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1. 빌드 업-126-
앞치마가 아래로 벌어지며 가슴과 젖꼭지가 모두 드러났다.
안 그래도 커다란 가슴이 밑으로 쏠리자 묵직한 참외 두 개가 매달린 모습이었다. 살짝 실눈을 뜬 도훈은, 눈 앞에서 흔들리는 커다란 젖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으윽! 이건 너무하잖아!'
결국 견디가 못한 도훈이 손을 밑으로 내려 잦이를 붙들었다.
가만히 두었다간 미친 듯이 커질 느낌이라 억지로 잦이를 쥐어짜듯 세게 눌러 발기를 막아보려는 동작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김비서는 단단히 오해할 수 밖에 없었다.
'아, 반응이 있구나. 역시 도훈씨는 과감하게 노출하는 쪽을 더 좋아했던 거야.'
도훈이 잦이를 붙잡은 모습을, 흥분으로 오해한 김비서가 과감하게 책상 위로 기어 올라왔다.
도훈의 책상은 교수들이나 쓸법한 널찍한 마호가니 원목이었다. 사람 하나가 위에 올라와도 조금도 흔들림 없는 완벽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책상 위로 올라온 김비서가 걸레질을 하면서 엉금엉금 도훈을 향해 기어갔다. 걸레질을 할 때마다 젖가슴이 앞뒤로 크게 흔들리더니 급기야 앞치마의 어깨끈 사이로 젖통이 삐죽 튀어 나와버렸다.
두둥-
'오우, 쉣! 마더 퍽커!'
그 모습을 정면으로 본 도훈이 급히 고개를 위로 쳐들었다. 이 상태라면 만화처럼 코피가 쏟아질 위기였다.
"아니 지금 대체 뭐하는···."
"책상 위가 지저분한 것 같아서요."
"아흑, 근데 왜 굳이 올라와서···."
도훈은 진심으로 미칠 지경이었다.
누군가 좆 끝에 대고 전기 고문을 가하면 이런 느낌이리라. 대물로 다시 태어난 이후 이런 역경은 처음이었다.
'크헉, 로시. 어떻게 좀 해보라고! 나 지금 미칠 것 같단 말이야.'
[방법이 없습니다, 방법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거잖아. 대책을 강구해 보라고. 이러다 나 진짜 좆병신 되겠다니까? 좆나게 아파!'
[흐음.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뭔데? 얼른 말해.'
[현자 타임을 쓰십시오.]
'현자 타임? 스킬 말이야?'
[현자 타임 스킬은 지능을 순간적으로 올려주지만 그 후유증으로 성욕을 거세하는 완벽한 억제기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그것뿐입니다.]
'아니, 쓰는 건 그렇다 치고 앞으로 3일간 고자로 지내야 하잖아. 지금 같이 일을 여러군데 벌여 놓은 상황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그야 저도 모르죠. 방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드린 겁니다만?]
'이, 이런 무책임한 인공지능 같으니! 주인이 고난과 역경을 겪고 있는데 소 닭 쳐다보듯 얘기 할 거야, 진짜!'
도훈이 고통에 숨을 헐떡거리자 김비서는 점점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의 방법이 먹히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었다.
'좋아. 여기서 승부수를!'
도훈의 코앞까지 기어 온 김비서가 팽이처럼 팽그르르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그녀의 엉덩이가 도훈의 정면으로 향했다.
'헉!'
알몸 에이프런은 앞은 간신히 가리지만, 뒤를 가리는 건 하나도 없었다. 사실상 옷을 벗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탁 트인 시야로 김비서의 커다란 엉덩이와 갈라진 계곡이 나타나자 도훈은 심정지가 올 것만 같았다. 이건 해도 너무한 성고문이었다.
'크헉! 아니 왜 갑자기 봊이를 까는 거냐고.'
"흐흣!"
도훈이 이를 꽉 깨물었다. 억지로 발기를 멈추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뒤돌아선 자세라 도훈의 상태를 제대로 인지 못 한 김비서는, 도훈의 격한 신음을 흥분으로 오해하고 조금씩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아아, 도훈씨. 저를 마음껏 다뤄주세요. 저는 이제 도훈씨의 하녀니까요.'
커다란 엉덩이가 점점 도훈을 향해 가까워졌다.
그 사이에 골짜기도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쩍쩍 갈라진 계곡을 드러냈다. 살짝 물기를 머금은 봊이가 당장이라도 박아달라는 것처럼 벌렁거리고 있었다.
"흐읏, 흐읏!"
고통을 참는 도훈의 정신이 아찔해졌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고 있었다.
'흐윽, 왜 이렇게 아픈 거냐고!'
[아마도 주인님이 고통에 둔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개떡같은 소리야? 고통에 둔해졌으면 오히려 덜 아파야 하는 거 아냐? 난 지금 잦이가 끊어질 것 같은데!'
[제 말은 주인님이 환생 이후 고통을 겪어 본 경험이 적다보니 역치가 지나치게 낮아졌다는 뜻입니다.]
'뭐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주인님은 환생 이후 누구에게 심하게 맞아 본적이 얼마나 됩니까?]
'내가? 맞아?'
도훈이 고통으로 인상을 찌푸리는 와중에도 기억을 추스렸다.
생각해 보면 환생 이후에는 누군가에게 맞은 일도 없었고, 작게라도 다친 적도 거의 없었다.
더욱이 무공을 익히고 나서부턴, 천무지체로 환골탈태 하면서 싸움을 하더라도 단 한 대도 맞지 않고 상대를 팰 수 있게 되었다.
육체적으로도 더욱 강해져 어지간한 상처에는 끄떡도 않는 강철같은 몸이 되었다.
로시는 그것을 원인으로 짚은 것이다.
[주인님은 현재 다시 태어난 이후로 가장 극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니 그 정도의 통증에도 정신을 못차리는 거죠.]
'하윽, 근데 진짜로 죽을 것 같단 말이야. 잦이가 너무 아파. 나 어떻게 되는 거 아니야?'
도훈은 급기야 식은땀까지 나기 시작했다. 다시 눈을 감은들 이미 머릿속에 김비서의 알몸이 박제된 이후라 아무 소용이 없었다.
김비서의 뒷걸음질에 따라 점점 의자를 뒤로 눕히며 물러나던 도훈은, 끝내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으악!"
쿵-!
고통을 이기지 못한 도훈이 의자에서 나뒹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쿵- 소리에 올란 김비서가 급하게 도훈의 상태를 확인했을 땐, 도훈이 자신의 좆을 한 손으로 꽉 붙잡은 채 의식을 잃고 있었다.
지나친 고통을 피하기 위해 육체가 스스로 정신을 잃게 만든 것이었다.
"어라? 도훈씨? 도, 도훈씨!"
멀뚱멀뚱 쳐다보던 김비서는 뒤늦게 도훈이 기절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책상 위에서 뛰어 내려와 도훈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도, 도훈씨! 정신 좀 차려 보세요? 네?"
도훈은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좆을 붙잡고 중얼거렸다.
"···조, 좆나 아파."
"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자 김비서가 도훈의 입에 귀를 바짝 붙이며 집중했다.
"조, 좆이 좆나게 아프···."
* * *
도훈이 다시 눈을 떴을 땐 침대 위였다.
부드러운 이불이 몸을 덮고 있었고, 이마에는 차가운 물수건이 올려져 있었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옆에 앉아 눈물을 글썽거리는 김비서를 발견했다.
"헉!"
"어! 깨셨어요?"
"뭐야? 설마 내가 기절한 거야?"
[네. 참으로 추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진짜로 기절을 했다고? 얼마나?'
[그리 길진 않습니다. 대충 30분 쯤?]
'이게 말이 돼? 좆이 아파서 기절하다니!'
[원래 인간의 육체는 한계치를 넘어서는 고통에 대응하기 위해 정신을 잃는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마취와 비슷한 기전이죠.]
'그 정도였다고? 내 통증이?'
도훈이 이불을 들춰 재빨리 잦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외관상 큰 이상은 없어 보였다. 발기가 풀린 잦이는 한바탕 태풍이 휩쓸고 간 바다처럼 평온했다.
[걱정은 마십시오. 의식을 잃고난 후 발기가 자연스럽게 풀리면서 더 큰 충격은 받지 않았습니다.]
'휴-. 천만다행이네. 아까는 진짜로 좆되는 줄···. 잉? 가만 왜나 바지가 싹 다 벗겨져 있지?'
이불을 들췄을 때 도훈은 곧바로 잦이를 볼 수 있었다. 그 말은 바지나 팬티를 안 입은 상태라는 소리였다.
도훈이 깜짝 놀라며 옆에 앉은 김비서에게 물었다.
"뭐야? 나 왜 발가벗고 있지?"
"정말로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세요?"
"무슨 기억?"
"하아-. 도훈씨가 거기가 너무 아프다고. 살려달라고···."
"내가 그랬어?"
[정확합니다. 추함의 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기절한 사람이 말을 할 수 있는 건데?'
[그러게요. 무의식 상태에서 중얼거리더군요. 그걸 들은 김비서가 황급히 바지를 벗겨 냈습니다. 거기에 무슨 일이라도 난 줄 알고요.]
'아 놔. 진짜 개 쪽팔리네.'
[뭐 어떻습니까? 김비서는 이미 주인님의 물건을 다 본 사인데요.]
"죄송합니다. 너무 급해서 상처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아니, 내가 지금 김비서를 나무라는 게 아니라."
"흑흑, 너무 놀라서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는데···. 전 도훈씨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김비서가 계속 눈물을 글썽거렸다.
신체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의자 위에서 넘어져 기절했으니 심장 마비나 뇌졸중 같은 중병을 떠올렸던 모양이다.
도훈은 한숨을 푹 내쉬며 안심시켰다.
이미 쪽이란 쪽은 다 팔린 마당에 핑계라도 그럴싸하게 대는 게 최선이었다.
"많이 놀랐나 보네. 미안. 내가 실은 기립성 저혈압 증세가 있어서."
"기립성 저혈압이요?"
"으, 응. 선천적으로 심혈관계가 약한 편인데 피가 갑자기 한쪽으로 몰리면 머리가 어지러워서 아까처럼 졸도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
"아···. 혹시 그럼 저 때문에···."
"아니 뭐, 꼭 그렇다기 보다는."
"흑흑, 맞군요. 저 때문이었군요. 제가 도훈씨의 심장을 너무 빨리 뛰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김비서가 갑자기 스스로를 자책하기 시작했다.
책임을 전가할 생각까진 없었던 도훈은,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난처해졌다.
"아니. 내 말은 그러니까···."
"저는 정말 도훈씨를 모실 자격도 없는 사람이에요, 흑흑."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니까."
"죄송해요. 저는 정말이지···."
도훈이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켜 울먹이는 김비서를 안으며 위로했다.
"괜찮다니까. 희진이 네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아···."
직책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자 김비서가 놀랐는지 울음을 뚝 그쳤다.
"그냥 내가 특이 체질이라 그런거라고. 알고 그런 것도 아니잖아."
"정말 죄송해요. 다음에는 절대 돌발 행동은 하지 않을게요."
도훈은 두 번 다시 알몸 에어프런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섭섭해졌다.
화장실 갈때와 올때가 다르다고, 고통이 가시자마자 갑자기 아쉬운 마음이 든 것이었다.
"아니야. 실은 좋았어."
"···예?"
"말했잖아. 네 모습 본 순간 그쪽으로 너무 피가 쏠려서 순간적으로 그랬던 거라고. 근데 처음이라 그래."
"그 말씀은···."
"오늘 처음 그런 모습을 봐서 지나치게 흥분한 것 같아. 익숙해 지면 괜찮아 질 거야."
"익숙해지면···."
"희진이 넌 정말 훌륭한 메이드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도 쭉 그 복장으로 부탁할게."
"아···."
희진을 위로해주던 도훈은 또 다시 성욕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읏, 아, 안 돼.'
하지만 아까와 다른 점은 고통이 생각보다 견딜만(?) 하다는 사실이었다.
'어? 왜 덜 아프지? 자극은 비슷한데.'
[놀랍게도 고통에 몸이 적응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이렇게 빨리? 아깐 내가 아파본 적이 별로 없어서 고통에 취약하다며?'
[저도 놀랍지만, 과연 천무지체의 몸은 다르군요. 급소의 고통까지 익숙하게 만들 수 있다니.]
'그럼 기절할 정도로 아플 일은 더 이상 없다는 소리야?'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습니다. 역치가 올라간 만큼, 어지간한 자극은 이제 견딜만 할 겁니다. 단, 오늘 하루는 무리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혹여라도 전가의 보도를 상하게 하기 싫으시다면요.]
'쩝-. 다 나은 줄 알았더니. 아쉽네.'
"그럼 전 계속 이렇게 입고 있을까요?"
김비서는 여전히 알몸 에이프런 상태.
그녀를 위로하느라 허리를 안고 있던 도훈은, 피부로 맨살이 느껴지자 슬슬 음심이 솟아 올라왔다.
'크흠,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김비서가 따먹어 달라고 기다리고 있는데 맛도 못 보다니···.'
[언제든 취할 수 있는 상대니만큼, 오늘은 자중하시죠.]
'근데 섹스만 안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네?]
'아니. 어느 정도는 견딜 수 있는 거라며. 그냥 섹스만 안 하고 살짝 간만 보는 건?'
[정말 주인님은 제정신이 아니군요. 기절까지 하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십니까?]
'그러니까. 안 하면 되는 거잖아. 박지만 않으면.'
[마음대로 하십시오. 말린다고 들을 분도 아니고 어차피 주인님 몸이니까요.]
"우리 집에 와서 일을 할 때 항상 이렇게 입고 있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원하시면 더 한 것을 요구하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더 한 거라면···."
"절 마음대로 쓰셔도 괜찮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제 도훈씨 메이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