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2. 빌드 업-107-
10분간의 장면을 면밀히 살피던 지배인은 도훈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녹화된 화면 상에서는 아무런 문제점도 찾을 수 없군요."
"그러게 제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다만 연속해서 높은 패가 나오는 바람에 상대 측에서 오해를 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그거야 제가 운이 좋은 거고요. 제가 그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쓰면서 게임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그렇긴 하죠. 아무튼 약속드린 대로 해당 손님은 저희 VIP룸에서 영구 퇴출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제 칩이나 얼른 현금으로 환전해주세요. 기분 잡쳐서 더 게임못하겠으니까."
"···알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두시길."
지배인은 이를 꽉 깨물고 있었다. 나이가 한참 어린 도훈에게 존댓말로 굽신 거린다는게 너무나 억울한 모양이었다. 아니면 소속 선수가 괜히 헛다리를 짚고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 분노했던지.
도훈은 승부에서 딴 칩을 모두 현금으로 정산받았다.
수수료를 모두 떼고 계산해보니 거의 2000만원에 이르는 돈이었다.
지배인이 현금을 챙겨 나가는 도훈을 배웅하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불미스러운 오해 때문에 기분이 많이 상하셨겠지만, 다음에도 꼭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요, 뭐. 시간 나면요."
도훈은 일부러 시건방지게 말하고는 1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때 누군가가 뒤따라 탔다.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지."
충청도의 짝눈이었다.
게임이 파장되자 도박을 접고 나온 모양이었다.
"무슨 얘기요?"
엘리베이터가 닫히자마자 짝눈이 급하게 물었다.
"자네도 설마 타짜인가?"
"저번에 저한테 그러시지 않았어요? 전 기술같은 거 못 배울 손이라고."
"그럼 방금 나온 패들이 정말로 실화로 친거란 말인가?"
"대관절 뭔 소리 하시는 줄 모르겠네요. 게임에 져서 억울한 마음은 알겠는데, 전 원래 개평 같은 건 안 챙겨주는 성격이거든요."
"쯧쯧. 성격 고약한 건 여전하군. 난 경고를 해주러 온 걸세."
"경고라고요?"
"앞으론 이곳에 두 번 다시 찾아올 생각 말게."
"왜요?"
"길게는 설명 못하니까 그냥 내 말대로 해. 자네가 오늘 실력으로 땄건 운으로 땄건, 이제 도박장에선 자네를 요주의 인물로 간주할 걸세. 그러면 아주 피곤한 일에 휘말리게 될 거야."
도훈은 짝눈의 경고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에 다시 물었다.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인데요?"
하지만 그때 엘리베이터가 열리며 직원이 나타나면서 노인이 입을 다물었다.
"내 말 꼭 명심하게. 그럼 이만."
짝눈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혼자서 어딘가로 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도훈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뭐라는 거야? 두서도 없어.'
[짝눈에게 뭔가 사연이 있어 보입니다. 쫓아가서 물어보지 그러십니까?]
'알게 뭐야? 그리고 도박장에서 날 요주의 인물로 생각하면 어쩔 건데? 시비 걸면 확 엎어 버리면 그만이지.'
[주인님은 모든 사태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으시군요.]
'그게 가장 깔끔하니까.'
[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돈으로 푸는 게 제일 편하고,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힘을 쓰는게 제일 간단한 거야. 뭐하러 남의 눈치 보고 머릴 굴리는데? 그건 돈없고 힘없는 애들이 하는 방식이지.'
[스스로의 힘에 너무 도취하면 위험합니다. 늘 경계하고 겸손하십시오.]
'알았다니까. 어차피 이 놈의 도박장 다시 들를 일도 없으니까 상관없어.'
도훈은 로시의 경고를 일축하고는 가게 밖으로 나와 성희에게 연락했다.
-도훈 : 언제 조퇴야? 나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성희 : 어딘데? 나 지금 나가. 왜 안 들어왔어?
-도훈 : 그냥 근처 PC방 갔어. 지금 가게 밖이야.
-성희 : 혹시 모텔에서 바로 볼래?
-도훈 : 같이 안 가고?
-성희 : 사정이 좀 있어. 금방 뒤따라 갈게.
-도훈 : 알았어.
성희가 근무하는 카지노 펍은 번화가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모텔도 많은 편이었다. 도훈은 인근 모텔에 들어가 성희에게 모텔명과 호실을 알려 주었다.
[성희양이 왜 모텔에서 바로 보자고 했을까요?]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곤란한 상황인가 보지.'
[곤란하다니요?]
'조퇴한다고 핑계를 댔을텐데, 가게 밖에서 남자 팔짱 끼고 가다가 들키면 곤란할테니까.'
[하긴 그것도 그렇군요.]
도훈이 혼자서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낸지 10분쯤 지나자 성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나 지금 모텔 방 앞이야. 문 열어줘.
"알았어. 잠깐만."
도훈이 문을 열어주자 성희가 와락 뛰어들어 그의 품에 안겼다.
"미안. 오래 기다렸지?"
"10분 정도?"
"PC방에 있었다면서? 왜 가게로 안 들어왔어?"
"나 도박 별로 안 좋아해."
방금 전까지 내내 2층 도박장에서 놀고 있었던 도훈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그래? 저번에 게임하는 거 보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야. 도박보단 차라리 여자를 더 좋아하면 모를까."
"풉-. 정말? 시험공부 하다가 갑자기 내가 생각날 만큼?"
"그건 아니고."
"아니라고?"
"꼴렸는데 풀어줄 사람 찾은건데?"
도훈의 품에 안겨 있던 성희가 눈을 흘기며 도훈을 째려보았다.
"뭐? 아무 여자나 상관없었다는 뜻이야?"
"음, 꼭 그런 뜻이라기 보단 꼴리고 나니까 갑자기 성희 네가 떠오르더라고."
"칫. 실망이야. 난 아프다는 핑계까지 대고 조퇴했는데···."
"어디가 아픈데?"
"당연히 안 아프지. 너 만나려고 매니저님한테 거짓말 했단 말이야."
"맞다. 근데 왜 가게 앞에서 못 기다리게 한 거야?"
"그게 실은···. 매니저님이 자꾸 집까지 바래다 주신다고 해서."
"매니저가? 왜?"
도훈이 흥미를 드러냈다.
성희와 매니저 사이에 본인이 알지 못하는 모종의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성희가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음···. 사실 매니저님이 옛날부터 찝쩍거렸어."
"너네 매니저가? 혹시 잤어?"
"자, 자진 않았어."
"거짓말 하네. 좆걸레 같은 년이."
도훈이 난데없이 욕을 박았다.
성희는 큰 충격을 받은 듯 했으나, 반대로 얼굴은 붉게 상기되기 시작했다.
[디그레이디 조련을 시작하시는 건가요?]
'당연하지. 성희는 멋대로 다룰수록 미쳐 버리거든. 민주랑 비슷한 과야.'
"아, 아니야."
"뭐가 아니야? 니가 한 번 대줬으니까 집까지 바래다 준다고 한 거겠지. 집까지 쫓아가서 병간호 하는 척 따먹으려고."
"그, 그런거 아니라니까. 그냥 매니저님이 일방적으로 그러는 거야."
"매니저가 왜?"
"그 사람 원래 바람둥이로 유명해.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바텐더들 한테 다 한번씩 찔러 본 것 같더라고."
"넌 찔러 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박혀본 거 아니야?"
도훈이 계속 상스러운 말로 툭툭 성희를 건드렸다.
"왜 그래. 진짜로 아니야."
"너 남자들한테 잘 대 주잖아."
"그, 그 사람한테는 아니야. 몇 번 추근거렸는데, 그냥 남자친구 있다고 싫다고 했어."
"웃기네. 걸레가 사람 가려가면서 대주고?"
"아잉, 진짜야. 믿어줘."
"어떻게 껄떡 댔는데?"
"그냥···. 가끔 가게에서 직원 회식 같은 거 하거든."
"회식? 일이 새벽 늦게 끝나는데 회식도 해?"
"그래서 우린 그냥 저녁 식사 정도로 해. 오픈 하기 전에."
"암튼 그래서?"
"매니저님이 자꾸 자기한테 술을 따라보라고 하더라고. 손목붙잡고."
"술 따르는게 뭐 어때서?"
"그게 아니라 은근슬쩍 옆 자리에 앉히면서 허벅지 위에 손을 탁 올리더라고."
"미친놈이네?"
"그니까. 내가 놀라서 거부하니까 실수였다면서 사과하더라고.
근데 나중에 다른 직원들 말 들어보니까, 한 두번 그런게 아니더라고. 거부 못해서 당한 애들도 있고."
"안 대주면 협박이라도 해? 매니저가?"
"그렇진 않는데, 자기랑 자주는 애들은 더 챙겨주는 것 같더라고. 일도 자주 쉬게 해주고. 보너스도 가끔 챙겨주고."
"참나. 거지같은 새끼네. 근데 성희 넌 왜 거부했어?"
"뭐, 뭘?"
"너한테는 봊이 한번 대주는 거 아무것도 아니잖아. 너 공중변소 아니었어?"
"아, 아니야. 그 정도는···. 나도 취향이라는 게."
"까고 있네. 취향은 무슨."
도훈이 불쑥 치마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팬티를 들춘 그의 손가락이 허락도 없이 성희의 봊이 속으로 파고 들었다.
손가락을 넣기도 전부터 축축하게 젖어있는 봊이구멍을 마구 쑤시며 도훈이 막말을 지껄였다.
찌꺽찌꺽-
"흐, 흐읏."
"이거봐. 나랑 만나러 오는 길에 벌써 젖어 있는거."
"하, 하악, 아, 아니야."
"뭐가 아니야? 물소리 나는 거 안 들려? 하여간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더니. 아주 그냥 밑에 난리가 났네."
도훈은 점점 더 심한 욕을 퍼부으며 거칠게 핑거링을 계속했다.
다리에 힘이 빠진 성희가 무릎을 오므리며 현관의 벽을 짚었다.
"그, 그만. 쓰러질 것 같아."
"뭐라는 거야. 좆걸레 같은 게."
파바바바박-
도훈이 인정사정 없이 봊이를 쑤셔버렸다.
거친 손동작이었지만, 도리어 성희는 그런 강압적인 태도에 더 더욱 흥분하고 말았다.
"흐, 흐아아앙, 도, 도훈아!"
결국 봇물을 울컥 터뜨린 성희가 힘이 풀려 현관 바닥에 주저앉았다.
도훈이 지퍼를 내려 잦이를 꺼내들며 말했다.
"그 매니저라는 놈도 참 머저리네. 너 같은 좆걸레는 그냥 강제로 따먹어도 아무말도 못 할텐데."
"흐, 흐으응."
"물어. 쌍년아."
도훈이 쓰러진 성희의 얼굴에 대물을 들이 밀었다.
씻지도 않은 잦이에선 수컷의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히, 힘이 다 빠져서···."
"어쩌라고? 얼른 안 빨아?"
도훈이 성희의 긴 머리를 거칠게 잡아채더니 입 안에 억지로 대물을 욱여 넣었다.
"웁웁!"
"빨면서 따라와. 개처럼."
성희는 숨이 막히는지 눈물까지 글썽거렸으나, 감히 도훈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대물을 끝까지 빨았다.
도훈이 천천히 뒷걸음질로 물러나자, 성희가 무릎을 꿇은 상태로 바닥을 엉금엉금 기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애완견처럼 성희를 다루는 도훈이었다.
[좀 심한 거 아닙니까? 기껏 조퇴까지 해서 찾아온 사람을 현관문 앞에서부터.]
'성희는 이걸 더 좋아한다니까? 막대해야 흥분하는 여자한테 막대한 게 그렇게 잘못이야?'
[호감도를 100까지 끌어 올려야 하는 상대라는 걸 잊지 마십시오. 바람바람바람 업적을 달성하려면요.]
'걱정마. 오히려 이런 행동 때문에 성희는 나에게서 절대 못 벗어날테니까.'
잦이를 물면서 따라오는 성희는 무르팍이 깨질 것처럼 아팠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멋대로 구는 도훈의 태도에 평소보다 훨씬 흥분해버렸다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그녀의 애액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릴만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현관에서부터 침대까지 성희를 달고(?)온 도훈은 가랑이를 활짝 펼친 채 자세를 잡았다. 두 손은 허리 뒤로 침대 매트리스를 짚고, 잦이를 하늘로 꽂꽂히 세운 채 방자하게 앉은 모습이었다.
그 사이에 매달린 성희가 쉴 새 없이 고갯짓을 하며 잦이를 열심히 빨아주었다.
"오늘은 남친한테 뭐라고 핑계댔으려나?"
오랄을 하고 있는 성희가 고개를 들며 도훈을 쳐다보았다.
대답하려면 잦이를 뱉어야 했는데, 도훈이 싫어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이었다.
"대답하지 말고 넌 계속 빨아."
"읍읍!"
"하긴 중간에 몰래 조퇴했으니, 남친한테 말할 필요도 없었겠네. 나한테 개처럼 따먹히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남친 옆에서 피곤한 척 잠들겠지?"
"우웁-!"
"남친이 오랜만에 한 번 하자고 만지려고 하면 존나 짜증내면서 몸에 손도 못대게 하고 말이야. 봊이 안에는 내가 싸놓은 정액을 줄줄 흘리면서."
"흐읍."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너 남친이랑 동거하지?"
성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갑자기 물고 있던 잦이를 뱉고 대답했다.
"그, 그걸 어떻게···."
이는 순전히 정보창을 통해 알게된 정보였다. 성희는 남친의 존재는 밝혔지만, 같이 산다는 말은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너같은 갈보년이 잦이 없이 잠이나 들 수 있겠어? 맨날 딜도 꽂고 잘것도 아니고."
"아···."
도훈은 지레짐작해서 맞춘 것처럼 성희를 속이더니 그녀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채며 말했다.
"같이 사는 남친한테는 절대 안대주고, 다른 남자한테는 맨날대주니까 좋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