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2. 빌드 업-117-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도저히 물러설 곳이 없었다.
바지를 벗어 수건걸이에 걸고 팬티를 밑으로 내리는데, 팬티 밑이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마치 오줌을 싼 것처럼 지려버린 팬티를 보며 나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언제 이렇게 젖어버린 거지? 나도 정말 구제 불능이구나.'
도훈과 섹스를 한다는 생각만으로 나래는 온통 흥분한 상태였다.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마음 같아선 당장 문을 박차고 나가 도훈을 덮치고 싶었다. 몸을 씻는 시간조차 아까웠다.
'아니야.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나는 지금 스폰을 하려는 게 아니야. 공익 제보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돈이 급한 도훈이를 도와주려는 거지. 그런 거야.'
옷을 벗고 샤워기 앞에선 나래가 거울을 통해 비친 스스로의 몸매를 보고 멈춰섰다. 확실히 그녀는 얼굴보다 몸매가 더 예쁜 타입이었다.
얼굴도 봐줄만 했지만, 몸매는 누구나 인정할 만큼 빼어났다.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굴곡진 몸매는,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게 빠져 있었다. 특히 허리부터 골반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압권이었다.
동료라곤 유부남이 대부분인 방송국에서도, 몸에 붙는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날이면 사내들의 끈적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실력이 아닌 외모로 주목받는 걸 싫어했던 나래는, 최대한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자제했다. 외모 때문에 실력을 평가절하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방어기제는 빼어난 외모에도 불구하고 그녀로 하여금 오랜 기간 남자와 연이 없도록 만드는 원인이었다.
"하아-."
나래가 슬쩍 허벅지 사이에 손을 밀어 넣었다.
푹 젖은 봊이 입구를 문지르자, 진득한 애액이 묻어 나왔다. 살짝만 건드렸는데도, 움찔움찔 몸이 떨려왔다.
지나치게 예민했다. 간만의 섹스로 인한 기대감에 온 몸의 솜털이란 솜털이 모두 곤두서 있었다.
나래는 스스로의 상태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떡하지? 오랜만이라 지나치게 흥분했나봐. 이런 적은 처음인데.'
마지막 섹스가 언젠지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았다. 전 남친과 헤어지고 다른 남자를 만난 적 없으니, 최소 2년은 넘었다는 소리였다.
다만 그때의 불쾌했던 기분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컨디션이 안 좋다면서 5분 만에 안에 찍 싸버린 전 남친 때문에, 처음으로 크게 화를 내며 긴급 피임약을 먹었던 날이었으니까.
그 뒤로 이별을 통보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같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5분 컷이 아니라 30분을 꽉 채워 눌러줬다면 절대 헤어질 결심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실은 안에 싼 것이 문제가 아니라, 조루인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먼저 싼 건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혼자 물을 빼고 난 뒤 현타가 온 것처럼 자신을 성가셔하는 태도가 더더욱 혐오스러웠다.
'···최악이었어, 그 자식은.'
심지어 인제 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도훈의 물건과 비교하니 크기도 엄청 차이 났다.
마치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첫 경험을 바친 상대와 무난하게 결혼까지 이어졌더라면, 남자들의 물건은 평생 그게 정상 사이즈라고 착각하고 살 뻔했다.
'하여간 나쁜 새끼. 꼴에 그것도 물건이라고 달고 다니면서 내가 경험 없다고 엄청나게 으스댔네.'
나래가 몸에 물을 뿌리며 지나간 흑역사를 소환하고 있는데, 갑자기 욕실 문이 벌컥 열렸다.
"꺅!"
나래가 까무러치듯 놀라더니 재빨리 두 손으로 몸을 가렸다.
하지만 위를 가리자니 아래가 비었고, 또 아래를 가리자니 위를 가리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성인 2명이 들어가기엔 비좁은 욕실이다 보니, 그녀의 벗은 몸을 숨길 곳이 없었다.
"지금 뭐하는 거야!"
샤워 도중 문을 열고 들어올 줄은 몰랐던 나래는, 도훈의 기습방문에 놀라 빼액 소리쳤다. 심지어 도훈 역시 알몸 상태였는데, 가운데 물건이 우뚝 솟아 있어 흡사 육모 방망이를 달고 있는 것 같았다.
도훈이 나래의 나신을 뻔뻔하게 쳐다보며 대답했다.
"같이 씻으면 시간을 좀 단축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도훈이 성큼성큼 나래를 향해 걸어왔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가운데 달린 물건이 위아래로 크게 요동쳤다.
껄떡, 껄떡-
나래는 도훈이 허락도 없이 불쑥 쳐들어왔다는 사실보다, 그의 가운데 매달린 물건의 크기에 더욱 놀란 상태였다.
'세, 세상에 무슨 물건이 저렇게···.'
나래는 도훈의 풀발기 된 잦이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차 안에서 봤을 때는, 바지를 입은 채 지퍼 위로 솟구친 모습이었기 때문에 전체를 확인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옷을 완전히 벗고 있으니 그의 물건이 얼마나 크고 실한 지 깨달을 수 있었다.
"가, 갑자기 무슨 소리야?"
"제가 누나 씻겨드린다고요."
어느새 나래에게 다가온 도훈이 손으로 보디 워시를 듬뿍 짜기 시작했다. 워낙에 가까이 있다 보니, 도훈의 근육질 몸매가 고스란히 보였다.
'세, 세상에. 거기도 거기지만, 몸이 무슨 보디빌더처럼···.'
나래의 삶에서 이 정도로 근육질의 남성을 가까이서 본 일은 처음이었다.
그녀가 다니던 대학은 자신처럼 공부만 하는 소위 인텔리 모임이었고, 이른 나이에 입사한 방송국에서도 비쩍 말랐거나 뚱뚱하게 살이 찐 사내들 뿐이었다. 설사 몇 안되게 늘씬한 사내가 있다고 하더라도, 도훈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도훈은 차원이 다른 수준의 존재였다. 언젠가 기부차원에서 구매했던, 소방관 달력의 몸 좋다는 모델들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한 번도 주변 남성들에게서 남성미를 느껴본 적 없던 나래는, 태어나 처음으로 수컷의 야성적인 매력이 무엇인지 절절하게 깨달았다.
'하아-. 거기도 실한데 몸까지 저렇게 좋다니···. 어떻게 내가 이런 애랑···.'
도훈은 그녀가 평생 만나볼 일 없을 것 같았던 꿈에 그리던 남자였다.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는 상상의 딸감같은 사내 말이다.
그런 사내가 보디 워시를 손에 잔뜩 묻힌 채 자신의 등을 어루만지며 거품을 만들고 있었다. 믿을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 아아···."
"뭘 그렇게 예민해요? 설마 등이 성감대도 아닐 텐데."
"그거야 도훈이 네가···. 쿡쿡 찌르니까."
나래의 뒤에 선 도훈의 발기된 잦이가 자꾸 그녀의 등 허리에 닿고 있었다. 돌덩이 같은 그의 물건이 나래를 흥분시켰다.
"아, 그래요? 벌써 이렇게 되면 곤란한데···. 잠시만요. 앞으로 갈게요."
나래의 앞으로 위치를 바꾼 도훈이 이번엔 그녀의 젖가슴을 문질렀다. 두 손으로 원을 그리듯 빙글빙글 돌리며 가슴 전체를 마사지하자, 나래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아-. 난 가슴이 약점인데···.'
B와 C사이에 걸친 그녀의 가슴이 도훈에 의해 크게 출렁이기 시작했다. 발딱 선 젖꼭지를, 도훈이 희롱하듯 손가락으로 튕겨댔다.
"아, 아앙···."
도훈의 집요한 애무에 나래의 신음이 터져나왔다. 예상치 못한 욕실 방문이 가슴 애무까지 이어지자 나래는 제대로 서있기 힘들 정도로 다리를 후들거렸다.
"자, 잠시만."
"왜요?"
"그, 그냥 씻고 나가서 하면 안 될까? 숨쉬기가 곤란한데."
욕실 안은 나래가 틀어 둔 샤워기 물로 수증기가 잔뜩 피어오른 상태였다. 그렇지 않아도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호흡까지 가빠지자 나래는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다.
"금방 씻고 나가죠 뭐."
나래가 쓰러지려고 하자 도훈이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꽉 붙들었다. 탄탄한 가슴 근육이 몸에 직접 맞부딪히자 나래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아아, 말도 안 돼.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내가 지금 모텔에서 애랑 뭘하고 있는 거지?'
제보자를 인터뷰하러 나간다고 했을 때, CP(Chief Producer) 선배가 그녀를 말렸다.
-현직 호빠 선수를 직접 만나러 가겠다고? 그것도 혼자서? 얘가 겁도 없네, 진짜?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걔들 겉만 번지르르하지 쌩양아치인 거 몰라서 그래?
-괜찮아요. 저희 방송국 주차장에서 보기로 했으니까.
-방송국 주차장?
-네. 만에 하나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차에서 뛰어 내리면 그만 이에요. 설마 저희 방송국까지 찾아와서 허튼 생각 하겠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른 스텝들 근처에 대기 시켜놔. 세상에 얼마나 정신 나간 놈 많은 줄 알지? 내가 고발 프로그램만 10년 넘게 하다보니, 인간에 대한 불신을 넘어 혐오감이 들더라니까?
항상 조심해야 해.
-그래도 스텝을 숨겨두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꼭 혼자 만나겠다고 약속했거든요.
-범죄자 새끼한테 약속은 무슨 약속? 그런건 무시해도 돼.
-너무 걱정 마세요, 선배. 용기 내서 제보까지 한 사람인데,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요? 그리고 저 그렇게 호락호락한 스타일 아니라는 거 아시잖아요. 저 모르세요?
하지만 그 별일은 결국 벌어졌다.
그것도 상대가 아닌 자진해서 모텔로 차를 끌고 오는 것으로.
도훈의 꼬드김도 있었지만, 여기까지 들어온 건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의 결심이었다
"누난 이제보니 몸매도 엄청 예쁘시네요."
"내, 내가?"
"네. 보고 있으니까 도저히 못 참겠어요."
샤워기로 비누 거품을 씻어낸 도훈이 갑자기 허리를 숙이더니 나래의 젖꼭지를 한입에 물었다. 선 채로 가슴을 빨리게 된 나래가 어쩔 줄 몰라하며 타일 벽을 짚었다.
"흐, 흐읏! 도훈아앙!"
안 그래도 성감대인 젖꼭지를 도훈이 게걸스럽게 빨아댔다. 어찌나 신나게 빠는지 며칠은 굶은 갓난아기처럼 굴었다.
추루릅! 츄릅!
물기가 묻은 젖꼭지를 빠는 소리가 욕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뷰릇 뷰릇!
그 순간 자극을 못 참은 봊이에서 애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나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 것 같았지만, 도훈이 여전히 허리를 단단하게 붙들고 있어 공중에 매달린 신세였다.
"아아아···. 쓰, 쓰러질 것 같아."
"아이고, 여기서 넘어지면 다쳐요 누님."
무너지려는 나래를 붙잡으며 도훈의 머리가 천천히 배꼽 아래로 타고 내려왔다. 뱀처럼 혀를 굴리며 가슴 중앙에서부터 배꼽을 지나 밑으로 향한 도훈이 덥석 봊이를 한 입에 물었다.
"헙!"
난생 처음 보빨을 당하게 된 나래는 몸 둘 바를 모르고 당황했다. 전 남친이 그렇게 하겠다고 졸랐는데도, 민망하다면서 끝내 커닐링구스를 거부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오늘 처음 만난 도훈이 다짜고짜 밑으로 내려가더니 단숨에 봊이를 빨아버린 것이었다.
"흐, 흐아아앙!"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들이민 도훈이 혀를 꺼내 봊두덩이 전체를 넓게 문질렀다.
슥삭슥삭-!
"아흑, 도훈아, 제발 거긴···."
당황한 나래가 도훈의 머리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힘이 어찌나 좋은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어의 빨판처럼 흡착한 도훈의 입술이 본격적으로 힘을 주고 있었다.
추릅추릅!
"흐아아아앙!"
도훈의 뱀같은 혀가 갈지자(之)를 그리며 대음순을 흩트려 놓았다. 혀끝을 꼿꼿이 세워 무자비하게 휘젓는 솜씨에 나래는 문자 그대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이, 이게 뭐람 대체. 이런 애무는 처음 받아 봐.'
전희.
남자와 달리 여자는 몸이 달아오르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섹스 경험이 일천한 남자들은, 자기가 풀발기 되면 여자도 덩달아 흥분했을 거라고 착각하고 곧바로 삽입으로 들어간다.
나래의 전 남친이 딱 그런 케이스였다.
적당히 가슴 좀 빨다가 밑에 물이 나오는 것 같으면 다짜고짜잦이부터 밀어 넣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래가 원래 물이 많은 편이라 흘러나온 것이지 구멍이 완전히 열린 것도, 섹스할 준비가 끝난 것도 아니었다.
당연히 흥분이 덜 된 나래는 삽입 시 쾌락보단 고통을 더 많이 느꼈고, 그나마 시간이 지나 본격적으로 즐길 정도로 몸이 달아올랐을 땐 저혼자 흥분해서 찍 싸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도훈과의 섹스는 격이 달랐다.
이미 차에서부터 흥분하긴 했지만, 욕실에 쳐들어온 도훈은 애무에서부터 차원이 다른 전희를 선사했다.
특히 성감대를 콕콕 짚어 자극하는 교묘한 솜씨에 나래는 속된 말로 밑구멍이 활짝 열려 버렸다. 삽입도 하기 전에 이렇게 흥분한 건 처음이었다. 문자 그대로 완벽한 전희였다.
'하아-. 지, 지금 당장 박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넣고 싶어.
내가 먼저 삽입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