일종의 희생으로 여겼던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행동에도 부끄러움이 덜했다.
하지만 도훈과의 섹스는 그녀가 종전에 알던 세계관을 파괴시키고 있었다. 그는 단지 손가락 만으로 자신을 흥분시켜 버렸다.
잦이를 아직 넣지 않았는데도 극도의 쾌락이 밀려왔다.
전에 없던 고양감에 희진의 몸이 뜨거워졌다. 어쩌면 자신이 알던 섹스가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아···. 도훈씨와 함께하는 것이면··· 어쩌면 하나도 안 아플지도.'
희진이 도훈의 굵은 잦이를 눈여겨 보았다.
아까부터 눈에 들어오던 잦이가 유난히 탐스럽게 느껴졌다.
'저 커다란 것이 내 안에 들어오면 대체 어떤 느낌일까? 아마도 내 안을 가득 채워주겠지?'
"아아···, 도, 도훈씨 기분이 이상해져요."
"좋아?"
"네. 이런 느낌 정말 처음이에요. 이건 정말이지···. 아, 아···."
하지만 도훈은 희진의 속마음을 모르는 지 계속 손가락으로만 쑤셔댔다. 점점 갈증이 심해진 된 희진은 급기야 몸을 일으키더니 도훈의 대물을 손으로 덥석 붙잡았다.
"어? 왜?"
"저도 해드리고 싶어서요."
"아, 아니 그건···."
희진은 막무가내로 도훈의 잦이를 입으로 빨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훈이 자신에게 삽입하지 않는 이유가 아직 덜 흥분했기 때문이라고 착각했다. 따라서 그의 잦이를 잔뜩 빨아 흥분시키면, 못 참고 덮쳐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크흣, 이러면 곤란한데.'
[괜찮으십니까?]
'아니. 전혀 괜찮지가 않아. 좆이 뽑혀 나갈 것 같아.'
[그렇게 세게 빨지도 않는 것 같은데 너무 고통스러워 하시는군요.]
'아까처럼 기절할 정도는 아닌데, 너무 자극이 세게 들어와. 잦이가 헐어버리는 느낌이랄까.'
[그럼 당장이라도 말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야겠어. 희진이 교육시키다 내가 먼저 죽겠어.'
"자, 잠깐."
"네?"
"희진아. 난 안 빨아 줘도 돼. 난 네가 만족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
"저도 좋아서 하는 거예요."
희진도 고집을 피우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모처럼 섹스가 고팠다. 도훈과 함께하는 섹스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훈이 다시 차분하게 설명했다.
"아까 말했지? 나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상대를 알아가는 걸 더 좋아한다고. 오늘은 이 정도면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안 것 같아."
"아···."
희진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간만에 몸이 후끈 달았는데, 박아주지도 않는 도훈이 너무나 야속했다.
"다음엔 좀 더 깊이 알아가 보자, 서로를."
"그, 그래요···."
희진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오랄을 중단했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선 모처럼 씹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쉽게 됐군요. 마중물까지 이용해 겨우 그녀를 흥분시켰는데 말입니다.]
'낸들 이렇게 될 줄 알았나. 근데 오늘은 절대 끝까지 못 가. 갔다간 내가 죽을 걸?'
[희진양이 너무 아쉬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난 적당히 즐기다 그만 둘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아쉬워할 줄이야. 괜스레 미안해지네.' 희진의 실망하는 표정이 마음에 걸렸던 도훈이 희진에게 말했다.
"아니면···."
"네?"
"내가 손으로 끝까지 해줄까?"
"소, 손으로요? 끝까지?"
"응. 김비서가 많이 섭섭해 하는 것 같아서."
"괘, 괜찮습니다."
"사양 안 해도 돼. 김비서 지금껏 한 번도 끝까지 느껴본 적 없지?"
"끄, 끝까지라뇨?"
"오르가슴 말이야."
"아···. 네."
"내가 느끼게 해줄게."
"구, 굳이 그러실 필요까지는."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김비서도 한 번쯤 느껴 봐야지."
도훈이 김비서를 도로 침대에 눕혔다.
마사지를 하는 것처럼 김비서의 옆구리 쯤 걸터앉은 도훈이 오른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잡고 천천히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 아···."
배의 타륜을 돌리는 것처럼 한방향으로 부드럽게 회전시키자, 김비서가 몸을 배배꼬기 시작했다. 도훈은 동시에 왼손을 사타구니 아래로 내리더니 봇두덩이를 어루만졌다.
아까와는 달리 애액이 제법 흘러나와 대음순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왼손 중지를 길게 세운 도훈이 갈라진 곳을 긁는 것처럼 위로 쓸어 올렸다.
"하아, 하아···. 도훈씨, 이건."
"김비서. 그냥 즐기면 돼. 몸에 힘 빼고, 편안하게 누워 있어.
내가 알아서 해줄게."
도훈의 멀티태스킹은 예술의 경지에 올라있었다.
오른손은 양쪽 가슴을 번갈아 주무르고 동시에 왼손 또한 독립적으로 움직였다.
'준비가 끝난 것 같으니 슬슬 시작해볼까?'
도훈이 손가락을 봊이에 꽂아 넣으며 질벽을 살살 긁어댔다.
"하앙, 아앙, 흐아앙!"
또한 상체를 바짝 엎드려 희진의 커다란 젖가슴을 한 입에 물었다. 가슴 한쪽은 계속 주무르면서, 다른 한쪽의 젖꼭지를 쪽쪽 빨아대는 수법이었다.
"흐앗, 하앙!"
양쪽 가슴과 봊이를 동시에 공략하는 도훈의 멀티 애무에 희진의 몸이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양손과 혓바닥은 개개의 인격을 가진 것처럼 서로 다른 속도와 강도로 움직였다. 눈을 감고 있다면 마치 세 사람이 동시에 희진을 애무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아, 미칠 것 같아. 도훈씨는 어떻게 이렇게 잘하는 거지? 대체 정체가 뭐야?'
애액이 충분히 나오는 느낌이 들자, 도훈은 손가락 개수를 더 늘렸다.
"아앙!"
손가락 두 개를 위로 들어올리듯 휘젖기 시작하자 찌꺽거리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밖으로 물이 튀는 느낌도 강해졌다.
'확실히 처음과는 다르군.'
[희진양은 애액이 적은 편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보면 충분해 보이는데요?]
'엄청 흥분했다는 소리겠지. 예열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충분히 달아오른 후에는 섹스하는 데 크게 문제 없겠어.'
"도, 도훈씨. 키스해 줘요."
잔뜩 달아오른 희진이 먼저 도훈에게 키스를 요구했다.
정보창에 설명에 따르면 그녀는 다른 애무보다 키스에 훨씬 느끼는 편이었다.
도훈이 이에 가슴을 빨던 것을 멈추고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 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그의 손가락은 쉴 새 없이 봊이를 쑤셨다.
"읍읍!"
도훈이 진한 키스를 이어가자 희진은 점점 더 흥분했다. 그 증거로 그녀의 허리가 위로 들리고 있었다. 침대 위에서 허리를 높이 쳐든 희진은 가랑이를 활짝 벌리고 도훈의 손길을 즐겼다.
'좋아, 이 정도면 좀 더 빠르게 해도 될 것 같은데?'
도훈이 혀를 놀리며 더욱 속도를 끌어 올렸다.
손목 스냅에 리듬을 주어 힘껏 흔들어댄 것이다.
촵촵촵촵!
"흐웁, 웁!"
도훈이 속도를 올릴수록 그에 비례해 희진의 허리가 계속 들어올려졌다. 흡사 요가 동작을 연상시킬 정도로 높이 들린 허리는, 그녀가 얼마나 흥분했는지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였다.
팟팟팟팟팟!
도훈은 이제 손가락을 끝까지 꽂아 넣으며 힘차게 쑤셨다.
분수를 터뜨릴 것처럼 거세게 밀어 붙였지만, 아쉽게도 희진의 분수는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애액은 이제 허벅지를 타고 줄줄 흐를만큼 쏟아지고 있었다. 마침내 시트가 젖어갔다.
'역시. 노력한 값어치가 있구나. 이제야 제법 흥건해졌어.'
[대단합니다. 메마른 땅에서 우물을 파내셨군요.]
'안 되면 되게 하는 거지. 역시 희진이는 개발이 덜 된 거지 석녀까진 아니었어.'
[근데 주인님은 괜찮으십니까? 그 곳에서 쿠퍼액이 줄줄 흐르는 것 같은데요.]
'아파. 마음 같아선 그냥 손장난 같은 거 그만두고 바로 꽂아 버리고 싶은데 너무 아파서 참는 거야.'
[주인님도 고생하시는 군요.]
'어쩔 수 없지. 오늘 하루는 참는 수밖에.'
파바바바밧!
도훈은 마무리를 위해 미친듯이 속도를 끌어 올렸다.
잠시 입술을 떼자 희진의 입에서 전에 들어 본적 없던 격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흐아아아앙, 하아앙, 아앙, 아아앙 도훈씨이이이!"
팟팟팟팟팟팟!!
"아앙, 아아앙, 흐아아아앙!"
'이제 갈 것 같은데?'
[오르가슴인가요?]
'응. 거의 다 온 것 같아.'
도훈이 마지막으로 스킬을 개방했다. 바로 듀얼쇼크를 적용한 것이다.
처음부터 듀얼쇼크를 쓰면 경험이 거의 없는 희진이 부담을 느낄까봐 아껴두었다가 마침내 필살기를 꺼내든 것이었다.
'듀얼쇼크 3단계.'
[넵.]
스킬이 발휘되자 도훈의 손끝이 비정상적인 진동을 일으켰다.
안 그래도 빠른 속도로 봊이를 쑤시고 있던 손끝에 진동까지 추가되자 희진은 엄청난 쾌감에 몸부림쳤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앙!!!"
몸이 마치 붕 뜬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생전 처음 겪는 오르가슴의 위력은 폭풍처럼 강렬했다.
마치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진 것 같았다.
맹렬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희진을 보고 도훈이 손가락을 뽑아냈다.
털썩-!
그 순간 희진이 온몸의 힘이 빠진 것처럼 침대로 쓰러졌다.
이어지는 여운에 희진이 몸을 덜덜 떨자 도훈이 손가락에 묻은 애액을 털어냈다.
'후우-. 보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이지 간만에 삽입없이 손으로만 보내셨군요.]
'어쩔 수 없잖아. 박을 수가 없는데. 오늘은 이걸로 만족하라고 해야지.'
희진은 그 뒤로도 한참 밀려오는 절정의 여운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질이 자동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구멍을 좁혔다 풀었다. 탈진한 듯 나른한 표정이었다.
희진은 살면서 이런 기분은 처음 느꼈다.
만약 마약이란 걸 하게 되면 이런 기분이 들 것 같았다.
"하아-. 하아-."
한참을 누워있고 나서야 희진이 정신을 차렸다.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도훈이 말을 걸었다.
"어땠어? 괜찮았어?"
"아···. 이, 이런 경험 진짜 처음이었어요."
"좋았어?"
"네. 지금도 몸이 막 떨려요."
"오늘은 처음이라 손으로만 해줬어. 괜찮지?"
"네, 충분해요. 근데 도훈씨는···. 안 하셔도 괜찮아요?"
막상 혼자만 즐겼다는 마음에, 희진이 잔뜩 미안해했다. 이제껏 그녀가 만났던 남자들은, 자신이 느끼든 말든 일단 박고 싸고 싶어 했다. 하지만 도훈은 완전히 반대였다.
"난 괜찮아."
"그래도···."
"어차피 기회는 많으니까. 오늘만 날은 아니잖아? 오늘 이후론 우리집에 안 올거야?"
"그, 그렇긴 하지만···."
"정말로 괜찮으니까 내 걱정은 안해도 돼. 그럼 샤워하고 올래? 난 시트 벗겨서 세탁기 돌려야 할 것 같아서."
"세, 세탁이라뇨?"
벌떡 몸을 일으킨 희진은 자신의 가랑이 사이 시트가 흥건하게 젖은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이, 이게 다 뭐예요? 언제 이렇게 된 거예요?"
"몰랐어? 마지막에 엄청 쏟았잖아."
"제, 제가요? 이게 다 제가 쏟은 거라고요?"
"응."
"마, 말도 안 돼. 전 원래···."
"원래 물이 없는 편이긴 한데, 느끼면 충분히 잘 싸는 것 같아.
설마 이렇게 싸본 적이 처음이야?"
"아···."
희진은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도훈 앞에서 혼자 싸버린 것도 부끄러웠지만, 청소를 하러 와서 일거리를 만든 것 같아 더욱 민망했다.
"이건 제가 세탁할게요. 도훈씨는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괜찮아. 이게 뭐라고. 얼른 샤워 하고 와."
"그래도···."
"괜찮다니까.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래. 김비서는 내 메이드이지 노예가 아니잖아. 뭐든 다 해주려고 안 해도 돼."
"···정말 죄송해요."
"걱정 말고 씻고 와. 알았지?"
"네."
김비서가 민망해 하면서 벗겨진 앞치마를 집어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도훈은 젖은 시트를 벗겨 세탁실로 향했다.
'후우-. 겨우 끝났네.'
[통증은 좀 괜찮으십니까?]
'하나도 안 괜찮아. 지금도 지끈지끈해. 마치 발기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아서 잦이가 아픈 것처럼 아파.'
[그래도 참으시길 정말 잘하셨습니다. 만약 오늘 무리하셨다면 후유증이 꽤 오래 갔을 겁니다.]
'나도 그래서 참은 거야. 신벌 이후로 삽입을 못한 건 또 오랜만 이네.'
도훈이 세탁기를 돌리고 편한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있는데, 샤워를 마친 김비서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감싼 채 욕실에서 나왔다.
한바탕 질펀하게 싸고 난 김비서는 도훈을 마주하기 민망한지 고개도 들지 못하고 쭈뼜거렸다.
"좀 개운해?"
"네···. 죄송해요 도훈씨."
"왜 자꾸 죄송하다고 해? 그럴수도 있지."
"그냥··· 여러모로 다... 다음엔 꼭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