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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770화 (1,750/2,000)

1770. 빌드 업-105-

"개미굴? 개미지옥이라는 뜻이야?"

"그냥 그렇게만 알고 있으세요."

초희가 말을 돌리려고 하자 나는 그녀의 두 볼을 붙잡고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아니. 제대로 설명해봐. 그게 무슨 뜻이냐니까? 내가 절대로 돈 못 딸 거라니?"

"······."

"너한테 들었다고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 그래도 이유는 알아야 나도 생각해 볼 거 아니야."

"휴-. 진짜로 알고 싶어요?"

"응."

"설명하자면 길어요. 끝나고 말해줄게요."

"아니야. 지금 바로 말해줘."

"그래도 하다가 마는 게 어딨어요? 힝 괜히 생각해서 말해줬더니."

"멈추지 않을 게. 이젠 내가 움직일 테니까."

"네?"

나는 엉덩이를 위로 들썩이며 느린 속도로 올려치기를 해주었다. 그녀가 동시에 두가지 일을 해도 되지 않게끔 도움을 준 것이다.

"흐읏, 흐읏···. 그렇게 박아 버리면 제가 어떻게 말을 해요."

"천천히 할게. 말해줘."

"흠···. 여기 사실 사기 도박장이에요."

"사기라고?"

"쉿- 목소리가 너무 커요."

"알았어. 근데 정말로 사기야?"

"여기 알고 보면 타짜들 천지에요. 사장이 고용한 타짜들이 룸 마다 2~3명씩 들어 있거든요."

"타짜라고?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타짜 중에 한 명이 제 단골이에요. 저한테 푹 빠져서 애인이라고 생각하는지, 저한테 다 얘기해 줬어요. 딜러까지 모두 한 패라서 손님들은 절대 여기서 돈 못 딴다고요."

여기까진 짝눈에게 이미 들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소속 타짜와 친하다니 뭔가 더 알고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사기도박이면 왜 손님들이 이렇게 바글바글한 건데? 무조건 돈을 잃는 곳이면 누가 여길 오겠냐고."

"휴-. 이래서 제가 설명하기 길다고 했잖아요. 사실 대부분 손님들은 처음에 돈을 잃지 않아요. 열에 일곱은 오히려 본전을 챙기거나 조금이라도 따서 가거든요."

"응?"

"호구들을 꾀어낸는 거죠. 그러다 중독되서 계속 찾아온다 싶으면 타짜들이 작업에 들어가요. 조금씩 잃어주다 욕심을 부릴 때 한 번에 수거하는 거예요."

"흐음."

"어차피 따고 잃는 건 타짜들이 결정하는 거래요.결국에는 누구도 여기서 돈을 벌어갈 수 없어요. 한 번 따고 두 번 다신 안 오는 게 아니면."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애초에 사설 도박장까지 찾아오지도 않았겠지."

"맞아요. 타짜 오빠가 해준 얘기가 그 얘기였어요. 여긴 완전히 개미굴이라고. 한 번 발을 딛으면 빈털 털이가 될 때까지 절대 못 벗어난다고요."

"음."

"그니까 아직 중독된 거 아니면 지금이라도 그만둬요. 오빠 생각해서 제가 말해주는 거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초희는 언제 봤다고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는 걸까? 그녀가 내 속마음을 짐작하기라도 한 것처럼 부연을 덧붙였다.

"오빠 아직 어리잖아요. 나도 솔직히 떳떳한 일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 왔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 너무 많이 봤거든요."

"정말?"

"혹시 빨래질이라고 알아요?"

"아니."

"그 타짜 오빠가 알려 준 이야기에요. 마른 수건도 계속 짜내면 물이 나온다면서. 가진 돈만 잃는 게 아니래요. 가족 친지들에게까지 보증 세워서 다 뺏어 간데요. 그걸 빨래질이라고 하더라고요."

"좀 심하네."

"어떤 사람은···."

"응?"

"어떤 사람은 도박 빚 때문에 자기 딸까지 넘겼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사람 새끼도 아니야."

초희는 여기서 일하면서도, 놈들의 악행에 분노하는 것 같았다. 자신을 상대했던 손님들이 하나둘 빨래질을 당해 폐인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죄책감을 느꼈던 것이다.

"너 혹시 타짜들이 누구한테 고용되서 일하는 줄 알아?"

"네?"

"프리랜서는 아닐 거 아니야? 여기 운영하는 사람이 누군데?"

"여기 사장님이요?"

"응. 1층에선 카지노 펍을 돌리고, 2층에는사설 도박장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데

"저도 잘은 몰라요. 타짜 오빠한테 지나가는 말로 었을 땐, 최사장이라고 했어요."

"최사장?"

"네. 소문으로 조폭들도 부린다고."

"깡패야? 그 최사장이란 사람."

"거기까진 잘 모르겠어요. 전 한 번도 못 봤어요."

[주인님. 설마 이번 일까지 참견하실 건 아니죠?]

'글쎄. 아직 모르겠는데. 다만 이 새끼도 구씨 패거리 못지않은 쓰레기인 건 분명하군.'

[적당히 하십쇼.]

'알았어. 나한테 피해만 안 주면 신경 안 쓰느 성격이긴 한데, 초희가 저렇게까지 경고하니까 살짝 흥미가 돋긴 하네.'

[예전에 사채업자인 박회장, 그리고 이번엔 마약 업자 구충모에 이어 도박왕 최사장까지···. 주인님은 나쁜 놈들 도장 깨기하는 게 취밉니까?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세상의 모든 악을 주인님이 직접 물리치실 필욘 없습니다.]

'알았다니까. 너무 역정 내지마. 이유 없이 들이받을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되서 그렇죠. 주인님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수록 PK단과 부딪힐 확률이 높아질 겁니다.]

'알지. 그래서 이번에 구충제인가 뭔가 반병신 만들 때도 석산파 이름 팔았잖아.'

[구충제가 아니고 구충모입니다.]

'몰라, 그딴 기생충 같은 놈 이름 따위. 암튼 내가 알아서 자제할 테니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암튼 다 말해 줬으니ㄲㆍ 오빤 도박하지 마요. 알았죠?"

"한번 생각해볼게."

"뭐라고요? 지금까지 뭘 들은 거예요? 제가 진짜 오빠 생각해서 말해 준···. 흡."

나는 그녀가 더이상 잔소리를 못하도록 입술을 부딪혀 입을 틀어 막았다. 동시에 두 손으로 엉덩이를 꽉 움켜쥐며 대물을 깊이 찔러 넣었다.

"흐, 흐읏. 가, 갑자기 이러면."

"더는 못 참겠으니까 일단 한 발 빼고 생각하자."

* * *

초희를 맛깔나게 따먹은 도훈은, 질펀한 섹스를 끝내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하아, 하아-. 오빠 진짜 끝내준다. 나 완전히 느껴버렸잖아."

"립서비스는 사양할게."

"아니라까요 진짜? 제가 공짜로 대주고 뭐하러 아부까지 떨겠어요? 오빠가 잘하니까 하는 말이지."

초희는 도훈하게 폭격(?)을 당한 충격으로 완전히 쓰러진 상태였다.

마시지 베드에 뻗은 그녀가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오빠, 제가 칭찬할 정도면 진짜로 잘하는 거예요. 저처럼 남자들 많이 상대해 본 여자가 얼마나 있겠어요? 자부심 가져도 돼요."

"너 근데 언제부터 이런 일 시작한 거야?"

"저요? 스무살 때였나?"

"너무 이른 나이 아닌가?"

"그냥 용돈이 필요해서 그랬어요. 처음에는."

"다른 알바를 해도 됐잖아?"

"히히. 알바해서 얼마나 번다고요? 사고 싶은 건 많은데, 알바만 해서는 절대 원하는 만큼 못 버니까."

"그래서 키스방 일 시작했어?"

"네. 사장 오빠가 사람이 참 괜찮았어요. 그래서 아가씨들이 오래 일하는 곳이었죠. 단골도 많았고."

"그렇구나."

"근데 한 번 쉽게 돈버는 데 맛을 들이고 나니까, 두 번 다시는 정상적인 일을 못 하겠더라고요. 제가 지금 한 달에 얼마 버는 지 알면 오빠 깜짝 놀랄걸요?"

"얼만데?"

"비밀이에요. 히히."

초희는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시작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현금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자."

"뭐에요? 오빠한텐 돈 안 받는 다니까?"

"그것 때문에 주는 돈 아니야."

"그럼요?"

"널 애인으로 생각한다는 타짜있지? 그 사람이 누군지 알려주는 돈이야."

"네? 오늘 도박장 안 나왔을걸요? 타짜들도 얼굴 팔리면 안 되니까 띄엄띄엄 나와요."

"그러니까. 다음에 나오는 날이라도 알려줘."

"정말요?"

"응. 그러니까 받아. 맨입으로 부탁하기 싫으니까."

"흐음. 오빠 혹시 이상한 생각하는 거 아니죠?"

"아닌데. 그냥 개인적인 호기심이랄까?"

"뭐가 궁금한데요?"

"어떻게 하면 도박을 잘하나 싶어서. 타짜니까 기술 좀 알려달라고."

"풉-. 그렇다고 진짜 타짜가 기술을 알려주겠어요?"

"암튼, 연락해줘. 내 번호 알려줄게."

"하-. 이거 왠지 제가 작업당하는 거 같은데?"

"작업이라니?"

"원래 단골들한테도 제 폰 번호 안 알려주거든요. 그럼 꼭 쉬는 날 언제냐고 물어보고 연락하더라고요. 섹파나 하자면서."

"설사 그래도 네가 손해 볼 건 없지 않아? 나랑 섹파 되면?"

초희가 도훈의 줄어든 대물을 바라보더니 배시시 웃었다.

"듣고 보니 그렇네. 오빠랑 친하게 지내도 손해 볼 건 없네요."

"폰 줘봐."

도훈은 초희에게 핸드폰을 받아, 자신의 대포폰 번호를 찍어주었다.

"나중에 그 타짜 만나게 되면 나한테 꼭 연락 해. 알았지?"

"알았어요."

"그리고 이 돈은 꼭 받아. 내 심부름해 주는 수고비로 주는 거야. 마사지 비용 아니야."

"치. 돈도 많이 잃었다면서···."

초희가 마지 못해 현금을 받아들자 도훈이 팬티를 입으며 대답했다.

"걱정 마. 네 덕에 이제부턴 따게 될 테니까."

"오빠. 아까 제가 해준 말 못 들었어요? 여기서 도박하지 말라니까요?"

"들었어. 그러니까 지금 하려는 거야."

"뭐라고요?"

"네 말대로라면, 놈들이 나에게 수금할 때가 아닌 거잖아. 아직 뜸이 덜 들었으니까."

"아···."

"오늘만 따고 치고 빠질게. 그럼 괜찮지?"

"정말로 중독 안 될 자신 있어요?"

도훈은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새 옷을 다 입은 상태였다. 그는 초희를 홀로 남겨둔 채 룸을 나서면서 말했다.

"내 비밀 하나만 알려줄 게."

"뭔데요?"

"난 사실 도박보다 섹스가 더 좋아."

"아!"

"그럼 다음에 보자."

마사지룸을 나오자 카운터에 있던 여사장이 방긋 웃으면서 물었다.

"어휴, 밖에까지 다 들리던데요? 샘나게."

"네?"

"아니에요. 농담농담. 나도 늙어서 주책이지. 마사지는 시원하게 받으셨죠?"

"네. 잘하네요."

"다음에 또 들러주세요! 돈도 많이 따시고요!"

여사장의 응원을 받으며 도훈은 다시 섯다 룸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이번엔 생각보다 빠르게 해치우셔서 30분 조금 넘었습니다.]

'30분이라···. 남들이 변비로 오해하는 거 아냐?'

하지만 도훈의 예상과 달리 함께 섯다를 하던 손님들은 도훈을 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어? 벌써 왔어?"

"똥 싸고 온다더니 설마 중간에 끊고 온 건 아니지?"

"예?"

"얼른 앉아. 막 패 돌릴 참이었으니까."

이들은 도박에 집중하느라 30분 동안이나 자릴 비운 도훈을 보고도 금방 돌아왔다고 착각한 것이었다.

도훈은 어이가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도박판에 다시 끼었다. 그가 자리에 앉자, 아까 칩을 지켜보라고 부탁 했던 웨이터가 멀리서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보내왔다.

도훈의 칩에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도훈이 수고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대체 얼마나 집중하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는 거람? 초희랑 30분간을 떡치고 왔는데 아무도 날 신경 안 쓰다니.'

[그만큼 도박의 중독성이 무섭다는 뜻이겠죠.]

'흐음. 그럼 이 중독자들의 돈을 빨아먹어 볼까나?'

패를 나눠받는 와중에 도훈히 힐끔 플레이어들의 칩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타짜인 짝눈 할배가 독주하고 있었고, 또 다른 타짜인 대머리는 겨우 본전을 지키는 수준이었다.

그 외에 나머지 둘은 시나브로 털리고 있었는데, 특히 수표까지 칩으로 바꾼 중년이 가장 손해가 심각해 보였다.

'여지없군. 호구들이 타짜 두놈에게 완전히 휘둘리고 있어.'

마침 패를 돌리는 사람은 가장 돈을 많이 잃은 중년이었기 때문에 도훈은 기술에 대한 걱정 없이 패를 받았다.

처음으로 받은 패는 3광.

그리고 이어서 붙은 패는 8광이었다.

'억, 이게 말이 돼?'

[설마 복귀하자마자 38광땡을 잡은 겁니까?]

'와, 운빨 대박이네.'

도훈은 겨우 표정을 숨긴 채 태연하게 담배를 꺼내 물었다.

"자자, 레이스 한번 올려 봅시다. 골드칩 하나요."

선을 잡은 수표 아저씨가 곧바로 베팅을 올렸다. 표정에서 보니 자기가 좋은 패를 들었다고 광고하는 모습이었다.

다들 순서대로 죽는데 도훈이 맞불을 지폈다.

"받고, 골드 2개 더요."

"엉? 두 개나?"

"화장실 다녀오더니 갑자기 페이스를 올리네?"

"이거 재밌겠다. 나도 따라가야지."

결국 수표 아저씨와 도훈, 그리고 대머리 타짜가 레이스에 참전했다.

하지만 도훈이 멈추지 않고 계속 베팅을 올리자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챈 대머리가 적당한 시점에 콜을 외쳤다.

"어이구, 대체 뭘 들었길래 사정없이 칩을 쌓는 거야? 난 5땡."

"와, 죽길 잘했네."

"다시 해야 겠는데? 난 94거든."

"파토?"

"어쩐지 막 지르더라니."

"파토 난다고 다음 판 이긴다는 법도 없는데 무지성 베팅을 하면 어떻게 해요?"

다들 재경기를 준비하는데 마지막에 있던 도훈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광땡은 파토랑 상관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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