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6. 빌드 업-111-
성희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인간 밥상보다 더한 짓을 벌일 줄이야. 설사 노예에게도 이렇게까지 심하게는 안 할 것이다.
도훈은 전혀 아랑곳 않고 치킨무를 손으로 집어 들더니 봊이에 하나씩 쑤셔 넣기 시작했다. 성희의 질 안이 치킨무 조각들로 채워졌다.
"하으으응···."
"뭐야 이건? 치킨무 국물이야, 씹물이야?"
"흐흥, 흐으응···."
"이 걸레년이 설마 치킨무로 가버리는 거야? 와씨, 너도 진짜 대단하다."
도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냉소하더니 성희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짝-!
"하악!"
"변태년이 아주 이젠 하다못해 치킨무로 가버리네? 너도 진짜 구제불능이구나?"
"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 썅년아! 넣어주기만 하면 좋다고 아무 데나 가랑이 벌리는 년이."
"흐응, 흐으응!"
알몸으로 치킨을 먹고 있던 도훈의 잦이가 점점 빳빳해졌다. 다시 단단해지는 도훈의 대물을 보며 성희도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 이성이 마비될 만큼 강한 성욕을 느낀 것이었다.
"아, 아아···. 빨고 싶어."
"뭘 빨아? 이거? 내 잦이 빨고 싶어?"
"아아, 빨게 해주세요. 빨고 싶어요, 주인님."
"돌았네 완전. 그 와중에 또 빨고 싶다고?"
도훈이 성희의 봊이에서 치킨무 한 조각을 꺼내더니 성희에게 내밀었다.
"이거 먹어. 먹으면 한 번 생각해 볼게."
성희가 망설임없이 치킨무를 받아먹었다. 맛이 이상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별 차이는 없었다.
도훈이 하나를 더 꺼내더니 다시 성희에게 입에 넣었다. 성희는 또 다시 무를 받아먹더니 내친김에 도훈의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먹었다.
"그렇게 하고 싶어?"
"네에."
"진짜 걸레년 아니랄까봐 잠시도 못 참는구나."
도훈이 등 위에 올려둔 치킨 박스를 치우더니 성희의 머리채를 붙들고 잦이를 물렸다.
"빨아, 쌍년아. 포상이다."
오곡, 오고곡-
성희는 식도를 찌를 정도로 깊게 대물을 빨았다. 엉덩이가 아래로 향하자 그녀의 질 속에 넣어둔 치킨무가 새가 알을 낳는 것처럼 하나 둘씩 툭툭 빠져나왔다.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뭐가?'
[이런 변태 같은 행위로 정말 성희양의 호감도가 올라갈 거란 말씀입니까? 인간 실격 수준 아닙니까 이 정도면?]
'오버 하지마. 나도 이런 취향은 아니니까. 성희에 맞춰주려고 일부러 오버한 거야.'
[그 와중에 즐기시는 것 같던데요?]
'전혀. 메소드 연기가 그만큼 감쪽같았겠지.'
[······.]
'암튼 한 번 확인 해 볼래? 호감도가 얼마나 올랐을지?' 로시가 성희의 정보창을 다시 열었다.
------------------------------
성명 : 신성희(비처녀, 일시 18세 11개월)
나이 : 23 #카지노 딜러#사실혼 관계#디그레이디
호감도 : 92/100
개방성 : A+
성감대 : 클리토리스, 겨드랑이, 목덜미
*애무 포인트 : 모욕적인 말에 흥분합니다.
성욕지수 : 높음
공략팁
*위 대상은 당신에게 성적 호감이 있습니다.
*위 대상은 바람바람바람 업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카지노 펍에서 근무하는 바텐더 입니다.
-그녀는 당신에게 매혹된 상태입니다.
-그녀는 당신을 자신의 삶을 구원해 줄 백마탄 왕자님이라고 생각합니다.
-디그레이디 성향의 그녀는, 당신의 도미넌트한 성향과 찰떡궁합입니다.
-추천행동 :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녀를 능욕해 주세요. 그녀는 당신에게 모든 걸 바칠 겁니다.
------------------------------
[9, 92라고요? 아니 세상에···.]
'봤지? 저번 보다 훨씬 올라간 거? 거의 20 이상 한번에 오르지 않았어?'
[어떻게 저런 모욕을 받고도 주인님에 대한 호감도가 더 올라갈 수 있는 거죠? 사람이라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떨어져야 하는 게 정상 아닙니까?]
'그러니까 변태라는 거야. 변태들의 정신세계를 정상인의 관점으로 이해할 순 없는 거라고. 남들이 혐오감을 느끼는 부분에서, 반대로 매료되어 버리는 게 변태들의 특징이니까.'
[예를 들어 치킨무 같은 거요?]
'응. 상상이나 해봤겠어? 하지만 막상 하니까 흥분을 주체할 수 없게 되는 거거든. 마치 해선 안될 짓을 선을 넘으면서 해버리니까, 미쳐 버리는 거지.'
[어쨌든 호감도 100이 얼마 안 남았군요.]
'오늘은 더는 무리야. 다음에 다시 제대로 능욕해 줘서 완전히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어. 그럼 이번 업적도 마무리할 수 있겠지.' 도훈은 그날 두 번 더 성희를 따먹었다. 섹스가 끝났을 때 성희는 제 발로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다리를 후들거렸다.
엉망진창으로 당했지만,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그 뒤로 며칠 동안 도훈은 호빠로 출근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마담인 조태오가 문자로 임시 휴업을 알렸기 때문이었다. 도훈은 그사이 못 다한 시험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후 주말이 돼서야 태오에게서 연락이 왔다.
-서준아, 잘 지냈냐?
"네, 형님."
-오늘 얼굴 좀 볼래?
"네. 가게로 출근하면 될까요?"
-출근은 무슨. 가게 내놨다. 이제 영업 못 하게 됐어.
"네? 갑자기요?"
-그렇게 됐다.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자.
학교를 마치고 태오와 단둘이 만나기로한 도훈이 약속 장소인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태오는 초췌한 몰골로 구석 자리에서 혼자 소주를 들이켜는 중이었다.
눈빛은 퀭해 있고, 며칠간 살이 많이 빠진 듯 볼이 안으로 쏙 들어가 있었다.
도훈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뻔뻔한 표정으로 그의 앞에 앉았다.
"형님. 왜 혼자서 깡소주를 들고 그러세요."
태오가 앉은 테이블 위에는 빈 소주병이 벌써 3병째 쌓여있었다. 혼자서 얼마나 마셨는지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다.
"어, 왔구나. 우리 에이스 서준이."
"네 형."
멀끔한 도훈의 얼굴을 본 태오가 감정이 복받치는지 갑자기 울먹거렸다.
"씨발, 나 이번엔 진짜로 좆됐다."
"네? 형, 대체 무슨 일인데요?"
실제로 그를 좆되게 만든 것은 도훈이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어휴, 자세한 얘기는 못 하겠고 아무튼 우리 가게 완전히 접기로 했다."
"저는 리모델링 한다고 해서 그런 줄로 알았는데요."
"리모델링은 무슨. 그냥 핑계댄 거지. 이미 집기류 다 들어내고 노래방 기계 같은 거 죄다 헐값에 넘겼어. 시발, 아주 좋다고 하루만에 다 뜯어 가더라. 비싼 접시고 잔이고. 양주까지 죄다 털어갔어."
"아니, 어쩌다···."
"너 접때 윤재랑 석산파 만났다 그랬지?"
"네. 혹시 그 일하고 관계가 있는 건가요?"
태오가 말없이 소주 잔을 꺾었다.
탁-.
"시발, 그 일로 석산파한테 꼬투리 잡혀가지고 구씨 형님까지 같이 뒤질 뻔 했어."
"정말요? 구씨 형님이면···. 큰 형님 말씀이세요?"
"우리 가게뿐 아니야. 구씨 형님이 관리하던 업장 전부 문 닫았어."
"아니 어쩌다···."
"석산파 새끼들이 사람 풀어서 감시하더라. 일주일 안에 가게 싹 다 정리 안 하면 확 다 엎어버리겠다고."
"이럴 수가. 그럼 전 이제 어떻게 하죠?"
도훈이 당황한 것처럼 태연하게 연기했다.
"일단 짱박혀서 조용히 살아. 괜히 나섰다가 석산파 놈들한테 붙잡히면 진짜로 좆 되는 수가 있으니까. 그 새끼들 진짜 인정사정 없는 놈들이더라. 사람도 아니야."
"아···. 죄송합니다, 형님. 괜히 저랑 윤재형이 일을 만든 것 같아서···."
"됐어 인마.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윤재 그새끼가 삽질한 건데 니가 왜 사과해? 그리고 그 일 아니었어도 나는 죽은 목숨이었어."
"형이 죽은 목숨이라뇨?"
태오가 또 다시 술잔을 들이켰다.
"씨발, 이게 다 휘겸이 개새끼 때문이야."
"네? 휘겸이 형이요?"
"그 배신자 새끼. 예뻐해줬더니 사람 뒤통수를 그렇게 때리다니."
"아니 무슨···."
이는 도훈도 모르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태오가 연거푸 소주를 들이켜며 휘겸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사실 구충모에게 태오의 곤란한 상황을 몰래 일러바친 사람은 바로 휘겸이었다. 그는 사건 당일 약에 취해 기절해 있었으나, 다음날 웨이터들을 통해 그날의 전말을 속속들이 파악했다.
안 그래도 새끼마담인 태오를 밀어내려고 했던 휘겸은, 그의 약점을 잡았다는 생각에 모든 사실을 구씨에게 밀고해 버린 것이었다.
"세상에. 그럼 휘겸이가 형님을 배신한 거였다고요?"
"그나마도 나중에 알았어, 구씨 형님이 석산파에서 보낸 해결사 새끼한테 반병신 될 뻔한 걸 내가 병원에 데려가 목숨을 살렸더니 고맙다고 그 얘기를 전하더라고. 나를 배신한 사람이 바로 휘겸이었다고."
"아···."
태오가 불쑥 정장 안에서 칼을 꺼냈다. 도훈이 순간 긴장하며 칼끝을 쳐다보았다. 물론 그 따위 어설픈 기습에 당할 도훈이 아니었지만, 태오가 갑자기 왜 칼을 꺼내든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하지만 유심히 보니 칼등에는 이미 붉은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어디선가 사용하고 온 칼이었다.
"뭐, 뭐예요 이게?"
다른 사람이 볼까 봐 도훈이 재빨리 안주 접시를 들어 칼 위에 덮었다.
"휘겸이 그 새끼 내 손으로 담갔다."
"네? 그게 무슨···."
"씨발, 구씨형님이나 난 이미 끝났어. 근데 갈때 가더라도 휘겸이 그 배신자 새끼만큼은 절대로 용서를 못하겠더라고. 내가 지한테 얼마나 잘해 줬는데, 이 개새끼가."
"······."
[설마 태오가 휘겸을 죽였다는 소립니까?]
'정황상 그래 보이는데? 어이가 없군.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도 아니고. 왜 지들끼리 서로 싸우고 지랄이야?'
[이건 주인님이 의도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렇긴 한데, 악행을 저지르던 놈들이 하나같이 죽거나 불구가 돼서 끝났군. 죗값을 받은 것일까?'
"이제 진짜로 끝이야."
"혀, 형님."
"나 지금 경찰서 간다. 자수하러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네 얼굴 보고 가는 거야."
도훈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태오와 알게 된지 길어야 일주일 남짓. 그의 마지막 술 상대가 자신이 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사실 특별히 각별한 사이도 아니었던 것이다.
"형님."
"됐어. 솔직히 죄 지으면서도 마음속 구석이 찝찝했다. 내가 간이 작아서 그런지, 매일 밤 죄책감에 시달렸거든. 차라리 이게 맞는 거 같아."
"······."
"걱정은 마라. 경찰서 가더라도 네 이름은 안 불 테니까. 솔직히 너는 우리랑 같이 작업한 것도 없잖아? 네 선수 파일도 싹 태워 버렸어."
"형님···."
"그냥 앞으로 빵에서 썩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지막으로 술한잔 하고 싶더라. 근데 친하다고 생각했던 애들도 줄 끊어지니까 귀신같이 눈치까고 먼저 손절하더라. 연락이 되는 사람이 너밖에 없었어."
"형님···."
태오가 비틀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테이블에 내려 둔 칼을 품에 챙긴 그가 도훈을 향해 말했다.
"넌 나처럼 살지 말고 착하게 살아. 이쯤 되니 죄 안 짓고 사는 게 제일인 것 같다."
"부축해 드릴까요?"
"됐다. 나 혼자도 갈 수 있어. 잘 살아라. 죄짓지 말고."
도훈은 포장마차를 나서는 태오의 축 처진 어깨를 오랫동안 응시했다.
[조태오는 끝내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군요.]
'쯧쯧. 애초에 죄를 감당할 그릇도 안 되었던 놈이야. 계속 웨이 터로 남았으면 찬호처럼 성실하게 살았을 텐데, 욕심이 과한 탓에 인생을 망쳐버린 꼴이군.'
[그나저나 태오가 자수하게 되면, 그들의 범죄도 낱낱이 밝혀 지겠군요. 제보 프로그램에 보낼 필요도 없었던 거 아닙니까?]
'의미가 없진 않지. 영상에 기록된 내용은 놈들의 범죄 수법을 입증하는 자료로 쓰일 거야. 태오처럼 알아서 죗값을 치르는 놈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범행을 부인하고 도망칠 테니까.'
[그렇겠군요.]
포장마차에 홀로 남은 도훈이 남은 술잔을 정리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에 독특한 알림음이 울렸다.
"응? 이게 무슨 소리지?"
그것은 이메일이 왔다는 알림이었다. 도훈은 알림을 클릭해 메일을 확인했다.
제목 : <추격 60분, 강나래 P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